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준설, 대상파악도 제대로 안된 채 추진 중
- '반쪽조사' 아닌, 정밀조사 해야
- 5천억 원 들어가는 폐기물 처리, 5~6개월이면 충분
- 4대강 사업중 수질개선과 강변조성, 제방보강은 좋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경남도 낙동강사업 특위 위원장 박창근 관동대 교수
경상남도는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서 낙동강 지역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전문가 조사를 벌여왔는데요. 어제 특별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자세히 좀 알아보겠습니다. 공동위원장이죠.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가 지금 전화로 연결돼있습니다.
◇ 변상욱> 관변홍보도 있었고, 반대하는 단체의 지탄도 있었고 했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순수한 특별위원회의 조사는 어떻게 나왔을까, 결과가 무척 궁금합니다. 결과부터 이야기를 해주시죠.
◆ 박창근> 가장 대표적인 결과라고 하면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은 그 목적에 있어서 적절하지 않다, 다시 이야기해서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은 물을 확보하고 홍수를 방어하겠다는 목적으로 건설되는 사업이거든요. 그런데 경상남도에서 실태조사를 해보니까 지난 10여 년간 홍수피해를 입은 곳을 보니까 대부분이 지방하천이고 소하천이었습니다. 국가하천 같은 경우에는 1∼2%정도 밖에 발생 안 했다는 거죠.
그렇다면 홍수 방어 목적도 부적절하고요. 또 가장 문제가 경상남도에서 지난 10여 년간 한 200개 마을 가까이 운반급수, 즉 물이 없어서 제한급수를 했다는 거죠. 그게 전부 산간농촌지역, 도서해안지역이라는 겁니다. 다시 이야기해서 경상남도 입장에서는 낙동강 사업을 해서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로 해서 물을 확보해도 그 물을 이용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그 다음에 홍수방어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게 저희들이 내린 가장 큰 결론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이게 4대강 사업에 자체 정당성을 지워버릴 만한 사안이 되는 건지, 아니면 사업 중에서도 괜찮은 부분도 있는데 이 부분은 아니더라, 이런 뜻입니까?
◆ 박창근> 네, 그렇습니다. 4대강 사업 자체가 예산도 대규모이지만 사업의 범위도 아주 광범위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사업의 어떤 종류별로 쭉 다 검토를 한 거죠. 그래서 좋은 사업과 나쁜 사업으로 우리가 나눴다는 것입니다.
◇ 변상욱> 4대강 사업의 여러 분야 중에서 “이건 그래도 할 만 한 사업이다” 이런 게 있다면 어느 쪽입니까?
◆ 박창근> 일단 수질개선사업, 이것은 좋은 사업이죠. 다음에 생물의 다양성과 수질개선, 지하수 함량에 필요한 강변저수지 조성사업, 그리고 하천 환경을 정비하겠다는 사업, 또 아주 노후화돼가지고 홍수 위험이 있는 제방을 보강하겠다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찬성을 하고요. 오히려 이런 사업은 대폭 증가시켜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저희들의 입장이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지금 심각해서 여기는 일단 공사를 중단시켜 놓고 봐야겠다, 라고 하는 구간도 있습니까?
◆ 박창근> 네. 일단 15공구, 경남 함안 하류 쪽인데요. 거기에는 준설을 하다가 산업폐기물 또는 건설폐기물이 바로 노출됐습니다. 그래서 공사를 잠정 중단을 하고 있는 상태거든요. 그리고 8, 9공구는 이번에 저희들이 정밀조사를 한 부분인데 여기에도 지금 대량의 폐기물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공사를 중단하고 실태조사를 해야 된다는 게 저희들의 판단이었습니다.
◇ 변상욱> 강 밑에서 나왔다는 겁니까? 강 옆에 하천변에서 폐기물이 매립돼 있던 게 나왔다는 뜻입니까?
◆ 박창근> 그러니까 15공구 같은 경우에는 준설을 하지 않습니까? 하천 내에서 준설을 하거든요. 준설하는 과정에서 모래 밑에 산업폐기물이 묻혀있었다는 겁니다.
◇ 변상욱> 이것을 계속해서 공사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겁니까?
