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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숭례문 화재 2년] 황평우 소장 “전등사에 LPG통이 여전히...”
2010.02.09
조회 265
- 지역 문화재 안전불감증 여전
- 복원과정 폐쇄적, 시민에게 공개를
- 지방 문화재 운용시스템 ‘강화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내일이면 숭례문 화재 사건이 일어난 지 정확히 2년이 됩니다. 그 터를 지나가보신 분은 알겠지만 높은 구조물이 둘러싸여 있어서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진행이 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데요. 문화재청은 내일부터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복원공사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의 복원작업과정 또 문화재안전시스템은 그동안 제대로 정비가 된 건지도 점검을 해보려고 합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의 황평우 소장 연결해보죠.
◇ 김현정 앵커> 2년 전에 화재가 있던 그 날도 현장으로 바로 달려가신 것으로 제가 아는데, 요즈음도 가끔 들르십니까?
◆ 황평우> 그쪽으로는 항상 관심 있게 지나가고요.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못 들어가게 완전히 통제해버리니까 일반 시민들은 궁금하시기도 하실 텐데...
◇ 김현정 앵커> 많이 궁금하더라고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 황평우> 너무 가림막을 해나가지고... 여러 가지 방식 얘기가 나오고 하는데, 시민의 염원이나 바람을 담을 수 없는 게 가장 안타까운 거죠.
◇ 김현정 앵커> 2년 동안 그러면 그 안에서 무슨 작업이 진행이 된 건가요? (웃음)
◆ 황평우> 문화재청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열심히 했다’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현재 보면 저희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물론 그 안에 부자재 수습하면서 전부 불탄 부재들 하나하나 정리를 다 했습니다. 그 다음에 주변 성곽 복원하기 위해서 발굴조사도 했고요. 그 다음에 실측, 왜냐하면 문이 불나고 나면서 ‘쿵’ 충격을 줬기 때문에 석축들 있죠, 여기에 대한 안전조사도 했고요. 그렇지만 이런 것들이 시민들한테 전혀 보이지가 않으니까 문화재청에서 도대체 2년 동안 뭘 했느냐, 이런 시민들의 궁금증이 나올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런 것들이 겉으로 보기에 이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들이 우리 행정직 공무원들 속에 그렇게 녹아져 있어요. 저는 이 마인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시민들한테 어떻게 하면 오픈마인드로 할 거냐, 겉으로부터, 형식적으로부터 닫아버리니까 아마 마음도 닫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동안 하여튼 무슨 일이 일어나긴 일어났는데. 그게 뭔가 하니, 발굴조사하고 수습부자재 분류하고 고증자료 조사하고 이런 작업들을 했던 것이고...
◆ 황평우> 그 다음에 어떻게 복원하느냐, 회의도 많이 하고 그랬죠.
◇ 김현정 앵커> 그래서 내일 착공식 시작을 한다는 거죠?
◆ 황평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조선시대 방식 그대로 되살리겠다는 게 목표인데, 얼마만큼이나 가능한 얘기일까요?
◆ 황평우> 완벽하게 100%까지는 가능하지 않을 거지만요, 그래서 오늘 2시 경에 많은 장인들, 현장을 복구하기 위해서 선발된 장인들께서, 대목수부터 여러 가지 소목장, 기왓장, 여러 기능공들 하시는 분들이 이런 전통공법과 도구 등을 전시회를 합니다. 그리고 3시부터는 이러한 방식으로 복구를 하겠다, 라고 세미나까지 하는데, 저도 물론 발제자로 가는데요.
저는 이 지적을 합니다. 물론 전통방식, 여러 가지 도구, 제가 생각할 때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80∼90%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이런 정말 이 좋은 현상들을 국민들한테 미리 이런 것들을 보여주고, 오늘 말고도 그 전부터라도 보여주고 했으면 시민들이 얼마만큼 이해가 빨랐을 텐데. 자꾸 이렇게 폐쇄적으로 하다보니까 과연 가능할까, 얼마만큼 가능할까, 이렇게 자꾸 의혹을 가지는 거죠.
