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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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6(화) [인물탐구] "수익률 550만%…하지만 버핏은 테슬라에 투자하지 않았다"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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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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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정호 (명지대 교수)

 

경제 가정교육…11살 때 정유회사 주식 구매
新산업, 새로운 정보보단 생활 속에서 투자처 찾아
버크셔해서웨이·테스코 '감정적 투자' 실패 경험도

550만%. 아니, 550% 이래도 제가 놀랄 판에 550만%의 수익률을 올렸고요. 현재 세계 5위의 부자입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롤 모델이었는데요. 올해 말에 은퇴하겠다라고 최근 선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정책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도 내놓았죠. 워런 버핏, 그는 누구인가. 80년간 어떤 투자를 했는가. 이 부분을 오늘 재미있게 풀어주실 분 모셨습니다. 명지대 산업대학원 실물투자 분석학과 박정호 교수 어서 오십시오.
 
◆ 박정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워런 버핏 모르는 사람 없잖아요.
 
◆ 박정호> 없죠.
 
◇ 김현정>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가 경매에 올려졌는데 얼마에 팔렸다, 이런 해외 토픽이라도 최소한 보셨을 겁니다. 워런 버핏 어떤 사람입니까?
 
◆ 박정호> 예, 정말 20세기 가장 성공한 투자자 1명을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워런 버핏을 꼽을 겁니다.
 
◇ 김현정> 조지 소로스도 아니고 워런 버핏이에요?
 
◆ 박정호> 예, 일단 부자 순위에서도 가장 높은 랭킹에 올라가 있고요. 전업 투자자 중에서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투자 방식이 우리 일반인들, 그냥 우리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도 익히 따라 하거나 모델로 삼아서 추종하기가 쉽다 보니까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가장 높습니다. 일단 워런 버핏의 일대기를 간단히 설명드리면 아마 많은 분들, '나도 직장 생활하면서 월급만으로는 미래가 안 보인다' 하는 분들은 오늘 좀 잘 들으시면 그리고 또 '자식들은 꼭 내가 부자로 만들겠다'하면 오늘 또 잘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오늘 잘 들으면 워런 버핏처럼 될 수 있는 거예요?
 
◆ 박정호> 그렇게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그래도 많은 시사점이 있어요.
 
◇ 김현정> 우리가 좀 믿음을 가지고 들어야죠. 믿음을 갖고 듣겠습니다.(웃음)
 
◆ 박정호> 워런 버핏은 1930년에 출생을 했는데요. 집은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공화당 하원 의원이었어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도와준 건 아무것도 없고요. 스스로가 하나하나씩 일궈 나가는 스타일인데 대표적으로 10살 때부터 아마 부모님이 경제관을 뚜렷하게 심어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겉아요.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박정호> 껌과 신문 팔거나 이런 어떤 경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그냥 놔두신 거예요.
 
◇ 김현정> 아니, 하원 의원, 아버지가. 그 정도 부유한 집 아들인데도 막 껌 팔러 다녔다고요?
 
◆ 박정호> 네, 신문도 돌리고.
 
◇ 김현정> 아니, 버핏아, 너 지금 그럴 때가 아니야. 와서 수학 하나 더 풀어, 이게 아니라?
 
◆ 박정호> 그렇죠.
 
◇ 김현정> 그냥 팔아라.
 
◆ 박정호> 예. 그리고 11살 때 아버지한테 아버지 제가 정유회사 주식 하나 사고 싶은데 사도 돼요? 했더니 주식 살 수 있는 돈, 주식 3주를 살 수 있는 돈을 주셨고.
 
◇ 김현정> 3주를.
 
◆ 박정호> 그랬더니만 그 회사가 또 한 4개월 후에 주가가 올랐어요. 정확히 그 당시에 자기가 샀을 때 금액은 38.75달러였는데 4개월 뒤에 40달러가 넘어간 거예요. 그래서 이때가 11살 때인데 야, 내가 껌 팔고 신문 돌리면서 돈 벌었는데 이렇게 판단만 하고 투자를 잘해도 돈을 벌 수 있구나 깨달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11살 때.
 