◆ 박창근> 일단 가장 심각한 문제가 지금 이 폐기물이 매립된 지역으로부터 하류에 한 2㎞ 구간에 보면 매립치수장이라는 데가 있습니다. 부산시민의 반 이상이 이 치수장에서 물을 치수해서 먹고 있는 상태거든요. 이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고요. 다음에 그대로 방치하더라도 지하수 오염, 토양오염으로 인해서 서서히 하천으로 스며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니까 지속적으로 수질이 악화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 변상욱> 상수원 수질오염까지 이야기가 된다면 양이 얼마나 되는 거죠?
◆ 박창근> 길이로는 약 3.3㎞ 정도, 하천을 따라서요. 폭은 200∼300m, 깊이는 한 2∼3m 정도로 산업폐기물이 묻혀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중량별로 보니까 약 최소 200만 톤에서 많게는 400∼500만 톤까지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주 엄청난 물량에 해당되는 거죠.
◇ 변상욱> 그 폐기물들의 종류라든가 이런 것들도 파악이 됐습니까?
◆ 박창근> 네. 저희들이 시추조사를 하려고 했는데 하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저희들이 노출돼 있는 것만 조사를 했습니다. 보니까 건축폐기물, 산업폐기물이 주로 많았습니다. 물론 건축폐기물도 문제가 되지만 특히 문제가 되는 게 산업폐기물도 상당히 문제가 됩니다. 기름 또는 유류성분도 일부 검출이 됐거든요.
◇ 변상욱> 조사를 하지 못하게 한 측은 어느 쪽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박창근> 공사현장에서 저희들이 장비를 가지고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들어가니까 하천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저희들이 장비를 다 들고 갔습니다만 공식적으로는 못 했습니다.
◇ 변상욱> 일단 공사처에서 장비가 못 들어오게 했군요?
◆ 박창근> 네.
◇ 변상욱> 그런데 지금 주민들이 여기도 있다, 저기도 있다, 하면서 다 알 정도면 이미 경남도 쪽에서 보고가 돼있는 상황 아닙니까?
◆ 박창근> 환경영향평가가 과연 제대로 됐냐고, 근본적인 의문이 있는데 현장에서 한 번만 탐문조사만 했더라도 이것이 쉽게 해결될 문제였거든요. 지금 현재 전국적으로 준설비용이 5조 원 이상이 됩니다. 대단한 양이죠. 그런데 준설할 대상이 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결과론적으로는 그런 상태가 돼버렸거든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정밀조사를 해야 되는데, 반쪽짜리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경남도지사 같은 경우에는 4대강 사업에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환경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수질 개선을 과연 할 수가 있느냐, 4대강 사업이 과연 적정한 것이냐에 대해서 나름대로 비판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고 정부에서 견제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조사가 허술하고, 보고도 제대로 안 되고, 파악도 안 되고 했다는 게 이해는 안 가거든요.
◆ 박창근> 그게... 이제 도지사가 이번에 바뀌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내부적으로 좀 혼선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교수님, 불법폐기물을 어떻게든 조심조심해서 다 걷어내려면 얼마나 많은 기간이나 비용이 필요하겠습니까?
◆ 박창근> 일단 예산문제로 볼 때에는 저희들이 한 5천억까지 들지 않을까 판단이 되고요. 예산을 조기에 집행한다면 한 3, 4개월 또는 5, 6개월 만에 해결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대로 묻어두고 안 걷어내는 방법도 있는 겁니까?
◆ 박창근> 지금 현재 이것이 문제가 된 이상은 4대강 사업, 특히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하자면서 오염물질을 배출시키는 폐기물이 매립돼있다는 것에 대해서 그것을 처리하지 않고 낙동강을 살리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죠. 그래서 제일 우선 문제가 불법으로 또는 어떠한 경우든지 간에 매립돼있는 이 폐기물들을 다 걷어내는 게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사업이지 않겠느냐, 하는 게 저희들 판단입니다.
◇ 변상욱> 오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5(금) 박창근 낙동강특위위원장 "매립폐기물 처리않는 낙동강 살리기는 모순"
20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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