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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수)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 "입학사정관 1명이 660명 심사하기도..."
2010.09.15
조회 290
- 입학사정관 투명성 신뢰도 낮아
- '잇딴 경종'... 속도 조절 필요하다
- 국정원장이 사찰 잘 몰라? 어불성설
- 새총리, 초야 묻힌 인재도 찾아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
“아내가 입학사정관이다, 덕 좀 보시라” 한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 퍼지면서 입학사정관을 과연 신뢰할 수 있는 거냐, 공정성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입학사정관제도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해온,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 만나보겠습니다.
◇ 이종훈> 지난 6일에 “입학사정관은 어떻게 보면 공무원 특채 제도하고 같다,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지적을 하셨던데요. 우려하셨던 부분이 어떻게 보면 현실이 되어가는 분위기네요?
◆ 정두언> 네, 안타깝습니다.
◇ 이종훈> 외교부 특채 논란을 보면서 입학사정관 문제를 연상하신 이유는 뭔가요?
◆ 정두언> 세상 이치가 같은 거죠. 그러니까 입학사정관제를 지극히 단순화시키면 특채 제도와 같은 거거든요. 왜냐하면 시험을 보지 않고 면접을 보고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면접이라는 게 항상 자신이 없는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외교부에서 그런 일이 생겼는데 대학이라고 그런 일이 없겠다는 보장 있겠냐, 거기에 대해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누가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지적을 하는 거죠.
◇ 이종훈> 트위터로 촉발된 이번 입학사정관제 공정성 논란 말입니다. 아직은 실제 부정으로 이어진 것도 아니고, 또 흔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긴 한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정두언> 글쎄요... (웃음) 우리가 그런 경종이 울렸을 때 사전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대비하는 게 중요한 거죠. 그래서 입학사정관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겁니다.
◇ 이종훈>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 정두언> 대통령께서도 금년 초에 “입학사정관은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게 좋겠다, 학부모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교과부는 굉장히 서두르고 있거든요. 잘못됐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제대로 점검을 안 한 상태에서 확대하는 건 지난번 공무원 특채파동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행정고시가 문제가 있어 특채제도가 나온 거거든요. 그러면 그 특채제도를 잘 운영해야 되는데 잘 운영이 안 되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운영이 안 되고 있는 특채제도를 확대하겠다, 이렇게 나온 겁니다.
똑같습니다. 입학사정관도 당초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서 나온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느냐? 자신이 없는 부분이거든요. 그리고 금년도에 감사원에서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4월에 지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또 확대하겠다, 이건 순서가 틀린 거죠. 그런 지적을 하는 겁니다.
◇ 이종훈> 대학 측에서는 여럿이 공동심사하기 때문에 부정이 실제로 끼긴 어렵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입학사정관 한 명의 영향력이 그처럼 크겠느냐, 이런 얘기도 있는데요?
◆ 정두언> 원래 입학사정관제도의 취지는 입학사정관이 알아서 하라는 겁니다. 미국 같은 데서 그렇게 알아서 하는 겁니다. 그래서 소송이 붙어도 학부모들이 못 이깁니다. 제도 자체가 알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입학사정관이 알아서 안 하는 것도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거죠. 그래서 감사원에서 지적한 것도 “이건 입학사정관제가 아니다, 알아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데 왜 이걸 입학사정관제로 해서 재정 지원을 하느냐” 이렇게 지적을 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입학사정관도 아닌 걸 입학사정관이라고 하는 것도 잘못이죠.
어찌됐든 입학사정관은 지금 우리 사회 현실에 안 맞는 시기상조의 제도인 건 분명합니다. 학부모들이 또 얼마나 복잡합니까? 저만 해도 복잡해서 우리 아이들 어찌할지 잘 모를 것 같거든요. 더군다나 재정력이 없는 지방 학부모나 서민층 학부모들은 입학사정관제라면 정말 너무나 힘든 제도입니다. 불리한 제도죠.
◇ 이종훈> 사실은 그것과 연관된 문제가 자질 논란 아니겠습니까? 급히 채용하다보니까 교육을 제대로 받은 인력도 없고, 또 비정규직 입학사정관도 굉장히 많아지고. 그러다보니까 1인당 전형해야 될 사람도 굉장히 많고. 이런 것은 결국은 평가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는데요?
