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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월)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형님예산 증액, 사실상 '범죄' 행위"
2010.12.13
조회 452

- 날치기 하면서 다 챙긴 부도덕한 정권
- 내년도 예산안, 헌정사상 최악
- 국회 통법부 전락, 대통령 사과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

예산안 후폭풍, 민주당은 장외로 나갔습니다. 정세균 최고위원을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주말에 많이 추웠는데, 장외투쟁 오늘 닷새째입니다. 민주당 지금 어떤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까?

◆ 정세균> 우선 국민께 송구하죠. 저희들이 날치기를 막지 못해서 4대강 공사가, 저희들이 꼭 막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것을 강행되게 됐고. 또 국민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서 매우 송구스럽습니다만. 어떻게든지 상황을 제대로 정리하고, 이 정권의 잘못을 국민 여러분들께 알리는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정세균 최고위원께서도 예결위원장을 맡아보셨기 때문에 여쭤봅니다. 예산통과심의, 그리고 의결까지 거치는 과정에서 뭐가 가장 문제였다고 보십니까?

◆ 정세균> 우선 한마디로 얘기하면 이번 예산안은 헌정사상 최악의 것이었다, 그러니까 국회의 예산심의확정권을 완전히 박탈한 케이스죠. 예산안을 만들 때에는 정책질의도 하고, 부결심사도 하고, 소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라는 게 있습니다. 계수소위라고도 얘기를 하는데, 그 계수소위에서 여야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으로 예산안에 대한 심의확정을 하게 되는데, 그 계수소위가 진행되던 중에 한나라당이 보따리를 싸버리고 일방적으로 처리하려고 하는 시도를 해버렸죠. 그러다보니까 이제 원래 예산안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여당이 만든 것 아닙니까? 그것을 국회에 오면 국회에서 야당이 함께 참여를 해서 국민을 대신해서 심의해가지고 확정하는 것인데, 야당을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배제를 하다보니까 정부여당이 스스로 만든 예산안을 스스로 삭감도 하고, 증액한 결과이기 때문에 결국은 이번에 편성된 예산안은 국회의 심의확정권이 작동하지 않은 채 한나라당과 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든, 그런 예산이어서 인정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돼버렸죠.

그것도 날치기를 해버렸는데, 지금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한 게 12월 8일이거든요. 그런데 작년, 재작년, 또 그 이전에도 12월 말에 예산안들이 통과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실질적으로 12월 15일 이전에만 예산안이 통과 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막 서둘렀단 말이죠. 그것은 대통령께서 정기국회 내에 처리해라, 라고 지시를 하니까 거기에 따른 것으로 되어있어요. 그래서 예산안 자체로 보면 야당의 참여가 배제된 채, 그것도 야당이 적극적으로 같이 협상해서 하자고 순조롭게 진행되던 것을 야당의 참여를 배제한 것이 문제이고. 그 다음에 너무 서둘러서 완전 졸속으로 처리됐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서 국회가 이렇게 완전히 통법부로 전락한 것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헌정사상 최악의 경우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 변상욱> 한나라당도 상당히 당황한 표정이 보입니다. 예산안 처리문제 때문에 정책위의장이 사퇴를 했고, 이 정도면 되지 않느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이것 가지고 안 되겠습니까?

◆ 정세균>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의 접근으로 보여요. 이번 파동의 진원지는 아까도 잠시 말씀드렸습니다만, 12월 9일까지 예산처리를 하라고 지시한 이명박 대통령 아닙니까? 대통령이 사과를 하셔야 되죠. 대통령이 국회를 그렇게 좌지우지하시면 안 됩니다. 국회는 입법부의 독립성과 권위가 있는 것인데, 또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완전히 거수기와 몸싸움 하는 그런 사람들로 전락시킨 한나라당의 지도부, 한나라당 대표나 원내대표 책임져야 되죠. 그뿐만 아니라 국회의 독립성과 권위를 지키지 못한 국회의장단의 책임이 막강하기 때문에 이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 국회의장단이 책임을 져야지, 고흥길 의장이 책임진다고 하는 건 도마뱀 꼬리 자르는 식 밖에 안 되죠.

◇ 변상욱> 대표, 원내대표의 책임이라면 어느 선까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정세균> 한나라당의 대표와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의원들을 이렇게 거수기로 만들었고, 국회의장에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날치기를 하도록 요구를 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책임이 있는 것이죠.

◇ 변상욱> 직책을 벗으라는 정도까지 말씀하시는 겁니까?

◆ 정세균>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봅니다.

◇ 변상욱> 문제가 되는 몇 가지 예산쟁점 살펴보겠습니다. 서민예산 일부에 대해 한나라당은 원래 지자체 예산으로 돼 있던 거라고도 하고, 또 예전에 시행하던 게 완전히 다 없애버린 게 아니고 시행은 그대로 되는 거다, 또 연평도 포격 때문에 국방비 쪽을 증액하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깎은 것도 있다, 이렇게 반박을 합니다만?

◆ 정세균> 다 변명이죠. 사실을 호도하는 변명이고. 우리가 지금 지자체 예산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고 한나라당과 우리 민주당이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합의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여야가. 그런 내용들을 제대로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이고. 또 정부여당이 날치기를 하면서 자신들이 약속했던 예산들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지 않습니까? 이것은 밥을 급하게 먹다가 체한 것이나 똑같은 겁니다. 이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309조가 넘는 것이고, 수만 건의 예산이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12월 15일 이전에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고, 지금까지 매년 12월 말에 확정하던 예산안을 12월 8일에 날치기를 하면서 저지른 실수인데, 그것을 호도하기 위해서 변명을 하고 있는 겁니다.

