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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9(목)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 “행시 폐지, 당정협의 통해 재검토 할 것”
2010.08.19
조회 346

- 새 제도는 특수층 자녀 유리한 제도
- 기존 개방직공무원제도 활용 우선
- 당정협의 너무 안 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

정부가 행정고시라는 명칭을 폐지하고 채용 인원의 절반을 외부전문인력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 대해 한나라당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대판 음서제도의 부활 아니냐, 이런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 전화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 이종훈> “이번 행정고시 개편안이 민심에 맞지 않는 정책이다” 강하게 비판을 하셨던데요.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 정두언> 실제로 지금 네티즌, 당사자들이 젊은 층 아닙니까? 젊은 층들은 굉장히 여기에 대해서 실망하고 반발을 하고 있죠. 소위 말해서 결론부터 얘기하면 특수층 자녀들이 들어가기가 쉬운 제도라는 겁니다. 처음 의도는 그렇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이게 공정하지 않은 제도라는 겁니다. 우리가 이 제도를 하는 이유는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하고, 새바람을 넣고, 전문성을 높이겠다, 이런 건데. 그 취지는 맞죠. 그런데 실제 시행하다보면 그 취지와는 달리 결국은 자격증, 학위, 전문분야 경력 고려하다보면 결국 이것을 쌓다보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러니까 지방이나 돈이 없는 서민층 자녀들은 그런 자격증이나 스펙을 쌓기가 힘들잖아요. 공정하지 않은 제도가 되는 거죠.

◇ 이종훈> 그 연장선에서 특정대학이나 특정지역 출신에 대한 배려라든가 또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보은차원에서 이런 제도가 활용될 가능성, 그런 우려도 있다고 보시는지요?

◆ 정두언> 상당히 높죠. 이게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로 해야 되는데, 그게 담보가 안 될 경우에는 그렇게 정치적 임용 가능성이 너무 높죠.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면 딱 그렇게 임용이 됩니다. 우리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챙겨야 될 사람들이 많잖아요. 이런 제도를 통해서 챙기는 거죠. 그러다보면 이 제도가 악용이 될 가능성이 너무 높은 겁니다. 그러니까 취지는 좋지만, 우리나라 아직 현재의 문화수준이나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악용될 수 있고, 잘못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너무 높기 때문에 문제라는 겁니다.

◇ 이종훈> 이명박 대통령이 “나처럼 밑바닥에서 위로 올라오는 청년들이 나올 수 없다면 미래가 없다” 이렇게도 말씀을 많이 하시고 친서민 정책도 강조하고 계신데, 그것하고 좀 역행되는 조치라고 보시는 거네요?

◆ 정두언> 그렇습니다. 대통령께서 8.15경축사에서도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셨거든요. 그리고 지금 한나라당이 친서민 정책을 추진한다고 그러면서 서로 안 맞는다는 겁니다.

◇ 이종훈> 정부안은 고시제도를 없애는 대신에 자격증이라든가 경력, 면접, 이런 정도로만 뽑겠다는 얘기인가요?

◆ 정두언> 그렇습니다. 면접과 서류전형, 자격증, 학위, 전문분야경력... 그런데 보세요, 학위를 따려면 외국 갔다 온 사람이 아무래도 많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고요. 로스쿨 나온 사람, 다 그런 거거든요. 그러면 그게 다 서민층들은 힘든 경로들이잖아요. 실제로 우리가 외무부 같은 경우도 오래전부터 이런 제도를 지금 도입해서 실시하고 있거든요. 전문직을 채용한다는 명분입니다. 그런데 취지는 좋았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거의 다 외교관 자녀들이나 해외근무 했던 상사들 자녀들이 다 들어옵니다. 그러니까 취지는 좋은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는 거죠.

◇ 이종훈> 이번에 정부가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국회하고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 의견이 있더라고요?

◆ 정두언> 그러니까요. 이것이 중요한 제도이고 국민들한테 미치는 영향이 크고, 특히 서민들한테 미치는 영향이 큰데, 그리고 당하고 상의하면 당에서 의견을 내면서 또 수정이 되고 보완이 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하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 이종훈> 지금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신데, 이번 개선안과 관련해서 지도부하고도 사전상의가 없었다는 겁니까?

◆ 정두언> 네, 물론이죠.

◇ 이종훈> 굉장히 의외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정두언> 과거에도 당정협의가 잘 안 된다, 이런 얘기가 많았는데. 특히 지금 이 정부 들어와서 너무 심합니다.

