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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내가 진짜 엄마다 다투는 격, 씁쓸해”
2010.02.02
조회 396
- 한지붕 두 위원장... 유인촌 책임
- "출근투쟁 아닌 업무복귀”
- 오광수 現위원장 ‘잘못된 자리’
- 기금손실은 문화부와 現위원장 책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
2008년에 “전 정권의 코드인사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라고 했던 유인촌 문화부 장관의 발언을 여러분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유 장관이 직접 지목까지 했던 사람은 바로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스스로 물러나지 않았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금운용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책임을 물어서 문화부가 김 위원장을 해임했습니다. 그런데 김정헌 위원장이 이에 불복해서 해임무효 소송을 냈고, 지난주에 법원은 해임처분의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런 얘기가 되는 거죠.
어제 김정헌 위원장 출근을 했습니다. 후임위원장이 이미 있는 상태니까 하나의 기관에 두 명의 위원장이 출근하는, 참으로 기이한 풍경이 벌어진 건데요. 김정헌 위원장의 심경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도 출근을 어떻게 하셨습니까?
◆ 김정헌> 오늘 안 했어요. 안 할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왜 안 하셨어요, 오늘은?
◆ 김정헌> 어제 나가서 몇 가지 지시사항을 내렸고, 오늘 내일은 나도 하던 일이 있으니까 그걸 정리도 할 겸, 저쪽 위원회에 지원들도 하여튼 준비를 하는 말미를 좀 줘야 될 것 같아서 이틀간 휴가 처리로 안 나가는 걸로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의전에 따라서 차량도 준비해놓고, 비서도 준비해놓고, 업무보고도 다 해 놔라, 이거 요구하고 오셨다고요?
◆ 김정헌> 그렇습니다. 업무보고 준비도 다 시켜놓고 어제 퇴근했는데요. 이틀 정도 여유를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첫 출근을 하셨는데 소감이라고 해야 되나요, 어떠셨습니까?
◆ 김정헌> 글쎄, 어떤 사람들은 출근투쟁이라고 그러는데 내가 투쟁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그냥 정상적으로 내 업무에 복귀한 겁니다. 위원장 업무에. 그런데 심정은 옛날 직원들 앞에 보이고 씁쓸하고 그렇죠.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됐나 싶은 생각이 들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위원장 집무실까지는 가지 못하셨더라고요?
◆ 김정헌> 네, 지금 내 후임 위원장이 오광수 위원장이 있는데 직원들이 나서기도 했고, 하여튼 현 위원장하고 나하고 다툴 일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기네들이 또 별도로 위원장실을 만들었다고 해서 임시로 제가 그쪽으로 갔습니다. 현 위원장하고 마주쳐봐야 서로 좋을 것 같지 않아서요.
◇ 김현정 앵커> 만약 직원들이 제지 안 하고 집무실까지 가셨다면, 오광수 위원장하고 만나셨을 텐데요. 만약 마주친다면 무슨 얘기할까 생각은 하고 가셨을 것 아니에요, 뭐라고 하고 싶으셨어요?
◆ 김정헌> 인사, 오래간만에 미술계 선배이기도 하니까 어쨌든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할 건지, 당신은 어떻게 할 건지, 내가 진짜 엄마가 맞다고 딸 하나 두고 다투는 격이 되겠죠. (웃음)
◇ 김현정 앵커> 딸 하나 두고 양쪽에서 팔 잡아당기는 이런 모양이 지금 된 건가요?
◆ 김정헌> 네, 지혜롭게 이걸 풀어야 될 사람이 유인촌 장관인데, 그냥 냉소적인 발언만 하면서 그러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 김현정 앵커> 오광수 위원장이 사퇴를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알아서 자진사퇴?
◆ 김정헌> 잘못된 해임으로 빚어진 사태니까, 그 양반이 또 잘못된 해임으로 만들어진 자리에 앉은 사람이 순리적으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 김현정 앵커> 아, 자진사퇴 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
◆ 김정헌> (웃음)
◇ 김현정 앵커> 지금 문화부의 유인촌 장관이 냉소적인 반응만 보내고 있다고 그러셨는데요. 기자들이 “문화예술위 직원들이 참 난처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입장을 정리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라고 질문을 했더니 유 장관이 “그렇게도 한 번 해보고 재밌지 않겠나?” 이렇게 말씀을...
