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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화) 배드민턴 이효정 선수 "혼합복식 금메달, 꿈만 같아"
2010.11.23
조회 332
- 신백철 선수와 호흡 맞출 시간이 부족해 걱정
- '병역 면제 브로커' 별명, 마음에 들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효정 선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 배드민턴 남녀혼합복식 금메달의 주인공 이효정 선수를 초대했습니다.
[IMG0]◇ 변상욱> 지금 있는 곳은 어디입니까?
◆ 이효정> 지금 제가 팀에 와있거든요.
◇ 변상욱> 공격방향전환이 환상적이더라고요. 그런데 셔틀콕 바라보기도 벅찰 텐데, 상대방 선수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두 사람이 어느 쪽에 어떻게 배치가 돼 있는지 순간적으로 다 눈에 들어옵니까?
◆ 이효정> 한 번씩 제가 비디오를 보고 들어가니까요. 이 선수가 어디가 수비가 안 좋고, 여기가 안 좋구나, 이런 것은 한 번씩 캐치를 하니까요. 무조건 그것만 생각하고 뛰다보니까 공격이 이렇게 좋게 나온 것 같은데요.
◇ 변상욱> 이런 표현하면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거의 구미호 수준이었습니다. (웃음)
◆ 이효정> 네, 고맙습니다. (웃음)
◇ 변상욱> 그런데 출발할 때에는 이번에 메달을 어떻게 딸 것 같다, 예상했었을 건데, 그때 예상은 뭐였습니까?
◆ 이효정> 예상은, 제가 지금 여자복식을 했으니까요. 우선 여자복식에서 메달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오히려 예상 밖에 혼합복식을 금메달을 따가지고 진짜 꿈만 같았어요.
◇ 변상욱> 파트너가 이용대 선수일 거라고 해서 저도 경기를 봤는데, 신백철 선수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 그 선수가 아니네” 하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만. (웃음) 바뀐 것은 사연이 어떻게 된 거죠?
◆ 이효정> 이용대 선수가 1년 전부터 발꿈치가 별로 안 좋았어요. 그래서 물리치료도 좀 많이 하면서 시합을 많이 다니다보니까 이게 안 좋았어요. 6개월 전에 이야기를 해가지고 “용대, 너는 하나만 해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랑도 이야기 많이 하고, 그런 식으로 하다보니까 하나만 용대는 하게 됐고, 저는 파트너를 다른 선수랑 맞추면서 신백철 선수랑 맞추게 됐어요. 그래서 신백철 선수랑은 여기에 나오기 전에는 시합을 두 게임 밖에 못 나갔어요. 그런데 그 시합을 너무 못 뛰어가지고 ‘이래가지고는 아시안 게임 가서 성적 내겠느냐’ 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 변상욱> 호흡을 맞출 시간이 별로 없었군요?
◆ 이효정> 네.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이 나와서 너무 기뻤습니다.
◇ 변상욱> 금메달도 금메달이지만 파트너였던 이용대 선수도 그렇고, 신백철 선수도 그렇고, 딱 병역을 결국 혜택을 받게 됐습니다. 그래서 ‘병역면제브로커’ 라고 별명 붙은 것은 들으셨죠? (웃음)
◆ 이효정> 네. (웃음)
◇ 변상욱> 별명이 마음에 드십니까? (웃음)
◆ 이효정> 저는 마음에 듭니다. (웃음)
◇ 변상욱> 그런데 다른 남자선수들이 혹시 이효정 선수하고 서로 조가 되려고 경쟁을 하거나 그러진 않나요?
◆ 이효정> 후배들이 농담 삼아서 “다음에는 누구 형 차례예요?” 이런 식으로 한 번씩 농담 삼아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냥 웃음으로 넘겨줬어요.
◇ 변상욱> 사실은 금메달을 땄던 선수니까 지켜야 되기도 하고 선수팀에서 왕언니일 것 아닙니까? 제일 맏이니까 그것도 다 아이들 추스르고 다독이려면 그것도 부담스럽고 그랬겠습니다. 어떻습니까? 맏언니 역할이라는 게.
◆ 이효정> 저는 제가 할 것만 하고요. 애들이 워낙 자기들이 혼자서 잘 하고 하니까 그냥 서로 이번에도 격려를 많이 했어요. 너무 다들 친하다보니까요. 그러다보니까 서로 폐 안 끼치고 서로 잘하다보니까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지 않았나 싶어요.
◇ 변상욱> 이번 게임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선언도 했던데, 그건 어떤 이유가 있는 겁니까?
◆ 이효정> 그것은 어떤 이유가 있는 것 보다는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일들을 지금까지 너무 못해서요. 지금 좋은 성적이 나서 그만두는 게 아니라 그전부터 미리 생각을 했고 있었고요. 그리고 이제는 저도 몸이 너무 피곤하다보니까 좀 쉬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그래서 이제 학업에도 좀 충실하고 싶고, 못했던 연애도 좀 한 번 해보고 싶어서요. 이번에는 결심을 했습니다.
◇ 변상욱> 하고 싶던 일, 그러면 일단 연애는 사적인 일이니까 그렇다 치고, 공적인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됩니까?
◆ 이효정> 우선은 대표팀을 은퇴를 하고요. 지금은 제가 취업 중에 있으니까, 팀에서는 계속 선수생활을 할 거고요. 하면서 학업에도 충실히 하겠습니다.
◇ 변상욱> 학업 충실히 하고, 결국 나중에는 이 종목에서 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십니까? 아니면 다른 일이 또 있습니까?
◆ 이효정>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후배들 가르치고 싶은, 그런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이 문제는 좀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이효정 선수만큼 하는 대표선수 금메달감이 쫙 뒤에 줄지어있다면 좋겠는데, 어떨까요? 걱정이 많이 됩니다.
◆ 이효정> (웃음) 지금 밑에 잘하는 후배들이 다 있는데, 아직까지 좀 어려서 성적이 좀 안 났지만, 이번에 런던 올림픽 있잖아요. 그때는 아마 더 큰 기대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잘할 것 같아요.
◇ 변상욱> 조금만 더 경험을 쌓으면 이효정 선수같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 이효정> 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뒤에서 잘 지도도 해 주시고, 밀어주시고, 그렇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효정> 네, 감사합니다.
◇ 변상욱>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인터뷰 중에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여자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아, 얼마나 뼈를 깎는 훈련을 했을까, 생각하니까 가슴이 짠해지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