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9(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충분한 근거 없이 피격 단정은 비약”
2010.04.19
조회 340
-당국이 루머 양산 소지 제공
-장기미제와 북풍 노리는 사람도 있어
-최대한 예우 필요하나 원인 상응토록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뭔가 큰 사건이 터지고 나면 여러 가지 설, 음모론이 나오곤 합니다만 이번 천안함 사건처럼 수많은 설이 제기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심지어 민군합동조사단이 선체를 조사하고 1차 결과를 외부 폭발 때문이라고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각종 설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이번 사건에서 각종 루머와 음모론, 억측이 판을 치는 걸까요.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사실은 천안함 선체가 인양이 되고 전문가 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오면 뭔가 시원하게 풀리지 않겠는가, 설들도 잠잠해지지 않겠는가, 기대를 했거든요. 그런데도 루머들이 여전합니다. 왜 그럴까요?

◆ 노회찬> 루머가 이렇게 속출하고 있는 직접적인 요인은 정부 당국의 조사결과 발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민군합동조사위원회에서 발표했지만 충분한 근거 제시 없이 외부폭발이라고 이야기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여러 루머들이 나오고 있는데 신속하게 진상을 밝혀야 되겠지만,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억측만 재생산될 뿐이다, 이런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과학적 근거들, 그 당시에 내놓을 수 있는 증거들은 다 공개해가면서 결과를 발표해야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 노회찬> 네. 지금 분명한 것은 내부 폭발이 없었다는 것이지 외부 폭발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에 의해서 배가 두 동강이 난 건지 이런 데에 대해서 어느 한쪽으로 단정 지을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거든요. 그런데 내부에는 전선이든 모든 시설들이 파손된 게 없었기 때문에 내부 폭발이 아니라는 건데 그것을 가지고 외부에서 공격을 받은 것으로 여론을 몰고 가는 것은 비약이죠.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보시는 군요. 사실은 여러 가지 자료가 더 있습니다만 군이 안보상 공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억측들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군 안보라는 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 안보상 어쩔 수 없다는 군의 입장도 일리는 있는 것 아닌가요?

◆ 노회찬> 안보상 밝힐 수 없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사고원인과 관련해서 안보 때문에 밝히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겁니다. 예를 들면 분명히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그 증거를 내놓고 이야기를 해야 될 것이고 안보상 외부 공격이라는 실질적 증거까지 내놓지 못하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것이고요. 다른 요인에 대한 침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여러 의문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딱 부러진 답을 못하고 있는 데에 대해서 상당히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한편으로는 네티즌들이 좀 과한 것 아닌가, 과도하게 루머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비판적인 시각들도 있는데요.

◆ 노회찬> 그렇다고 네티즌들이 양산한 유머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요. 일단은 충분한 근거 없이 외부 공격이라고 이야기 하고 한 술 더 떠서 어뢰가 어떻고, 기뢰가 어떻고, 이런 이야기들이 근거 없이 비화되다보니까 다른 측면에서의 사고요인에 대한 접근들도 제시되고 있는 것이고요. 네티즌들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 인양과정에 참여했던 해난 구조 전문가들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판단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태가 오래되면 상당히 혼란에 휩싸이게 되니까 조속히 정리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민군합동위원회가 애매하게 어느 방향으로 여론을 몰고 가는 듯한 근거 제시 없는 발표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이게 음모, 루머, 설이 확신되면 확산될수록 사회 불안, 갈등은 커진다고 말씀하셨어요.

◆ 노회찬> 그렇지요. 오히려 명확한 진상 규명 없이 마치 장기미제사건처럼 되어가는 것을 노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보고요.

◇ 김현정 앵커> 영구미제가 되기를 노린다고요?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노회찬> 이명박 대통령도 진상규명에 1년씩 걸릴 수 있다는 발언도 한 바 있습니다. 만약 진상규명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고 장기간 상황이 오래 가게 되면 온갖 억측이 난무하게 되는 것이고 자신의 편의에 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견해를 가지고 마치 진실인 양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상황이 되면 상당히 문제가 많이 발생을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국회에서 여야가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진상조사위원회 꾸릴 생각도 안하고 있는 점도 문제고요. 그리고 민군합동조사위원회에서도 이렇게 천안함이 해군 2함대에 도착하기도 전에 뚜렷한 근거도 없이 외부충격이 어떻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많은 루머를 양산할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한 것도 문제라고 보는 거죠.

