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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금) 이용경 창조한국당 원내대표 "어윤대 KB회장보다 금감위원장이 적절"
2010.06.18
조회 311
- 정부가 상장기업 입김...신인도 뚝뚝
- 상속세 폐지 발언, 시대착오적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창조한국당 이용경 원내대표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내정되면서 낙하산 인사, 관치금융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KT사장을 지낸 재계출신 의원,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과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 이종훈> 이번 인사,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 이용경> 주로 관치의혹 아니겠습니까? 지난 해 말에 KB금융회장 내정자로 있던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 금융당국의 이해할 수 없는 표적검사가 회자되고, 또 그 과정에서 회장추천위원회도 세 명이나 바뀌었습니다. 이번에 된 어윤대 후보자는 저도 잘 압니다만, 개인은 아주 훌륭하신 분이죠. 고대총장도 하시고 학자이신데. 문제는 이 분이 실무경험이 없으신 분이 이와 같은 큰 KB금융의 회장이 된다는 것은 좀 너무 적격이 아니지 않나, 자격이 어떠냐를 떠나서 이 사람이 적재적소냐 하는 것이죠. 오히려 이런 분은 그동안의 경력을 봐서는 금감위원장에 가시는 게 낫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금융권 실무하고 기업경영이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혹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 이종훈> 그래도 3개 은행에서 사외이사도 하셨고, 국제금융센터소장도 지내셨던데요?
◆ 이용경> 사외이사 하는 것과 실제로 책임을 맡아서 기업을 경영하는 것하고는 다릅니다. 실물이라는 것은 뭐냐면, 이 기업에는 역시 고객이 있는 것이고, 또 마케팅이나 상품개발이나 그 다음에 이러한 회사가 어떠한 비전을 갖고 나가야 되나, 이 모든 것을 다 포함하는 것이거든요. 거기에 연구소장을 했다거나 이사를 했다거나 그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 이종훈> 고려대 출신이 재일동포 계열의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3대 금융지주 CEO 맡은 것에 대해서도 금융계 내에서도 말이 좀 많긴 하더라고요?
◆ 이용경> 저는 대통령께서 실용적인 인사를 하신다고 봐요. 그래서 학교출신이나 이런 것을 따지지 않는다고 믿고 싶습니다만, 정말 고대 출신 말고 그렇게 인물이 없나? 그것은 좀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어디가나 'law of average'가 있는 거거든요. 그런 것으로 봐서는 좀 특이하다고 그렇게 생각이 많이 듭니다.
◇ 이종훈> 금융권에 대한 정부간섭, 사실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여러 가지 폐해들이 나올 수 있는데, 어떤 폐해들 예상해볼 수 있을까요?
◆ 이용경> 폐해라는 것은 소위 관치금융을 함으로써 금융은행이나 금융회사들이 어디까지나 지금 공개된 기업 아닙니까? 상장된 기업인데, 거기엔 당연히 주주가 있는 것이죠. 정부는 지금 주식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고. 그러면서 거기에 회장이 누가 오느냐에 대한 왈가왈부를 하는 것은 국가의 대외적인 신뢰도를 많이 떨어뜨리고, 국제사회에 국제투자자들한테 신뢰를 잃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를 세계금융의 허브로 만들겠다, 이것은 서로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 이종훈> 어윤대 차기회장은 “금융계의 삼성전자 만들겠다” 이런 발언을 한 바가 있습니다. 은행 간 인수합병을 통해서 메가뱅크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용경> 저는 국제적인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는 사이즈는 커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다시 말씀드려서 실제로 실물경험이 없으신 분이 그러한... 물론 자기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시켜서 팀을 가지고 운영을 하겠지만 실제로 큰 조직을 장악하는 것도 문제가 될 것이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분은 오히려 그런 경력으로 봐서는 KB금융의 회장을 맡으시는 것보다는 금감위원장 정도 하시는 게 낫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이종훈> 조금 전에 은행의 대형화에 대해서 찬성하는 편의 발언을 하셨는데요. 얼마 전에 OECD는 우리의 은행대형화를 피해야 한다, 이런 지적을 하지 않았습니까?
