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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수) 김병지 축구해설위원 "정성룡, 첫경험인데 동료들에게 신뢰줬다"
2010.06.23
조회 290
- 허정무 리더십, 용장에서 덕장으로
- 우루과이 개인기, 조직력으로 이겨야
- 축구해설 도전, 치열하게 준비 중
- ‘짧은 시간 적절 단어’ 해설도 어려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김병지 경남FC 골키퍼 겸 해설위원 (남아공 현지)
남아공 현지에 나가 있는 김병지 축구해설위원,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 이종훈> 현지 분위기, 어떻습니까?
◆ 김병지> 여기 교민들이 많지는 않고요. 축구 관계자분들과 방송을 위해서 오셨던 분들이 너무 기뻐하시고, 원정 16강 첫 진출에 대한 기쁨도 계속 같이 나누고 있습니다.
◇ 이종훈> 새벽인데도 다들 들떠있는 분위기인 모양입니다?
◆ 김병지> 네,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종훈> 사상 첫 원정 16강, 해설위원 이전에 국가대표 선배로서 감회가 남다르겠어요?
◆ 김병지> 그렇죠. 이번에도 쉽지만은 않았던 도전이었고, 원정 16강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큰 꿈만 같았던 그런 일들이었는데... 축구선배로서 후배들이 열심히 해줘서 그 결과를 이뤄낸 것이 너무나 감사드리고, 후배들의 열정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기뻤습니다.
◇ 이종훈> 나이지리아전 경기 전에 선수들을 만나보셨습니까?
◆ 김병지> 직접 얘기는 못했고요.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나 정신력이나 집중력은 경험상 너무나 잘 알고 있고요. 그런 모습들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기만을 기대했습니다.
◇ 이종훈> 오늘 나이지리아전 전체 관전평을 해주신다면요?
◆ 김병지> 결과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먼저 실점을 하고, 후배 선수들이 보여줬던 집중력이라든지 경기에 대한 어떤 템포조절이라든지 이런 게 너무 완벽하게 좋았고. 또 아쉬운 것은 동점골까지 연결됐지만 끝까지 분위기를 잘 이어가서 16강 진출이 경우의 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리한 것들을 철저하게 잘 이끌어냈고. 결과론적으로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잘 이루어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박주영 선수가 부담감을 가졌던 경기가 있었는데, 그 경기 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오늘 또 골을 성공시킴으로써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던 그런 마음가짐이라든지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 이종훈> 사실 선제골을 내주면 어려울 것이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요. 선제골을 내주고도 만회를 했단 말이죠. 뒷심 부족문제가 우리 축구의 늘 문제였는데요. 많이 해소가 된 것 같아요?
◆ 김병지> 그렇습니다.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의 하나라면 어린 선수들이지만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고요. 그 다음에 박지성 선수가 리더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팀의 구심점 역할을 잘해줬고. 또 조직력이라든지 팀 융합면에 있어서도 잘 이루어졌던 것 같고요. 그런 역할들이 뒷심부족이라는 것을 잘 극복한 그런 과정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그래도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굉장히 조마조마하더라고요. 위기의 순간도 상당히 많았는데. 수비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한 것도 같고.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병지> 그렇습니다. 나이지리아전에 있어서 저도 준비를 했지만 중요한 것은 측면에 빠른 공격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던 터라 측면에서 흔들어놓을 때 1대1 대인마크를 하고 측면에 협력수비를 보강해야 되는 적절한 커버플레이가 필요했었는데, 조금 아쉽지만 잘되지는 못했고. 수비는 그렇죠, 항상 공격수들은 뚫으려는 목적이 있는 것만큼 언젠가 한 번은 무너진다고 보면 수비의 취약점이 눈에 보이기 마련인데. 그래도 비교적 잘 막아내서 또 수비에서 실점은 했지만 실점의 그런 부분들을 공격에서 잘 메워줬기 때문에 비교적 굉장히 전체적인 움직임이었지 않나,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 이종훈> 선수 기용은 어떻게 보세요?
◆ 김병지> 1차전과 똑같은 멤버를 출전시킴으로써 지금까지 닦아왔던 조직력이나 움직임이나, 이런 것들이 잘 조화롭게 이루어졌고요. 그러면서 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도 커지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전술적 측면에서는 어떤 점이 눈에 띄었습니까?
◆ 김병지> 미드필드에서 조금 많은 숫자를 두면서 조직적으로 수비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원에서의 압박이 적절하게 잘 먹혔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러면서 수비가 강해지면 찬스는 언젠가 오는데, 그 찬스를 잘 살렸던 것도 좋고요. 물론 아쉬운 장면들은 많이 있었지만 축구라는 것은 원래 그런 장면들 속에서 어떤 팀이 좋은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승리를 가져가는데, 행운의 여신은 우리 쪽으로 왔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골키퍼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 이번에 어떻게 보셨나요?
