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목) 문일주 교수(태풍전문가) "초속 65m, 강수량 3m 슈퍼태풍 올 수도"
2010.09.02
조회 782

- 슈퍼태풍, 열차 탈선시킬 위력
- 지구온난화 수온 상승 영향
- 태풍 개수 줄었으나 규모는 강해져
- 대만 수준으로 슈퍼태풍 대비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제주대 해양과학부 문일주 교수

올 들어서 발생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7호 태풍 곤파스가 지금 수도권을 관통하고 있죠. 태풍 곤파스의 위력, 그리고 뒤이어 예고되는 슈퍼태풍에 대해서 자세히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이 슈퍼태풍의 출현을 예고하셨던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문일주 교수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 이종훈> 지금 제주도에 계시죠, 이번에 제주도 피해는 예상보다 좀 덜했다고요?

◆ 문일주> 그렇습니다. 어제 밤늦게까지 폭우를 동반한 강한 비바람이 내렸습니다. 저희 집이 8층인데, 세찬 비바람이 창문에 부딪혀서 회오리 바람소리 같은 것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잠을 잘 못 잤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고, 그래서 예상보다는 피해가 적었던 것 같습니다.

◇ 이종훈> 지금 여기 방송국 주변에도 간판이 쓰러지고, 나무도 쓰러지고, 비바람이 엄청난 상황인데요. 이번 곤파스의 위력, 어느 정도입니까?

◆ 문일주> 사실은 어제 제주도에 가까이 접근했을 당시 태풍의 강도가, 우리가 중심기압으로 표시를 하는데요. 960헥토파스칼인데. 이게 어느 정도냐면 2002년에 태풍 매미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그때 부산에 거의 상륙했을 때 그때 강도 정도가 960헥토파스칼 정도였거든요. 그때 매미가 부산에 상륙하면서 연안부두에 있는 컨테이너를 옮기는 900톤급, 아주 거대한 크레인이 모조리 넘어졌었어요. 그 정도로 아주 강한 바람이었는데.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태풍 곤파스가 아주 세력이 강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좀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큰 피해는 발생을 하지 않았었어요. 그렇지만 열대지역에서 몰고 올라온 수증기가 많아서 지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 이종훈> 곤파스가 크기로는 거의 한반도를 뒤엎을 정도라고 하던데요?

◆ 문일주> 그 정도는 아니고, 사실은 올라올 때 사이즈가 컸거든요. 중형태풍으로 한반도 정도를 덮을 사이즈였는데, 북상하면서 세력이 좀 작아졌어요. 그래서 그 정도 크지는 않았습니다.

◇ 이종훈> 그래도 수도권까지 밀고 올라온 것, 이번이 처음 아닌가요?

◆ 문일주> 처음은 아니고요. 과거에도 몇 차례 수도권을 태풍이 강타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2000년에 태풍 ‘프라피룬’ 이라고 있었거든요. 그 태풍이 수도권으로 직접 상륙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사망자가 28명, 그리고 아마 재산 피해가 2,500억 정도 발생을 했었습니다. 흥미로운 게 지금 북상하고 있는 이 태풍 곤파스가 옛날 프라피룬의 경로를 그대로 따라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특히 한반도에 상륙한 날짜도 거의 비슷합니다. 8월말에서 9월초, 그때 왔었거든요. 그리고 강도도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바람도 셌는데 지금도 바람이 좀 세지 않습니까.

◇ 이종훈> 앞으로 상륙할 태풍들, 어떻게 예측을 해볼 수 있을까요?

◆ 문일주> 제가 지금 위성사진을 보고 있는데요. 곤파스 뒤를 이어서 필리핀 동쪽해역에서 잔뜩 수증기를 품고 태풍으로 발달하려고 하는 구름덩어리들이 눈에 보입니다. 제 예측으로는 이 구름이 곧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규모가 커 보이거든요. 이 구름덩어리가 만약 태풍으로 발달한다면 대형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습니다. 통계자료를 보면 북서태평양에도 태풍은 12월까지도 발생을 하거든요. 우리나라 쪽은 아니지만 저기 열대해역에서 발생을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한 10월까지도 태풍이 상륙한 경우가 몇 차례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태풍 활동이 상당히 늦게 시작됐어요. 거의 이제 본격적으로 태풍시즌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래서 아마 초가을까지도 우리가 방심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이종훈>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10월말까지도 태풍이 올라올 수 있다, 얘기하셨는데요. 예전에 매미나 루사 정도의 위력을 가진 슈퍼급 태풍이 될 수도 있는 거네요?

