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국새, 쉽게 말해서 나라의 도장이죠. 2007년에 제작된 제4대 국새, 전통방식으로 제작하기로 했는데, 지금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점이고, 또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이종훈> 국새. 이게 그저 나라의 도장, 이런 정도로만 아는 분들이 많은데, 정확히 어떤 건지요?
◆ 황평우> 국새라고 하는 것은 과거에 청동기 시대 때부터 통치권의 상징으로 쓰여왔고요. 청동기라고 그러면 우리 기록에 정확하지 않지만 환웅 1대부터 사용됐고, 지금 현재로 와서 보면 세계적으로 영국여왕이나 교황, 이런 분들도 다 도장, 국새를 사용하고 있고요. 우리가 단순히 도장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사실 지금도 1년에 한 2만 번 정도가 이 국새가 날인이 됩니다. 쉽게 말하면 외교문서, 헌법이나 법령제정 공표할 때 대통령이 결재를 할 때 이 도장이 들어가고요. 그 다음에 또 외교문서 이런 것, 그 다음에 5급 이상 임명장에도 이 국새가 다 쓰이기 때문에 단순히 나라의 도장, 이 정도가 아니라 이 도장이 날인됨으로써 모든 국가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매우 상징적인 도장입니다.
◇ 이종훈> 그런데 2007년에 다시 이것을 제작을 하기로 한 이유는 뭔지요?
◆ 황평우> 사실은 우리가 조선시대에는 여러 가지로 쓰였습니다. 용도에 따라서 다 틀립니다. 외국으로 보내는 사신용도 다르고 국내 훈령도 다 다른데 이게 1897년에 대한제국 시절에는 스스로 우리가 제작해서 썼고요. 49년에 대한민국 국새가 만들어졌는데, 그러니까 1대 대한민국 건국 때 만들어졌고 이게 분실이 됐습니다. 그 다음에 2대 때는 박정희 대통령 때 썼던 건데 이게 모양이 좀 떨어진다고 해서 김대중 대통령 때 다시 만들었는데 갈라졌어요. 현대식 방식으로 해서 만들어서 갈라져가지고 2007년에 새롭게 전통방식으로 만들면 안 갈라지지 않겠느냐, 금이 가지 않겠느냐, 그래서 2007년도에 다시 국새를 만든 거죠.
◇ 이종훈> 그런데 지금 국새가 논란이 많이 되고 있지만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어서요. 지금 문제가 왜 되고 있고,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 건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황평우> 이게 좀 슬픈 이야기인데요. 이 국새 제작을 할 때 현대식 주조방식, 이게 주물에 녹여서 다시 구울 때 전통방식이냐, 현대 가마방식이냐, 이걸 가지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현대방식으로 제작한 게 달라졌다, 그래서 다시 만들었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 그때 전통방식으로 만든 사람들 중에서 민 모 씨와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모 씨가 같이 참여를 합니다. 문제는 같이 참여를 하다가 이분들이 금전적인, 황금골프 퍼터 이야기 들으셨죠, 40억짜리... 이런 것을 만들면서 서로 인정을 안 하는 거죠. 개인 간의 자격이나 금전적인 문제에서 이게 발단이 됐던 게 가장 슬픈 일인데, 문제는 이 문제제기를 했던 분이 전통방식으로 제작하지 않았다, 그래서 논란이 됐는데... 최근에 여러 가지 조사와 언론보도나 정황으로 봐서는 후자에 문제제기를 했던, 전통방식으로 제작했던 민홍규 씨 방식이 아니다, 라는 게 점점 굳혀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 이종훈> 그러니까 문제제기는 이창수 씨가 한 거고 민홍규 씨가 제작단장을 맡았는데 국새가 전통방식으로 만들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안 만든 것, 그게 가장 큰 핵심의혹 중의 하나인 거죠?
◆ 황평우> 가장 큰 핵심이 그것이고, 그 사이에 여러 가지 로비를 했느냐, 안 했느냐, 이런 거죠.
◇ 이종훈> 전통방식으로 하기로 했다가 실제로는 이분들이 현대방식으로 했다는 건데 그렇게 했을 때 조금 전에 말씀하셨듯이 예전처럼 갈라진다거나 이런 문제들이 여전히 있을 수 있는 거네요?
