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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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수) 경남FC 윤빛가람 선수 "조광래 감독, 아버지보다 더 소중한 분"
2010.08.18
조회 306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축구국가대표 윤빛가람 선수 (경남FC)

축구국가대표팀이 새로 꾸려지고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 바로 윤빛가람 선수입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지난 나이지리아 전이 A매치 데뷔 경기였는데요. 조광래 감독의 깜짝 발탁으로 ‘조광래의 황태자다’ 이런 별명을 얻더니 데뷔전에서 골까지 성공을 시켜 모두를 놀라게 했죠. 요즘은 K리그를 누비면서 신인왕도 노리고 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봅니다.

◇ 이종훈> 요즘 인기 실감나시나요?

◆ 윤빛가람> 시간이 좀 지나니까 조금 그런 것 같네요.

◇ 이종훈>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죠?

◆ 윤빛가람> 스물 한 살 입니다.

◇ 이종훈> 그럼 대표팀에서 최연소인가요?

◆ 윤빛가람> 최연소는 아닌 것 같은데요.

◇ 이종훈> 그래도 상당히 어린 편이죠?

◆ 윤빛가람> 네, 그런 편이죠.

◇ 이종훈> “조광래의 황태자” 라고 불리는데, 황태자라는 호칭이 좀 부담스럽지 않으세요?

◆ 윤빛가람> 지금 그 말을 듣는 것은 많이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이제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고, 한 경기를 소화해낸 것뿐인데... 벌써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것은 너무 일찍 인 것 같고요. 저도 경기를 더 많이 나가고, 또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려야 그때서야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 이종훈> 특히 이름이 길고 특이해서 잘 잊지 않게 되는데. 이름은 누가 지었나요?

◆ 윤빛가람> 아빠가 지은 걸로 알고 있거든요.

◇ 이종훈> 그 이름 마음에 드세요?

◆ 윤빛가람> 한번엔 기억하긴 좋은 이름인 것 같아서요. 어릴 때는 네 글자라는 이름이 좀 부끄럽고 그랬는데,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요.

◇ 이종훈> 조광래 감독이 경남 FC감독을 맡고 있었고, 윤빛가람 선수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발탁을 한 것 아니겠습니까? 발탁 전에 아무 말씀을 안 하시던가요?

◆ 윤빛가람> 네, 전혀 말씀이 없으셨어요.

◇ 이종훈> 본인도 정말 깜짝 발탁이 된 거군요?

◆ 윤빛가람> 네.

◇ 이종훈> 처음엔 대부분 팬들이나 언론에서 깜짝 발탁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나이지리아전에서 골까지 넣고 말았단 말입니다. 골 넣던 순간 무슨 생각이 나던가요?

◆ 윤빛가람>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머리가 하얘져가지고요. 골을 넣을 거라고 생각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많이 얼떨떨했죠. 그래서 세레모니도 준비 못했고. 얼떨결에 골이 들어가 가지고 세레모니도 제대로 못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 이종훈> 세레모니를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아있군요? (웃음)

◆ 윤빛가람> 네.

◇ 이종훈> 골 넣는 순간이 박지성 선수가 포르투갈 전에서 넣던 장면하고 굉장히 비슷했어요. 나중에 그 장면 보셨죠?

◆ 윤빛가람> 네.

◇ 이종훈> 그런 장면이 되면 조광래 감독한테 막 뛰어가서 안기고 이래야 되는 것 아닙니까?

◆ 윤빛가람> 골을 넣고 나서 세레모니를 못한 상황이 지나고 나서 ‘그것을 했어야 되는데...’ 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라서요. 한 골 더 넣을 수 있다면 그렇게 뛰어가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안 들어가더라고요.

◇ 이종훈> 골을 넣으니까 조광래 감독이 엄지손가락을 딱 치켜들었다 말이죠. 조광래 감독이 윤빛가람 선수 아끼는 마음이 그런 데서도 드러나는 게 아닌가 여겨지는데. 조광래 감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고 계세요, 평소에?

