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당당 경선이 민주당 정신
- 전략공천 강행땐 민주당 내일 없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당 이계안 前 의원 (서울시장 예비후보)

어제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과 지방선거 관련 인터뷰를 했었죠. 특히 서울시장의 경우에는 한명숙 전 총리를 전략공천 하는 편이 낫다, 경선을 치르지 않고 가는 것이 낫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경선을 하게 되면 그만큼 본선을 준비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였는데요. 이 방송을 듣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민주당 이계안 예비후보가 반론 인터뷰를 요청해왔습니다. 이계안 전 의원, 직접 연결을 해보죠.

◇ 김현정 앵커> 한명숙 전 총리를 전략공천 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 분명히 할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 이계안> 그렇습니다. 우선 이미경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기본정신에 어긋나는 말을 했고, 사실과 다른 말을 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요. 첫째는 이미경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이기도 하지만 당의 공직후보를 심사하는 공직후보심사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애써서 개인적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당규에 뭐라고 정해져있냐면 ‘중립유지 및 공정의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공직후보심사위원장으로서 누구를 전략공천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불리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 김현정 앵커> 개인 의견이라도 그건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시죠?

◆ 이계안>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심하게 말하면 윤리위원회 제소감입니다. 두 번째는 현재의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전략공천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생각이고 틀린 겁니다. 예를 들어, 그런 생각이었다면 2002년도에 노무현 대통령은 아마 민주당의 후보조차 되지 않았을 겁니다. 세 번째는 2006년도에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을 망친 것이 마치 경선을 주장한 저의 탓이라고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 당시에도 이미 사실상 후보를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경선을 치르게 했으니까 경선에 흥행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번 경우도 저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형식적으로 여론조사 내에서 경선했다고 말하려고 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고, 지금 이미경 사무총장이 말하는 것처럼 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미 정해놓고 하는 경선이라면 필요가 없다, 정정당당 경선을 하자, 이런 말씀이세요?

◆ 이계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제가 반대 입장에서 대신 질문을 해보자면,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미 한명숙 전 총리와 다른 후보들 간의 격차가 크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굳이 경선을 해서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런 주장들을 하시거든요?

◆ 이계안> 지금 그것도 두 가지가 틀렸습니다. 첫째는 경선을 주장한 것은 벌써 석 달 전인데, 그때부터 경선을 법 절차에 의해서 우리가 2월부터 예비후보자가 될 수 있었는데, 그때부터 똑같은 기회를 줬으면 그 상황은 바뀌었을 거라는 그런 것으로써 기회를 도둑질해 간 겁니다.

◇ 김현정 앵커> 똑같은 기회라는 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이계안> 저도 저를 알릴 수 있는 걸 중앙당에서 줬어야죠.

◇ 김현정 앵커> 예를 들자면?

◆ 이계안> 제가 예비후보이면 당의 모든 행사에서 예비후보로서 적정한 역할을 줘야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행사가 있을 때요?

◆ 이계안> 그렇죠. 그렇지만 한명숙 전 총리 경우는 의원도 아니지만 의원총회도 가지 않습니까? 출마선언한다고 그러는데, 당연히 지도부들이 간다고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건 공정경쟁이 아니죠. 공정과 정의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 김현정 앵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강금실 후보와 이계안 후보 사이에, 당시도 여론조사 격차가 꽤 컸지만 경선을 치렀습니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그러느라고 그때 본선에 신경 쓸 시간이 부족했다, 후에 평가를 해보니까 차라리 치르지 않은 편이 나았었다, 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이계안> 그것도 틀렸습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경선을 치렀습니다. 그래서 TV토론을 한 번 했습니다. TV토론 하고 나니까 저희 지지율은 10%대에서 30%대로 올라갔고, 상대방 후보는 반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랬더니 그 다음에 예정되어있던 TV토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을 우리가 봐야 되고요.

두 번째는 경선을 통해서 토론하고,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자기 비전이고, 정책노선을 밝히는 것이 경선 그 자체의 훈련이지 달리 뭐가 있지 않지 않습니까? 경선에서 치러진 이야기들이 본선에 가서 똑같이 얘기가 나왔습니다. 똑같이 답을 못했습니다. 그것이 왜 경선의 잘못입니까? 준비를 못한 사람의 잘못이지.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보시는 군요. 청취자님이 이런 질문을 주셨는데요. ‘지금 시국이 어렵습니다. 이계안 후보님이 민주당의 승리를 생각해서 좀 양보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 가장 경쟁력 있는 사람 밀어주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이야기들 하시는 분들도 사실 계시거든요?

◆ 이계안> 경선을 통해서 정정당당하게 할 수 있게 얘기하면 이게 양보가 아니라 결정되는 것이고, 경선에 참여한다는 얘기는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제가 패배하면, 열심히 싸워서 패배하면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고. 반대로 제가 이기면 반대 한명숙 전 총리도 그렇게 해 주실 거라고 믿기 때문에 그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절차도 없이 그냥 마치 패권주의자처럼 내가 약한 것처럼 보이니까 그렇게 해라, 그러면 민주당은 내일이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이계안> 물론입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우리는 입만 벌리면 사회적인 약자, 소수자,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기회를 주고, 정의를 부르짖지 않습니까? 당내에서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고 얘기하면서 밖에 나가서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하며 다른 당하고 연대하자고 말할 수가 있습니까? 그것은 자기 기본은 하고 남한테 할 수 있는 이야기해야 되는 것이지, 그렇게 몇 명이 모여서 너는 경쟁력이 지금 현재 보니까 없으니 하지 말자, 그런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주영 선수가 축구선수론 유명한지 모르지만 이를 테면 달리기 선수를 뽑을 때 박주영 선수가 유명하다고 그 사람을 선수로 뽑습니까?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당에서 조금 더 도와준다면 본선 후보로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다, 스스로 판단을 하고 계시는 거죠?

◆ 이계안> 당연합니다. 저는 정말 오랫동안 잘 준비한 서울시장감입니다. 실제로 과거 5∼6년 동안 준비하면서 서울 시내를 열심히 걸었고, 사람을 만났고, 문제가 뭔지 파악을 했고, 어떻게 바꿔야 되는지에 대해서 같이 토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늘 현재까지 보면 서울시장을 나오겠다는 민주당 후보뿐만 아니라 다른 당 후보까지 다 포함해서 매니페스토 형식으로 정책을 발표한 사람은 저 하나 뿐이 없습니다. 통틀어서 제대로 준비한 사람이 저 하나 뿐이 없는데, 민주당 당 스스로가 도와주면 민주당의 전통적인 패에다가 저는 플러스알파를 할 수 있는 확장형 후보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왜 경쟁력이 없습니까?

◇ 김현정 앵커> 이번 주 안에 결론을 낸다고 하는데요. 만약 경선을 안 하는 것으로, 전략공천으로 최종까지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러면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

◆ 이계안> 만약의 경우에 답하는 현실이 좀 답답합니다. 답답한데... 저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약에 민주당 지도부가 전략공천 한다고 하면 민주당은 스스로 민주당의 존재이유를 잃는, 어떻게 말하면 아주 극도의 격한 말로 하면 사망선고를 한 거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그냥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 대접 받는, 주인노릇 하는 나라를 만들자고 주창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국민이 대통령이고, 국민이 주인이라고 말씀하셨던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인데. 그런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그런 가치를 없애고 다 잃어버리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원칙과 정신을 내버렸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죽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짧게 답변 부탁드립니다. 무소속으로라도 출마 하시겠습니까?

◆ 이계안> 저는 그럴 뜻은 없습니다. 민주당을 바꾸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