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연세대 정외과 문정인 교수 (前 동북아위원장)
천안함 후속조치 일환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한미간 합동군사훈련에 대해서 중국 측이 군사대응경고까지 하고 나오고 있죠. 아주 강력 반발을 하고 있는데요. 한중간의 긴장고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그에 따라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동북아 전문가시죠, 전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이종훈> 한미합동군사훈련 때문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긴장국면이 형성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지금 보십니까?
◆ 문정인> 중국입장으로서는 동북아 지역 내에 있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걸 원치 않으니까 중국 입장은 소위 화평발전론이라고 해서 주변의 안보 환경이 우호적인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경제발전에 매진하게 되는 기본정책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건 원하지 않는 것 같고요. 또 다른 하나는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성격을 보더라도 천안함 사건을 외교적,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권장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힘을 투사하는, 이런 군사훈련은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하는 게 중국입장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8월에 을지프리덤포커스 군사훈련을 하는데, 7월에도 그렇게 하면서 특히 만약에 서해 지역이 된다면 이런 것들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게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중국 쪽에서는 동해상에서 하더라도 반대를 한다, 이런 얘기가 어제 나왔다 말입니다. 이 얘기는 결국 하지 말라, 이 얘기 아닌가요?
◆ 문정인> 그게 뭐냐면요, 사실상 지난 3월에도 한미군사훈련 했었고요, 그때도 사실상 대잠함 훈련하면서 아주 고도의 전투수행능력을 가진 이지스구축함 같은 것들이 배치가 됐었거든요. 그런데 이걸 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 보다는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에서 이번 천안함 사건을 외교적, 평화적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권장사항이 있었는데, 그런 권고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간 군사훈련을 통해서 북에 대해서 어떤 응징적 자체를 취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게 중국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 이종훈> 과거에도 중국이 이렇게 한미합동군사훈련과 관계해서 이런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까?
◆ 문정인> 그런 적이 별로 없었고요. 그리고 과거에는 우리 국방부가 한미군사훈련 하는 것을 크게 선전을 하거나 그것을 대국민 홍보를 하거나, 이런 사실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사실상 국방부 입장에서 언제 한다, 언제 한다, 또 항공모함이 온다, 대규모 핵발진잠수함이 온다, 이런 식의 발언들을 많이 하는 것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이종훈> 우리 정부하고 미국쪽에서 계속 논의중이긴 한데요. 만약에 훈련이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전제를 했을 때, 중국 쪽에서는 군사적인 대응까지지도 사실은 예고하고 나서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그렇게까지 갈까요, 어떻습니까?
◆ 문정인> 그게 두 가지인데요. 군사훈련의 성격인데... 성격 중에서 하나는 위치가 어디냐, 서해에서 한다고 하면, 중국입장에서는 자기들 안보를 위협한다고 생각 할 수 있을 거고요. 그 다음에 동해에서 한다고 하면 그렇게까지 중국이 나올 이유는 없다고 보고요. 군사적 대응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군사적 대응을 하기도 힘들 것이고, 두 번째는 한미합동해상훈련과 규모의 문제인데요, 여기에 정말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이 오고 거기에다가 대규모 항공모함 전투단의 전략자산들이 온다고 한다면 중국입장에서는 상당히 신경 쓰겠지만 그렇지 않고 통상적인 한미연합훈련 수준의 전투력이 전개된다고 하면 중국에서 그렇게까지는 나올 건 아니라고 봅니다.
◇ 이종훈> 하지만 대규모 기동훈련이라할까, 이런 대응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중국 쪽에서?
◆ 문정인> 군사적 행동이라고 하겠지만 자체훈련이지만, 내가 볼 때에는 중국도 자제를 할 거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모든 과정을 보면 미 국방성 하고 중국 군수뇌부 하고는 충분한 교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미국 쪽에서 연기도 해왔고, 규모도 조금 축소하려고 하는 게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한 가지 분명히 알아야 될 게, 이번 한미합동군사훈련이라는 하는 것은 미국의 경우는 태평양 사령부에서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태평양 사령부 결정이 바로 미 국방성의 결정을 의미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한국 국방부에서는 태평양 사령부 결정이 바로 미국 정부의 결정이니까 바로 그런 수준의 군사훈련에 들어갈 거라고 발표를 했는데, 이런 점에서는 좀 신중을 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태평양 사령부가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미합참 승인을 받아야 되고, 그 다음에 국방성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데, 그리고 고위층에 올라갈수록 중국하고 전략적 관계를 생각하기 때문에 훨씬 더 신중해질 수가 있겠죠.
◇ 이종훈> 우리 정부하고 미국이 처음에 이 훈련을 계획할 당시에 중국 측의 반발 정도도 사실은 예상을 했어야 하는 거 아닌 가요?
