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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 “남북정상회담 4월말-5월 적합”
2010.02.02
조회 321
- 남북정상회담, 北은 이미 결단
- 北, 6자회담도 결단했음을 의미
- 대통령발언 왜곡 논란 “아주 잘못됐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
남북정상회담이 심지어 3월에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대통령이 가능성을 언급했고 청와대의 복수관계자들이 이런 저런 정보들을 쏟아내고는 있는데요. 어제 박선규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진전된 건 없다’ 는 브리핑을 했습니다. 어디까지 진척된 건지, 무엇이 맞는 말인지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 연결해보죠.
[IMG0]◇ 김현정 앵커> 우선 가장 궁금한 것이 대통령 발언과 청와대 공식발표가 다르다는 건데요. 남북정상회담 진행이 되긴 되는 겁니까? 된다면 어디까지 되고 있는 건가요?
◆ 홍정욱> 최근 북한을 다녀오거나 북한과 접촉한 여러 인사들, 특히 미국이나 중국 측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미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전제의 하나로 남한과의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결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기 및 의제에 관한 논의가 남았다고 제가 연초에 밝힌 바가 있는데요. 여러 정황 상으로도 개최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졌고 다만 조율 과정이 남아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김정일 위원장이 결단을 내린 것은 기정사실이라는 말씀이세요?
◆ 홍정욱> 네. 우리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앵커> 김정일 위원장이 결단을 내렸고, 기정사실화가 됐고요. 우리 측의 입장만 남았다는 말씀이세요.
◆ 홍정욱> 그리고 조율과정이 남았고요.
◇ 김현정 앵커> 역시 쟁점은 의제겠죠. 사실 지난해부터 물밑접촉이 있었는데 계속해서 쟁점들이 좁혀지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보도가 되는 바로는 북핵문제 일괄타결을 약속해라,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도 이번에 의제화 하자, 이 정도가 논의가 되고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 홍정욱> 정확한 조율과정은 제가 알 수 없습니다만 북핵문제는 물론 포함되어야 할 것이고요. 한반도 평화체제, 남북군사회담, 국군포로 납북자송환 6.25 전사자 유해 발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다만 기존의 남북대화가 항상 경제, 문화교류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정치 안보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진전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국군포로 문제라든지, 납북자 문제 같은 건 북한이 약속하기 어려운 문제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홍정욱> 여기에 거론되고 있는 의제 중 어떤 것 하나도 쉽게 인정할 수 없는 사실들이죠. 국군포로 납북자송환 문제는 아주 오랫동안 쟁점을 이뤘던 사안이고요. 독일의 프라이카우프 제도를 활용해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되는 의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북한의 입장은 지금까지 국군 포로는 없다, 그리고 납북자도 없다, 자진해서 월북한 사람들이다, 이런 입장이기 때문에 지금 와서 우리가 누구를 돌려보내라고 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절충안을 마련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홍정욱> 그렇죠.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우리 정부의 설득이나 예를 들어서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 북미관계 개선이라고 하는, 북한에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한 전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이기 때문에 북한 측도 상당한 유연성을 보여야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상징적으로 몇 명을 돌려보내고 나머지는 이산가족 만나듯이 남한에 와서 만나고 돌아간다, 이런 방법도 검토할 수 있을까요?
◆ 홍정욱> 아무래도 상징적인 의미의 대응이 될 것 같고요. 다만 우리 정부로서는 과거 서독이 동독 내 정치범을 송환하기 위해서 프라이카우프 제도를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리도 국군포로나 납북자송환에 상응해서 투명한 비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또 북한에게 1조원 정도 돈을 빌려줬으니까 사실상 상환이 어려운데 이것을 삭감해주는 방식의 제도를 논의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유연하게 남북이 임해야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그렇다면 시기는 언제가 되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 홍정욱> 글쎄요. 모든 관심이 시기에 쏠리고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요. 시기라고 하는 것은 남북정상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정하기가 참 힘듭니다. 그렇지만 북미관계개선을 북한이 갈망하기 때문에 하반기까지 남북정상회담을 미루는 것은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또 상반기 개최를 전제로 한다면 아무래도 1월에서 4월까지는 김정일, 김일성의 생일이 연달아 있고 우리 정부로서는 6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4월말이나 5월 중이 적합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 김현정 앵커> 4월말, 5월이면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선거 때문에 일부러 그때 개최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거든요?
◆ 홍정욱> 과거에 실제로 그런 국내정세의 변화가 있었고요. 부담스럽기는 합니다만 대북강경책을 구사했다라고 평가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그와 같은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생각하고요. 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다른 의원님들도 여러 가지 정세에도 불구하고 남북간의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명박 대통령은 오히려 4, 5월에 정상회담을 열게 될 경우에 오히려 보수층으로부터 비판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홍정욱> 상대적으로 그런 비판을 받을 부담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기 때문에 4, 5월 개최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말씀이세요?
◆ 홍정욱> 그렇죠.
