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교육감, 담당국장 등 책임자가 빠져
- 3월 정기인사 때 모두 제자리 복귀
- 입찰 매관매직 등 인사비리 현재진행형
- ‘2년 순환직’ 감사(監査) 독립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시 교육위원회 최홍이 교육위원
장학사 자리를 매관매직한다든지, 또 교장들이 방과후 학교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는다든지, 이런 교육비리가 요즈음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어제 서울시 교육청의 고위간부 17명이 집단으로 보직사퇴를 결의했습니다. 문제의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겠다, 상당히 책임감 있어 보이는데요. 그런데 이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분, 서울시 최홍이 교육위원 연결해서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좀 들어보도록 하죠.
◇ 김현정 앵커> 요사이 터진 심각한 교육계의 문제들, 어떤 게 있었는지부터 짚어주시죠?
◆ 최홍이> 우선 부끄럽습니다. 제대로 점검을 해야 되는데, 다수의 청백리들에겐 참 미안하지만 또 깨끗한 분들이 많겠죠. 그러나 각종 물품구매라든가 공사입찰 부정이라든가 방과후 학교 운영이라든가 승진, 영전 등을 둘러싼 인사청탁 금품수수 등 이런 면에서 투명사회를 향한 앞길이 참 허무하고 어려워 보입니다.
◇ 김현정 앵커> 저는 기억나는 것 중의 하나가 서울시에 50여개 학교가 체육관 공사를 하는데 그중의 한 업체가 반 이상 학교 공사를 독점한 것, 이것도 뒤에 뭔가가 있지 않겠느냐 이런 얘기들도 들리고...
◆ 최홍이> 아, 그걸 제가 11월에 시정질문을 했었습니다. 조달청에서 자료를 뽑아보니까 50여개 학교에서 강당 겸 체육관 공사가 준공되거나 진행 중이었어요. 그런데 한 학교당 20억 원 정도만 쳐도 1천억 원에 육박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공사 부문별로 발주를 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부분은 한 개 업체가 28곳이나 수주를 했습니다. 더군다나 이건 조달청 입찰이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훨씬 비싸요. 이런 것을 따져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가 하면 ‘방과후 학교 업체들로부터 교장들이 수천만 원 받았다’ 이런 보도도 어제 그제 나오면서 많이들 놀랐는데요. 어쨌든 이렇게 연이어서 교육계 비리가 터지니까 책임을 느껴서 서울교육청 간부들이 집단사퇴 하겠다, 보직사퇴 하겠다, 이렇게 결의를 한 건데. 제가 보기에는 책임감 있고 괜찮아 보이는데, 왜 교육위원께서는 그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거죠?
◆ 최홍이> 제가 죄송합니다만, 면피용 쇼로 밖에 볼 수 없는 게...
◇ 김현정 앵커> 쇼라고요?
◆ 최홍이> 네, 왜냐하면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이 거기 빠져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최홍이> 예를 들어서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부교육감도 거기에 책임이 있고, 담당 국장도 거기에 빠져있다고 그래요. 그러면 이거는 쇼 아닙니까? 책임져야 할 사람은 빠지고, 나머지 사람들이 보직사퇴를 한다고 그러면 누가 진정성을 믿어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서울시 부교육감이라고 그러면 공정택 교육감이 공석이기 때문에 사실상은 서울시 교육청의 수장 아닙니까? 수장이 책임을 져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최홍이> 그렇죠. 왜 그러냐하면 현 사태가 곪아터진 건 필연적인 겁니다. 아무리 교육감 직무대행체제라는 한계는 있지만 각종 부정비리가 지금 현재진행형이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그러면 제일 먼저 솔선해서 부교육감도 책임져야 되겠다, 그러면서 책임을 함께 지자고 해야지, 정작 핵심부서장이나 부서국장이라든가 부교육감은 빠지고 나머지 사람들이 책임을 통감한다고 그러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진정성을 좀 못 느끼겠다, 이런 말씀이세요?
◆ 최홍이> 네,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보직사퇴도 실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없는, 그냥 보이기 식이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생색내기?
◆ 최홍이> 왜 그러냐 하면 다음달 3월 1일은 정기 인사이동입니다. 그러면 임기가 만료된 사람들 외에는 다 제자리로 복귀할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어차피 지금 사표를 냈어도 한 달 뒤면, 20일 뒤면 다시 그분들 돌아올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 최홍이> 네. 그러니까 이분들이 제가 시정질문 때나 행정 사무감사 때마다 늘 이런 문제제기를 했을 때는 시큰둥하더니, 교육청이 최초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고 그 다음에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되자 일괄 보직사퇴를 했기 때문에 진정성이 없죠.
◇ 김현정 앵커> 감사에서 문제제기를 이미 여러 번 했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그때 지적할 때는 이 담당하시던 분들이 어떻게 대처를 하셨습니까?
