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들께 깊은 감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천안함 전사자가족협의회 나재봉 장례위원장
잠시 후 10시부터 천안함 희생장병 46명에 대한 영결식이 엄수됩니다. 정말 온 국민이 매일같이 슬퍼하면서 조문행렬을 이어갔는데요. 전사자가족협의회 장례위원장을 맡고 계신 고 나현민 일병의 아버님 잠깐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지금 분위기는 어떤가요?
◆ 나재봉> 오늘은 하늘도 좋고, 바람도 안 불어서 날씨는 좋습니다.
◇ 김현정 앵커>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비가 안 와서 다행이죠?
◆ 나재봉> 네.
◇ 김현정 앵커> 참으로 힘겨웠던 한 달인데... 한 달 돌이켜 보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으실 것 같아요?
◆ 나재봉> 오늘 다 마지막으로 보낸다고 하니까 가족들이 다들 마음들이 착잡해지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특히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가족 분들 생각하면 더 가슴이 아픕니다. 시신을 찾지 못해서 입관할 때도 손톱, 머리카락, 유품, 이런 걸로 대신했다고 하는데요. 옆에서 보시기에도 많이 안타까우셨을 것 같아요?
◆ 나재봉> 그래서 저희들이, 오히려 시신으로 돌아온 제 아들이 오히려 더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죠.
◇ 김현정 앵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돌아오지 못한 6명의 장병들 생각하면 가족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아팠습니다.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함께 조문하고 분노하고 슬퍼했는데요. 유가족 대표해서 우리 국민들께 인사 말씀 한 번 해 주시죠.
◆ 나재봉> 국민들한테는 정말로 뭐라고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감히 제가 부끄럽게 나서서 이야기하기가 그렇습니다. 이번에 국민들 정말로 배려도 많았고, 가족들이 엄청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영결식 일정은 어떻게 짜여 있나요?
◆ 나재봉> 9시 20분부터 출발해서 영결식 자리 좀 잡고, 10시 행사하기 전에 준비를 마쳐야죠.
◇ 김현정 앵커> 특히 눈에 띄는 게, 영정사진을 천안함에 탔던 생존 장병들이 직접 이송한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생존 장병들이 직접 원한 건가요?
◆ 나재봉> 네, 먼저 생존자 장병하고 가족과의 면담이 몇 번, 한 두 차례 이뤄졌는데요. 그분들이 자청해서 최 함장 이외에 자기 동기나 이런 분들이 같이 들고 가면 안 되겠나 해서요. 그래서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장병들 보면 아들 생각이 더 나실 것 같아요?
◆ 나재봉> 화장장까지, 운구까지 해줬는데, 저희 가족보다 더 울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며칠 전에 직접 만나기도 하셨는데, 그때는 뭐라고 해 주셨어요? 조문을 왔었잖아요?
◆ 나재봉> 계속 여기 분향소에 같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계속 같이 있군요. 전체가 다 있는 건가요?
◆ 나재봉> 거의 전체가 있고, 함장님은 우선 오늘 영결식 할 때 나오시라고 했고요. 어제 함장님이 새벽 한 4시 45분인가 그 쯤 돼가지고 저한테 전화가 왔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새벽에... 뭐라고 전화를 하셨던가요?
◆ 나재봉> 현민이 사진보고 울고 있다고... 사진이 함장님한테 4장인가 있는데요. 그냥 웃고 있는 모습이었대요. 전화 와서 “아버님, 우리 현민이가 계속 웃어요.” 그러는데 최 함장 그분 마음도 어느 정도 헤아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함장이 영결식 전 새벽에 하나하나 46명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네요?
◆ 나재봉> 저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분향소에 있는 사진 바라보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울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최원일 함장이 분향소에 조문을 갔다가 유가족 몇 몇 분들한테 좀 봉변을 당할 뻔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 위원장이나 몇 분이 나가서 막아주기도 하고, 이런 장면이 보도가 됐는데요. 유가족들 사이에서는 어떤 생각이 드신 걸까요?
◆ 나재봉> 그분들이 우리 가족들이 아니고, 가족의 조문객으로 오신 분들인데요.
◇ 김현정 앵커> 먼 친척 분들, 이런 분들 말씀이세요?
◆ 나재봉> 외부에서... 최 함장이 살았다고... 영화 같은 것 보면 배하고 함장은 같이 한다고 그러잖아요. 그분들이 격분해가지고 몇 분 좀 나오셔서 불상사가 일어났죠.
◇ 김현정 앵커> 그런 거군요. 그런 분들이 오셨고, 오히려 유가족들은 그러지 마시라고 막았고, 이렇게 되었던 거군요?
◆ 나재봉> 막았고, 전부 손잡고 길을 터주고...
◇ 김현정 앵커> 최 함장에게는 전혀 가슴에 남는 응어리 같은 건 없습니까?
◆ 나재봉> 어찌 없겠습니까? 있지만 다 용서하고 가야지요. 그래야 자식 보내는 데 떳떳하고... 용서해 주고 가야죠.
◇ 김현정 앵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 나재봉> 이제 우리 가족들끼리 한 달 정도 있다 보니까 정이 들어서, 참 이분들도 서로 같은 아픈 마음을 같이 나누고 있으니까 위로가 됐었는데, 이제 곧 뿔뿔이 흩어져 각자 집으로 가시겠는데 그런 게 좀 아쉬움도 남고요. 또 아들, 우리 장병들 근무처가 여기다보니까 또 여기를 떠나는 마음이 빈자리가 생기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 김현정 앵커> 발걸음이 잘 안 떨어지실 것 같아요?
◆ 나재봉> 그렇죠.
◇ 김현정 앵커> 몸도 마음도 힘든 와중에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인사를 나눠야겠네요. 나재봉 위원장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9(목) 나재봉 장례위원장(고 나현민 일병 父) "지난 밤 최 함장이 울며 전화"
201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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