◆ 정두언> 입학사정관 전체가 3872명인데, 이게 전임으로 일하는 사람은 11%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 임시직입니다. 또 전임 중에서도 정규직은 25%밖에 안 되고요. 입학사정관이 거의 현재 임시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또 입학사정관 한 명당 대상 심사를 하는 학생이 아주 적으면 8명이지만 많게는 661명까지 혼자서 심사를 하는 겁니다. 평균을 내보면. 그러니까 공동으로 한다지만 실제로는 벅찬 일입니다. 학생 한 명에 대해서 검토하는 시간이 짧습니다. 정확하게 계산은 안 나와 있지만. 그리고 교육을 하는 데 1년에 이 사람들한테 교육을 시키는 게 18시간인가 그래요. 18시간입니다, 평균 교육시간이. 그렇게 해서 당신들이 다 알아서 하라,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 이종훈> 이런 상황을 교과부가 예상을 못 했을까요?
◆ 정두언> 아니, 예상을 못한 게 아니라 교과부가 지금 그렇게 운영을 하고 있는 겁니다. 무리하게.
◇ 이종훈> 이번에 문제가 되니까 입학사정관제가 공정하게 운영되는지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는데요?
◆ 정두언> 그 실태 조사는 새삼스러운 건 아니고요. 매년 하는 겁니다. 그런데 또 문제는 뭐냐면 그게 자체조사라는 거죠. 그러니까 자체조사의 한계가 있잖아요. 외교부 같은 데서도 자체감사도 하고 그렇지만 그게 드러나지 않았잖아요? 자체조사의 한계가 있는 거죠. 이것을 엄밀하게 하려면 외부에서 조사를 해야 되는 겁니다. 지난번에 감사원에서 감사한 것도 그런 투명성 감사를 한 게 아니고요. 제대로 운영되고 있나, 그러니까 입학사정관제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냐만 본 거지, 투명성까지 본 것은 아닙니다. 투명성까지 보려면 굉장히 힘들거든요. 그것은 자체조사의 한계가 분명히 있는 거죠.
◇ 이종훈> 공정성 논란이 일단 불거진 상태인데, 이런 논란을 피할 수 있는 방법, 대안, 이런 것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보시는지요?
◆ 정두언> 그러니까 지금 속도조절을 하자는 겁니다. 당초에 이게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부모의 재정능력이 없어서 사교육을 못 받아서 성적은 좋지 않으나 장래성이 있는 아이들을 사회적 약자 층에서 뽑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거거든요. 그렇게 하는 건 대개 좋습니다. 그렇게 해나가다가 그게 어느 정도 자신이 붙고, 이게 중요한 건 뭐냐면 초중고 시절에 그런 기록이 되어있었고, 평가가 되어있어야 되거든요. 입학사정관이 뭘 보겠습니까? 자료를 보는데. 초중고 시절에 그런 자료가 하나도 없으면 입학사정관이 뭘 보겠다는 겁니까? 결국 성적 보게 되고, 특목고 나왔나 안 나왔나를 보게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그런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있는 겁니다. 지금 학교 현장이 아이들 다 자고, 선생님들 바빠서 제대로 일도 못하고 있는데, 언제 입학사정관이 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내냐는 겁니다.
◇ 이종훈> 알겠습니다. 화제를 바꿔서요. 원세훈 국정원장이 지난 13일 국회 정보위에서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사찰의혹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청와대 파견 직원이었기 때문에 국정원 개입은 부인하긴 했는데요.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시는지요?
◆ 정두언> 저도 정확한 발언 내용은 모르겠는데, 이렇게 얘기를 했을 겁니다. 여당 의원이 주장하는 사찰은 국정원 직원이긴 하지만 청와대에 근무했던 직원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그렇게 대답을 하셨다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꼭 인정한 것도 아니고, 부정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우리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건데요. 글쎄요, 이 문제는 사실은 국정원장도 내용을 알 겁니다. 그것을 모르면 국정원장도 아니죠. 어쨌든 이 문제는 굉장히 엄청난 일이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얘기하긴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 이종훈> 국정원장이 그 정도까지 이야기했으면 후속조치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정두언> 저희들은 후속조치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고요. 오늘은 이 정도로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종훈>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석 전 새 총리 발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새 총리 조건으로 도덕성 얘기도 나오고 있고, 공정사회 국정기조 잘 이끄는 것도 중요할 텐데. 지금 하마평에 오르고 계신 분들,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지요?
◆ 정두언> 글쎄, 저는 하마평이라는 것을 잘 모르겠고요. 언론에서 얘기하는 게 과연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쨌든 총리지명이나 임명은 상황이 어렵게 됐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지금 인구가 5천 만이 다 되고 있는 나라거든요. 이 나라에 총리감이 없겠어요? 그러니까 너무 세상에 드러난 사람만 찾지 말고 묻혀있는 사람 찾으면 나올 겁니다. 인재풀을 더 넓혀야죠.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