◆ 김병지>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항상 그렇습니다. 골에 대한 실점은 항상 멍에를 가지고 안고 가는 포지션인데. 월드컵이라고 하는 큰 무대에서만큼은 그런 멍에를 조금은 가볍게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1실점을 하게 되면 2득점을 해야 되는데, 1실점으로 마무리되어질 수 있는 그런 강한 생각도 가져야 되고. 팀의 마지막 선수로서 팀을 지킴으로써의 동료선수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그런 포지션 역할을 정성룡 선수가 했었는데, 첫 경험이죠, 월드컵이. 그렇지만 잘 지켜냈다고 평가해 주고 싶고, 골키퍼라는 것은 항상 그런 것 같습니다.
◇ 이종훈> 감독의 리더십이라든가 즐기는 축구문화, 이런 부분도 많이 얘기가 되던데요?
◆ 김병지> 듣기로는 허정무 감독님이 또 많이 바뀌어졌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우리 허정무 감독님은 맹장과 용장 쪽에 속하시는 분이에요, 원래 성향이. 그런데 이번만큼은 덕장으로서의 역할들도 충실히 하셨다고 얘기를 들었으니까요. 그만큼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고, 조금은 즐기면서 축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었다고 저는 평가하고 싶습니다.
◇ 이종훈> 허 감독님이 왜 이렇게 바뀌신 걸까요?
◆ 김병지> 허 감독님도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하셨고, 그만큼 선수들이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경기력을 보여줬고, 훈련을 그렇게 잘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이종훈> 16강 상대가 정해지지 않았습니까, 우루과이는 어떤 팀인가요?
◆ 김병지> 수비 나름대로 조직력과 힘들을 갖추고 있고. 제일 경계해야 될 선수는 중원에 있는 포를란 선수와 수아레스 선수인데 이 선수들의 조합을 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특히나 포를란 선수의 발끝에서 모든 공격이 다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선수에 대한 집중력 있는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이 제일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이종훈> 그런데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우리가 봤습니다만, 남미팀한테 우리팀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왜 그런 걸까요?
◆ 김병지> 남미팀이라고 얘기하기에 딱 단정 짓는 것은 그렇고요. 아르헨티나는 강팀이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먼저 가져보는 게 현실적으로 옳지 않나 싶고. 우르과이도 남미팀 중의 하나인데, 물론 잘 하는 팀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 팀이 가지고 있는 장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할 수 없는 것은 1대1 싸움에서 이기려고 하면 할 수 없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죠. 그렇지만 할 수 없는 것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조직력입니다. 그런 조직력들을 지금부터라도 잘 가꾼다면 우루과이와도 좋은 경기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이번에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요? 과연 2002년 재현이 가능할까요?
◆ 김병지> 그러기 위해서는 두 경기를 잘해야 되는데, 월드컵에서 보통 16강에 목표를 1차적으로 갖죠. 16강 진출을 놓고서 장담하는 팀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결국 프랑스도 떨어졌고, 남아있는 잉글랜드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고. 이제부터는 정말 단판승부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승부차기까지도 가는 전략을 가지고 가야되죠. 그렇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에 목표를 둬야 되지, 2002년의 영광을 다시 재현한다? 그것은 너무나 좋은 생각입니다만, 일단 8강부터 먼저 넘어야 되니까 우루과이전만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 이종훈> 이번에 보게 되면 유럽 강호들이 부진하지 않습니까, 프랑스, 영국까지. 이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김병지> 전체적으로 팀 조직력의 문제를 많이 야기 시킨 게 아닌가 생각이 들고. 그 다음에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미드필드에서 확실한 키플레이 하는 역할과 잉글랜드나 프랑스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원톱의 문제, 골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원톱의 부재가 제일 문제가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 이종훈> 예전에 우리 방송에 나오셔서 해설위원으로 꿈을 밝히신 바가 있는데요. 드디어 꿈을 이뤘습니다. 느낌이 어떻습니까?
◆ 김병지> 시작과 동시에 많은 질타도 받았고, 또 여론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는데. 그렇지만 항상 축구라는 것과 제가 하는 일들과 해설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부족한 게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도전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열심히 도전을 목표를 두고서 열심히 하는 게 인생과정에서 중요한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부족함을 채워나가고 하루하루 발전해나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을 하고, 좀 더 나은 해설을 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시간들이 제에겐 엄청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 이종훈>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세요?
◆ 김병지> 30년간 선수생활하면서 경기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은 어떻게 보면 예측가능한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상황들을 보면서 경기경험을 했었고 또 수많은 경기들을 경기장에서 뛰어왔으니까. 그렇지만 이 짧은 시간 안에 짧은 마디로 일반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게 조금 힘들었고. 제가 알고 있는 설명은 지금까지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거였지, 대중을 상대로 한 단어의 어떤 구사능력에 있어서 좀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