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
작전명이 ‘불굴의 의지’라고 하죠. 오늘부터 나흘간 동해상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됩니다. 중국과 북한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남북 간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없진 않습니다. 게다가 이번 훈련에는 일본 자위대까지 참가한다고 해서 또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여러 가지 쟁점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 이종훈> 우선 이번 한미연합훈련의 의미와 목적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 유호열> 기본적으로 이번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의 공격에 의해서 우리 천안함이 침몰된 사건, 북한의 잠수함을 동원한 전격적인 기습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한미연합이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억제하기 위한 대잠훈련이 기본이고요. 이런 훈련을 통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한미양국의 전력을 과시함으로 해서 억지하려고 하는, 그런 의미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봅니다.
◇ 이종훈>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까 고위당직자가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그러니까 체제변동까지 고려한 훈련이다, 이런 발언을 했던데요. 그 배경에 대해 설명을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 유호열> 물론 이 연합훈련 자체만을 놓고 그렇게 볼 수는 없고요. 지금 포괄적으로 북한의 어떤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된 이후로 해서 북한이 이번 사태에 대해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또 6자회담에 나오겠다고 했을 때도 진정한 의도를 가지고 나와라, 이렇게 촉구하는데. 아직까지 북한이 전향적인 그런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난 한미외교국방장관회담에서 미국 쪽에서 추가적인 대북제재 구상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구체적인 안은 앞으로 발표가 되겠습니다만, 그런 전방위적 압박을 통해서 북한의 태도변화, 정책변화를 촉구하고. 만약 그런 것도 실현되지 않고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을 강행할 경우 방법은 북한정권교체가 어떻게 보면 불가피한 상황 아니냐, 이런 의미라고 해석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이종훈> 그런 부분이 조금 공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좀 들고요. 그러다보니까 북한과 중국이 상당히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이번 훈련에 대해서 북한이 “보복성전을 개시하겠다” 이렇게 공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 유호열> 물론 북한 국방위 대변인성명이라든지 또는 외교부의 태도를 보면 북한이 상당히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런 반증은 될 수 있을 텐데요. 사실 중국은 또 다른 의미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북한이 지금 아주 강경한 어조로 핵억제력 강화하고 그것에 의해서 임의의 시기에 보복성전 하겠다, 하는 것은 일단은 엄포나 아니면 자기네들의 강경한 태도를 보여주기 위한 걸로 해석을 합니다만, 앞으로 북한의 태도가 핵억제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추가적인 핵실험이라든지 미사일발사라든지, 이런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봅니다.
◇ 이종훈> 천안함 사건 같은, 부분적인 도발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닐까요?
◆ 유호열> 그런데 실제로 북한이 이번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 자신들이 무고하다고 계속 주장하는 것은 그러한 사태를 또 유발함으로 해서 국제적인 비난과 특히 중국을 자극한 그런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당분간은 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요. 일단 북한의 태도변화를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만, 북한이 할 수 있는 선택이 그리 많지는 않다, 이렇게 봅니다.
◇ 이종훈> 중국의 반응도 눈여겨볼 대목인데요. 중국이 계속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 반대의사를 지속적으로 표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이 이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 뭐라고 보시는 지요?
◆ 유호열> 중국이 여러 가지 이해가 걸쳐있다고 보는데요. 일단은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중국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는 것이고요, 경제라든지 기타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한반도가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그런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이번 ARF에서도 보듯이 동중국해, 또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경, 영토분쟁, 이런 부분에 있어서 미국과 중국이 어떤 미묘한 신경전도 이번 한반도해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군사훈련에 대해서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실제로 중국은 한반도와 또 미중간, 또는 중국과 주변 국가들과의 여러 가지 관계를 다 감안한 그런 반응이라고 봐야죠.
◇ 이종훈> 그 연장선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냉전시대가 오는 거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유호열> 신냉전까지는 아직 저희가 그렇게 우려할 사항은 아닌데, 왜냐하면 중국 자체가 실제로 체제는 사회주의체제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우리가 감안하더라도 이미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주요 국가로 부상했고, 그런 면에서 중국이 미국이나 또는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긴장을 조성하고, 또는 진영으로 딱 고착이 되는 그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을 걸로 봅니다. 일단 중국이 자기네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부분에 있어서 입장을 표명하지만 또 그런 부분에 일정한 견제는 했지만 과거 냉전시대처럼 진영 간의 어떤 대결, 이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걸로 봅니다.
◇ 이종훈> 미국하고 중국 사이의 문제가 좀 더 큰 구조적인 문제라고 본다면 우리는 그 틈에 끼여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지금 한중 FTA협상도 시작되고 하는데, 우리 외교부가 조금 한쪽으로 쏠린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되거든요?
◆ 유호열> 우리가 아무리 그동안에 경제적인 성장도 하고 주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국가영향력을 키워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중국이나 미국과 같은 그런 세계 초강대국을 상대로 하기에는 여력이 미약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간의 전략적 모색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 선택의 여지가 제약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북한이 도발에 의한 천안함 사태와 같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에 있어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불가피한 그러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이 상황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그 과정에서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이게 되면 그 과정에서 남북관계라든지 또는 그 과정을 이끌어가기 위해서 한중간의 전략적 대화를 모색하는 단계가 있을 걸로 봅니다.
◇ 이종훈> 또,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 4명도 이번 훈련에 참가를 해가지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유호열> 실제로 한미훈련에 일본자위대, 이번에 해상자위대 장교 4명이 조지워싱턴호 항공모함에 탑승하면서 이번 훈련을 참관을 하는데요. 우리가 이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상당히 주목하고 있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번 일본 해상자위대의 장교 참관에 대해서 우리도 물론 관련된 사항이긴 합니다만, 중국이 특히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것은 중국과 일본, 또는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본다면 당연한 반응이라고 보는데, 우리로서는 이미 한국, 중국, 일본, 또는 기타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 간의 연합훈련인 림팩에 일본, 한국 다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또 앞으로 PSI훈련을 우리 인근해역에서 할 경우라면 당연히 미국, 일본, 이런 아시아 태평양국가들이 참여를 하게 되는데, 그런 면에서 일본과 군사적 협조관계가 강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추세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일본과 우리의 특수 관계가 앞으로의 군사적 부분에 있어서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협조관계를 맺어가려고 한다면 이런 부분은 하나의 과정이다, 이렇게 봐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이종훈> 하지만 일각에서는 독도문제하고 연관해서 일본군대가 동해상으로 진출하는 길을 스스로 열어주고 만 격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거든요?
◆ 유호열> 이런 한미연합훈련에 일본이 참관하기 때문에 그것이 더 유리해진다? 지금 상황에서는 정보가 엄청나게 발전한 상황에서 그것은 기우라고 생각을 하고요. 오히려 이런 협조 관계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과거사라든지 독도문제라든지 또 한일 간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아예 일본이 참여하지 않아야 우리가 일본과의 역사문제나 영토문제를 유리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에서는 좀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이종훈> 너무 피해의식을 가지고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 유호열>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본과의 적극적인 관계를 강화해가면서 우리의 주장이라든지 이해관계를 풀어나가려는, 그런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6(월)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자위대 참가 논란, 민감한 반응"
20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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