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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목)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대선패배 결자해지 심정으로 출마"
2010.09.09
조회 281
- '野 가치중심의 복지동맹' 제안
- 대권후보,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
- 담대한 진보로 진짜 공정한 사회
- 대북지원 생색... 민주정부의 1/100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
민주당 빅 3 가운데 한 분이죠. 어제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한 정동영 상임고문 만나보겠습니다.
◇ 이종훈> 먼저 출마의 변부터 짧게 말씀해 주시죠.
◆ 정동영> 지난 대선 패배의 제일 큰 책임을 가진 장본인으로서 현 정권 아래에서 고통 받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죄송합니다. 그때는 정권 바뀐다고 무슨 일 있겠는가 생각하셨다가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군사독재 시대도 아닌데 일반인 뒷조사하고, 인터넷 뒤지고, 불법사찰하고, 또 400만 백수시대에 장관 딸에게 특혜주고,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세상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 하신 거죠. 저는 여전히 부족합니다만, 당원과 국민들 앞에 서게 된 이유는 이런 현실에 대해서 느끼는 사무치는 책임감 때문입니다. 정권을 빼앗긴 가장 큰 책임을 진 사람으로서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변화시키고 다시 정권을 교체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고자 합니다.
◇ 이종훈> 어제 출마선언을 하시면서 “담대한 진보로 진짜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 정동영> 한마디로 말해서 서민들을 위해 역동적 복지국가로 가자,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장관 딸이라고 특채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기회의 사다리가 놓이는 진짜로 공정한 사회를 말하는 거죠. 담대한 진보의 핵심 내용은 사회복지 부유세입니다. 복지를 말하면서 재원을 말하지 않는 것은 가짜라고 볼 수 있죠.
◇ 이종훈>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얘기 하는 공정한 사회는 가짜란 얘기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가짜라고 얘기하시는 건가요?
◆ 정동영> 예를 들어서 대기업들이 여전히 중소기업들을 쥐어짜고 있는 현실방치하면서, 오늘 아침 신문 보니까 “중소기업의 자생노력이 중요하다” 이런 걸 대통령께서 강조하셨던데,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전혀 공정하지 않죠. 불공정 하죠. 그리고 이건 헌법위반입니다. 헌법 119조 경제조항에 보면 공정한 경쟁을 명시하고 있거든요. 이건 헌법위반이기도 하고, 거기다가 공정한 사회를 구호로 내걸었다면 여기서부터 제대로 힘의 관계를 평평해지도록 만들어야 되는 거죠.
◇ 이종훈> 야권이 연합하는 이른바 연합정치를 또 다른 키워드로 말씀하셨단 말입니다. 이 연합정치의 구체적인 상은 뭔가요?
◆ 정동영>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입증이 됐죠. 연합하니까 경남지사도 한나라당을 떨어뜨리고 김두관 후보가 54%로 당선될 수 있었고, 이광재 지사도 강원도에서, 송영길 시장도, 충남북지사들도 모두 연합의 힘으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2012년 정권을 바꾸려면 물론 민주당으로서는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해서 단독집권 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민주진보연합정부로 가는 것이 가능성이 높죠. 그리고 한나라당 정권을 어쨌든 더 계속 되지 못하게 종식시키려면 연합정치의 길 이외에는 없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DJP지역동맹으로 우리는 승리한 경험이 있습니다만, 그러나 이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또 옳다, 이렇게 말할 수 없겠죠.
지역연합보다는 복지동맹, 노선을 중심으로 가치동맹을 통해서 연합정부를 추구하는 것이 훨씬 더 넓고, 훨씬 더 강하고, 훨씬 더 확실한 길이다, 라고 봅니다. 따라서 저는 민주당의 당헌에다가 왜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야 하는지, 또 연합의 고리로서 민주당의 목적이 역동적 복지국가건설을 지향한다, 이것을 명문화하자, 이런 제안을 해놓고 있는데요. 민주당이 이렇게 노선이 분명해지면 다른 진보 야4당과 연합하는 데 있어서 고속도로가 뚫리는 셈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종훈> 그렇다면 지금 민노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과 어떤 통합하는 것까지도 고려를 하고 계신 건지요?
◆ 정동영> 지금 두세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빅 텐트론’ 이라고 해서 텐트를 하나 크게 치고 그 안에 다 모여서 한 당을 하자는 거죠. 쌈박하게 들리긴 합니다만, 현실성 문제가 제기되는 거고요. 그 다음 하나는 선 진보연합, 2단계로 나눠서 그 다음에 민주당과 지금 야4당들, 작은 정당들이 하나로 우선 통합을 하고 그리고 민주당과 일대일로 연합을 하자는 이런 얘기가 있고. 또 현시점에서 각 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민주진보 공동정부 구성을 위해서 상설협의기구를 만들어서 지금부터 논의를 하자, 선거임박해서 2012년에 선거연합 해서는 감동도 없고 힘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지금부터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당내에 우선 진보민주연합 성사를 위한 상설기구, 촉진기구를 두고, 또 시민사회와 야4당과 함께 바깥에 상설협의기구를 설치하자,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이종훈> 사실 지난 7.28 재보선 때 어느 정도 드러난 것은 후보들 간의 단일화만으로 좀 한계가 있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결국은 통합신당을 만드는 것으로 마음을 굳히고 계신 거군요?
