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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목) [이건희 복귀] 대한상의 “기대해” 경제개혁연대 “우려해”
2010.03.25
조회 648
- 경제개혁연대 “스스로 위험 맞을 것”
- 대한상의 “경제-체육 등 긍정 효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 (한성대 교수),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전무
이건희 회장의 복귀를 놓고 찬반여론이 뜨겁습니다. 두 입장을 차례로 들어보죠. 먼저 강한 입장을 나타낸 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 김상조 교수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 회장의 복귀, 반대하시는 이유가 뭘까요?
◆ 김상조> 먼저 어제 삼성 측에서도 이건희 회장이 복귀해야 되는 이유를 최근의 도요타사태가 보여주듯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그룹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복귀는 도요타 사태와 같은 불안한 일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도요타 사태가 단순히 부품에서의 품질의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도요타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자기 주변의 환경을 모두 다 조종할 수 있다는 오만한 자세 하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이해관계자와 대화하고 설득하는 그런 자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을 조종하고 컨트롤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임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삼성도 도요타와 똑같은 오류에 빠져있다고 생각되고요. 이 회장의 복귀가 사태를 막기 보다는 오히려 도요타의 위험에 스스로 빠져드는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1인 중심으로 폐쇄적인 경영하는 것이 도요타 사태를 불러온 것이라고 보시는 군요?
◆ 김상조> 네. 그리고 2008년 4월에 삼성그룹이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습니다. 10개 항목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중요한 내용이 총수일가의 퇴진과 전략기획실의 해체였는데요. 어제 발표를 통해서 사실 경영 쇄신안이 모두 없던 일로 되어버렸습니다. 2년 전 스스로 약속했던 경영 쇄신안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만약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어떤 노력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이것에 대한 일언반구 없었다는 것은 결국 2년 전에 경영 쇄신안이라는 것이 형사재판을 앞두고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국민을 우롱하고 사법부를 우롱하고 정부를 우롱한 것이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세계 경제가 굉장히 불확실하고 삼성에도 위기가 왔기 때문에 이럴 때 이건희 회장과 리더십과 지혜가 실질적인 면에서 필요한 게 아니겠느냐, 이재용 부사장에게만 맡기기에는 부족하다, 나라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실용적인 명분을 내세웁니다.
◆ 김상조> 그 리더십이 어떤 리더십인가 라는 문제가 남는데요. 최근에 와서 삼성그룹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론을 이건희 회장이 어제 강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있었던 지난 2년간 글로벌 금융 위기였습니다. 과연 그런 환경 속에서 공격적인 투자, 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기업이 얼마나 있었겠느냐하는 점에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되겠고요. 오히려 그런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는 휴대폰 단말기나 LCD, LED와 같은 주력제품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습니다. 삼성그룹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생각이고요. 다만 최근 애플사가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서 애플사가 시장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위기론의 하나의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삼성처럼 이건희 회장이 다시 복귀해서 상명하달의 경직적인 지배구조를 강화해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겠느냐, 라는 것을 생각해봐야 됩니다. 오히려 애플과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런 혁신적인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이건희 회장의 복귀가 얼마만큼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배구조를 바꾸고 문화를 개조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필요할 텐데 그 사이 위기라든지 삼성 뒤처지는 문제를 다 감수하고 가야 된다고 보시나요?
◆ 김상조> 지배구조개선이라는 것이 장시간 진행되는 진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부사장의 퇴진이 삼성그룹의 발전을 바로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다만 제가 문제 삼는 것은 어제 이 회장의 복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삼성그룹은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삼성전자를 아낀다면 무조건 이 회장을 칭송하는 태도만을 가지고는 삼성그룹의 발전을 가져올 수 없는 거고요. 우리가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감시자의 역할을 할 때 삼성그룹이 긴장함으로서 발전할 수 있다, 칭찬만 하는 것이 삼성을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에는 이건희 회장 복귀에 환영 입장을 밝힌 분이죠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전무 연결해보겠습니다. 이 전무님께서는 복귀에 찬성하시는 이유가 뭘까요?
◆ 이현석> 이건희 회장께서 경영에서 복귀를 하시게 되면 비단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또는 체육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 회장이 복귀를 하면서 삼성이 위기에 직면했다 따라서 이건희 회장 복귀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산업계 전반에서 봤을 때 지금이 위기라고 보십니까?
◆ 이현석>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를 벗어나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는 있지만 선진국 경제가 완전히 지금 정상을 찾았다고 보기가 아직은 어렵고 세계 경제가 또 다시 침체국면에 빠져드는 이른바 더블 딥 현상이 초래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국내적으로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투자와 고용이 저조하고 유가 환율 금리 등의 움직임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측면이 크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도 중국 인도 등 신흥대국들의 추격이 점점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10년, 20년 후에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위기상황이라면 이건희 회장이 복귀가 과연 적절한 해법인가 이 부분에 의문이 생기네요?
◆ 이현석> 이건희 회장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처음 일으키고 또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초일류 산업으로 키워 낸 기업인입니다. 반도체 사업은 대표적인 정치 사업입니다. 당시만 해도 상당한 투자리스크가 따르는 분야였기 때문에 아무나 손댈 수 없는 산업이었습니다. 그만큼 앞날을 내다보는 안목 추진력을 갖춘 기업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경영 일선 복귀를 통해서 이건희 회장은 강한 리더십 바탕으로 삼성을 이끌어갈 것으로 봅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 때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기업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고 또 하나는 경제전반에 미치는 유무형의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지금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시장, 새로운 문화가 등장했는데 우리가 거기에 적응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황제경영, 폐쇄경영 같은 과거 구조로 과연 새로운 시장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문이 드는데요?
◆ 김상조> 과거 우리가 고도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내재되어있던 잘못된 기업문화로 인해서 그런 일들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제는 정치 경제 등에서 우리 의식수준이 선진화 됐고 또 기업의 불법, 편법 행위를 규제하고 감독하기 위한 법과 제도적 장치가 강화가 됐습니다. 우리 기업내부에서도 윤리경영, 투명경영시스템이 정착되어가고 있고 사회이사, 소액주주에 의한 대주주 견제 감시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점들을 볼 때 오너, 지배주주라고 해서 기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는가 생각하고 있고요.
◇ 김현정 앵커> 사실 2년 전 경영 쇄신안, 개혁안을 발표했던 것을 뒤집는 것이 되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과연 삼성이 개혁 의지가 있는 건가 그때 쇼한 것 아닌 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거든요. 또 다시 약속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믿을 수 있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상조> 지금은 우려와 걱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잠시 뒤로 하고 이건희 회장 복귀 이후 삼성의 경영활동이나 기업체질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지켜보면서 삼성을 응원해 주고 우리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바람직한 방안이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알겠습니다. 찬반양쪽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이현석 전무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