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과 신뢰관계 상실 우려
- 수출기업 76%가 거래 중단
- 대다수 수출기업 정부지원 사각지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중소기업중앙회 김경만 국제통상실장
멜라트 은행 서울 지점의 영업정지를 비롯해서 금융거래 사전허가제 등 정부가 이란 제재안을 발표했는데요. 우리 국내 수출업계, 특히 중소기업의 피해가 걱정입니다. 그 실태와 대책 한번 짚어보죠. 중앙기업중앙회 김경만 국제통상실장입니다.
[IMG0]◇ 이종훈> 이번 정부 조치, 그래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셨던 거죠?
◆ 김경만> 실제적으로 지난 유엔을 통한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적으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심화되어 있었고, 그리고 정부에서도 우리 독자적인 제재안을 낸다는 그런 이야기가 계속 있었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던 상황이죠.
◇ 이종훈> 꼭 한 달 전에 김 실장님 하고 인터뷰를 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그때부터 자금조달 압박을 받고 있던 기업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봐야 될까요?
◆ 김경만> 그때 통화했을 때 저희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개사 중에서 한 3개사 정도가 자금압박이 심하거나 거래를 중단했다고 나왔었는데요. 저희들이 어제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긴급 조사를 한 바가 있어요. 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업체의 한 76%가 거래가 완전히 중단되거나 일부 중단됐다, 이렇게 답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경영압박이 굉장히 심화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죠.
◇ 이종훈> 그러니까 30%선이던 것이 76%선, 거의 80%선까지 지금 올라온 거네요. 그렇다면 문을 닫은 회사도 있는지요?
◆ 김경만> 완전히 문을 닫았다기보다도 이란하고 오랫동안 거래했던 업체들이 실제적으로 거래가 중단이 되고, 또 일부 중단이 되고 그렇기 때문에 수출이 제3국으로 시장 개척하기가 막막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압박이 심한 것이죠. 그리고 또 물건을 만들고도 수출 못하고, 발주를 못하기 때문에 재고가 쌓이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자금압박이 심하게 되고, 이게 장기화 되면 그런 업체들이 안 생기라는 법이 없겠죠.
◇ 이종훈> 이란 제재가 구체화 됐으니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으로 이렇게 일단 전망은 해야 되겠죠?
◆ 김경만> 우리 정부도 어제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앞으로도 계속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만 어쨌든 수출하고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2,100여 개 사가 중소기업인데 이들 입장에서는 이란과의 거래가 불투명하고, 또 앞으로도 장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봐야 되겠죠.
◇ 이종훈> 2,000여 개 업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 가운데는 이란에 대한 수출비중이 50%가 넘는 중소기업들도 상당히 많다고 하더라고요?
◆ 김경만> 우리 정부가 지난번에 8.29 대책에서 경영안정자금 편성에서 이란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받는 기업들에게 지원하겠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그 중의 세부조건이 말씀하신 대로 이란과의 수출비중이 50%이상인 업체들에 한해서 지원해 주겠다고 그렇게 되어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들이 2,100여 개 사 수출 중소기업 중에서 이란과의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업체가 약 280여 개 사가 됩니다.
◇ 이종훈> 그러니까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네요. 나머지 업체들은 혜택도 별로 못 받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습니까?
◆ 김경만>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놓여있는 업체들이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겠죠.
◇ 이종훈> 혹시 피해규모, 계속 상황이 유동적이라서 파악하기 어렵겠습니다만, 대략 파악된 게 있는지요?
◆ 김경만> 구체적인 피해규모는 얼마다, 라고 말할 수는 없고요. 다만 수출이 중단되고 그렇기 때문에... 벌써 10개사 중에서 7.6개사가 수출이 완전히 중단되거나 일부 중단이 됐다, 그러면 굉장히 피해가 크고 심각하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이종훈> 제재조치를 그동안 정부가 검토하는 동안에 사실은 시간이 좀 있었다면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우리 기업들 최소화할 대책들이 마련된 게 제대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 말고요?