◇ 김현정 앵커> 뚜렷한 근거 제시와 함께 결과 발표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지금 여러 가지 설들이 나오는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아시겠지만 북한의 어뢰공격 가능성입니다. 이건 사실 비단 네티즌 사이의 추측이라기보다는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제기가 되고 있는데요. 북한군이 중국 배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원거리에서 쐈을 것이다,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이 추측들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 노회찬> 천안함이 침몰했던 당시 바로 그 시각은 한미합동군사작전이 해당 수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의 이지스함이 동해안에 있다가 3월 중순께 평택항으로 와서 서해 5도 부근으로 출동한 상태였고요. 단순히 천안함, 속초함만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가 다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지스함을 비롯한 작전에 동원된 수많은 함대가 있었고 그리고 그런 공격에 대한 탐지능력이 평시보다도 훨씬 더 활성화 됐었던 상황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북에서 내려 올 생각을 했다는 것도 참 의문이거니와, 그런 상황에서 어뢰를 어떤 방식으로든 쏘았는데 그것을 감지 못했다면 이것은 우리만이 아니라 미국의 국방력도 문제가 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사실 납득하기 힘들고 두 번째는 함수 인양이 곧 있을 터인데 함미와 함수가 다 인양이 되면 어뢰에 의한 공격이었다면 그로 인한 직접적인 파공이라든가 하는 어뢰가 타격을 하고 지나갔던 흔적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함미를 끄집어내놓고 보니까 그 내부가 멀쩡하다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가능성을 높게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함수도 끌어올리지 않고 정확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북한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것은 일종의 북풍 조성 분위기로 몰아가려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 된다, 이런 입장이신 거죠?

◆ 노회찬> 그리고 마치 그것을 바라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북한이 했기를 바라고 그로 인해서 공안정국이 조성되고 북한에 대한 냉전적인 긴장 국면이 되살아나는 것을 바라는 사람도 있지 않는가, 하고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유독 그것을 가지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도 상당히 위험하다는 말씀이세요. 그런데 북 연계설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언론을 보면 ‘군 또는 정부 고위관계자에 의하면’ 하면서 정보 제공자를 밝히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확실한 정보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 노회찬> 그 고위관계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절차를 거쳐서 국민들에게 공개해서 사안을 명료하게 만들어가야 하는데 오히려 그런 식으로 익명으로다가 설을 흘리는 것 자체가 의도도 불순하거니와 내용의 신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의혹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조심스러운 이야기입니다만 천안함 장병들의 예우 문제를 놓고도 인터넷상에서는 논란들이 있더군요. 전사냐 순직이냐, 전사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만 그 많은 순직군인들과의 형평성을 비교했을 때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 노회찬> 희생당한 장병들이 우리 국방과 나라를 위해서 그 간의 노력한 바로 보거나 안타까운 최후를 생각한다면 할 수 있는 최대한 예우를 해드려야 된다는 게 많은 국민들의 생각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고원인과 관련된 부분은 원인이 분명하게 나온 뒤에 예우는 최대한 하되 예우 중에서도 사고원인과 직결된 부분은 원인이 분명히 밝혀 진 뒤에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추가하더라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 예우 문제가 사건의 진상, 원인을 규명하는 일과 섞여서는 안 된다고 보고요. 그렇게 되면 예우를 놓고서 논쟁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되거든요. 그래서 일단 최대한 예우를 하되 진상 원인과 직접 연관된 부분은 절차에 걸쳐서 원인이 확실하게 규명된 후에 그에 맞게끔 혹시 부족하거나 추가 될 부분이 있다면 거기에 따라서 추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이것도 조금 지엽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요. 성금모금운동이 각종 언론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숨진 장병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 논란들이 있는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 노회찬>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모금에 대해서 찬반을 이야기할 수 없겠죠. 그대로 뜻이 잘 모아지면 좋은 일인데 저는 지금 정부가 해야 될 일은 빠른 진상규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이 사건을 처리하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실망시킨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 것, 그리고 국민들을 대표하는 정부가 그 간의 관행에 따른 최대한의 보상하는 것이 우선이지 그런 것들도 애매하게 되어있거나 정해지지 않는 상태에서 또 다른 여러 가지 일을 벌이는 것은 좀 순서상 적절치 못한 점도 있다고 생각되고요. 그러나 자발적으로 국민들이 성금을 모금한다거나 애도를 표현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존중 되어야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