◆ 정동영> 통합신당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치를 중심으로 역동적 복지국가라는 그런 민주당의 노선과 정책이 확립이 되면, 이게 좀 새롭게 정립이 되면, 이것을 바탕으로 복지동맹, 평화동맹을 맺자는 겁니다. 우선 닥쳐오는 19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소수 여당으로 밀어내고 야권연합이 다수당을 확보하면 정권교체의 전망이 확 밝아지지 않을까요?
◇ 이종훈> 하지만 그럴 경우 민주당이 기득권을 많이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정동영> 인천 선거가 좋은 예죠. 다른 민노당이라든지 진보신당 후보들이 양보해서 민주당 송영길 단일후보가 되고, 또 10명의 구청장 후보 가운데 2명을 민노당에 양보를 했죠. 선거를 해보니까 강화도 한 군데 빼고 9군데를 야권 후보들이 완승했단 말이죠. 이것이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이른바 빅3라고 불리는 분들, 정 고문님을 포함해서 정세균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 차기 대권주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혹시 대권 후보, 민주당 외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 정동영> 누구에게나 기회의 문이 열려있는 것이 공정한 사회 아닌가요? (웃음)
◇ 이종훈> 정세균 전 대표는 제3의 후보 영입 필요성도 제기했던데, 필요에 따라서는 그럴 수 있다는 얘기시네요?
◆ 정동영> 아닙니다. 공정한 기회의 문이 다 열려있었다, 하는 것이죠.
◇ 이종훈> 어제 정세균 전 대표가 저희하고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율이 낮아서 고민이다, 이런 지적을 하셨단 말이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하실 말씀은 없으신지요?
◆ 정동영> 여론조사로 정할 것 같으면 선거가 뭐 필요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당당함, 자신감이라고 봅니다. 허약해빠진 민주당 가지고야 어떻게 정권을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민주당이 지금 국민들께서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누가 가장 잘 대변하느냐, 1등이 민주당이 아니거든요. 심지어 어떤 조사에서는 한나라당에게 뒤지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개선해내고 민주당원들에게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자부심을 돌려주고 그리고 왜 민주당정권이 서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확실하게 설명을 해드리고 이런 것이 지금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또 손학규 전 대표는 잃어버린 600만 표, 그러니까 정 고문께서 지난 대선 때 잃어버린 표를 되찾아오겠다, 이런 얘기까지 하셨던데 말이죠. 정 고문님만의 장점 , 강점, 이런 것을 얘기를 해 주시죠.
◆ 정동영> 민주당의 정통성을 잇고 있다는 자부심과 또 제가 몇 년 전에 열린우리당 의장할 때 5%불과하던 당의 지지율을 몽골기병론의 깃발을 들고 단시간 안에 제1당으로 끌어올린 그런 경험, 이런 게 장점이 되겠죠.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조금 다른 현안도 얘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개성동영’이라는 닉네임까지 얻고 계실 정도로 대북관계에 정통하신데. 여전히 북한과의 관계가 막혀있는 상황 아닙니까? 이 정부 들어와서 특히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정동영> 지금 모든 게 막혀있는데 개성만 하나 남아있습니다. 개성이 심리적 안정판이죠. 또 우리 주식시장이 안정돼있고, 한국경제에 대한 대단한 안정판 구실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 정부를 보면 도대체 그림이 있는 건지, 철학은 뭔지, 또 전략이 있는 건지 답답합니다. 2년 반 지났잖아요. 2년 반 동안 해놓은 일은 10년 동안 민주정부가 쌓아놓은 평화의 탑을 다 깡그리 무너뜨린 거거든요. 그리고 느닷없이 남북증오시대가 됐어요. 대결시대가 되고. 지금 쌀 적십자를 통해서 100억, 큰돈이긴 합니다만, 5천 톤을 주느니 마느니 하고 있는데. 과거 민주정부 시절에는 적게는 30만 톤, 50만 톤 지원했는데 그것에 비하면 한 100분의 1 정도를 적십자를 통해서 주겠다, 이런 생색내기입니다.
10년 동안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은 남쪽 농민을 살리는 길이었습니다. 10년 동안 16만원의 쌀값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창고에 적정재고량 900만 가마니, 80킬로미터로 따져서요, 오늘 몇 가마니 창고에 넣어놨는가 하면 1,900만 가마니를 넣어놨어요. 창고가 천장까지 꽉 찼습니다. 거기다가 지금 추수철이 다가오잖아요. 그러면 어디다가 쌓아놓을 겁니까? 그러니까 정부가 지금 생각해낸 게, 이것을 돼지사료, 소사료, 개사료로 쌀을 주겠다고 계획을 세웠다가 이게 벌 받을 것 같으니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이런 상황인데요. 참 답답합니다.
즉각적으로 지난 10년 민주정부 때 지원했던 쌀 지원의 정신, 인도적 지원과 북한 동포에 대한 지원, 동시에 우리 농민을 살리고, 그것을 통해서 북한과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어쨌든 대화로 풀어야지 주먹으로 풀 수 없다는 것은 지난 천안함 사건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지 않습니까?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 이종훈> 쌀 지원은 즉각 재개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정동영> 네, 무슨 아주 소량을 가지고 그러지 말고 쌀 지원을 정부가 나서서... 왜냐하면 인도적인 문제는 전쟁 중 포로에게도, 예를 들면 옷도 입히고, 치료도 해주고, 밥도 주지 않습니까? 지금 아무리 대결 상태가 됐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수해로 또 기아선상에 허덕이고 있는 동포를 돕는 것은 인도적으로 맞고, 우리 농민들을 위해서도 맞고, 또 지금 한국정부가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서 발언권과 목소리를 완전히 잃어버렸는데, 이건 불행한 일입니다.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