◆ 김경만> 우선은 정부에서는 경영안정자금도 편성하고, 또 무역보험공사를 통해서 보증한도도 확대를 하고, 또 은행에서 돌아오는 한은 매입대금도 한 번에 한해서 6개월 정도 연장해 주겠다고 대책을 발표를 했고요. 다만 이런 부분이 좀 더 기업들 입장에서 봤을 때 이란과의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업체가 300개 미만의 업체고, 그렇다면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고요.
또 한은매입대금 연장도 경영압박 상황 등을 고려해서 한 번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자금상황 등을 감안해서 두 번까지 연장해준다든지, 이런 부분의 조치가 필요하고요. 기업 스스로도 이란과의 수출거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제 3국을 통한 우회수출이라든지, 제 3국을 통한 우회대금 결제나 이런 방식을 지금 취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중국을 통한다든지 두바이를 통해서 자금결제수단을 갖는다든지, 자금 결제를 달러로 하지 않고 다른 방식을 통해서 한다든지, 이런 조치는 취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것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봉책에 불과하죠.
◇ 이종훈> 우리가 제재조치를 취하고 난 이후의 상태도 걱정이 된다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란 쪽에서 관세를 높인다거나 불매운동 같은 것, 경제적 보복, 경고 한 바도 있고요.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 김경만> 저희들 가능성이 몇 퍼센트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어쨌든 우리 정부의 제재조치가 나오기 전에 이란 부통령이라든지 이란대사를 통해서 이란 정부의 강력한 입장이 이미 우리 기업들한테 알려진 바가 있고요. 어쨌든 이란 쪽에서도 말씀하신대로 우리 제품에 대해서 보복조치로 관세를 부과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에 대한 어려움이 예상이 되고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쨌든 이란 정부의 그런 보복조치가 없다 할지라도 한번 기업들이 이란 시장을 확보하고, 또 제품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기간 동안 애를 쓴 흔적이거든요. 그런데 금번 정부의 조치라든지 이란과의 관계가 계속 악화될 경우에 선점된 시장이, 어렵게 확보된 시장이 제3국, 예를 들어 중국이라든지, 이런 국가들에 뺏기지 않을까,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노심초사하고,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 이종훈> 나중에 그것을 회복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 김경만> 그렇죠. 말이 신 시장 개척이고, 수출시장 확보이지만 기업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상당히 많은 고난을 통해서, 신뢰관계를 통해서 확보된 시장이거든요. 시장 확보는 어렵지만 신뢰를 상실해서 시장을 잃어버리기는 굉장히 쉬운 편입니다. 호심탐탐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이나 이런 쪽에서 가격경쟁을 앞세워서 기회를 노리고 있거든요. 혹시나 우리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들이 바로 그런 부분들입니다.
◇ 이종훈> 우리 기업들이 이란하고도 거래를 하지만 미국하고도 교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란 제재안에 대해서 불만이 있어도 말하기 어려운, 그런 점도 있다고 하던데요?
◆ 김경만> 어쨌든 우리 국가의 정책적 판단부분이고요. 우리 정부도 글로벌 경제 제재조치에 일정한 동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고, 그런 입장에서 우리기업들도 미국의 입장을 봐야 되고, 여러 가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어쨌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종훈> 마지막으로 정부한테 꼭 좀 당부하고 싶은 거, 이야기해 주시죠.
◆ 김경만> 정부도 사실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우리 정부인데,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 기업들의 보호를, 안정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상당히 고민하고 또 노력하고 있고, 또 10일에는 이런 피해대책과 정부의 제재조치 기준 등에 대해서 기업들 대상으로 해서 세부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거든요. 어쨌든 기업들의 여러 가지 의견들을 경청하면서 정부가 마련한 대책들이 보다 더 기업들한테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 기준을 완화한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세심한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이종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9(목) 이란 수출기업 "중국에 시장 빼앗길까 노심초사"
201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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