◆ 박정호> 네, 11살 때. 그래서 이때부터 투자라는 게 나름대로 재미있다라고 느꼈다라는 게 본인의 증언 그리고 주변 워런 버핏의 평전이나 이런 걸 쓴 사람들의 증언들이에요.
 
◇ 김현정> 세상에 11살 때 투자가 즐거운 거다라는 걸 깨달았다. 세상에.
 
◆ 박정호> 그런데 투자를 할 때 조심스러워야 되는 게 항상 자신이 성과를 냈을 때 그 패턴을 고수하려 하는 기질들이 있어요. 그러다 보면 큰 낭패를 보거든요. 그런데 워런 버핏이 투자의 대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한 번쯤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됩니다. 그것도 대가 밑에서 받게 되는데요.
 
◇ 김현정> 어디서요?
 
◆ 박정호> 콜롬비아대학의 경영대학원에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교수가 있는데 이분이 모든 투자자들의 교과서 같은 증권 분석이라는 책을 집필한 대가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 박정호> 이 사람의 제자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본인의 평생의 투자 지침인 가치 투자라는 것을 배우는데요.
 
◇ 김현정> 가치 투자.
 
◆ 박정호> 쉽게 말해 가치 투자는 그 회사가 실질적으로 주가가 이 정도 금액이면 딱 적합한데 그거보다 저평가되어 있는 회사. 그래서 그런 회사를 찾아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그런 방식입니다.
 
◇ 김현정> 아무리 봐도 이 회사 주가는 한 주당 10만 원은 돼야 될 것 같은데 지금 5만 원이야. 반드시 오를 수밖에 없어, 이런 회사를 찾아내서 투자한다.
 
◆ 박정호> 맞습니다. 그래서 이런 거를 쉽게 말해 내재 가치가 시장 가치보다 높은 기업,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요. 그런 회사를 찾아내고 그런 회사를 찾아내려면 당연히 그 회사를 제대로 분석할 줄 알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내가 잘 아는 분야만 투자를 합니다.
 
◇ 김현정> 지금 이게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인 거예요? 첫 번째 가치투자 한다. 가치투자 하려면 그 회사를 알아야 되니까 내가 모르는 분야 말고 잘 아는 분야, 내가 평소에 패션에 관심 있어, 그쪽은 내가 꽉 잡고 있어 이러면 그쪽 회사에 투자.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자동차는 박사야. 나는 그쪽은 빠삭해 하면 그쪽 언저리에서의 투자.
 
◆ 박정호>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국의 빅테크 회사들이라든가 아주 미래 지향적인 신산업. 2차 전지라든가 전기 자동차. 워런 버핏은 그런 거를 선호하지 않고요. 거의 투자도 안 합니다.
 
◇ 김현정> 진짜 테슬라 이런 거 안 해요?
 
◆ 박정호> 내가 모르니까 이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구나.
 
◆ 박정호> 그래서 철저히 자기가 아는 분야만 투자한다고요. 세 번째 장기 투자가 원칙입니다.
 
◇ 김현정> 장기 투자.
 
◆ 박정호> 본인이 늘 이런 얘기했어요. 10년 이상 보유할 생각 없으면 그 회사 투자하지 마, 이런 정도예요.
 
◇ 김현정> 10년이요?
 
◆ 박정호> 네.
 
◇ 김현정> 10년은 묵혀야 된다?
 
◆ 박정호> 그래서 워런 버핏은 처음 회사를 설립한 시점이 버크셔 해서웨이라고들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가 않고요. 1956년에 가족과 친구들의 돈을 모아서 버핏 어소시에이츠라는 투자조합을 설립하는데요. 이거는 철저히 가족들 돈하고 지인들 돈만 가지고 설립한 회사로 일종의 조합이에요. 주식회사가 아니라. 여기서 투자를 해서 5년간 투자를 했는데 이때 투자 수익률도 기록적입니다. 5년 동안 250% 투자 성공률을 보였는데 제일 중요한 건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에 해당되는 건 얼마나 올랐느냐가 중요한 거잖아요.
 
◇ 김현정> 얼마나 올랐어요? 종합주가지수.
 
◆ 박정호> 74%니까 그거보다 한 거의 3배 이상 오른 거죠.
 
◇ 김현정> 74% 종합주가지수가 오를 때 250?
 
