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 씨가 어제 모든 걸 자백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닷새간의 두뇌싸움이었다’ 이렇게도 표현을 할 만큼 아주 심리전이 치열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서도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빛났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강호순 사건에 이어서 이번 사건에서도 범죄심리를 담당했던 분이죠. 범죄심리분석가,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를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며칠째 비상근무중이죠? 검거 전부터 시작해가지고.
◆ 권일용> 사건 초기부터 프로파일러 뿐만 아니고 모든 수사기능이 다 동원되어가지고 사건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강심장 김길태다, 과거에도 보면 이 사람이 사건 저질렀을 때 마다 입을 쉽게 열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해서 이번에 모든 것을 자백하게 된 건지, 어떤 결정적인 계기라든지 있습니까?
◆ 권일용> 프로파일러들은 기존에 많은 범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유용화 시키고 자료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단계에 이 범죄자에 대한 성향이라든지 유형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 있었고, 그런 것을 통해서 좀 쉽게 접근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가장 결정적이었던 계기는 거짓말탐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는데 그 순간의 기억을 더듬어 주신다면요?
◆ 권일용> 조금, 사실은 전략적으로 활용을 했습니다. 거짓말탐지기 결과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만, 그런 눈에 보이는 어떤 과학적인 증거들 또는 활동들을 통해서 본인이 판단을 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런 것들을 활용을 한다는 의미로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거짓말을 하고 나서 탐지기에서 ‘거짓’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 권일용> 뇌파라든지 이런 것들을 그래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 김현정 앵커> 피의자도 볼 수 있습니까?
◆ 권일용> 네, 본인한테 보여주는 작업을 시도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거짓말탐지기를 좀 바로 써보시지, 닷새나 있다가 쓰셨어요?
◆ 권일용> 거짓말탐지기 결과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만, 언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판단들은 신중하게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왜 그런가요?
◆ 권일용> 적절한 시기에 활용을 함으로 해서 자백을 유도하는데, 범죄자 자신이 판단을 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런 시점을 저희들이 활용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처음에는 친구 만나게 해 주시고, 가족이야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다 쌓아놓은 다음에 거짓말탐지기를 들이대는 거군요?
◆ 권일용> 네.
◇ 김현정 앵커> 친구와 만났을 때 상당히 심리적으로 흔들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 반응은 어땠습니까?
◆ 권일용> 많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친구 본인도 김길태와 만나기를 원했고, 또 범행 이후 가장 먼저 전화를 했다고 판단되는 친구를 만나게 함으로 해서 자기가 자기 마음에 대한 어떤 그런 것들을 설명할 수 있도록, 이해시킬 수 있도록, 이런 것들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강호순 같은 경우는 남아있는 가족들, 특히 아들이 있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라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이번에 김길태는 어땠습니까?
◆ 권일용>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매우 떨어집니다. 예를 들면 사회화되는 과정들이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피하고, 또는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 이런 것을 느끼는 공감 능력이 떨이지기 때문에, 3일차 면담에서 저한테 ‘미안하다, 내가 뭔가를 해야 되는데 미안하다’라는 이런 감정들을 유도를 한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공감 능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이 좀 효과적이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내가 너를 이해하는 사람이다,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그런 느낌을 계속 주면서... 김길태가 지금 여론이 어떻다는 걸, 국민들 분노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 권일용> 두 번째 면담에서 그런 이야기를 조금 언급을 했는데요. 본인은 사실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다, 내가 지금 문제지, 그런 것들이 무슨 중요한 문제겠느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는데... 자백을 한 이후에는 그런 것들이 감정의 변화가 좀 있고 죄책감, 이런 것들을 좀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범인 잡는 것부터 자백 받기까지 돌아보면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어요?
◆ 권일용> 특별히 힘들다기보다는 범죄자와 제가, 프로파일러들이 공감을 하는 과정들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인 교류가 상당히 좀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다른 범죄자들보다 김길태의 경우, 더 어려웠다는 말씀이세요?
◆ 권일용> 네, 과학적인 증거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자백을 하지 않으니까.
◇ 김현정 앵커> 이건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인터넷에 김길태 팬카페가 생겼다고 그래요. 이런 네티즌들 심리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심리분석가로서 어떻게 보세요?
◆ 권일용> 매우 부정적인 측면이 많죠.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죠. 아무리 인터넷상에서 좀 엽기적인 것들을 선호하는 이런 문화가 있긴 있다고 합니다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 게 아닌가...
◆ 권일용>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 김현정 앵커> 목소리가 많이 지치셨어요? (웃음)
◆ 권일용> 네, 지금 며칠째 잠을 못 자서 목소리가 좋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아닙니다. 고생 많이 하셨고요. 앞으로도 또 얼마나 며칠 밤을 더 세면서 남은 일을 하셔야 되는지 모르는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 권일용> 우리 경찰이 정말 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프로파일러 뿐만 아니고 과학수사라든지 또는 수사기능에서 상당히 많은 역할들을 했다,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6(화) 권일용 프로파일러 “김길태 팬카페, 우려스럽다”
201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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