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트오람증후군 한려초 박현지 양
- 해리포터 작가처럼 글로 희망주고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수한려초등학교 5학년 박현지 양 (홀트오람증후군), 박현지 양 어머니 한희정 씨
오늘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 불행은 아니다’ 라는 헬렌켈러의 말도 있습니다만 사실 그 불편함이 얼마나 클 지 비장애인들은 상상을 못하죠. 그런데 장애는 축복이라고 말하는 초등학생이 있습니다. 어린이 신문에 기고한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여수한려초등학교 5학년 박현지 어린이 연결돼있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지금 학교예요?
◆ 박현지> 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제가 보니까 홀트오람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고 있어요. 어떤 장애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 박현지> 대체적으로 양쪽 팔에 장애, 기형 증상이 나타나는 병으로 심장으로 해서 아픈 병이에요.
◇ 김현정 앵커> 제가 보니까 지금 왼쪽 귀가 잘 안 들리고, 또 손가락이 여덟 개인, 그래서 쓰고 이런 것이 불편한 이런 상황이라고요?
◆ 박현지> 네.
◇ 김현정 앵커>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이 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워요?
◆ 박현지> 음악시간이라든지 체육시간 그 때 빼고는 아무 무리 없이 잘 돼요.
◇ 김현정 앵커> 음악시간과 체육시간 빼고는 무리가 없어요. 그러면 치료하고 수술도 계속해서 받고 있는 거예요?
◆ 박현지> 네.
◇ 김현정 앵커> 얼마마다 한번씩 수술을 해줘야 하는 겁니까?
◆ 박현지> 1년에 한두 번 정도요.
◇ 김현정 앵커> 1년에 한두 번을 계속해서요?
◆ 박현지> 네.
◇ 김현정 앵커> 수술할 때 무섭고 힘들고 그렇지 않아요?
◆ 박현지> 수술실에 들어갈 때는 무서워요. 그런데 수술할 때에는 마취하니까 아픔을 못 느끼잖아요. 깨어나면 아프죠.
◇ 김현정 앵커> 장애는 축복이다, 이런 글을 써서 지금 화제예요. 어른들이 그 글을 읽고 깜짝 놀랐어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 박현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앵커> 1년에 두 번 씩이나 수술해야 되는데요?
◆ 박현지> 저는 제가 장애인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누구를 원망하거나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또 많은 축복을 받고 혜택을 받고 그렇기 때문에 이 상태가 저는 좋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어떤 순간에 ‘축복이다’ 라고 느끼는 거예요?
◆ 박현지> 제가 많은 혜택을 받고, 또 축복 받으면서 다른 일을 할 때도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또 힘이 들기 때문에 많은 것을 더 느낄 수 있고 그러니까... 저는 그때 그렇게 생각해요.
◇ 김현정 앵커> 엄지손가락이 없고 손가락이 8개라서 글 쓰는 게 다른 친구들보다 더 어렵지만 그렇게 열심히 글을 쓰고 났을 때 느끼는 그 보람은 다른 친구들 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에요?
◆ 박현지> 네. 정말 뿌듯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축복받은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예요.
◆ 박현지> 네.
◇ 김현정 앵커> 지금 다니는 학교는 장애인 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다니는 거죠?
◆ 박현지> 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아까 체육시간에는 좀 불편하다고 했는데 몸이 불편한 게 전혀 없는 친구들, 마음껏 뛰어노는 친구들을 보면 조금은 원망스럽거나 ‘엄마 아빠는 왜 이렇게 나를 낳았을까’ 하고 속상한 적은 없었어요?
◆ 박현지> 네. 없었어요.
◇ 김현정 앵커> 한번도요?
◆ 박현지> 한 번도 없었다고는 할 수 없죠. (웃음)
◇ 김현정 앵커> 현지 양, 마음속에 꼭꼭 숨겨놓고 엄마한테 평소에 못했던 이야기가 있다면 이 기회에 방송에서 한번 이야기 해보는 건 어때요?
◆ 박현지> 없어요. 저는 다하고 살아요.
◇ 김현정 앵커> 그래요. 그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보죠.
◆ 박현지> 엄마, 아빠, 사랑해요.
◇ 김현정 앵커> 효도는 어떻게 할 거예요?
◆ 박현지> 저도 나중에 커서 해리포터의 작가인 조앤 K 롤링처럼 책을 내서 유명해져야죠. 그렇게 해서 받은 만큼 갚아야죠.
◇ 김현정 앵커> 돈 많이 벌어서 부모님들 호강시켜드리고요?
◆ 박현지> 기부도 할 거예요.
◇ 김현정 앵커> 듣기만 해도 엄마가 뿌듯하실 것 같은데요. 현지양 어머니 듣고 계셨죠?
◆ 한희정> 예.
◇ 김현정 앵커> 현지 이야기 듣고 어떠셨어요? 호강시켜드리고 싶고 효도하고 싶다고 하는데요.
◆ 한희정> 미안한 마음이 더 많은데 그렇게 말을 해 주니까 너무 고맙네요.
◇ 김현정 앵커> 현지는 어떤 딸인가요?
◆ 한희정> 고집이 좀 세고 항상 자신감 있게 활동하는 딸이긴 해요.
◇ 김현정 앵커> 굉장히 씩씩하더라고요.
◆ 한희정> 항상 명랑하고 밝은 아이예요.
◇ 김현정 앵커> 장애인으로, 장애인의 가족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 게 어떤 건가요?
◆ 한희정> 처음에 우리 아이가 없었을 때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아무래도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죠. 그런데 살아가면서 제가 느낀 거는 옛날에는 많이 장애에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었거든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봐요. 따뜻한 시선도 많고 저희가 생활하면서 도움도 좀 많이 받는 것 같고 그런 부분들이 용기를 갖게도 하고 우리 아이가 잘 자랄 수 있게끔 주변에서도 많이 격려도 해 주는 것 같고요.
◇ 김현정 앵커> 어머님도 현지한테 평소 못했던 이야기가 있으시면 이 기회에 짧게 한 말씀 해 주실까요?
◆ 한희정> 제가 현지한테 야단도 많이 치고 좀 엄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현지가 ‘우리 엄마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누구보다도 우리 현지 사랑하고 그렇게 해야지만 우리 현지가 앞으로 커 나가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가 그렇게 하는 거거든요. 사실은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 김현정 앵커> 현지 이야기하는 거 보니까 그 마음 다 알 것 같아요. (웃음) 현지 양 들었죠?
◆ 박현지> 네.
◇ 김현정 앵커> 엄마가 사랑해서 그러시는 거래요. 알고 있었어요?
◆ 박현지> 네, 다 알고 있었죠.
◇ 김현정 앵커> 아까 작가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거예요?
◆ 박현지> 저는 제가 글을 써서 다른 사람들한테 전하면서 다른 사람들한테 또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요.
◇ 김현정 앵커> 그 꿈 이루어서 꼭 유명한 작가돼서 다시 한 번 언니 만나는 거예요? 약속했습니까?
◆ 박현지> 네. 저는요. 오늘 인터뷰 하면서 장애인인 것에 대해서 부끄러움은 없는지 장애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그 마음은 그대로 인지 다시 이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어디에 적어 놓고 얘기하는 거 아니죠?
◆ 박현지>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어떻게 이렇게 말을 잘합니까? 작가뿐만 방송해도 잘 하겠어요. 오늘 현지 양 인터뷰하면서 제가 오히려 용기를 얻고 배우게 되네요.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0(화) <장애인의 날> 박현지 양"장애는 신이 주신 축복"
201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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