◆ 이용경> 그러한 것의 폐해도 있을 수 있지만 거기에 적당한 시스템만 장치가 되면 저는 규모가 있어야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친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가 시장경제를 얘기하지만, 금융계에 있어서는 완전히 시장에 맡기는 것이 해답은 아니라는 것이 이번에 금융위기에서 어느 정도 인식이 되지 않았습니까?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어떤 장치를 해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기업경영에 직접 끼어드는 것보다는 그러한 것이 금융감독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죠.
◇ 이종훈> 메가뱅크 관련해가지고 인수합병과정에서 정부입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가 돼버린 상황이 아닌가 여겨지는데요. 이게 사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이명박 정부의 방향성 하고도 좀 상치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이용경>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저는 관여를 하는 것 자체는 기업 프랜들리한 이명박 정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리고 또 하나, 관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 뭐냐면, 기업을 민영화를 시켰거든요. KB도 그렇고, 또 포스코도 그렇고 제가 경영했던 KT도 그렇고. 그 민영화를 시키는 과정에서 주식을 팔면서 사실 정부는 돈을 다 가지고 간 거거든요. 그리고 그 소유권을 주주들에게 남겼는데, 남기고 보니까 ‘어, 이거 주인도 아닌데 이상한 사장, 회장이 와가지고 회사를 좌지우지 하면서 정부 말도 잘 안 듣는다’ 이러면서 전에 국영기업이었을 때의 향수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해서 민영화된 공기업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제가 많이 들었습니다만. 그렇게 손을 놓기가 어려우면 계속 국영기업으로 끌고 가는 거고, 그렇지 않고 민영화가 됐으면 거기에 대해서 충실하게 시장에다가 기능을 맡기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 이종훈> 그러면 이번 어윤대 내정자 말입니다. 내정 철회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이용경> 글쎄요, 그것은 본인이 결정할 문제고, 그것을 또 철회해라, 철회하지 말라, 하는 것 자체도 정부의 간섭처럼 보일 텐데. 아무튼 정부의 간섭하는 태도를 버리는 것이 중요하고. 이제 이게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자기네는 사기업이, 민영화된 기업이, 어떻게 우리가 간섭을 하느냐고 하지만 거기에 세무사찰이라든지 규제기관의 감사, 거기다가 우리나라 또 검찰이 어떻습니까? 털면 먼지 안 나는 놈이 있냐는 식에다가 기소독점권을 갖고 있고. 이런 후진국 형태의 규제와 그 다음에 검찰, 세무사찰, 이런 걸 가지고는 진정한 시장중심의 경제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봅니다. 여기에는 이런 것을 없애기 위해서는 정말 국가 최고경영자인 대통령의 아주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죠.
◇ 이종훈> 화제를 좀 바꿔서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상속세 발언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상속세를 없애지 않아서 자본도피가 일어난다” 이런 발언을 했는데, 이것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 이용경> 저는 개인 의견으로는 어떻게든지 얘기할 수 있겠지만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입장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 좀 시대착오적인 것 같습니다. 미국만 봐도 2006년에 부시행정부가 상속세 없애려고 했을 때 제일 반대했던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빌게이츠나 워린 버핏, 조지소로스 같은 정말 첫째 둘째 가는 부자들이였거든요. 이분들 얘기가 상속세 폐지하면 부유층에만 이익이 돌아가고 결국 기회균등을 막아서 시장경제가 공멸한다, 이런 주장이었거든요.
지금 우리나라가 양극화가 심해지고, 또 세계적으로도 양극화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상속세 폐지해서 절대로 도움이 안 된다고 보고요. 저는 또 상속세 때문에 기업을 일으키는 데 의욕이 안 생긴다고 말한다면 그런 분은 기업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사실... 자식한테 말이죠, 부를 물려주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기 보다는 돈을 버는 방법이나 돈을 현명하게 쓰는 방법을 물려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부를 세습 해줘도 몇 대 못가지만, 또 돈을 많이 남겨줘서 집안 콩가루 되는 걸 전 많이 봤거든요.
◇ 이종훈> 마지막으로 짧게요, 이번 강만수 위원장 발언에 대통령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십니까?
◆ 이용경> 저는 대통령도 약간 그러한 오해를 하고 계실 소지가 많다고 봅니다.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