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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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금) 나주 배농가 "1년 농사 망치면 평생 부채 시달리는데..."
201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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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남 나주시 삼포면 박석진 씨 (배농사), 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박사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봄이 최근 40년 동안을 통틀어서 일조량은 가장 적고, 강수일수는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때 아닌 추위 때문에 새싹들은 피지지 못한 채 얼어버리고, 배, 수박, 자두, 복분자 등 전국의 과수농가들은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과수농가 한 곳을 연결해서 현장 얘기를 먼저 들어보죠. 전남 나주시 삼포면에서 배농사 짓고 계신 분이세요. 박석진 씨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배농사를 한 5천 평 규모로 짓고 계신다고요?

◆ 박석진> 네.

◇ 김현정 앵커> 원래 이맘때면 배꽃이 활짝 펴서 꽃들끼리 인공수정 시키는 그런 시기인 거죠?

◆ 박석진> 지금 상황은 끝났어야 하는 상황이고요.

◇ 김현정 앵커> 이미 인공수정 끝나야 하는 상황?

◆ 박석진> 네.

◇ 김현정 앵커> 배가 열리기 시작해야 되는 건데?

◆ 박석진> 그렇죠. 지금쯤은 한 콩알크기만큼 커져야 되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 박석진> 인공수정을 3회에 걸쳐서 시켰거든요. 그런데 거의 찾아볼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앵커> 콩알만 한 열매를 맺은 나무들을 거의 보기가 어렵다는 말씀이세요?

◆ 박석진> 네.

◇ 김현정 앵커> 몇 %나, 이게 퍼센트로 얘기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비한다면?

◆ 박석진> 농가에 따라서 다르긴 하는데요. 평균적으로 한 70∼80% 정도 피해를 입었고요. 많은 입은 농가 같은 경우에는 거의 90∼95% 정도 피해를 입었죠.

◇ 김현정 앵커> 인공수정 해놓고 나서 날씨가 어느 정도 따뜻한 걸 유지를 해줘야 되는 거군요?

◆ 박석진> 그렇죠.

◇ 김현정 앵커> 몇 도 정도 유지가 죽 돼야 되는 겁니까?

◆ 박석진> 최소한 밤 온도가 10도 이상은 돼야 안전하게 전체적으로 수정이 잘 됐다고 할 수가 있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올해는 날씨가 어땠어요, 나주 쪽은?

◆ 박석진> 전문적으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영상 4도 이하에서 한 12∼13일 지속됐어요.

◇ 김현정 앵커> 12∼13일이 지속되니까 제대로 열매를 맺을 여력이 없었군요. 배나무들이?

◆ 박석진> 그렇죠. 자연수정을 할 수 있는 벌마저도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 김현정 앵커> 농사 지으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박석진> 20년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4월 말에 이렇게 꽃이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얼어버린 적이 예전에도 있었던 가요?

◆ 박석진> 한 차례, 하루 정도는 잠깐은 스쳐갔는데... 장기간 지속된 적은 한 번도 없었죠.

◇ 김현정 앵커> 그 농가에서는 재해보험이라는 걸 드는 걸로 제가 아는데요. 그것은 가입해놓으셨어요?

◆ 박석진> 재해보험은 서리피해 같은 경우는 특별약관이고요. 그런데 서리피해는 보상도 미미할 뿐만 아니라 문제점이 저온피해는 보험약관에 없거든요. 3∼4월 저온피해는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이번에는 보험 가입해놔 봤자 보험혜택은 못 받는다는 얘기네요?

◆ 박석진> 그렇죠. 왜냐하면 서리피해 같은 경우는 굉장히 까다로우니까 피해율이... 우리 삼포 같은 경우도 한 70농가가 보험에 가입했는데, 특별약관에 가입한 농가는 한 농가밖에 없어요.

◇ 김현정 앵커> 게다가 4∼5월 냉해에 대해선 그나마 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

◆ 박석진> 서리피해라는 게, 서리피해 외에 실질적으로 동상에 서리나 동해의 피해도 나타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저온피해가 더 심하거든요. 벌이 날아다녀야 되는데, 저온에서 온도가 올라가지 않은 상황에서 벌 같은 게 전혀 날아다니지 않잖아요. 수정작업을 할 수 없잖아요. 자연적으로... 그런데 저온피해에 대한 보험대책은 한 가지도 없어요.

◇ 김현정 앵커> 이렇게 되면 정부에서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보상책을 좀 마련을 해 주는 게 보통인데, 어떻게 정부에서 좀 얘기가 있습니까?

◆ 박석진> 지금 현재 정부에서 행정차원에서는 어떠한 말을 못 들었고요. 신문 상으로는 며칠까지 조사를 하라고 시달했다, 그런 내용은 들었어요.

◇ 김현정 앵커> 와서 조사하고 이런 것은 아직까지는 없는 거군요?

◆ 박석진> 네, 행정상으로는 아직까지는 없죠.

◇ 김현정 앵커> 이만저만 안타까운 게 아니네요. 지금 90% 정도가 열매가 안 맺었다니... 이렇게 되면 가을 가도 배 구경하기 어렵다는 얘기잖아요?