◆ 김정헌> 그랬더라고요. 자기가 진짜 진지하게 이 사태를 바라봤겠죠. 이 사태에 대해서 책임감도 좀 가지고 있을 테고... 그런데 어쨌든 표현이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잘했더만...” 이게 도대체 뭐예요? 뭘 잘했다는 얘기인지... 그러니까 서로들 대치를 잘하고, 자기는 제3자로서 구경만 했다는 얘기인데, 이런 식의 표현이 아주 사람을 더 화나게 만드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위원장님, 원래 출근하고 나면 이게 문화부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문화부 장관한테 취임 인사라는 걸 가게 되지 않습니까? 혹시 재취임 인사를 가실 생각이 있으세요?
◆ 김정헌> 공공기관이 직접 산하기관은 아니에요. 산하기관인데 좀 종류가 다릅니다. 독립성이 보장됐긴 했지만 여러 가지 업무가 연결돼있어서 장관한테 보고도 해야 되고 그런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하다 그러면 재복직이지만 복직 취임 인사차 의례적으로 많은 기관장들이 당연히 가죠. 나도 가서 그 사람한테... 그렇게 되면 좀 웃음거리가 될까요? 하여튼 갈 수 있는 기회가 닿으면 자연스럽게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억지로 일부러 만들어서 가듯이 그렇게 할 필요는 지금 없다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앵커> 업무보고를 해야 되는 상황이 되면 못 갈 이유도 없다는 말씀시고요?
◆ 김정헌> 그렇죠. 지금 내가 아주 당당한 위원장인데 못 할 게 뭐가 있겠어요, 내가.
◇ 김현정 앵커> 앞에 서시게 되면 무슨 말씀을 유 장관한테 직접 하고 싶으세요?
◆ 김정헌> 하여튼 당신 때문에 내가 여러 가지 정신적 고통을 많이 당했는데 다시 복직돼서 기쁜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봐야죠. 물어보고, 또 “잘했더만” 나도 거기에 대해서 당신이 좀 책임져야 되는 거 아니냐, 그쪽에서 약간 좀 희롱조로 나오면 나도 진지하게 받아서 얘기를 해야죠.
◇ 김현정 앵커> 어제 ‘잘했더만’ 이란 얘기라든지 ‘직원들 재밌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들에 감정이 지금 많이 상하신 것 같습니다?
◆ 김정헌> 좀 감정이 상하네요. 그 얘기는. 진짜.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하지만 문화부 쪽 입장은 해임이 무슨 물갈이, 코드인사, 이런 것 때문이 아니고 기금운용을 잘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서 우리는 당당하게 해임한 거다, 이런 입장을 지금 굽히지 않고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정헌> 기금운용을 잘못한 거고 뭐건, 어쨌든 법적으로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해임을 했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기금운용도 잘못한 게 아니에요, 결국에는. 그렇게 법원에서도 판정을 내렸고. 기금운용에 대해서는 정말 내가 그 문제는 나중에 꼭 보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보상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오히려?
◆ 김정헌> 40억 원의 손실이 났다고 그걸 나한테 기관장이 책임을 져야 된다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어디 투자 같은 것을 이 기관이 잘못했으니까 기관장이 책임져라, 이런 거거든요?
◆ 김정헌> 그렇죠. 그런 건데... 문화부에서도 관광진흥 장관이름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관광진흥기금도 똑같은 데 출자를 해가지고요...
◇ 김현정 앵커> 문화부도 똑같은 곳에 출자한 것이 있다?
◆ 김정헌> 그럼요. 그걸 투자를 해가지고 이 위원회하고 거의 비슷하게 손실을 평가해보니까 그렇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건데... 그 손실을 만든 건 지금 현 위원장 오광수 위원장하고 문화부입니다. 진짜 40억을 날려버렸어요. 뽑아버린 거죠. 그러니까 100억 투자 했다가 40억의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판정이 난 걸 가지고 나를 해임시킨 다음에 그 손실을 확정지어야지만 사유가 맞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그래서 투자한 데서 뽑으니까 그 당시의 금액으로 40억이 날아간 거예요. 40억인가, 50억이. 그러니까 뽑지 않았으면 지금 작년에, 재작년에 일어난 일이니까, 작년에 그 투자기관에서 오히려 반대로 이익이 났어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그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없고, 또 재판도 진행 중이니까요, 오늘 김정헌 위원장 입장을 듣고 저희가 유인촌 장관에게도 인터뷰 요청을 해놓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