◆ 문일주> 그렇죠. 그런데 그런 태풍이 우리나라에 올지 안 올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한 가지 아셔야 될 게, 슈퍼태풍급의 아주 강한 태풍이 우리나라에는 아직 온 적이 없지만 열대해역이나 대만 근처에는 2∼3년마다 한 번씩 옵니다. 거기는 워낙 대비가 잘돼있죠. 자주오니까. 작년에 태풍 모라곳이 대만에 상륙했었습니다. 그때 비가 한 며칠 동안 3m가 왔거든요. 3m, 상상해보십시오. 얼마나 많은 비가 왔는지. 그 지역은 자주 그런 슈퍼태풍들이 상륙을 하는 지역인데, 문제는 그런 태풍들이 우리나라까지는 안 온다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아시다시피 지구온난화가 계속 가속되면서 우리나라도 지금 기온이 많이 상승하면서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 말은 우리도 대만 같은 태풍이 올 수 있는 환경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이야기가 쉬울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우리가 상상 못했던 강한 태풍들도 올라올 확률이 있는 겁니다.

◇ 이종훈> 슈퍼태풍이 어느 정도로 강력한 건가요, 감이 와 닿지 않는데요?

◆ 문일주> 감이 잘 안 오실 텐데요. 우리가 경험을 못해봤기 때문에. 실제로 슈퍼태풍 정도 되면 최대풍속이 65m정도 되는데.

◇ 이종훈> 그러면 이번 곤파스 보다 속도가 2배 정도 센 바람이 부는 거네요?

◆ 문일주>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바람의 위력이 어느 정도냐면, 달리는 열차도 탈선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이고요. 규모가 큰 경우에는 강수량도 엄청 많습니다. 모라곳 같은 경우에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3m까지 오기도 하고, 물론 특별한 경우였지만 강수량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며, 바람도 우리가 지금 곤파스 경험하고 있는데요, 이것보다 훨씬 강한 태풍이 될 것 같습니다.

◇ 이종훈> 3m라면...

◆ 문일주> 한 2∼3년 내릴 것을 한 번에 다 내리는 것...

◇ 이종훈> 엄청나네요. 그런데 그런 슈퍼태풍이 불게 되면 큰 해일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요, 영화 해운대 같은?

◆ 문일주> 사실은 태풍이 오게 되면 연안지역이 상당히 위험하게 되는데요. 지금 서해안 지역도 사실은 조금 위험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게 해수면이라는 게 원래 태풍이 오기 전에도 조수 때문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대조, 소조, 고조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이게 15일 주기로 보름달이나 그믐달이 되면 상당히 수위가 올라갑니다. 사실은 추석 전이 되면 상당히 수위가 올라가거든요. 다행히 지금은 중간에 상현, 하현달일 때는 수위가 낮은 단계입니다. 저조상태라서, 소조상태죠.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좀 내려가 있는 상태라서 다행스럽고. 그래도 걱정스러운 것은 하루에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지 않습니까? 고조 때 오게 되면 이미 높아진 수위에다가 태풍에 의한 강한 바람 때문에 지역적으로 해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이종훈> 이런 모든 것들이 수온상승하고 관련이 있다면서요?

◆ 문일주> 그렇죠. 태풍이라는 게 사실은 따뜻한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를 먹고 사는 포식자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해수온도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그래서 지금 전 지구적으로 온도가 많이 상승하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 수온상승이 상당히 크거든요. 이번에 곤파스가 사실은 올라오면서 세력이 많이 약해졌어야 되는데 제주도 밑에까지 올 때까지 상당히 세력을 유지하고 올라왔어요. 그 이유가 바로 올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이 예년보다 2∼3도 정도 수온이 높습니다. 사실은 북상하면서 아무리 센 태풍이 오더라도 약해지거든요. 수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데 수온이 올라가있는 상태이니까 태풍이 강도를 유지하고 올라올 수 있는 겁니다.

◇ 이종훈> 앞으로 계속 이럴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까요?

◆ 문일주> 태풍이라는 게 자주 오게 되면, 강한 태풍들이, 슈퍼태풍급이 자주 오는 대만 같은 경우에는 준비가 잘돼있거든요. 왜냐하면 자주 오니까요. 그런데 서울 지방도 이런 태풍이 2000년 프라피룬 이후에 처음이지 않습니까? 사람들의 기억이라는 게 가까이 엄청난 재앙을 경험하고 나면 준비를 잘하는데, 시간이 자꾸 지나면 까먹거든요.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최근에 태풍이 잘 오지 않았거든요. 몇 년 태풍이 안 오니까 이제는 태풍영향권에서 좀 멀어지나, 아니면 태풍이 자주 안 오나, 이렇게 생각하는데.

사실은 지구온난화가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가 많은 연구자들이 동의하는 것은 태풍 개수는 줄 거라고 얘기하거든요. 바다가 더 뜨거워진다고 태풍이 많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개수는 줄지만 이제는 한 번 생기면 강한 태풍이 생긴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주 안 오지만 강한 태풍이 온다는 것을 명심을 하고, 그래서 경험해보지도 못한 태풍이 올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종훈>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