◆ 윤빛가람> 조광래 감독님께서 안 계셨다면 저도 없었다고 생각을 해요. 감독님이 있으셨기에 저도 지금 이 자리가, 아직 완벽히 성공한 자리는 아니지만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 아버지보다도 더 소중한 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조광래 감독님이 평상시에 훈련을 혹독하게 시키나요?

◆ 윤빛가람> 훈련장에서는 굉장히 지적도 많이 하시고, 냉정한 분이시라고 생각을 해요.

◇ 이종훈> 윤빛가람 선수가 최근에 “조광래 감독이 칭찬도 잘 안 해 준다” 이런 얘기도 했던데, 정말 칭찬에 인색합니까?

◆ 윤빛가람> 경남 FC에 계실 때는 굉장히 좀 정말 지적을 많이 하시고, 못할 때는 벌칙을 주시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대표팀에 가서 감독님을 뵈니까 좀 그 자리가 또 그 자리인 만큼 저를, 제자를 뽑았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부담감 때문에 다른 사람들 눈도 있고, 시선도 있기 때문에 일부러 칭찬도 안 하셨고, 지적도 잘 안 하셨던 것 같아요.

◇ 이종훈>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도 드시죠?

◆ 윤빛가람> 네, 그런 생각 많이 들어가지고 제가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열심히 뛰고 그랬던 것 같아요.

◇ 이종훈> 별명이 강심장이라고 그러더라고요? A매치 첫 데뷔전 때 그래서 별로 긴장이 안 되던가요?

◆ 윤빛가람> 몸을 풀기 위해서 나갈 때는 수많은 관중들을... 그때는 굉장히 긴장이 많이 됐는데요. 이상하게 경기장에 나갈 때는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런 것들 때문에 강심장이라는 별명이 붙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요.

◇ 이종훈> 요즘 K리그 열심히 뛰고 있는데... 대표팀 발탁 전에도 사실은 K리그에서 꽤 활약을 했고, 최근엔 베스트11에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아주 잘하는 선수, 이런 평가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 신인상도 노리고 계신가요?

◆ 윤빛가람> 당연히 욕심은 있고요. 그런데 개인상 보다는 저희 팀이 우선이기 때문에 팀을 우선시하면서 팀플레이에 맞춰가면서 잘 따라가다 보면 나중에 그런 개인상도 다 따라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 이종훈> 신인상 라이벌로 거론되고 있는 게 지동원 선수인데요. 두 분 사이 경쟁심 같은 게 작용하나요?

◆ 윤빛가람> 네, 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동원이랑 저랑 아는 사이인데요. 동원이가 볼을 넣으면 저도 질 수 없으니까 골을 넣어야겠다는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데 서로 자극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경쟁자가 있어야 더 자극을 받아서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좋은 것 같아요. 그냥... 저도 자극도 되고...

◇ 이종훈> 두 선수 만나면 어떤 얘기를 할까도 궁금한데요?

◆ 윤빛가람> 장난 식으로 저는 동원이한테 “동원아, 신인상은 네가 타겠다”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치고요. 동원이도 저한테 “형이 잘하니까 형이 타시겠죠” 그러면서 그런 농담을 주고받고 해요.

◇ 이종훈> 이제 겨우 A매치에 데뷔한 신인이긴 한데, 그래도 해외에 나가서 뛰고 싶은 욕심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 윤빛가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저도 또 해외무대를 밟아보고 싶은데, 일단은 지금 제가 몸을 담고 있는 팀은 경남 FC이기 때문에 있는 동안은 이 팀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이종훈> 어떤 선수를 닮고 싶으세요?

◆ 윤빛가람> 저는 많은 곳에서 얘기를 했지만 백지훈 선수를 좋아하고 우상으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백지훈 선수처럼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