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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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금) 안중근 손녀“유해 발굴 미온적 100년이 섭섭했다”
2010.03.26
조회 307
- 한중일 유해발굴 계획 '희망적 기대'
- 고난의 가족 삶 “원망 없어요”
- 호칭 ‘장군’보다 ‘의사’가 더 뜻 깊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중근 의사 외손녀 황은주 씨,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되는 날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안중근 의사의 직계 자손을 한분을 만나보죠. 외손녀 황은주 여사 연결되어있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황은주> 83이예요.

◇ 김현정 앵커> 손녀 세 분 가운데 다른 두 분은 미국에 오래 사셔서 우리말을 못하신다고요. 외할아버지 순국 100년을 맞는 감회가 어떠세요?

◆ 황은주> 감회가 남다르게 가슴 벅차고 할아버지의 위대하심을 깨닫죠.

◇ 김현정 앵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할아버지님에 대한 이야기하신 게 있을까요?

◆ 황은주> 그 때는 제가 너무 어렸고 어머니도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안 의사 께서는 나라를 위하는 일념으로 집안에 잘 안 계셨기 때문에 저희 어머니 어렸을 때에도 기억이 명명하게 떠오르지 않고요. 다만 젊어서는 사냥을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사냥총을 매고 들락날락하시는 것을 엿 보셨던 추억만 남아있으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안 의사 돌아가신 게 어머니 나이 고작 8살 때시니까. 그 기간 동안도 계속해서 나라 일 하시느라고 집안 챙길 여력이 없으셨던 거죠?

◆ 황은주> 그렇죠.

◇ 김현정 앵커> 할아버님에 대해서 어머니가 원망은 안하시던가요?

◆ 황은주> 원망을 왜 하나요. 우리 아버지는 으레 그런 분이시다, 하고 항상 존경하셨죠. 그때는 어려서 그런 판단력도 없었을 때고 5~7살 그때에 늘 아버지께서 외부의 일에 전념하셨기 때문에 가족들과 한 자리에 모여서 생활하신 기억이 없으신가 봐요. 보통 우리네가 생각하는 상식적인 가정생활과는 다르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어머니, 그러니까 안 의사의 따님께서는 대구에서 불문과 교수로 재직하셨어요?

◆ 황은주> 피난시절에 저희 어머니가 어려서부터 삼촌께서 명동성당 수녀원에 보호를 부탁했어요. 그리고 그 가족은 모두 러시아로 망명하셨거든요. 어머니, 그러니까 안 의사의 8살 딸을 명동성당에 맡겨놓았어요. 나머지 가족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으로 피난을 갔어요. 그 이후에 어머니를 또 데리고 안 의사 가족들 거주하는 러시아로 데려왔어요. 어머니가 당분간 수녀원에서 몇 년 보호를 받았는지 확실한 게 없고. 그 다음에는 16살 때 상해로 가족이 이동했습니다. 피난시절에 효성여대가 창설됐거든요. 16살 이후에 상해에서 프랑tm계 숭실여전이라고 대학교를 나오셨어요. 그래서 불문학을 불어를 잘 하세요.

◇ 김현정 앵커> 그래서 가족들이 어려운 삶을 사셨다, 고초를 많이 당했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어머니께서는 교육을 받으셨네요.

◆ 황은주> 물론이죠. 왜냐하면 천주교 계통에서 무상으로 학비 안 받고 면제해줬고요. 사비로 공부를 한 게 아니에요. 효성여대 창설 때 불문과 교수로 임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고혈압으로 얼마 못 다녔어요.

◇ 김현정 앵커> 할아버지 때문에, 안중근 의사 때문에 가족 전체가 평탄치 않은 삶을 사셨다고 들었습니다. 원망은 없으세요?

◆ 황은주> 당연히 일제치하에서 안 의사가 적인데 좋게 봐줬겠어요?

◇ 김현정 앵커> 일가친척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사시잖아요. 그런 걸 생각하면 우리 가문은 독립운동가의 가문인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런 생각은 안 드시던가요?

◆ 황은주> 그런 생각 없어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최근에 안중근 의사를 장군으로 불러야 되느냐, 의사로 불러야 되느냐, 이런 논란들이 있습니다. 유가족분 입장에선 어떠세요?

◆ 황은주> 제 생각에는 물론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상해 일대에서 의군활동을 하셨지만 장군이라는 것보다는 의사라는 게 뜻이 깊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의사 쪽이 맞는 것 같다는 말씀이세요. 이번엔 정부가 유해 발굴 작업을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합니다. 정부에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요?

◆ 황은주> 그게 제일 초점이죠.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굉장히 그동안 안타깝고 섭섭하고 그동안에 미온적인 것은 사실이고요.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과 보훈처장이 다 협의가 돼서 적극적으로 한중일 3개국에서 발굴사업 추진 중이라 아주 희망적이고 기대가 많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예.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