◆ 최홍이> 예를 들면 창호교체공사 같은 데서 제가 문제가 있다고, 입찰문제라든가 업자와의 유착 의혹이 있다, 이걸 바로 잡아라, 그런 얘기를 하니까 담당자들은 “사실무근이다, 최홍이 위원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발언을 하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 이렇게 보도자료까지 돌렸어요. 그런데 요새 창호공사 쪽에서만 시의원, 업자, 공무원 등 10여 명이 줄구속 사태를 맞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반응은 늘 일시적이고 면피용이라는 것이죠.
◇ 김현정 앵커> 이렇게 학교비리가 곪아터져 나오게 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최홍이> 글쎄요, 어디 한두 가지로 보겠습니까? 그런 이유라는 것이, 우리 사회가 늘 승진과 영전, 또는 이권과 자기욕구, 이런 것들을 막을 제어장치가 없어요. 이런 걸로 보면 감사기능이라도 정확히 해야 되는데, 지금 구조적인 면에서 감사기능이 총체적인 부실상태입니다.
◇ 김현정 앵커> 결국 그러다보니까 이게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다는 방법이 없다는 말씀이세요?
◆ 최홍이>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시스템들이 누누이 만들자고 누군가는 외치셨을 텐데, 왜 그렇게 만들기 어려운 겁니까, 감사기능?
◆ 최홍이> 그러니까 제가 그런 것들을 주장을 했었어요. 왜냐하면 감사반을 독립기구화해야 한다, 일반 행정직이 2년씩 순환보직으로 맡다보니까 사건마다 축소하고, 은폐하고, 솜방망이 처벌이 관료화 돼버렸습니다. 여기에 감사관 자신도 운이 나쁘면 언젠간 피감대상자가 될지 모르잖습니까?
◇ 김현정 앵커> 돌아가면서 하는 순환제이니까?
◆ 최홍이> 그러니까 이런 동병상련이 관료화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예산을 지원하는 부서에 근무한 사람이나 시설환경개선 사업에서 지원하던 사람들이 감사를 맡게 되면 자기들이 과거에 했던 일을 캐내겠습니까, 덮겠습니까? 이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제가 또 늘 주장했던 대로 내부고발자를 존중해 주는 제도를 만들자하니까 그동안에 내부고발자, 제가 알기로는 살려두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최홍이> 이런 저런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내부고발을 한 사람이 있었는데, 몇 년 전에 그 사람 끝내 사퇴하게 만들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교육청의 행정직?
◆ 최홍이> 네. 그러니까 내부고발자를 우대하는 풍토면 이런 비리는 터지질 않죠. 그런데 그런 사람을 조직 내의 배신자로 몰아붙이고. 입찰부정이라든가, 불법하도법이라든가, 매관매직이라든가, 이런 부패 고리는 온전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을 제가 늘 주장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질 않았어요.
◇ 김현정 앵커> 지금은 일단 감사를 좀 외부인사를 들인다든지 이런 식이 필요할까요?
◆ 최홍이> 그런데 제가 그런 말도 했습니다. “차라리 감사를 외주를 하자, 교과부라든가 감사원으로 넘겨버리자, 그렇게 되면 좀 더 엄격해지지 않겠느냐” 이런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청취자들 의견 보내주시네요. “서울만 그런 게 아닐 것 같습니다. 방과후 수업 비리, 이거 덮어두면 안 될 것 같다고 전국적인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 최홍이> 방과후 비리도 제가 지난 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을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있었어요, 그분들은.
◇ 김현정 앵커> 그땐 어떤 내용 지적하셨어요, 업체와의 유착?
◆ 최홍이> 그러니까 지금처럼 문제가 되는 것, 예를 들어서 강사수당이라든가 업체선정이라든가 교과운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차이가 나고 문제가 있다, 이걸 바로 잡으라고 하니까 그때 대답이 두루뭉술했어요. 결과적으로 6명의 교장들이 기소되지 않았습니까? 제가 주장할 때 마다 그들은 지나가는 얘기로 듣고 말았어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최홍이 교육위원께서 보시기에는 이런 사퇴들이 진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될 분은 수장이다, 이렇게 주장을?
◆ 최홍이> 그렇죠. 모범을 보여야죠.
◇ 김현정 앵커> 청취자님 중에 “전체적인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높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이번 교육계 비리 보면서 답답한 생각이 드셨다” 이렇게 의견 주시네요. 또 다른 청취자님은 방과후 강사라면서 이런 것들을 목격하고 기가 막혀서 안 나가신다는 의견도 주시고.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이런 문제들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 최홍이> 방과후 학교 강사 수당도요. 학교에서 지급을 해서 강사한테 직접 나가는 게 아니고, 송출업체를 통해서 일부 소개료가 공제되고 나가요. 이런 것들까지 제가 지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전남에서도 대전에서도 이런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네요. 교육위원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5(금) 최홍이 교육위원 “서울교육청 집단사퇴는 ‘쇼’”
201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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