◆ 박정호> 네.
 
◇ 김현정> 250% 수익률을 냈다. 일종의 펀드를 만든 거네요.
 
◆ 박정호>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서 본인이 여기저기 투자해서 그 정도 수익을 올렸고요. 그러고 나서 이렇게 올린 수익을 가지고 드디어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원래는 섬유 회사인데 이걸 인수합니다. 그래서 아까 오프닝 할 때 550만%의 수익률을 거뒀다 얘기했잖아요. 이게 바로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뒤부터입니다. 그러니까 80년간이 아니라 투자 인생은 80년인데 그가 거둔 60년간의 기록이니까 이게 더 기록적인 거죠. 그래서 언제부터냐 하면 1964년부터 2024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자기 회사를 통해서 투자한 누적 수익률이 550만 %인데 또 역시 같은 기간 S&P500은 얼마나 올랐느냐? 3만 9000% 올랐으니까 S&P500과 비교해도 140배가 더 높은 거예요.
 
◇ 김현정> 그러네요.
 
◆ 박정호> 그러니까 이건 오래 묵혀뒀다고 그냥 주가 오른 사람이 아니라는 거죠.
 
◇ 김현정> 지금 막 댓글 들어와요. 진짜 대단하다. 할 말이 없다.
 
◆ 박정호> 정말 할 말이 없죠.
 
◇ 김현정> 할 말이 없네, 정말.
 
◆ 박정호> 그래서 이 사람이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투자를 했고 또 놀라운 건 대부분 우리 투자할 때 우리 일반인들이 참 이분을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요소가 있는 게 우린 직장생활로 바쁘고 일상이 바쁘잖아요. 내 주가 떨어지는지도 잘 모를 때가 많아요. 그래서 맨날 점심 먹을 때 주식창 쳐다보고 갑자기 회의하다가도 슬쩍 쳐다보고.
 
◇ 김현정> 그러시는구나.
 
◆ 박정호> 그런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데 그러려면 정보가 이렇게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우리가 갖는데 그러면 이 투자의 대가, 정보가 그렇게 중요하면 그때는 인터넷 시대도 아닌데 월가 근처에서 회사 차리고 정보가 빨리 도는 데 바짝 붙어 있어야 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정호> 그런데 그러지 않았어요.
 
◇ 김현정> 그럼 어떻게 했어요?
 
◆ 박정호> 버크셔 해서웨이는 일종의 자기 고향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 김현정> 오마하가 미국에 있는 지역이잖아요.
 
◆ 박정호>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지역인데 그냥 거기서 태어난 지역에서 계속 투자하고 거기서 계신 거예요.
 
◇ 김현정> 거기서 투자 회사 차려서 거기 계속 있었다고요? 그럼 정보를 어떻게 얻어서 가치투자를 하고 뺄 때 빼고 넣을 때 넣고 어떻게 해요?
 
◆ 박정호> 그러니까 이분의 투자 스타일은 기민하게 야, 이거 정보 따끈따끈한 정보다. 넣었다, 이거 테마주다, 이런 스타일이 아니라.
 
◇ 김현정> 어차피 단기 투자란 없으니까.
 
◆ 박정호> 그렇죠.
 
◇ 김현정> 단타는 없는 거야.
 
◆ 박정호> 10년 이상 보유할 건데 내가 거기 붙어 있을 이유가 뭐 있어? 오히려 총기만 흐리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 김현정> 괜히 샀다 팔았다, 샀다 팔았다 수수료만 떼.
 
◆ 박정호> 네, 그런 생각하신 거예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또 우리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참 매력적이죠. 그게 또 첫 번째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는 이분이 무슨 투자를 하실 때 엄청난 어떤 경제적인 전문 지식과 기술에 대한 혜안이 있는 게 아니에요. 코카콜라를 즐겨 마시거든요. 너무 맛있고 건강에도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으셨는지 야, 이런 회사를 투자해야지 해서 코카콜라에 투자해서 엄청난 수익 거두고요. 그다음에 면도를 또 하는데 이 면도기 회사 끝내주네. 이거 어느 회사야? 질레트? 이거 투자하면 돈 좀 되겠다. 그래서 또 떼돈 버시고.
 