◆ 문정인> 그런데 우리 정부 측에서 보면, 3월 훈련에서도 그렇고, 1월 달에 독수리 훈련할 때도 그렇고... 우리 통상적으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하는데 중국 측에서 그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관성에 따라서 우리 정부가 그랬던 것 같은데... 천안함이라는 특별한 사건, 그리고 이 사건을 통해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걸 원치 않는 중국의 입장, 이런 것을 좀 고려해서 접근했으면 낫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이종훈> 하지만 우리 정부는 중국 측의 반발이 좀 주권간섭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던데요?
◆ 문정인> 사실 그렇긴 하죠. 왜냐하면 한미군사훈련이라는 것은 우리 주권행사에 해당되는 거고, 그렇긴 하지만 결국엔 한국의 영해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고, 그 과정에서 공해를 사용할 수도 있고, 항공모함 같은 것이 공해에서 전개가 될 때 이런 것이 중국에 대한 위협을 줄 수 있죠. 중국으로서는 그런 우려를 표명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 이종훈> 만약에 우리가 훈련을 그대로 강행한다고 전제했을 경우에 여러 가지 경제적이라든가 수출과 관련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부담을 안고도 이번 훈련을 강행할 필요가 있을까요?
◆ 문정인> 제 생각에는 꼭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요. 우선 유엔안보리 의장성명도 있고, 그 다음 우리가 8월 16일부터 27일까지 한 달 이내에 을지프리덤포커스 한미합동군사훈련도 있고, 또 중국의 강력한 반발도 있고... 이런 상황인데 이걸 꼭 해야 될 것인가 하는, 이것도 군사훈련 한다면 예산도 많이 들어갈 텐데요. 벌써 한 달 간격으로 두 번씩 대규모로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그런 느낌이 드네요. 그런데 국방부 입장으로서도 답답하겠죠. 왜냐하면 북에 대해서 강력한 응징을 보여야 되는데 안보리의장성명, 그런 성격으로 나와버렸죠. 그 다음에 확성기 설치해놓고 아직 방송도 못하고 있죠. 그러니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국방부는 뭐하고 있느냐, 이런 소위 압력이 들어올 수는 있지만 그러나 그것 때문에 일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대규모로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 이종훈> 화제를 조금 바꿔서요. 이번에 의장성명 유엔안보리에서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에 관심이 6자회담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데요. 언제쯤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까?
◆ 문정인> 글쎄요, 아마 6자회담 재개문제는 북한이 상당히 중요한 변수인데, 그 못지 않게 중요한 변수는 우리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봅니다. 한국 정부가 6자회담재개를 희망한다면 6자회담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전개될 거라고 보고요. 기존에 봤던 한국 정부의 입장, 선 천안함 후 6자회담, 이 시각을 갖고 나간다면 상당시간 동안 6자회담의 재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 이종훈> 그러면 선 천안함 원칙을 조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 문정인> 저는 그렇게... 왜냐하면 천안함 사건, 우리 46명의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극적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문제고, 지금 이 시간에도 북한 핵무기 능력을 강화시켜나가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저는 천안함과 별개의 것으로 6자회담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북한핵문제 해결에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된다고 봅니다.
◇ 이종훈> 그러면 6자회담 관련해서 우리 정부 출구전략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를 해나가는 게 좋겠습니까?
◆ 문정인> 참, 어려운 부분인데요. 처음부터... 우선 출구전략이라고 하는 게 비핵화문제든가 천안함 문제라든가, 이 모든 것들이 엄격한 의미에서는 북쪽하고 보이지 않는 교감과 어떤 협의를 통해서 우리가 출구전략해도 우리의 명분도 살고, 또 북측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그런 출구전략을 해야 되는데, 그런 물밑작업을 한국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지 저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만, 우선 그런 의미에서는 북측하고 어떤 형태든 간에 하여간 비공식 접촉 같은 게 이루어져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봐지고요. 그 다음에 6자회담 재개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보다 더 리더십을 발휘해서 한국하고 북한이 동참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을 만들어주고, 그런 여건이 생기면 꼭 천안함 고집하지 말고 6자회담에 동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보고요. 그리고 남북한 관계 풀어나가는 것 중에 하나는 대북인도적 지원 같은 경우는 북측에 명분을 붙여야 되겠지만 대북인도적 지원 같은 것을 먼저 시작하면서 남북한 간의 물꼬를 터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 이종훈> 남북정상회담도 필요할까요?
◆ 문정인> 그건 지금 단계에선 좀 쉽지가 않겠죠. 북쪽에서 받기도 힘들거고, 우리 대통령께서 하시기에도 힘드실 거고, 그러나 이런 일련의 전진적 출구전략을 수 하고 나면 정말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도 보이겠죠.
◇ 이종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4(수) 문정인 前 동북아위원장 "한미연합훈련, 중국이 반대하는 이유는"
201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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