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바타 열풍, ‘새로움과 고품질’ 통해
- 한국 3D 경험과 인프라 턱없이 부족
- 100% 우리 기술의 3D영화 기획 중
- '적은 비용 큰 효율' 우리 방식 찾아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영화감독 윤제균
영화 ‘아바타’의 돌풍이 대단합니다. 외화 최초로 국내 관객 800만 명을 넘어섰고 세계 흥행 기록은 역대 2위를 기록 중입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건 내용보다도 3D입체기술인데요. 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면 마치 화면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그런 착각을 주는 기술입니다. 영화 전체를 3D입체로 만들기까지 12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흑백영화에서 컬러영화로 넘어가는 것과 같은 대변혁이 올 것이다, 이렇게까지 전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런 3D영화를 만들 수 없는가, 우리 기술은 얼마만큼 와있나 궁금해지는데요. 마침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3D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우선 감독님은 영화 ‘아바타’ 어떻게 보셨어요?
◆ 윤제균> 같은 감독으로서 한 영화에 12년을,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일단 존경심부터 들었고요.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어떤 하나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기술적인 발전이 있지 않았나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 오늘 영화 홍보를 하자는 게 아니고, 대체 아바타의 성공요인이 뭔지 이걸 알아야 우리 영화도 배울 건 배우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분석을 해보고 싶은 건데요. 감독님 보시기에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윤제균> 관객이나 물건을 사는 소비자도 마찬가지지만, 관객은 항상 새로운 것을 소비하고 보고 그런 것에 대한 욕구가 되게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기존에 나와 있던 것과 차원이 다른 어떤 새로운, 그것도 품질도 좋은 상품이라고 그러면 그런 영화를, 아바타를 보고 관객 분들께서 열광을 하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새롭다는 느낌... 그런데 전에도 3D영화가 있긴 있었잖아요. 안경 끼고 보는?
◆ 윤제균> 품질, 즉 흑백 TV도 어차피 TV로 볼 수 있는 것이고 컬러 TV로도 볼 수 있는 건데, 품질이 월등하게 뛰어나게 좋으니까 아마 관객 분들께서도 좋아하시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 영화에 대해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은 3D의 등장이 기존 2D영화들을 흑백영화처럼 만들 거다, 이런 말씀하셨고. 반면에 영화 ‘여고괴담4’의 최익환 감독은 단순한 붐에서 그치지 않겠느냐 이렇게 평가하신 분도 있던데요. 세계 영화에 미치는 영향, 어떨 거라고 보십니까?
◆ 윤제균> 저는 어떻게 보면 사실 중간자적인 입장인데요. 3D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모든 영화가 바뀌리라고는 생각하지는 않고요. 그렇다고 그냥 단순한 반짝 붐에 그칠 거라고도 생각하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분명히 3D라는 장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르의 영화가 있고, 또 3D가 드라마나 이런 데 방해가 되는 장르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앵커> 멜로영화라면 굳이 그게 3D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 윤제균> 그러니까 장르에 따라서 이어나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한 장르로서 3D가 자리 잡을 것 같다, 이런 말씀이세요. 영화를 본 관객들 평을 보면 스토리에 대해서는 뻔한 내용 아니냐는 냉정한 평가를 주는 분도 있고 갈립니다만, 기술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감탄을 하고 있는데요. 가장 많이 하는 얘기, 국내에선 이런 영화 못 만드느냐는 거거든요. (웃음) 사실 돈만 있으면 해외 기술을 빌려다가 만들 수는 있잖아요?
◆ 윤제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그것 말고 순수 우리 기술은 얼마만큼 와 있습니까?
◆ 윤제균> 지금 3D에 관련돼 가지고 1년 정도 준비를 하고, 공부를 하고, 또 많은 전문가들 하고 회의를 하고 내린 결론은 현재 우리나라의 3D기술 수준은 상당히 미약한 게 현실입니다. 일단은 장비나 이런 부분은 분명히 외국에서 들여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운용하고 또 경험을 한 사람이 우리나라엔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고요. 지원이라든지 어떤 인프라라든지 시스템이라든지 사실 갖춰져 있는 게 거의 없어요. 이제 걸음마 단계로 처음 시작을 하는데...
