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세대 대기과학과 안순일 교수
1년 내내 따뜻한 날씨로 유명한 미국의 플로리다, 그런데 플로리다의 오렌지 밭까지 지금 얼어붙었다고 하죠.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 북미, 유럽, 이런 북반구가 혹한으로 떨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미니 빙하기가 도래했다, 이런 전문가들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반구로 가보면 또 사정이 다릅니다. 남반구 호주에서는 44도 백년만의 폭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날씨가 정말 수상합니다. 기후 대변화의 징조인 건지 어떤 건지 좀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고 가야겠습니다.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의 안순일 교수 연결해보죠.
◇ 김현정 앵커> 우선 어제 가장 많이 본 뉴스 중의 하나가 바로 미니 빙하기, 소빙하기가 도래할 수 있다, 이런 기사였습니다. 이게 얼마나 가능성 있는 얘기인가요?
◆ 안순일> 그냥 배제할 수는 없는 것 같고요.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아직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에도 그렇게 춥진 않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앵커> 작년엔 별로 안 추웠죠.
◆ 안순일> 올해가 무척 춥긴 했지만 또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고요. 길게 좀 봐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직은 좀 애매하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런 말씀이세요?
◆ 안순일> 그렇죠.
◇ 김현정 앵커> 이쪽저쪽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지금 미니빙하기, 소빙하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는 학자들은 어떤 점을 보고 그런 전망을 하는 걸까요?
◆ 안순일> 1950년대부터 2000년 정도까지는 계속해서 온도가 증가하는 추세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2000년 이후부터 그 증가 추세가 주춤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마 이런 것들이 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하나는 태양 흑점의 변화하고 관련이 되는데요. 태양 흑점의 개수가 최근 들어 굉장히 감소하고 있거든요. 그 얘기는 태양 활동이 좀 약화된다는 거죠. 태양 활동이 약화된다는 얘기는 태양으로부터 에너지가 감소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기온이 내려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수십 년 주기 진동에 따라서 기후가 온난모드와 한랭모드를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이런 이야기도 들었는데 좀 말이 어려워서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 안순일> 지구 기후에는 자연변동이라는 게 있는데요. 자연변동은 여러 가지 시간규모를 가지고 변하고 있는데, 그런 수십 년 주기의 변동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거죠. 그래서 어느 시기에는 좀 따뜻했다가 어느 시기에는 좀 추웠다가 하는 것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것도 일부 학자의 설인 거죠?
◆ 안순일> 꼭 설은 아니고요. 어느 정도 메커니즘이 있는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그 수십 년 주기진동론에 따르면 지금 한랭모드로 가는 주기라는 얘기인가요?
◆ 안순일> 그렇죠.
◇ 김현정 앵커> 그러다가 소빙하기가 올 수도 있는 거고요?
◆ 안순일> 그런데 소빙하기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과거에 1600∼1800년대에 있었던 얘기인데. 당시는 빙하기 주기가 거의 100년 정도 지속됐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10년 주기라고 하는 것은 수십 년 주기는 그보다 훨씬 짧은 주기이기 때문에 그것하고는 조금 다른 얘기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앵커> 실제로 예전에 1600∼1800대의 소빙하기에는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 안순일> 북반구의 온도를 생각해보면 지금보다 한 1도 정도, 전체 평균 1도정도 낮은 상태였고요.
◇ 김현정 앵커> 1도면 별 것 아닌 건 아닌가요?
◆ 안순일> 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지역적으로 봤을 때는 더욱더 강하게 추운 곳이 있었고요. 예를 들면 영국의 템즈강 같은 곳이 얼어있었던 상태가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유럽지방에 그런 한파라고 할까요, 겨울철이 굉장히 추운 그런 기후가 좀 보였죠.
◇ 김현정 앵커> 우리가 생각하는 빙하기하면 공룡이 다 얼고, 지구의 몇%가 다 얼음으로 뒤덮히고 이런 것 생각하는데 그런 미니빙하기는 아니군요?
◆ 안순일> 그런 것하고는 좀 관련이 없죠. 그렇게 됐을 때는 지구 대륙이 대부분 큰 빙하로 덮여있는 상태거든요. 그런데 빙하가 하나 만들어지려면 수천 년이 걸려요.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짧은 기간의 추위는 빙하를 만들어내기엔 짧다고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앵커> 소빙하기가 온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얘기를 지금 한번 죽 짚어봤고요. 반면에 ‘빙하기 아니다, 이건 지구온난화 때문에 이상한 기후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학자들도 계시잖아요. 이분들은 또 어떤 점을 보고 그렇게 말씀하실까요?