◇ 김현정 앵커> 사실 지난해에도 물밑협상이 있었지만 장소 때문에 결렬됐다는 보도들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북에서 열려도 괜찮다는 입장으로 정리가 된 건가요?
◆ 홍정욱>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형식이면 가장 이상적이겠죠. 그러나 우리가 장소에 연연하는 것은 작은 나무만 보고 숲을 놓치는 일이고요. 한반도 안정을 도모할 수 있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합의가 가능하다면 장소와 시기 모두가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앞에서도 언급을 하고 계십니다만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이유, 김정일 위원장이 결단을 한 이유는 북미관계 개선이라는 목표로 가기 위한 중간다리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 홍정욱> 그렇죠. 우리정부가 주의해야 할 것이 우리 정책이 일관되게 적용돼서 이로부터 빚어진 결과라고 생각하면 정상회담 중에 허를 찔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북한의 핵무장 자체가 체제의 수호를 위한 것이었고 체제의 수호는 남한이 아닌 오로지 미국이 보장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밀어왔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북미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보이면서 이것을 전제로 남북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에 충분히 임할 수 있다, 이런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 김현정 앵커> 남북정상회담 결단했다는 이야기는 6자 회담도 어느 정도 결단을 했다는 이야기로 해석을 해도 될까요?
◆ 홍정욱> 맞습니다. 북미관계 개선의 전제로 남북정상회담을 결단했다면 북미관계 개선의 또 다른 전제인 6자회담 복귀, 혹은 비핵화에 대한 결단도 내렸다고 봐야겠죠.
◇ 김현정 앵커> 민주당은 무조건 찬성이다, 이런 입장인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시기도 적절하지 않고 조건 없는 회담처럼 비춰지는 게 상당히 문제라고 지적을 하고 나오셨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홍정욱> 소위 이벤트성 회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에는 공감을 하고요. 그러나 남북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상태로 오래 이어져오지 않았습니까? 이 같은 상황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마련하고 진정성 있는 시작할 수 있다면 만남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오히려 더 걱정해야 될 것은 우리가 그동안 비핵개방 3000이라는 정책을 실시하면서 사실상 우리 힘으로 풀 수 없는 비핵이라는 전제를 달아놓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 남북관계가 많이 냉각된 측면이 없지 않는데 이제 비핵이라는 이슈가 북미관계 개선에 의해서 많이 풀릴 수 있다면 그 후에 우리가 어떤 상응하는 조치들로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까, 그 청사진을 준비하고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청취자들이 세종시 문제 같은 큰 이슈들을 정상회담이라는 이슈로 덮어버리는 것 아니냐, 국면전환하려는 것 아니냐, 이런 질문도 보내주고 계신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홍정욱> 글쎄요. 우리가 건강한 상식으로 지켜본다면 세종시 문제도 중요합니다만 현재의 남북관계 냉각상태의 해소, 또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서를 안정시키는 비핵화, 이것은 독립적으로도 무척 중요한 사안이죠. 따라서 훨씬 중요한 이슈로 덜 중요한 이슈를 덮어버린다는 것이 두 개 다 우리 국민들이 독자적으로 논의하고 국가가 추진해야 될 이슈로 바라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사실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할 때 한나라당에서 ‘왜 물밑으로 협상하냐, 왜 협상 다 해놓고 무르익었을 때 그걸 알리느냐,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라’ 이런 비판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것들을 봐도 오랫동안 물밑협상하고요. 지난해에도 해외에서 접촉하고요. 이 모습은 과거와 비슷하거든요. 어떻게 답변주시겠습니까?
◆ 홍정욱> 그 당시 제가 정치권에 있지 않아서 딱히 답할 말씀은 없습니다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정상회담의 성사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밀담내용이 언론에 유출되거나 공개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고요. 미국의 백악관도 중국과의 수교를 추진할 때 자국의 외교당국에까지 비밀로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국민이 바라는 투명성이라는 것은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에 위협요인인 북핵문제,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겉과 속이 똑같아야 된다는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이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조율과정까지 투명한 것을 요구하는 건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과거의 한나라당이 ‘왜 물밑으로 하느냐, 드러내놓고 해라’고 했던 요구는 무리한 거였네요.
◆ 홍정욱> 만약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면 무리했다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대통령 발언이 나오고 나서 이 문제가 더 커지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청와대의 김은혜 대변인의 대통령 발언 축소, 왜곡 논란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홍정욱> 분명히 대통령의 발언을 편집 왜곡한 점, 또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거리낌 없이 언급한 점, 이런 것들은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향해 열려있는 창이기 때문에 언론에 대한 재인식, 그리고 대변인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서 반성이 필요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당에서도 홍보라인에 문제가 있다고 질타들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문책을 한다든지 이런 것도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홍정욱> 이것은 대통령께서 결정하셔야 되는 사안이고요. 당에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정상회담에 대한 이모저모 궁금증들 풀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