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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목) 정희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미제사건 범인? 현재 과학수사였다면..."
201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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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정희선 소장

거짓말탐지기와 마약수사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CSI, 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얘기인데요. 지난 1955년에 설립이 돼서 올해로 55주년 맞는다고 합니다. 오늘이 바로 개소했던 그날이라고 하는데요. 국과수의 소장은 2년 전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소장으로 임명돼서 큰 화제가 됐던 정희선 소장입니다. 직접 연결해서 그 이야기 좀 들어볼까요.

◇ 김현정 앵커> 벌써 55년이나 됐네요?

◆ 정희선> 네, 오래됐죠.

◇ 김현정 앵커> 정 소장님은 국과수에 언제부터 근무하셨어요?

◆ 정희선> 저는 1978년도 근무했으니까 벌써 32년째가 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국과수의 역사를 꿰뚫고 계시는 분이신데... 국과수의 위상이 달라진 부분들, 요즈음 참 인기도 있어요, CSI와 더불어서. (웃음)

◆ 정희선> 그렇죠.

◇ 김현정 앵커> 변화도 느껴지십니까?

◆ 정희선> 네, 일단은 저희가 이렇게 자리가 비어있을 때 응모하는 신입직원들 숫자를 보면서 ‘아, 인기가 많아졌구나’ 그런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경쟁률이 얼마나 되요, 들어가려면?

◆ 정희선> 경쟁력이 분야마다 다른데... 아직도 의사 선생님들 같은 경우에는 워낙 이쪽이 열악하기 때문에 거기는 모자라고요.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아주 많은 분야는 20대1도 되고요, 30대1도 되고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뿌듯하시겠어요?

◆ 정희선> 네, 굉장히 기쁩니다.

◇ 김현정 앵커> 우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된다고 보십니까?

◆ 정희선> 저는 우리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항상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분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지금 CCTV에 찍힌 동영상을 개선하는, 그런 면 같은 경우는 세계적인 수준이 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아시는 것처럼 서래마을 사건에서 유전자 분석하는 기술, 또 마약 분석하는 기술... 그래서 몇 가지 정도에서는 세계적인 기술을 저희가 자랑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특히 이번에 김길태 사건, 부산여중생 살해사건에서 거짓말탐지기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리 거짓말탐지기 수사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요?

◆ 정희선> 네, 굉장히 높죠. 거짓말탐지에서는 중요한 게 검사관이 얼마만큼 많은 경험을 가지고 얼마나 중요한 질문을 하느냐, 하는 그런 테크닉이 중요하거든요.

◇ 김현정 앵커> 기계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정희선> 기계도 문제가 되지만... 그 기계와 더불어 항상 따르는 게 사람이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사람의 그런 경험에 의한 노하우 같은 게 축적이 됐을 때 성과를 거둘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우리 운용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경험이 많은 분들이란 말씀이세요?

◆ 정희선> 네, 그렇죠.

◇ 김현정 앵커> 세계 최초로 거짓말탐지기 의자도 우리가 개발을 했다면서요?

◆ 정희선> 저희가 아주 자랑하는 겁니다. 세계 최초라, 또 하나밖에 없는 의자인데, 피의자가 앉으면 그 피의자 몸에 맞게 등 부분과 옆에 팔걸이 같은 게 다 조절이 됩니다. 위 아래로 높이조절이 되면서 쫙 돌아가지고 검사관 앞에까지 딱 가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쫙 돌아가지고 혼자서? (웃음)

◆ 정희선> (웃음) 혼자서 쫙 돌아서 가서 검사관이랑 얼굴이 딱 마주치니까 거짓말한 사람으로 봐서는 조금 부담되죠.

◇ 김현정 앵커> 그게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 정희선> 네, 아직 그렇게까지는 개발한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걸 빨리 어떻게 해서 세계 다른 나라에도 팔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마약수사 능력도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요?

◆ 정희선> 네, 그렇죠. 마약은 사실은 자랑할 수 있는 게, 유엔에서 지정하는 실험실들이 있는데, 한 10개 지정하는 데 그중의 하나가 되어있습니다. 그것을 지금 넘어선 게 어떤 게 있냐하면 저희가 마약표준품을 만들어서 그것을 지금 일본, 중국, 싱가포르, 태국해서 뉴질랜드, 이 지역에다가 저희가 줍니다.

◇ 김현정 앵커> 마약표준품이요?

◆ 정희선> 마약표준품. 마약모발에 대한 것이 되겠습니다. 모발기술력을 다른 나라들이 어느 정도하는지를 저희가 판정하기 위해서 저희 시료를 보내주고 난 다음에 그 시료를 받아서 저희가 판정을 해줍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기준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우리가 사실 마약이 그렇게 심각한 나라는 아니잖아요. 마약사건이...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수사력이 좋을까요?

◆ 정희선> 인구에 비해서 그렇게 많은 건 아닌데, 기술력이 그렇게 뛰어나다는 거죠. 특히 모발에서 마약성분을 검출하는 기술력은 아주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 김현정 앵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미제사건들 있잖아요. 화성연쇄살인사건 같은 것들은 이미 공소시효가 끝났습니다만, 만약 지금 다시 이 사건을 조사한다면 지금과 같은 기술력이라면 범인을 금방 찾아낼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 정희선> 할 수 있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일단은 과학수사를 하는 경찰 분들도 굉장히 수사력이 높아지셨고요. 더더군다나 더 중요한 기술력의 발전이거든요.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유전자라는 게 생기지지 않았을 때였고, 95년도만 하더라도 확률이 100만 분의 1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범죄현장에 있는 유전자하고 나하고 매치될 확률이 60억분의 1입니다. 그럼 세계 인구 중의 나 하나밖에 없다는 얘기거든요. 그렇게 되면 범인을 잡을 수 있다, 라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러면 공소시효 지났지만 어떻게 좀 다시 안 되나요?

◆ 정희선> 당시 증거물들이 지금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은 하기가 어렵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참 안타깝네요. 흉악범죄 늘어나면서 국과수 역할이 정말 갈수록 중요해지는데. 국과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사건들, 혹시 기억나는 것 뭐 있으실까요?

◆ 정희선> 저는 강호순 사건 같은 경우도 아주 가까이서 보면 그분이 자기 점퍼에 피가 묻어있다고 그랬으면 그 점퍼를 입고 입지 않았겠죠, 버렸겠죠. 결국 눈에 보이 않는 거기에서 혈흔을 찾아내서 DNA를 분석해서 누군가를 찾았다는 것, 그 기술력이란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것도 그렇고... 저희가 대구지하철화재 사건 같은 경우도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는데, 192명 중에서 저희가 186명을 찾았거든요.

◇ 김현정 앵커> 신원 확인을?

◆ 정희선> 신원확인을 했죠. 그런 기술력은 굉장한 기술력이죠.

◇ 김현정 앵커> 이제 55년 걸어왔는데 100년을 향해서 걸어가야 합니다. 짧게, 어떤 포부 가지고 계세요?

◆ 정희선> 일단 저는 저희 감정의 기술력이라는 것을 높여 가지고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서 세계의 연구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일단은 아시아를 먼저 선도를 하고,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갖고 난 다음에 세계 속의 연구소로 가야 되겠다, 그래서 일단은 감정을 철저히 잘해서 국민들 안전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그것과 더불어 기술력 발전을 바탕으로 세계 속의 연구소로 도약을 한다, 라는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말 그 소망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