◆ 안순일> 저희가 지구온난화 실험을 통해서 보면 대체로 극지방에서의 온도증가가 다른 지방보다 훨씬 크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올해 같은 경우는 극지방에서 온도가 상당히 많이 증가를 했고요. 그것이 결국은 중위도에서의 어떤 고압대를 강화시키는 원인이 되지 않았느냐 하는 주장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굳이 지구온난화하고 결부를 시킨다면 극지방에서의 온도 증가가 중요하지만 특히 우리나라로 봤을 때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화되는, 그래서 우리나라에 찬 기운을 유입시키는 그런 원인이 되지 않았나 그런 쪽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구온난화라고 그러면 전체가 다 더워지는 것을 생각하는데 꼭 그런 건 아닌 거군요?
◆ 안순일> 네, 일시적으로 그렇게 되겠죠. 평균적으로는 조금 조금씩 더워지고 있는 거고요. 또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지구온난화만이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죠.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것과 같은 자연변동하고 같이 일어나고 있는 거기 때문에요.
◇ 김현정 앵커> 설명을 들으면서 더 헷갈립니다. (웃음) 굉장히 복잡한, 여러 가지 가설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북반구는 무척 춥고, 남반구는 무척 덥고, 빙하기 주장하는 학자들 말대로라면 지금의 남반구 더운 건 설명이 잘 안 되고요. 또 온난화 주장하는 학자들 설대로라면 북반구가 이렇게까지 추운 게 또 잘 이해가 안 되고 이런데요. 교수님 개인 의견은 지금의 이 기상상황 어떻게 판단하고 계세요?
◆ 안순일> 빙하기나 온난화나 다 어떻게 보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문제고요. 지금 현재 나타나고 있는 폭염이니 한파니 하는 것은 기후의 변동성이라고 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예요.
◇ 김현정 앵커> 변화하고 변동성은 뭐가 다릅니까?
◆ 안순일> 변화는 소위 말하는 트렌드, 또는 아주 긴 주기의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거고요. 변동성은 짧은 주기면서 지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기후변화가 나타나면 그에 따라서 기후변동성이 영향을 받게 되는데. 예를 들어 온난화가 된다고 그래서 항상 모든 지역이 다 폭염에 휩싸인다거나 하기는 좀 어렵고요. 어떤 지역이 폭염에 휩싸이면 또 어떤 지역은 좀 추워질 수 있는 그런 가능성도 있겠죠.
◇ 김현정 앵커> 지금은 어느 쪽인지 확실하게 확답을 내리기 어려운,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이 기후가 지속이 되는지 아닌지를 봐야 되는 상황인 거군요?
◆ 안순일>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명쾌한 답은 내놓을 수 없지만 지금 기후가 수상한 상황이다, 이렇게까지는 얘기할 수 있겠네요?
◆ 안순일> 그러네요.
◇ 김현정 앵커> 청취자 질문이 하나 들어왔는데요. 이렇게 추워지고 폭설이 내리는 원인이 지구가 너무 더워져서 자체적으로 열을 식히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들으셨대요. 이거 말이 되는 건가요?
◆ 안순일> 폭설이 내리고 하는 것만 가지고 그렇게 얘기하긴 좀 어렵고요. 그러니까 한파가 온다거나 이런 것은 사실은 한 지역에서의 에너지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가지고 나타나는 것으로 보시면 되거든요. 지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그 에너지 자체는 변화가 없는 거고요. 지구가 만약에 그 기후가 변함에 따라서 자기가 스스로 변화를 일으키는 능력이 있다면...
예를 들면 이런 거죠. 그러니까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게 되면 식생들이 광합성을 좀 더 활발히 할 수 있는 조건이 되거든요. 그러면 그로 인해서 식생들이 좀 더 증가를 할 것이고요. 그러면 그 식생들은 광합성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겠죠, 오히려. 그러면서 지구의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뭐 그런 경우라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한파 가지고는 좀 얘기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4(목)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미니빙하기? 아직 판단 일러"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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