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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수)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쌀 지원은 당국 간 대화 선행돼야"
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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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어제 정부가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100억 규모의 수해지원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습니다. 경색됐던 남북 긴장관계에도 변화가 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지원의 의미, 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로부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이종훈> 이번 수해 지원의 배경은 뭔가요?

◆ 유종하> 특별한 배경은 없다고 보겠습니다. 북한에 홍수가 났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을 했고, 우리 적십자사로서는 인도주의 원칙과 또 동포애 차원, 이런 데서 과거에도 지원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한 겁니다. 멀리 아이티의 지진 피해에 있어서도 적십자가 큰 역할을 했는데, 바로 이웃에 있는 우리 동포가 수해난 데 대해서는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나, 이런 생각에서 우리가 지원을 제의했습니다.

◇ 이종훈> 북측의 피해 상황, 어느 정도로 파악을 하고 계신지요?

◆ 유종하> 정확한 것은 유엔에서 조사단이 가서 파악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서는 한 8천여 가구가 침수되고, 한 7천여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그렇게 하고. 국제적십자연맹에서 준 정보에 의하면 이재민이 한 6만 명 이상 발생했다, 이렇게 보는데요. 좀 상세한 것은 유엔이 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조사한 이후에 나오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이종훈> 이번에 지원을 결정한 규모가 100억 원 정도던데요. 세부적인 내용들이 어떻게 되는지요?

◆ 유종하> 우선 비상식량, 생활용품, 의약품, 그리고 여러 가지 세트를 넣은 긴급구호품 세트가 있습니다. 이런 종류들을 합해가지고 저희들이 한 100억 원 정도의 규모로써 한 쪽은 신의주, 한 쪽은 단둥으로 보낼까 하고 있고요. 또 개성 근처에서 많은 피해가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것은 육로로, 개성으로 보냈으면 합니다.

◇ 이종훈> 비상식량이라고 하면, 라면 같은 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유종하> 그렇죠, 라면이나 쌀밥 종류로써 익히면 금방 먹을 수 있는, 그런 즉석 식량들을 말합니다.

◇ 이종훈> 그런데 과거 대북 수해 지원을 보면 많게는 700억까지 갔던 적도 있었거든요. 이번에 많이 줄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 유종하> 수해 규모가 좀 다릅니다. 2006년에는 수해가 대단했고요. 2007년에도 좀 수해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우리가 복구장비를 줬어요. 복구장비가 금액이 큽니다. 긴급구호물자로 치면 백 억 원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대단히 많은 양입니다.

◇ 이종훈> 지원물자가 피해주민이 아니라 군부대용으로 잘못 쓰이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던데요. 그런 것도 어느 정도 고려를 하셨던 건지요?

◆ 유종하> 지금 우리가 보내는 물건들은 대개 긴급용으로 쓰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장기보관해가지고 어디 한쪽에서 쓰고 하는 그런 물품은 아니고요. 수재민이나 이재민들이 긴급히 쓸 수 있는 그런 물건들입니다.

◇ 이종훈> 그러면 쌀 지원은 일단 제외가 되는 거죠?

◆ 유종하> 네, 쌀은 아무래도 그것은 지원이 되려면 어떤 규모가 돼야 되는데요. 그 규모가 될 만 한 쌀 지원은 역시 당국 간의 대화에서 이루어져야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이종훈> 그동안 야당을 비롯해서 시민단체들이 재고로 쌓여있는 쌀들이 굉장히 많고 올해도 풍년이 예상되고 하니 북측에 지원하자, 꾸준히 제안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여당 내에서도 일부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오고 했는데요. 앞으로 쌀 지원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할까요?

◆ 유종하> 글쎄요, 저는 적십자 차원이니까요. 적십자로서는 순수인도주의적인 관점, 그리고 긴급한 용도, 이런 용도를 하는 것이고. 과거 북한 쌀 지원은 적십자가 대행은 했습니다, 대행은 했지만 그 결정은 당국 간의 협의에서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적십자로서는 북한 적십자와 직접 맞닥뜨려서 쌀을 얼마 주겠다, 하는 것은 저희들은 조금 저희들 소관 밖이다, 쌀은 아무래도 정치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요. 정부 간 아마 논의가 되어야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북한이 어렵고한데 쌀을 지원하지 않겠다, 하는 것은 아닌 걸로 저는 알고 있고요. 단지 북한하고 대화가 잘돼야 된다,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이종훈> 이번 지원을 계기로 대화에 물꼬가 좀 트여질까요, 적십자간만이라도 말입니다?

◆ 유종하> 과거 경험을 보면 적십자 간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대화가 되면 이것이 남북 간, 당국 간의 대화로도 이어지기도 했습니다만. 저희들은 지금 수해를 당해가지고 긴급히 지원하는 것은 무슨 목적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니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순수이 인도주의 정신과 이런 동포애에서 지원하자, 하는 목적에 한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우리가 당장 의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 이종훈> 북측이 제안을 받아들일까요?

◆ 유종하> 제안은 당연히 받아들이겠죠. 과거에도 서로 주고받고 했거든요. 오래됩니다만, 남측의 수해에 대해서 북측에서도 지원한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과거의 예를 본다면 어려울 때 서로 지원하는 것은 당연히 받겠죠. 제가 볼 때는 지금 유엔에서 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조금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저희들 제의는 당연히 받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이종훈> 하지만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건 그 이후 여러 가지 국면들이 있고 해서 북한이 민간단체 수해지원만 받고 적십자사 지원은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우려도 하긴 하던데요?

◆ 유종하> (웃음) 적십자는 물론 정부의 지원에 의거해서 정부의 재원을 가지고 지원하는 경우는 많습니다만, 적십자가 북한적십자하고 대화하고 거래하고 하는 것은 항상 적십자 정신에 맞고, 비정치적인, 중립적인, 그리고 피해민에 대해서 직접적인 생각을 가지는 그런 원칙 하에서 항상 이루어졌습니다. 무슨 적십자의 지원이 다른 민간단체 지원과 다르다고는 아마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 이종훈> 북한 적십자사하고 대화를 하게 되면, 그 자리에서 이산가족상봉과 관련된 이야기도 하실 생각이신지요?

◆ 유종하> 이번에 저희들 지원은 수해지원입니다. 그래서 이산가족은 적십자의 하나의 중요한 과제고, 또 긴급한 과제라고 봅니다. 지금 8만 여 명의 이산가족들이 기다리고 있고, 그분들 연세가 많고, 매년 수천 명이 돌아가시기 때문에 이것은 참 우리가 인도적으로 심각하고도 긴급한 일이다,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요. 우리가 수해와 이산가족과 연계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이종훈> 마지막으로 간단히, 나포된 대승호 문제 해결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 유종하> 저희들이 그렇지 않아도 지난 11일에도 좀 소환해달라고 촉구를 했고, 20일에도 했습니다. 과거의 예에 비하면 저쪽에서 조사를 한 이후에 대부분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들도 북쪽에서 조사가 끝난 후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지금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