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회복 때까지' 단서활용 대응해야
- 한미FTA, 실질적 의미의 재협상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송기호 변호사 (국제통상전문가)
전시작전통제권 연기에 대한 대가설 의혹, 한미 FTA 재협상 문제도 이 가운데 하나로 거론이 되고 있는데요. 마침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한미 FTA 일부쟁점을 조정을 해서 내년 초 의회에 제출하겠다” 이런 발언을 해서 지금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한미 FTA 재협상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또 변수는 뭔지, 국제통상전문가죠, 송기호 변호사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이종훈>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adjustment(조정)”이라는 표현을 썼고, 우리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재협상이 아니고 ‘조정’이라는 점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는데요. 반면에 전문가들은 재협상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느 쪽이 정확한 건가요?
◆ 송기호> 글쎄요, 조정이라는 게 미국 법률상의 용어로는 어떤 사후적인 수정을 의미하는 거거든요. 가령 우리가 부채조정이라든지... 어제 타임즈를 보면 ‘미국이 한미 FTA의 수정을 요구한다’ 즉 리바이즈(revise)라는 개념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단어를 외교적으로 썼는가가 중요하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내용의 변경,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고, 그것이 조정이라고 표현됐는데, 결국은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중요한 어떤 수정사항의 대상이 한미 FTA의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그 실질적인 의미가 재협상으로 해석되는 겁니다.
◇ 이종훈> 사실상 재협상이나 다름이 없다는 말씀이신데요. ‘조정’이라는 표현을 썼을 경우에 재논의의 범위가 제한이 되는 건가요, 아니면 제한이 없는 건가요?
◆ 송기호> 결국 'adjustment(조정)'이라는 것은 어떤 하나의 전제에 대한 결과가 있었는데, 그 이후에 새로운 요구가 생겨서 그것을 반영한다, 그러한 미국 법률상의 그런 의미를 갖고 있거든요. 따라서 어느 쪽이 자신의 새로운 요구를 어떻게 할지, 여기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는 제한이 없는 거겠죠.
◇ 이종훈> 그렇군요. 우리한테 가장 민감한 쟁점이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인데요. 먼저 미국산 쇠고기 개방문제의 경우에, 그동안 쇠고기는 FTA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우리 정부도 그랬고, 미국 쪽에서도 그렇게 얘기를 했고요. 그런데 이게 정말 협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까요?
◆ 송기호> 그렇게 돼야겠죠. 문제는 지금까지 미국이 사실상 FTA와 쇠고기를 연계를 시켜왔지 않습니까? 말과 행동이 달랐던 거죠. 그런 점에서 저는 안심할 순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종훈> 그렇다면 지금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을 하고 있는데, 미국 쪽에서 쇠고기 연령제한을 전면폐지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 송기호> 미국은 꾸준히 그것을 이미 요구해왔고요. 물론 지금 논의되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오바마 대통령이 작년 11월에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그때 최초로 “한미 FTA에 대한 뭔가 좀 더 해내야 될 작업이 있다” 이런 표현을 했단 말이죠. 그 이후에 미국이 계속 쇠고기 추가 개방, 30개월 폐지를 요구를 해 온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결국은 미국이 지금 쇠고기 연령제한을 이른바 국제기준에 맞게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이종훈> 지난번 추가협상과정에서 ‘한미 양측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때 수입확대를 논의한다’ 이렇게 합의를 했고. 우리 정부에서는 “신뢰를 회복할 때” 이 부분이 굉장히 정서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미국 쪽에서 적절한 설득논리를 갖추기 어려울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 송기호> 애초에 한미 쇠고기 협상을 할 때 신뢰회복이라는 용어를 쓴 점에 대해서 저희들이 어떤 검역과 관련된 기준을 정할 때는 이러한 애매모호한, 아까 말씀하신대로 과학적인 검역기준이 아니라 어떤 정서적인 표현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저희들이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만. 