◇ 김현정 앵커> 복구 시기를 보니까 2012년으로 잡았던데요. 완전히 옛날방식 그대로 지으면서... 그러니까 옛날 방식 그대로 짓는다는 것은 어떤 건가 했더니, 현장에 있는 인부들이 다 한복을 입고 작업을 한다고 그래요? (웃음) 그리고 옛날 기구 그대로. 전기드릴이나 이런 것을 쓰지 않고 옛날기구 그대로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지으면서 2012년까지 완성할 수 있을까, 좀 시기를 빨리 잡은 건 아닌가 싶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 황평우> 전 그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 한옥을 건축 할 때 결국 끼어 맞출 때 미리 다 치목, 예를 들어서 껴 맞추거나 나무가공을 다 미리 해놓습니다. 해 놓고 나서 현장에서 조립하고 하는 것은 불과 한 달이면 다 조립할 수도 있는 상황도 됩니다. 우리 한국건축을 이해를 좀 하셔야 되는데... 그렇지만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게, 그런 폐쇄적인 방식으로... 그러니까 이렇게 폐쇄적으로 하다보니까 도대체 그동안 뭐했느냐 하는 얘기가 나오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중요한 것은 2012년까지 하겠다고 하는 것은, 물론 이런 치목까지도 시민들한테 보여주면서 현장에서 하겠다, 그런데 가림막이 다 쳐져있어서 시민들이 안 보인다, 그러면 시민들은 또 궁금해 하시겠죠. 그리고 2012년까지라는 것은 현재는 지금 치목이 완벽하게 된 건 아니기 때문에, 나무가 이미 확보가 돼 있고요, 많은 시민들이 도와주셔서 나무 확보를 했고. 그 다음에 옆 남산으로 올라가는 서울 도성까지 다 다시 축성을 하기 때문에 2년 정도의 시간은 그렇게 빠르다, 늦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요. 적정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만 이런 의혹이 가지 않도록 좀 공개적으로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앵커> 과정을 좀 공개적으로 오픈 해놓고 하시라, 이런 당부?
◆ 황평우> 네, 네.
◇ 김현정 앵커> 숭례문 복구도 복구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사건 이후에 문화재 안전대책이 얼마나 제대로 마련됐는가 하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제가 1년 전에 황 소장님하고 이런 비슷한 인터뷰를 했는데. 그때 소장님이 “1년 동안 기본적인 것에다 이름만 바꿔놨지 문화재 특성별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렇게 지적하셨어요?
◆ 황평우> 조금 나아졌습니다. 저는 문화재가 전업이다 보니까 수시로 목조문화재, 지방이나 서울이나 다 다녀보는데요. 만약에 이렇게 지적을 했으면 좀 더 진화된 모습으로 정말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재가 있어야 되는데. 서울시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 대책이 나오는데요. 지방에 제가 가보면 아직까지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합니다. 제가 많은 언론사들 하고 인터뷰어와 현장에 가보면 최근에 가장 인상에 깊은 게, 이 방송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CBS하고 제가 전등사와 마곡사 동행하면서 다 따져봤습니다. 오늘 아마 보도가 나왔을 텐데요.
가보니까 전등사에는 아직까지도 대웅전 뒤에 LPG통이 2개나 있어요. 그리고 문제는 이게 사찰마다 또 다르고 지역마다 다른 게.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문화재만, 고궁 같은 경우에는 서울의 5대 고궁 같은 경우만 할 게 아니라 지방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매뉴얼을 주고, 어떻게 공사하라고, 어떤 부품을 쓰고, 이 부품은 햇볕에 노출됐을 때 케이블이 쉽게 굳어지거나 상하지 않도록, 이런 지침들을 좀 세세하게 줘야 되는데 자기 자신들끼리만 너무 과도하게...
지금 궁 같은 경우는 과도하게 해석을 해가지고 멀쩡한 담장까지 치우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 다음에 문화재까지 찢어버리는 상태에서 케이블 설치를 해요. 그런데 지방은 가보면 아직까지도 천차만별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아무리 잘해놨다고 하더라도 제일 중요한 게 운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거예요. 장비들 다 갖다 줬는데 그 담당자 보고 한번 해보라고 그러면 막 당황 합니다. 그렇게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전국의 문화재들 죽 다녀보면서 가장 걱정된다 싶은 곳, 정말 시급하다 싶은 곳, 어디 떠오르는 데 있으세요?
◆ 황평우> 강화도 전등사입니다. 방송 중에 이 말을 해서 또 전등사 스님들이 화가 나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전등사 스님들 보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요. 강화도 같으면 인천시겠군요, 인천시에서 엉뚱한 예산 자꾸 쓰지 마시고 정말 목조문화재, 전등사나 인천 시내와 경기도 같은 목조문화재가 있는 곳에 좀 지원을 해 주셔서 행정지도와 장비 지원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까 대웅전 뒤에 LPG통 있다는 곳이 전등사입니까?
◆ 황평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아직까지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전국 지자체에서 또 정부 차원에서 나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황평우> 그것도 너무 과도한 데도 많아요. 예를 들어서 서울시가 어제인가, 주요 목조문화재에 대해서 상시경비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는데요. 흥인지문 같은 데에 방염제를 뿌려줬고 여러 가지 소화제를 설치했다고 얘기하는데. 제가 지난번에 가봤을 때 소화기 같은 경우는 청정소화기를 써야 되는데, 목록에는 청정소화기로 되어있는데 현장에 비치한 것은 청정소화기가 아니에요. 왜 청정소화기가 아닌가에 대해서 걱정 하냐면, 우리 문화재는 소화기 분말로 뿌리고 나면 2차 피해가 옵니다. 그 다음에 방염재가 너무 과도하게 설치됐거나 그 다음에 CCTV나 그런 경고시스템이 너무 과하게 작동을 하면 관람객으로부터 오히려 더 방해가 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