◇ 김현정> 진짜 그렇게.
 
◆ 박정호> 예, 그렇게 버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아는 회사라는 게 그게 무슨 또 엄청난 어떤 자신이 정보를 가지고 있고 그 분야를 깊이 파서 알게 된 것도 있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내 생활 주변에서 얻게 되는 상식들을 통해서 수익을 거두는 거죠.
 
◇ 김현정> 이게 진짜 투자의 정석인 것 같고 정석대로 투자했는데 이렇게 수익을 워런 버핏이 냈다고 하니까 저는 듣는데 약간 기분이 좋아요. 그러니까 항상 우리만, 개인 투자자들만 맨날 손해 보는 것 같고 정보 없어갖고 뒷북치는 것 같고 이런 억울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렇게 정석대로 해서 벌었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은데 그러면 워런 버핏은 그 긴 투자 기간 동안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까?
 
◆ 박정호> 자기 실패에 대해서 처음으로 소회했던 적이 있습니다. 2010년도에 미국의 CNBC라는 방송국에 출연했을 때 그때 앵커가 물어봤어요. 당신은 세계 최고의 투자의 대가고 계속 승승장구했는데 실패한 거 없느냐 했더니 저도 그 방송을 다시 한 번 나중에 알고 보고 나서 깜짝 놀랐는데 자신의 투자 실패 첫 번째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한 걸 꼽더라고요.
 
◇ 김현정> 진짜요?
 
◆ 박정호> 그래서 그 이유를 그때 자세히 저도 봤더니 뭐라고 하셨냐 하면 처음에 버크셔 해서웨이를 투자할 때는 그 당시 방직 사업에 본인이 투자를 하면 큰돈을 벌 줄 알았대요. 왜냐하면 좀 더 많은 방직회사들이 슬슬 문을 닫을 것 같고 그러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머지않아 더 큰 이득을 볼 것 같다라고 해서 투자를 하려고 했는데 그때 버크셔 해서웨이의 임직원들을 만나서 내가 이 회사의 주식을 사려고 할 테니 나에게 파시오 했더니 안 팔고 자신에게 더 큰 투자를 요구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게 화가 난 버핏이 임원들을 해고하고 자신이 직접 그 회사를 사들였는데 그때 홧김에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래 이 회사의 적정 가치보다 더 비싸게 이 회사를 인수했다는 거예요.
 
◇ 김현정>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원래 홧김에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 박정호> 아닌데.
 
◇ 김현정> 홧김에 투자했던 회사, 그게 비록 지금 내 회사랄지라도 난 그건 잘못 투자한 거라고 본다.
 
◆ 박정호> 그렇죠. 그리고 세계에서 최대의 투자 전문 회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이거 내가 더 싸게 살 수 있었는데. 그러면서 그때의 교훈을 뭐라고 얘기해 주셨냐 하면 투자를 할 땐 절대 감정에 연연하면 안 되고 팩트를 기반으로만 투자를 해야 된다. 그다음 또 두 번째는 우리가 알고 있는 회사인데 예전에 한국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TESCO라는 대형마트.
 
◇ 김현정> TESCO 있었어요. 지금은 모르겠는데, TESCO.
 
◆ 박정호> 그 TESCO의 회사에 투자를 했는데 엄청 큰 손실을 봤습니다. 4억 달러 정도 손실을 봤는데 본인이 중간에 이 회사 내가 투자를 오판해서 잘못 투자했다 판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싶어서 꾸물거렸대요. 그러다 더 큰 손실을 본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니다 했었을 땐 주저 말고 모두 팔았어야 되는데 내가 너무 나의 처음 판단에 대해서 내 판단이 설마 틀렸을까라는 거기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가 더 큰 손실을 봤다. 손절의 중요성.
 
◇ 김현정> 실패를 안 한 건 아니지만 실패했을 때마다 교훈을 얻고 빠졌군요.
 
◆ 박정호> 네.
 
◇ 김현정> 한국 기업에도 투자한 적 있습니까?
 
◆ 박정호> 많습니다.
 
◇ 김현정> 많아요.
 
