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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목) 노영민 민주당 의원 “아마추어적 불만표출, 한중갈등 소지”
2010.05.06
조회 325
- 국내정치용 발언 외교적 갈등
- 한중간 비공식적 채널 조율했어야
- '천안함' 못지않게 '북핵'도 중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 주석 간 북중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이 향후 6자회담 복귀와 천안함 문제 해결에 어떤 역할할지 궁금한데요. 정부와 여당에서는 중국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죠, 민주당의 입장은 어떨까요, 노영민 대변인 연결돼있습니다.
◇ 이종훈> 북중 정상회담, 어떤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 노영민> 저희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6자회담 진전에 구체적인 성과가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요. 또 현실적으로 중국이 북한을 6자회담 복귀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평화체제논의보장, 그리고 국제제재 해제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제시해야 했을 겁니다. 궁극적으로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겠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선결조건 없이 전격적으로 6자회담 참여를 선언하기는 어렵다고 전망됩니다.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라는 선언적 합의 수준에 머문다면 이는 기대에 한참 벗어난 것이고요. 주로 경제 문제 얘기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민주당은 “6자회담 복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런 논평을 내놓은 바 있는데요. 큰 기대를 안 걸고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노영민>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고요. 기대는 걸고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렇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 이종훈> 김 위원장의 방문 시점을 놓고도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지금 갈 때가 돼서 간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중국을 방패막이로 삼으려고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서 간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민주당 쪽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노영민> 두 가지 해석이 다 가능하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 이전에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이야기가 이미 나온 상황이었고요. 그런 만큼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예견되었던 것으로 시기가 언제냐의 문제였기 때문에 이번 방중이 시기상 특별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하는 분석이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의 핵심목표가 식량을 비롯한 경제원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매년 한 백 만 톤 이상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인데, 작년에 화폐개혁 이후 일시적인 시장폐쇄 등으로 식량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또 지금 춘궁기 아니겠습니까? 이런 문제 때문에 시기상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해석이 있고. 또 한편으로는 최근 국제적인 여론이 천안함 사건의 원인으로 북한을 지목하는 분위기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부담을 느껴서 북중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있습니다.
◇ 이종훈> 우리 정부는 지금 당혹스럽다,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에서도 중국 측이 아무 말도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는 것 같고요. 중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노영민> 외국의 정상외교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우리 입장을 앞세워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아주 적절하지 않은 행동입니다.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국가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외교권, 즉 주권의 행사인데, 그것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 이종훈> 이번에 중국 측에 의사전달을 한 것이 좀 잘못됐다, 이런 말씀이십니까?
◆ 노영민>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아마 정부가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외교부에서는 지금 아마 그것을 막으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을 거고요. 중국 정부가 주권침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문제는 공식적인 채널이 아닌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한중간에 조율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 이종훈> 향후 양국 갈등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이 문제?
◆ 노영민> 저희가 보기에는 국내정치용으로 했던 발언이라고 저희는 보고 있는데요. 아주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겁니다. 한중 간 또 다른 갈등의 소지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고요.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방중에서 한중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루어냈다고 정부가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 한중 간의 관계가 지난 민주정부 10년보다 훨씬 후퇴되었다고 보는 것이 외교가의 시각입니다. 우리 정부의 지나친 미국, 서구 중심의 외교행태에 대해서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그동안 감추지 않아 왔습니다. 공개적으로도 중국외교부 대변인이 이명박 대통령이 사천성 지진참사 조문하기 위해서 방중 했을 때 “한미동맹은 냉전의 산물”이라는 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전문가들이 1980년대의 냉전외교의 부활로 간주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아마 북한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두둔하면 항의하고 따지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저희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외교적 측면에서 볼 때는 아마추어적인 대응이었습니다.
◇ 이종훈> 하지만 아무런 얘기를 안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노영민> 그것을 그렇게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 이종훈> 비공개적인 방식으로 어떤 식으로 가능할까요?
◆ 노영민> 막후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었던 겁니다. 막후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것은 국내정치용이라고 저희가 보는 겁니다.
◇ 이종훈> 국내정치용이고, 외교적으로도 미숙했다?
◆ 노영민> 네, 그렇습니다.
◇ 이종훈> 우리 정부는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는 분위기고요. 천안함 사태 해결 전까지 6자회담은 없다, 이런 입장 고수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노영민> 참... 천안함 사태 해결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될 과제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북핵문제도 우리 안전과 동북아의 평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명확하지 않은 북한연관설로 인해서 한반도 안보의 핵심사안인 북핵문제가 배제되고 우리만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겁니다. 천안함 사태의 해결만큼이나 북핵문제 해결도 중요한 것입니다. 6자회담이 당분간 재개되기는 어렵지 모르겠으나 그 동력을 잃지 않고 살려나가는 자세는 아주 필요합니다.
◇ 이종훈> 한나라당은 선 천안함 문제, 후 6자회담 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그런 입장인데, 민주당은 동시에 두 가지를 같이 추구해야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 노영민> 그렇습니다. 6자회담이 아마 당분간은 재개되기 쉽지 않지만 6자회담의 동력을 잃지 않고 살려가는 자세는 중요하다고 저는 보고 있는 겁니다.
◇ 이종훈> 투 트랙으로 나가야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 노영민> 네, 그렇습니다.
◇ 이종훈> 미국의 관점하고 크게 다르지 않는 겁니까, 아니면 미국하고 좀 다른 겁니까?
◆ 노영민> 아마 미국하고 같은 입장일 겁니다.
◇ 이종훈> 6자회담의 또 다른 당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지금 입장이 많이 다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노영민>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선은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있어야 될 겁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영구미제화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 재개를 한정 없이 미루고 있을 수만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영구미제면 6자회담은 영구히 열릴 수 없다는 겁니까? 논리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죠? 북한의 기본 입장은 천안함 사건과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이 먼저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언급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됩니다. 저희들이 보기에는 사고원인규명기간, 일정한 어떤 기간 동안 냉각기를 가진 이후에 6자회담 재개 방안을 관련국들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일각에서 우리나라가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국제사회에서 왕따 당할지 모른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노영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우려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국제사회는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그 분위기도 무르익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 입장만을 주장하는 것은 국제외교가에서 상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전쟁당사국들도 뒤로는 대화하고 협상하는 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천안함 사건에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원인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소행설로 몰아가서 모든 것을 여기에 연결하는 것은 아마 국제사회에서 적절하지 못한 처신으로 그렇게 인정될 것입니다. 저희들은 먼저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과학적이고 명백한 진상을 규명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 이종훈> 국가안보시스템, 이번에 완전히 뜯어고친다고 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시나요?
◆ 노영민> 글쎄요, 저희들이 보기에는 참,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시스템이 잘 정비돼있었습니다. 그것을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그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폐지해버렸습니다.
◇ 이종훈> 폐지시킨 것이 오류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노영민> 폐지를 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던 상황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 이종훈>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