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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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섣부른 ‘北혐의’ 바람직하지 않아”
2010.04.14
조회 273

- 합조단 조사결과 이후에 조치해야
- 금강산 자산동결, 南정부 압박의미
- 北 6자회담 복귀시점이 경색해빙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 (코리아정책연구원장)

북한이 예고했던 대로 금강산관광지구 내에 남한 소유 부동산을 동결했습니다. 정부 자산인 이산가족면회소 등 5개 건물이 동결대상이 됐는데요. 하지만 우리정부 입장은 “3대 선결조건을 해결하지 않은 한 금강산관광 재개 못한다” 한결같죠.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요. 코리아정책연구원장이세요.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북한의 이번 조치, 어떤 의미로 해석하십니까?

◆ 유호열> 북한이 줄기차게 금강산관광재개 물론 개성관광도 포함합니다만, 관광재개를 요구해왔는데요. 앞서 잠깐 말씀하셨지만 우리 정부가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선행돼야 된다, 해결돼야 된다,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안전조치라든지 박왕자 씨 사건에 대한 사과라든지, 이런 거죠?

◆ 유호열> 네, 그 부분이 해결돼야 우리가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북한은 그 부분에 있어서 이미 김정일 위원장이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에게 구두로 언급한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그래서 여기서 또 북한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그런 입장이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에서 남한 정부를 압박을 하는 수순으로써 금강산 지역 내에 있는 우리 정부 또한 관광공사 소유자산에 대한 동결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도 자산몰수까지는 안 갔으니까 이 정도면 약한 조치다, 정말로 뭘 깨보고 싶어서 이런 건 아니다, 라고 조금 긍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있으시던데요. 유 교수님은 어떠세요?

◆ 유호열> 그렇습니다. 아직은 금강산관광을 파탄하거나 아예 중단할, 아예 남한하고 하지 않으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있는 건 아니고요. 상당히 금강산관광에 북한으로서는 현금을 벌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고, 그래서 이번 조치도 사실상 동결이라는 말을 썼습니다만 그런 규정이나 이런 합의는 없었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몰수나 북한쪽에서 수용하는 경우에는 거기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기로 합의를 했던 사항이고, 그것보다는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약한 제재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 김현정 앵커> 원래 안 쓰던 건물에다가 ‘동결’이라는 글자를 붙인 정도니까...

◆ 유호열> 그렇습니다. 우리 측 인원을 철수시키고 접근하지 못하게 봉인하는, 소위 핵시설 동결과 같은 그런 유사한 형태로 북한이 접근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앵커> 또 한 가지 궁금한 건 현대아산의 자산은 이번 동결 조치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현대아산 직원들도 괜찮다고 했고요. 그러면 현대아산, 민간은 아직 대화상대로 인식한다는 뜻인가요?

◆ 유호열> 물론 그렇습니다. 금강산관광의 주사업자가 현대아산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현대아산 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남한정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그런 조치이기 때문에 현대아산을 철수시키고 나면 그 다음에 대화 창구마저 상당히 어려워지니까 그런 부분을 유지하면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도록 북한에서는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래도 끈을 이어놓고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유호열>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우리 측을 보면, 우리 정부는 너무 원칙을 고수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원칙이라는 것도 상대를 봐가면서 고수해야 되는데 너무 채찍만 쓰는 게 아니냐, 이러다가 정말 남북관계 파탄 나는 건 아니냐, 이런 우려의 소리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시나요?

◆ 유호열> 보기에 따라서 원칙을 너무 강경하게 고수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우리 관광객이 정말 무고하게 희생이 됐는데 거기에 대해서 북한의 태도라든지 또는 향후의 관광객에 대한 안전보장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북한이 주저하는 것, 이 부분을 바꿔놓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고, 또 그런 과정에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관광사업이라는 것은 결국은 즐거운 마음으로 안전하게 해야 되는 그런 사업인데 북한의 입장이 너무 압박 위주로 나오는 것에 대해서 우리 정부도 대화는 하지만 그런 북쪽의 우를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는 그런 곤란한 상황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이렇게 원칙을 계속 고수하다가 혹시 개성공단까지 폐쇄하겠다, 아예 남북관계가 파탄 나는, 남북경협이 깨지는, 이런 상황까지 가는 건 아닐까요?

◆ 유호열>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죠. 왜냐하면 북한이 동결조치를 시작하면서 마지막에 남한 정부의 태도에 따라서는 개성공단 관련해서도 전면 재검토 하겠다, 이런 언급을 했기 때문에 지금 말씀하신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데, 그러기 전에 북쪽에서도 사실은 융통성을 보여야 되는데, 단지 이것이 남북경협이라든지 개성이나 금강산관광 문제만이 아니고 북한의 핵문제라든지 또는 전반적인 북한의 정책 조율이나 조정, 이런 틀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비단 남한 정부나 남북관계만이 아니라 그런 모든 문제와 연관돼서 풀려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딜레마에 봉착해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유호열> 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북한도 입장을 좀 바꾸려면 어떤 명분이 있어야 될 텐데, 이게 뭐가 될까요?

◆ 유호열> 글쎄, 가장 좋은 것은 지금 사실 북한이 핵을 보유해야만 체제안전을 보장한다, 이런 일종의 강박관념 같은 그런 증세를 보이는데, 사실은 6자회담에 복귀를 해서 그래서 국제제재도 해제되고 또 그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평화체제라든지 대화할 분위기가 되면 금강산관광이라든지 또는 개성공단에 보다 더 활성화라든지 이런 것도 도모할 수 있는데. 북한이 일단 6자회담에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또는 나오는 결심을 아직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계속 꼬이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6자회담이 임박했다는 얘기는 지금 계속 나오고 있는데, 6자회담이 풀리는 순간, 6자회담이 복귀하는 그 순간이 어떻게 보면 남북관계도 좀 풀어지는 어떤 계기가 될 수 있겠군요?

◆ 유호열>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왜냐하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실제로 중국 지도부와는 그런 약속을 수차례 하지 않았습니까? 중국에 가서 6자회담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면 북한으로서 상당히 명분도 있고, 그만큼 중국으로서도 거기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 미국이라든지 우리나라와 같은 북한과의 여러 가지 현안들이 걸쳐있는 나라들은 북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텐데. 지금 아마 그것이 관건이 아닌가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이게 금강산 문제 하나로만 귀착된 게 아니라 여러 가지가 풀려야 한꺼번에 풀릴 수 있는 이런 상황이라는?

◆ 유호열>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화제를 조금 돌려보죠. 천안함 사건에 북한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계속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배제할 수 없다, 이 정도 단어로 표현되고 있는데요. 이건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 유호열> 지금 정말 중요한 것은 진상의 정확한 규명이거든요. 지금 그것을 위해서 외국의 전문가들도 참여하고 있고, 우리 민간전문가들도 동시에 참여해서 이 사건의 정확한 진상을 규명을 하고, 그리고 난 후에 그것이 만약에 북한의 소행이라든지 연루되어있다, 그러면 물론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겠습니다만 그렇게 진상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예단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그런 상황이고요.

여러 가지 보도나 이런 것을 보면 외부에 의한, 외부충격에 의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런 외부의 충격도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에 사실 천안함 자체를 가지고 북한에 대한 혐의를 두거나 또는 그로 인해서 남북관계를 더 경색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가 않고요. 이것은 군 당국에서 또는 지금 조사단에서 진행하는 조사결과를 지켜보면서 거기에 따른 조치들을 취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괜히 어설프게 말을 꺼내가지고 남북경색 더 심해지게 만들지는 말아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