◆ 황평우> 그런데 여기서는 분명히 논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민홍규 씨하고 이창수 씨가 처음에 국새를 제작을 할 때 전통방식으로 제작했어야 한다고 해서 응모를 했기 때문에 전통방식으로 가는 게 맞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볼 때 전통방식이든 현대식 방식이든 주조방식에서 합금이나 어떤 제조기술에서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갈라지는 거지 전통방식으로 했기 때문에 안 갈라지고, 현대방식으로 해서는 갈라진다, 이거는 논리가 좀 안 맞는 거고요. 만약에 이 방식이 현대식으로 했을 때 더 강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문제로 삼는 것은 ‘전통방식으로 제조하겠다’ 라고 응모를 했고, 국가에서도 이런 방식을 장려하겠다고 했으면 이 방식으로 가야 되는 게 맞죠.
◇ 이종훈> 애초에 약속을 이분들이 결국 지키지 않은 셈이 된 거죠?
◆ 황평우> 그렇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보니까 전기난로나 전열기를 구입을 해서 제작했다, 이런 것들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경찰 수사 결과에서도 그런 부분이 드러나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국새에 사용했어야 될 금을 국새에 사용하지 않았다, 횡령을 했다, 이런 것도 제기가 되고 있는 상태죠?
◆ 황평우> 네. 그렇죠. 물론 우리 금속에는 녹이는 과정에서 일부 산화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화학이나 금속을 하는 분들한테 여쭤보면 산화됐다고 하는 양이 너무 많다는 거죠. 그리고 민홍규 씨가 남은 금은 부인하고 같이 제사를 지내면서 다 태웠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좀 의혹이 남는 게 남은 금으로 분명히 도장을 여러 군데에다가 선물을 했다, 실력자들한테 선물을 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아니었다가 민홍규 씨 스스로 모 주간지하고 인터뷰하면서 선물한 것, 실력자들한테 한 게 밝혀졌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의혹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그리고 이번에 국새 제작한 민홍규 씨, 조금 전에 이야기도 나왔습니다만 로비를 하는 과정에서 역대 대통령에게도 금 도장을 선물했다, 이것도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에게까지 했다는 건데... 사실은 대통령 측에서 부인을 하고 있단 말입니다.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 황평우> 제가 보기에는 모 일간지가 저한테 이런 것 때문에 전화가 왔었어요. 저보고 하는 말이 ‘그때 당시에 지금의 야당 대통령 후보도 받았는데 노무현 대통령도 받지 않았겠느냐’ 이런 식으로 해서 지난 정권에 대해서 국새 제작의 의혹을 갖고 와서 내가 듣기로는 현 대통령도 받았다는 소리를 나도 들었다, 그렇다면 민홍규 씨가 남은 금으로나, 남은 금이 아니라하더라도 여러 가지 국새제작에 참여하기 위해서 여러 실력자들이나 권력에 가까운 분들한테 도장을 선물하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물론 도장 선물하는 게 문제가 아니지만 문제는 이것이 국새를 제작하는, 그리고 나라의 중대한 일을 하는데 있어서 어마어마한 이권과 명예가 다 포함된다면 이것은 로비로 봐야 된다, 저는 그래서 이번에는 여러 부분에 대해서 로비정황은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그러다보니까 국새 제작 선정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 그때부터 비리가 있었던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지금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 황평우> 네, 많았죠. 예를 들어서 지금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선정과정에서요. 문화재청이나 그 다음에 여러 가지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고 전통의 방식을 유지하려고 하는 문화재청에서 이런 국새 제작이나 주물장이나 또 여러 가지 청동종을 제작한다거나 이런 금속성을 가지고 제기하는 분들의 의견을 전혀 무시하고 행정부나 정치논리에 의해서 이 국새 제작단장이 판정이 됐다는 거죠. 그리고 3대 국새를 담당했던 전 국립박물관장이 계시는데 이 분은 또 보면 도장사 전공이에요. 그런데 이 분들이 또 단장을 했어요. 저는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재나 이런 전통방식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특히 문화나 문화유산의 문화재에 대해서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되는 게 이런 문제를 가장 크게 부각시켰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결국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셈이 됐군요. 여기까지 오늘 이야기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1(화) 황평우 소장 "국새의혹, 로비정황이 있다"
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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