◇ 이종훈> 반면에 정부가 내놓은 안에 장점도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사실은 행정고시를 통해서 사람들 뽑다보면 전문성도 부족하고 그렇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두언> 그래서 실제로 지금 많은 특채들을 하고 있고 개방직 공무원 제도를 실시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제도를 제대로 하면 됩니다. 그런데 제대로 하지도 않아요. 개방직 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부처에 있는 공무원 서로 주고받기 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그런 게 답답하다는 거죠. 지금하고 있는 제도를 제대로 할 생각은 안 하고, 뭘 또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하는 겁니까? 나는 그런 게 정부가 하는 일중에 제일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하면 많이 개선이 되는 겁니다. 지금도 전문직을 채용하기 위해서 특채제도나 개방직공무원 제도가 있고,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할 생각부터 하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그런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좋은 제도로 생각하고 발표한 것 같은데, 저는 제반내용을 잘 압니다. 지금 있는 제도도 다 이렇게 전문직 채용할 수 있도록 다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안 하는 게 문제죠.

◇ 이종훈> 이미 있는 개방직 제도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얘기시죠?

◆ 정두언> 충분은... 아니, 지금 그 제도마저도 활용 못 하는데 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는 게 이게 자꾸 혼란만 야기하고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지금 서민층들한테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거죠.

◇ 이종훈> 또 다른 점은요. 요즘 청년들이 취업도 어렵고 하다 보니까 사실은 고시에도 매달리는 측면이 있거든요. 이게 너무 과잉 아니냐는 얘기도 있던데, 그것을 개선하는 효과는 좀 있지 않을까요?

◆ 정두언> 아니, 그게 그렇지 않죠. 물론 고시에 대한 과잉은 맞습니다. 엄청난 과잉이죠. 그런데 그 과잉은 일자리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지 행정고시제도 때문에 생긴 현상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것을 사회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해결해야지, 왜 행정고시를 개선하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드는 겁니까? 전혀 포인트가 안 맞는 엉뚱한 발상이죠, 그건...

◇ 이종훈> 일단 문제제기는 하셨고요. 앞으로 한나라당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을 하실 계획이신지요?

◆ 정두언> 이제 당정협의를 제대로 해서 원점에서 재검토를 해야죠.

◇ 이종훈> 원점에서 재검토?

◆ 정두언> 그렇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서 아까 제가 말씀 드린 대로 현재 있는 제도를 어떻게 하면 더 개선할 것인가, 그 개선 가지고 부족하면 또 새로운 어떤 제도를 실시하든지 이렇게 해서 다시 당정협의를 거쳐서 전면적으로 다시 재검토하면 됩니다.

◇ 이종훈> 그런데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하겠다는 것이고, 이번 정기국회 때 관련법안을 내겠다는 그런 의지로 읽히는데요?

◆ 정두언> 그러니까 관련 법안 통과가 그렇게 쉽게 되겠어요?

◇ 이종훈> 제동을 거는 것도 가능할까요? (웃음)

◆ 정두언> 당연하죠.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하는 거니까... 제동이 아니라 저희가 검토해서 아니다 싶으면 안 되는 거죠.

◇ 이종훈> 이번 개편안과 관련해서 “민심을 생각해라, 친서민 정책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런 지적들을 하셨습니다. 그만큼 민심이나 친서민 정책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 정두언>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더군다나 우리가 지방선거에 크게 졌잖아요. 민심이 떠난 거죠. 민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민심이 떠난 이유가 뭐냐, 그래서 그것이 친서민 정책으로 방향을 잡은 거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역행하는 일들을 정부에서 계속하고 있으면 한나라당은 정말 답답한 거죠.

◇ 이종훈>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도 계속 친서민에 대해서 이야기는 하고 계시단 말입니다. 그런 것과 다른 기조들이 자꾸 불거져 나와서 문제긴 한데. 정 최고위원께서 생각하시는 진정한 친서민 정책이라면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 정두언> 지금 우리나라가 상당히 경제 수준이 높아졌잖아요. 그래서 잘 사는 계층들이 많아졌습니다. 잘 사는 계층들은 정부에서 특별히 배려 안 해도 알아서들 잘합니다. 정부가 신경 쓰고 배려할 계층은 서민들이죠. 그래서 정부에서 생각할 것은 돈이 없어서 밥을 못 먹거나 돈이 없어서 교육을 못 받거나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사람들이 한 사람도 없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모든 것을 봐야 되는데요.

그런데 기득권층 입장에서 보다보면 해결이 안 나고 시혜적으로 합니다. 시혜적으로 가는 것은 결국 일시적인 거고, 그것은 결국 효과를 보지 못하고 또 민심도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시각 자체를 기득권 시각에서 벗어나서 서민 시각에서 모든 것을 봐야 되는데 지금 정부에서 일어난 일들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나온다고 봅니다.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