거기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신뢰회복이 될 때까지 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떤 기한이 없다, 즉 무한정으로 계속 우리가 유지할 수 있다, 정부가 그때 발표한 문서에도 그렇게 되어있습니다만, 그때 입장을 우리는 계속 견지해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최근에 일부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월령 30개월에 대한 안전판을 요구하는 것은 대다수 국민의 뜻이기 때문에 우리가 신뢰회복이라는 용어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미국의 그런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종훈> 지금 미국산 쇠고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실제로 그런 보도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이런 통계가 미국이 요구하는 수입기준완화, 그 빌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송기호> 미국은 그것을 최대한 이용을 하고 있을 거고요. 그러나 신뢰회복이라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회복, 즉 단지 어떤 일부 소비자가 미국산 쇠고기를 좀 더 구입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우리 국민 소비자 대중의 입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30개월 풀더라도 괜찮다, 라는 것이 회복의 개념이겠죠. 그런데 지금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의 원산지 표시라든지, 또 미국산 쇠고기를 수출하는 작업장에서의 광우병 위험물질의 통제를 제대로 못한 거라든지, 그쪽에 리콜 조치가 계속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점에서 우리 국민의 상당수는 여전히 30개월 제한이라는 안전판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것은 충분히 여론조사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정부가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이종훈> 그러니까 그것을 가지고 미국 쪽에다 가서 얘기해야 된다, 이런 얘기시네요?
◆ 송기호> 네,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이종훈> 자동차 문제도 짚어보죠. 자동차 문제가 사실은 우리 정부가 가장 협상을 잘한 성과로 내세워 왔던 부분 아니겠습니까?
◆ 송기호> 그렇죠.
◇ 이종훈> 반면에 미국, 특히 집권 민주당으로서는 불만이 가장 많은 부분이기도 한데요. 미국 정부의 요구사항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 송기호> 저도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이 가지고 있는 불만이라는 것은, 한미 FTA 내용상에 대한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미국차가 한국에서 유럽차나 일본차 보다 팔리지 않는, 즉 한국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가 경쟁 차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에 대한 불만이죠. 사실 한미 FTA의 자동차 협정의 내용을 보면, 미국에 대단히 우호적이고 유리하게 되어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결과적으로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산업을 새로이 육성하려는, 그런 일련의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가령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라든지.
결국은 미국 내부의 자동차산업 정책을 바탕으로 해서 그것을 한국에도 좀 더 관철시키는, 즉 미국의 자동차산업 정책을 한국이라는 곳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그러한 여러 방안들을 요구하지 않을까, 그런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사전에 저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종훈> 그래서 흘러나온 얘기가 “관세도 낮춰 달라, 자동차 관련 제도나 표준도 바꿔달라” 이런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는 있는데요. 우리 정부가 자동차 협상을 다소 유리하게 했던 측면도 있지만, 반면에 내준 부분도 없진 않지 않습니까?
◆ 송기호> 그렇죠.
◇ 이종훈> 그래서 자동차마저도 내주게 되면 우리가 한미 FTA로 취한 게 뭐냐, 이런 얘기도 있단 말입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송기호> 상당히 어떤 많은 검토를 해야 될 질문입니다만, 일단 한미 FTA를 우리가 좀 더 개방적인 그런 통상국가로 가는 데 활용하는 것은 좋겠죠.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실 WTO라고 하는 즉 다자주의라고 하는 이미 개방화된 체제에 우리가 놓여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한미 FTA가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긴 하겠지만 한미 FTA 자체가 우리의 목적은 아니고요. 지금 도하라운드가 일시정체중인 상태입니다만, 우리가 기존의 WTO체제에서의 개방, 그리고 이쪽 아시아, 또는 인도, 이런 경제에서의 우리의 어떤 접근,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그런 속에서 한미 FTA를 바라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9(화) 송기호 변호사(국제통상) “美, 꾸준히 쇠고기 30개월령 폐지요구”
2010.06.29
조회 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