◆ 박정호> 대표적으로 포스코에도 투자를 많이 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버핏 효과라고 해서 특히 워런 버핏이 우리나라 어느 회사에 투자했다라고 하면 개인 투자자들도 거기에 몰려요. 그래서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한국에서는 항상 돈을 벌고 가신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 게 버핏 효과가 있으니까 저도 막 투자를 같이 하고 싶어지고 그런 게 있으니 이분이 종종 왔을 때 나쁜 성과를 안 거두신 것 같아서 하여튼 여러 가지 성과를 많이 거뒀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런 버핏이 지금 은퇴를 하겠다고 하는 거는 오롯이 나이 때문입니까?
 
◆ 박정호> 본인 말을 보면 꼭 나이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첫 번째로 뭐라고 하셨냐 하면 그렉 에이블이라는 후계자를 정했습니다. 이 후계자를 오랜 기간 내가 키워왔는데 이제는 이 친구가 나보다 더 버크셔 해서웨이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 나이가 90이 넘어서 후계자를 그때 인정하시는 건 좀 섭섭한 일일 텐데 하여튼 이제는 이 친구가 더 잘할 것 같다라고 얘기를 하셨어요.
 
◇ 김현정> 그런데 버핏 진짜 부러운 게 90이 훌쩍 넘었는데도 어떻게 그렇게 판단력, 또렷한 정신. 대단해요. 아무튼 후계자가 컸으니 나는.
 
◆ 박정호> 은퇴한다.
 
◇ 김현정> 나는 은퇴하겠다. 그게 은퇴 배경. 최근에 워런 버핏 회사가 현금을 많이 보유하기 시작했다. 현금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는 게 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큰 관심이었거든요. 이 흐름은 어떻게 보세요?
 
◆ 박정호> 워런 버핏의 투자 방식과 관련이 큰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경기가 어려워져서 유동성이 많이 풀리면 금리가 낮아지고 유동성이 많이 풀리면 일반적인 투자 회사들 또는 일반적인 투자자들은 투자 비중을 늘립니다. 우리 예를 들어서 코로나 터졌을 때 투자 비중을 늘리는 거랑 똑같아요. 그런데 워런 버핏은 글로벌 금융위기 뒤에, 코로나 뒤에 이럴 때는 항상 현금 비중을 늘려요. 왜냐하면 본인은 유동성을 보고 단기간 주가가 오를 것을 기반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방식이 아니잖아요.
 
◇ 김현정> 아니니까.
 
◆ 박정호> 오히려 이런 큰 혼란기에는 진짜 승자가 될 회사가 누군지 다시 재편될 거라고 판단해서 돈을 더 빼는 거예요.
 
◇ 김현정> 아, 혼란기. 어떤 기술적인 혼란기, 경제적인 혼란기, 혼란기에는 돈을 뺐다가 다시 가치투자 할 만한 회사가 어딘지를 찾는다.
 
◆ 박정호> 그렇죠. 아무리 그때가 투자의 적기이고 유동성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하더라도 본인의 투자 원칙에 위반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 식이구나. 알겠습니다. 듣다 보니까 시간이 훌쩍 갔네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워런 버핏의 경험과 투자 원칙 중에 일반인인 우리가 다른 거 다 따라 하기는 좀 어렵지. 아니, 10년을 그 돈을 묵혀두는 거 이런 거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이거 하나만은 꼭 지켜라 하는 한 가지를 꼽아주신다면?
 
◆ 박정호> 제가 이 얘기를 드릴 때마다 되게 실망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워런 버핏은 제가 복귀했었을 때 근로소득의 소중함을 확실히 아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이 사람은 투자 소득 이렇게 큰 분 아니에요?
 
◆ 박정호> 설명을 드릴게요. 본인이 투자하다가 실패할 줄 아셨어요. 오판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시장이 내가 예측한 것과 달리 전개될 것도 알고 계셨어요. 그러면 다시 돈을 더 넣어야 될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정호> 새로운 유망한 회사에 또 돈을 넣어야 되고요. 그래서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보험회사에 투자를 한 거예요. 보험금이 계속 들어오잖아요. 그걸 가지고 또 투자하는 거죠. 그런 구조를 만든 거예요. 우리에게 보험금 같은 게 뭡니까? 월급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박정호 교수님 고맙습니다.
 
◆ 박정호> 감사합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