◆ 박석진> 배 구경 자체가 힘든 게 아니라 그 농가는 평생 부채에 시달려야 되죠. 1년 농사 망치면요.

◇ 김현정 앵커> 대출받아서 농사지으신 거죠, 대부분이?

◆ 박석진> 거의 다 그렇죠, 과수농가들은 투자비용이 워낙 많기 때문에 보통 농가가 5천 평이면 투자비용이 거의 5천만 원 정도 들어가요.

◇ 김현정 앵커> 1년에 5천만 원, 그거 다 빚지신 거예요?

◆ 박석진> 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전남 나주의 배농가 이야기를 먼저 들어봤고요. 도대체 왜 이렇게 날씨가 이렇게 된 건지 전문가 한 분 연결해보겠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박사입니다.

◇ 김현정 앵커> 날씨가 너무 이상합니다. 4월의 이런 이상기온이 백 년만이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유가 뭔가요?

◆ 김창길> 기상청에서도 최근에 자료가 나와 있었습니다만, 1907년 관측한 이래 103년만이라고 그러죠. 가장 중요한 것은 요즈음 매스컴에서도 많이 있습니다만 지구 온난화가 되면 사실 지구상에 있는 에너지가 한쪽에서, 특히 최근의 분석에 따르면 북반구에서 나오는 더운 공기, 그것 때문에 극심한 한파가 우리나라뿐이 아니고 중국이라든지 유럽, 북미, 시베리아, 이런 쪽까지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그러고요. 일본의 경우도 최근의 이상저온 때문에 큰 피해가 있는 걸로 진단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해에 비해서는...

◇ 김현정 앵커> 우리나라만 좀 보죠. 올해 냉해로 인한 손실을 어느 정도나 지금 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예상하고 계세요?

◆ 김창길> 농림부에서도 얼마 전에 피해면적에 대해서 발표를 했었는데요. 주로 과수 관련된 피해면적, 그런 것들이 최근에 더 조사가 되면 굉장히 면적이 확대 되리라봅니다만, 과수뿐이 아니라 저희 농촌경제연구원에 농업관측센터가 있는데요, 채소라든지 과수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전북지역 보니까 과수 같은 경우는 한 30∼40%, 그 다음에 방금 전에 말씀드린 전라남도의 배 면적 같은 경우는 6∼70% 이상 피해가 돼서, 심지어는 채소류, 전반적으로 산림청에서는 산채류, 이런 쪽으로도 피해가 있는 것으로 보면 아마 농업 전반에 피해가 굉장히 큰 것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그렇게 우리가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농민들도 걱정이고, 또 이렇게 생산량 떨어지면 소비자가격도 올라가기 때문에 서민들도 걱정이에요.

◆ 김창길> 그게 가장 우려되는 거죠. 지금 사실 농산물 가격이 평년에 비해서 굉장히 높은 가격에 있는 것도 역시 생산에 따라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시장에서는 당연히 소비자가격은 많이 올라가게 됩니다. 방금 전에 아까 과수농가 말씀하셨습니다만, 배농가... 금년에 여러 가지 과수, 그리고 채소, 이런 쪽으로 농산물 가격이 다른 해에 비해서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느 정도나 올라갈 것 같으세요? 사실 겁이 납니다. 지금도 비싸거든요.

◆ 김창길> 구체적으로 품목에 따라서는 앞으로 작황이라든지 시장출하라든지 이런 것을 전반적으로 보면 우리가 전망을 할 수 있겠는데요. 지금 많은 것들은 올라가고 있고, 과수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피해 정도가 정확히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정확히 전망하는 데는 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대책을 세워야 될 텐데, 어떤 대책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 김창길> 사실 금년에 여러 가지 대책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조피해가 사실 농업대책기본법에는 명시되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논의를 거쳐가지고 재해가 인정됐기 때문에 보상을 해 주고, 최소한의 보상입니다. 농민들한테 충분한 보상이 아니고 최소한의 생계비 보상 정도이기 때문에 농약제라든지 생계비, 이런 것들, 그 다음에 융자한 것에 대한 일부 보상 등이 있는데, 충분한 보상은 되질 않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농촌진흥청에서 여러 가지 대책이 발표되고 있는데, 사실 농민 입장에서 보면 불가피하게 닥친 현상들이고, 또 중요한 것은 아무리 예방을 하려고 해도 하루아침에 닥친 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해보험, 방금 전에 농업인이 말씀하셨는데, 농업인들이 아까 약관을 들지 않아서 서리피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전혀 혜택을 못 본다고 그러는데, 그런 것들이 농업인들의 피부에 와 닿는 재해대책, 또는 보험, 이런 것들에 대한 것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정책이 한번 종합적으로 이번에 점검이 돼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 김창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백 년 만에 온 냉해이기 때문에...

◆ 김창길> 맞습니다. 재해라는 것은 자주 오는 것은 아닌데요.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되면 재해가 더 빈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재해 쪽에 대한 대책도 보다 체계적이고, 또 농민들은 안심해서 농사지을 수 있도록 확실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보상도 가능한 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박사님도 좀 압력을 넣어주십시오. (웃음)

◆ 김창길>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