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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화) 파면 채수창 前강북서장 "조현오 청장, 현명한 결정하시길..."
2010.08.17
조회 529
- 파면 상태, 소청심사 준비 중
- 대외적 의견 피력 "후회없어"
- 홀서빙하며 비주류의 삶 이해 중
- 국민소통 리더십이 경찰청장 돼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채수창 前 강북경찰서장
연일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자질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지난 6월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현 경찰청장 내정자의 무리한 실적주의를 비판하면서 동반 사태를 촉구했던 분,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을 만나 보려고 합니다. 당시 상황, 그리고 현재의 심경 들어보겠습니다.
◇ 이종훈> 요즘 보직이 없으신데, 어떻게 지내세요?
◆ 채수창> 직위해제 된 이후로 제가 살고 있는 강북지역 음식점에서 홀서빙 아르바이트도 하고, 미아삼거리에 있는 백화점에서 일도 하고, 그러면서도 틈틈이 곧 있을 소청심사 준비 중에 있습니다.
◇ 이종훈> 금전적인 문제 때문일 것 같지는 않고, 어떤 사회적인 경험을 하시려는 목적이신가요?
◆ 채수창> 마침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우울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좀 달래고 있고요. 이런 일을 하면서 제가 느끼는 심정은 저도 지금까지 중고등학교 때 공부 잘하고 경찰서장까지 승진하면서 항상 기득권 주류로 살아왔는데, 요즘 비주류로 살아간다는 것, 또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런 것들을 많이 이해하면서 앞으로 이런 어려운 사람들을 대변하는 일을 해야 되겠다, 이런 각오를 하고 있고요.
특히 요즘 제가 일하고 있는 미아삼거리 백화점에 회장님이신 김명환 회장님의 권유를 받아가지고 최근에 제가 강북 제일교회를 다니고 있어요. 사실 그 전에는 교회를 안 다녔었는데 좀 어려운 입장에 처하다보니까 뭔가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나 싶어서 회장님의 권유를 받아서 교회에서 하나님 말씀 들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있습니다.
◇ 이종훈> 혹시 알아보는 분들이 있던가요?
◆ 채수창> 특히 강북서 경찰관들은 가다가도 순찰차 세우고 저한테 깍듯하게 인사를 하면서 “소장님, 용기 내십시오.” 이렇게 하고 있고. 지역주민들도 “오랜만에 남자다운 남자를 봤다” 그러면서 저한테 격려를 많이 해 주고 있어서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새로운 용기를 많이 얻고 있습니다.
◇ 이종훈> 항명 파동 사태 이후에 직위해제를 당하시긴 했지만, 아직 파면이 확정이 된 것은 아니죠?
◆ 채수창> 일단 파면이 됐고요. 소청심사를 통해서 다시 복직이나 다른 구제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 이종훈> 아픈 기억이긴 합니다만, 회고를 해보죠. 당시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셨는데. 그때 어떤 점이 가장 문제라고 보셨던 건지요?
◆ 채수창> 당시 서울청에서 각 일선경찰서, 지구대 파출소에 요구했던 게 검거위주의 실적주의였습니다. 물론 내용에 보면 대민친절, 이런 것도 물론 점수에 포함되어있지만, 사실 그런 걸 가지고 점수 얻기는 어렵고 일단 검거를 해야 되는데, 그러다보니까 일선 현장 경찰관들이 전부 점수의 노예가 되고, 모든 국민을 범죄인하는 그런 폐단을 제가 눈으로 보면서.
물론 제가 당시 서울청장께 직접 편지도 보내고, 담당책임부서에 보고서도 보내고 여러 차례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제 의견을 표시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그렇게 했던, 또 제가 주장했던 내용에 대해서 전혀 후회나 이런 것은 없고요. 그런데 요즘 보니까 참 다행인 것은 서울청에서 실적주의가 많이 개선이 됐습니다. 제가 이야기했던 것들 거의 대부분이 다 반영이 됐는데, 저는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게 다 끝난 게 아니고 실적주의 개선된 것은 원위치 됐을 뿐이고, 이제부터 진정하게 우리 국정지표인 것처럼 섬기는 정부, 우리 경찰에는 국민을 섬기는 경찰의 모습으로 새롭게 변화시키는 계기고, 드디어 출발점에 섰다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종훈> 항명사건 이후에 최하위에서 집중감찰제, 이런 것도 폐지되고 했던데요. 최근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여러 가지 발언들로 해서 여론의 질타를 많이 받고 있는데, 보시는 심경이 어떠신지요?
◆ 채수창> 방송을 보면서 상당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이종훈> 속이 시원하신 게 아니고요?
◆ 채수창> 아뇨, 안타깝고 속이 조금... 오히려 더 씁쓸한 심정이고요. 굳이 한 말씀 드리자면 여러 가지 연연하기 보다는 조직을 사랑하고, 또 국민의 여론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하는 마음에서 현명한 결정이 있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이런 저런 일들로 해서 사실은 경찰이 상당히 내부적으로 사기저하가 있지 않을까 여겨지는데요. 그런 징후들이 지금 보입니까?
◆ 채수창> 저도 경찰생활 25년, 경찰대학생활까지 합치면 30년간 조직에 있었던 사람으로 지금 현재 경찰이 상당히 어렵고, 국민들께 상당히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서 경찰관 이전에 근무했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고요.
그러나 국민들께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보니까 경찰관이 상당히 어려운 직업입니다. 예를 들면 조금만 강하게 하면 금방 국민에 대한 인권침해가 되고, 조금만 약하게 하면 무능력한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해서 질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양 경계 속에서 근무한다는 게 상당히 어렵고. 더더구나 일선 현장경찰관들은 범인검거나 여러 가지 상황 대처하는 데 있어서 여러분 아시다시피 얼마나 다치고, 또 심지어 사망하는 일까지 만연히 있으니까 대부분의 경찰관들이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경찰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변함없이 보내줬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 이종훈> 좀 힘든 질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어떤 결단을 내리면 좋을까요?
◆ 채수창>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모든 기준을 경찰을 사랑하고, 또 국민여론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지면, 그 결정은 그렇게 어려운 결정일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자세한 것은 제가 생략하겠습니다.
◇ 이종훈> 일전에 “경찰이 무엇부터 바뀌는 게 좋겠냐?” 이런 질문에 “사람이 바뀌어야 조직이 바뀐다, 지휘부가 바뀌어야 한다” 이런 지적을 하셨던데요. 그 생각에 지금 생각에 변함이 없으신지요?
◆ 채수창> 맞습니다. 지금 제도나 법은 완비되어있고, 그 같은 제도와 법을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생각은 똑같습니다.
◇ 이종훈> 바람직한 경찰청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어떤 상도 가지고 계실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 채수창> 저는 경찰이, 특히 제가 직위해지 되어 바깥에 나와 보니까 경찰을 많이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런 이유 없이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이, 경찰이, 사법권을 가지고 단속하고 강제하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저는 그렇습니다. 사복경찰관은 지금처럼 모든 국민을 범죄인화해서 수사하는 게 아니고 과학수사를 통해서 아주 족집게 수사를 하고. 정복경찰관들은 국민에게 친절, 공정, 서비스하는, 다시 말해서 국민과 소통하고 같이 국민 속에 같이 친화적인 그런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생각하고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분이 경찰청장이 되는 게 좋지 않나 싶고. 제가 알기로 많은 경찰상사분들이 이런 좋은 따뜻한 리더십과 국민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할 때 경찰조직의 미래는 국민들로부터 신임 받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큰 좋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