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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월) 남선우 소장 "산악인들, 오은선 영웅주의에 찬물 끼얹기 어려웠을 것"
20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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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한국등산연구소 남선우 소장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는 오은선 대장의 14좌 등정 인정 논란, 그 이후의 이야기들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준비했습니다. 지난 해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하던 시점에 후배 산악인들과 모임을 마련했던 분입니다. 한국등산연구소 남선우 소장 전화 연결 돼있습니다.
◇ 이종훈> 한동안 잠잠했던 오 대장의 칸첸중가 등반 논란이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남선우> 저도 참 그래서 고민이 많습니다. 우선 전 이번 논란 핵심을 우리가 고산등반을 무형의 행위로 보느냐 혹은 스포츠로 보느냐 하는 애매한 이중성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순수등반 관점에서 보면 등반세계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의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자기성취, 자아실현 같은 무형의 가치추구입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심판이면서 관객이 돼가지고 목숨 걸고 정상에 올라갔는데 안 믿을 이유가 없죠. 믿어줘야 되는 건데...
그런데 이것을 스포츠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다른 주장을 하는 겁니다. 스포츠 세계라는 것이 0.01초, 1∼2m가지고도 등수가 갈리는 냉혹한 세계인데, 이번 오은선 씨 같은 경우 국내외의 경쟁자들이 있었고, 또 세계 최초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정한 승부를 위한 납득할만한 자료를 제시하라는 거죠. 그런데 그것을 증명하지 못하니까 논란이 불거진 거죠.
◇ 이종훈> 지난 해 처음 이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을 때 소장님께서 산악인 김재수 씨라든가 박영석 씨 등과 함께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때는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셨는지요?
◆ 남선우> 그때는 어디까지나 처음 일간지에서 보도를 하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서로 가지고 있는 정보를 교환하는 차원에서 제가 중재를 한 거죠. 거기서 여러 가지 사진이나 정상 상황을 놓고 의견들을 교환을 했습니다.
◇ 이종훈> 그때 어떤 결론을 내리셨는지요?
◆ 남선우> 그때 자료를 충분히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었어요. 이러 이런 부분들을 좀 더 보완을 해서 그 다음 다음 날인가 기자회견이 예약되어있었어요. 그렇게 해서 거기서 확인하게 해명을 해라, 이렇게까지만 저희가 했던 거죠.
◇ 이종훈> 그 뒤에 다시 자료를 모아서 다시 모임을 갖거나 그러시진 않으셨고요?
◆ 남선우> 네, 저로서는 안 했고, 기자회견으로 모든 것이 일단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고 보는 건데... 완벽하진 않았습니다만, 안나푸르나에 갔다 오면서 14정 완등했다고 그러면서 국외에서도 문제제기가 되고 하면서 방송사의 취재까지 되면서 더 불거진 거죠.
◇ 이종훈> 그날 모임에서 혹시 “안 올라간 거 아니냐” 이런 얘기는 안 나왔는지요?
◆ 남선우> 저희끼리는 허심탄회하게 이것저것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대원도 있었고, 또 다른 얘기를 하는 그 쪽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몇 사람 더 되는데. 여러 얘기들이 있었죠. 그런데 거기 얘기가 어떤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었거든요.
◇ 이종훈> 알겠습니다. 오은선 대장하고 최초란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던 외국인 파사반 말입니다. 본인도 14좌 완등 타이틀을 원하고 있다, 이런 얘기도 하긴 했던데. 이번에 칸첸중가 완등을 오은선 대장이 인정 못 받게 되면 그쪽으로 넘어가게 되는 거죠?
◆ 남선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등반의 세계는 그런 이중성이 있습니다. 이것을 자기만의 무상의 행위로 볼 것이냐, 스포츠 활동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누가 인정을 했다고 해서 그렇게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안 했다고 해서 그것도 아니고, 이런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이 지금 등반의 세계인데요. 어쨌든 자료 불충분으로 인해가지고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한다, 그러면 계속 논란 중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 이종훈> 스포츠 행위로 본다는 전제를 했을 때, 국내에서도 그런 시각이 있고, 사실은 해외에서도 그런 시각이 많기 때문에 증거가 굉장히 중요한데. 지금 증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고,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오은선 대장은 새로운 증거 내놓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 남선우> 그렇죠.
◇ 이종훈>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선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 남선우> 아마 며칠 뒤에 또 자료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니까 지켜보고, 그것에 따르는 파사반의 자료도 또 한 번 검토를 해보고, 그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료가 나온 걸로 봐서는 어떤 자료가 더 나올 수 있을지는 저는 조금 걱정이 됩니다.
◇ 이종훈> 이게 사실은 산악인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해서요. 선배 산악인들이 처음에 문제가 있다고 감지를 했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제기를 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남선우> 제기를 한 사람들도 있었고요. 그러나 당시에 8,000m 14좌 완등이다, 이렇게 넘어가면서 굉장히 영웅주의로 많이 부각되면서 거기다가 찬물을 끼얹는 것 같기 때문에 거기서 그런 얘기를 하긴 굉장히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얘기를 못하고 지나가다가 다시 이게 이번에 문제가 된 거죠.
◇ 이종훈> 오 대장이 다시 올라가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 남선우> 그것은 참 말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의 어디까지나 선택이거든요. 그것을 올라가야 된다 해서, 올라가서 사고가 난다든지 하면 우리가 한 등반가를 그렇게 내모는 꼴이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것은 본인이 어디까지나 본인이 선택해야 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이종훈> 얼마 전에 산악연맹이 주재한 미팅에서는 약간의 결정도 있었는데요. 그 결정에 대해서는 생각하시는지요?
◆ 남선우> 산악연맹 입장에서는 그 전에도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었겠습니다만, 본인에게 맡겨놨고 그러나 산악연맹이라는 것이 전국의 16개 시도연맹을 거느리고 국제산악연맹에 가맹된 그런 국가산악단체로서 사회문제가 되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사회의 요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입장을 표명해야 되는 상황까지 온 거죠. 그래서 등정자들만 모아놓고 그 사람들한테 의견을 청취해서 자료를 분석해서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이 보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온 자료로써는 정상에 올라갔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까.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