‘아바타’라는 영화가 나와서 속된 말로 “할리우드에서는 3D관련돼 가지고 기술이 날아가는 비행기 수준이다, 그러면 우리는 처음 걸음마를 하는 수준”이 현실입니다.
◇ 김현정 앵커> 거기가 비행기라면 우리는 자동차도 아니고, 걸음마입니까?
◆ 윤제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퍼센트로 따지자면 아바타 기술에 몇 퍼센트나 근접해 있다고 보면 되나요?
◆ 윤제균> CG기술은 제가 ‘해운대’ 인터뷰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한 80%정도까지 할리우드에 근접을 했는데요. 3D와 관련된 기술은 제가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한 20-30%도 할리우드에 안 되는 그런 수준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윤 감독님도 3D영화 제작을 지금 준비하고 계시잖아요?
◆ 윤제균> 네, 생각은 딱 하나입니다. 뭐냐 하면 분명히 지금 정해진 상황 자체는 우리가 할리우드의 기술력이나 모든 부분에 대해서 한참 뒤처지지만... 이런 말씀드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우리나라의 민족성이나 국민성 같은 게 상당히 뛰어난 국민들이라고 생각을 해요. 분명히 빠른 시간 내에 할리우드 수준에 근접할 수 있는 기술 수준으로 저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또 우리만의 그들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또 우리만의 방식으로 찾아서 퀄리티가 비슷한 작품을 빠른 시간 안에 분명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까지는 사실 3D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도 별로 안 되고 투자제의 하겠다는 사람도 없고 이랬던 게 사실이지만, 한번 또 붐이 일기 시작하면 돈을 대주는 사람도 많아지고요. 그럼 또 연구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지지 않나 싶네요?
◆ 윤제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윤 감독님 준비하시는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 윤제균> 지금까지 상황은 ‘제7광구’ 라는 작품과 ‘템플스테이’ 라는 작품 두 가지를 가지고 한 작품을 2월 정도에 결정을 할 것 같고요. 나머지 작품은 다른 감독님 모시고 진행을 할 것 같은데, 둘 다 3D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제 준비단계 정도에 있는 건데... 영화 전체를 3D로 만들 계획이세요?
◆ 윤제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이건 100% 우리 기술로 가능합니까?
◆ 윤제균> 지금 거의 100% 우리기술로 하려고, 사실은 힘든 길을 가고 있는데...
◇ 김현정 앵커> 그래서 그런지 목소리가 좀 힘이 없으세요? (웃음) 힘든 길을 나서셔서...
◆ 윤제균> 제가 감기가 걸려서...
◇ 김현정 앵커> 100% 우리 기술로 한번 도전해보겠다, 이런 도전정신이시군요?
◆ 윤제균> 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제작비를 보니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시간도 시간이며 제작비도 우리 돈으로 4,742억이 들었답니다... 우리는 사실 이 정도 힘들잖아요?
◆ 윤제균> 그렇죠. 그래서 규모로만 승부를 하는 것은 어차피 승부가 되지는 않을 것 같고요. 우리만의 방식을 찾는다고 이야기를 하는 게 비용대비 효과 부분에 있어서 극대치를 찾는 게 아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게 영화뿐만 아니라 TV도 이제 3D TV도 나온다고 그러고요. 영상사업 분야에서 곧 상용화가 되지 않겠느냐는 기사들도 나오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보시기엔 이게 상용화 단계, 정착단계로 들어서는 것은 언제쯤이나 될 거라고 보세요?
◆ 윤제균> 저는 의외로 빠를 것 같은데요.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미국 쪽에서는 축구 경기 자체를 아예 3D로 생중계를 하겠다고 발표도 했고. 지금 아마 영화, 방송, 전반적인 미디어에 걸쳐서 아마 3D가 시장을 많이 주도하지 않을까. 그 시기도 저는 뭐 올해부터 시작이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바타 흥행을 보면서 우리 영화의 기술수준도, 미래도 한번 점검을 해봤습니다. 윤제균 감독님, 우리가 물론 할리우드만큼의 빵빵한 예산으로 만들 수는 없겠습니다만, 아까 말씀하신 대로 비용대비 효율이 뛰어난 우리만의 어떤 독특한 3D영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윤제균>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3(수) '해운대' 윤제균 감독 “3D, 헐리웃은 '비행기' 우린 '걸음마' 수준”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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