◇ 변상욱> 급하게 먹다 체했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도 형님예산이라고 얘기를 하는, 경북 지역이라든가 동해안지역 그리고 포항 울산지역으로 갈 예산들은 제대로 가서 이것 때문에 시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 정세균> 제대로 간 정도가 아니고 늘렸죠, 거기는. 그러니까 이것은 명백하게 실세들이 자기 몫을 챙긴 것입니다. 원래 국회는 본질적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 국회책무거든요. 예산을 늘리는 것은 국회의 책무가 아닙니다. 물론 여야가 합의를 하면 꼭 필요한 복지예산 같은 것을 늘릴 수 있습니다만, 그런데 왜 하필 그 형님예산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지난 3년 동안 합쳐보니까 1조 이상을 챙겨갔느냐, 그리고 정부안보다 금년에도 1천 6백 억이나 늘어났다는 것 아닙니까? 잘못된 것이죠.

그것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도덕불감증이 상당히 심각한 게, 막판에 한나라당이 증액을 했는데, 제가 이것은 신문에도 봤습니다만, 151개 사업에 4,613억을 증액을 했는데, 그게 3천억 이상이 영남지역으로 가는 것이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일방적으로 날치기를 하기로 작정해놓고 이렇게 자신들의 지역예산, 또 형님예산을 막 증액한 것은 사실상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무슨 가게에다 불질러놓고 물건 훔치는 것과 똑같은, 그런 거 아니냐. 날치기하면서 자기네 것은 다 챙긴, 이건 정말 부도덕한 정권이라고 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죠.

◇ 변상욱> 형님예산이라고 하지만 사실 과거정부부터 시작됐던 사업에 계속된 예산지원이고, 또 딱 포항에 다 들어가는 게 아니고 경북 북부나 동해안 지역에 다 널리 쓰이는 거니까 거기에 있는 국회의원들은 다 해당되는 게 아니냐, 한나라당은 그렇게 해명을 하는데요?

◆ 정세균> 주로 형님지역 예산만 집중적으로 증액된 게 문제거든요. 정부에서 편성해올 때도 실력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해가지고 충분히 예산을 가지고 오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것을 국회에서는 삭감을 하는 게 국회책무인데, 삭감하는 대신에 거기다 더 얹어줬기 때문에 이것은 도덕불감증이라고 보는 겁니다.

◇ 변상욱> 그리고 영육아의 예방접종이나 또 급식비 예산은 깎여나갔지만 한식세계화 예산, 이건 또 대통령 부인이 주도하는 그런 프로젝트여서 이 예산은 또 240억 책정이 돼서 통과됐다, 이건 또 너무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민주당도 너무한 거라고 보십니까?

◆ 정세균> 그렇죠. 꼭 필요한 것은 날려버리고. 글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은 그렇게 확실하게 예산배정을 하고. 그것은 옳지 않은 처사죠. 정말 잘못된 예산안입니다. 이번 예산안은 최악의 예산임이 틀림없어요.

◇ 변상욱> 민주당도 수정예산안을 제출했습니다만, 이게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 정세균> 한나라당이 어떤 자세로 나오느냐에 달려있지, 한나라당이 응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할 텐데... 국민 여러분들께서 압력을 좀 행사하셔야 그래야 논의가 될 겁니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문제를 일으켜놓고 나서 처음에는 좀 자숙하는 척 하다가 금방 며칠 지나면 국민 여러분들 관심이 좀 느슨해지면 그냥 없던 일로 하는 사례가 빈번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예산과 관련해서도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으로 누구 좀 책임지게 하고, 그리고 나서 조금 여론이 잠잠해지면 그냥 일방통행 하는 그런 행태였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들께서 국민의 세금이 잘못 쓰이게 되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다른 문제와 달리 정말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것은 시정하기 위한, 그런 의사표시가 있으셔야 됩니다.

◇ 변상욱> 청취자들이 의견 보내오시는데, “국회에서 미리 전략을 잘 짜서 막지 괜히 뒤늦게 창을 깨고 들어가고, 이렇게 붙잡고만 늘어져가지고 그런 게 아니냐?” 지금 그렇게 책임을 물으십니다.

◆ 정세균> 저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그렇게 돼서... 제가 인터뷰 초반에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를 드렸지 않습니까. 저희가 제대로 막지 못하고 나서 바로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를 드렸고. 우리 김성곤 의원 같은 분은 3천 배 절로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를 드렸죠. 저희들 부족함은 인정을 합니다.

◇ 변상욱> 그나저나 장외투쟁이 언제까지 이어질 건가. 또 이렇게 하다가 개각하겠다고 하면서 장관청문회 하게 되면 아마 묻힐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 정세균> 능수능란하니까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또 무슨 일을 할지. 과거에도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났으면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켜서 그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식의 해결방식을 택했던 사람들이니까, 이번 예산안의 파동을 덮기 위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또 다른 일을 만들 소지는 충분히 있습니다만, 그것과 관계없이 우리 민주당은 민주당으로서 제1 야당으로서 해야 될 책무를 다해야 되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서 고발하고, 항의하고, 또 수정하고 고치는 노력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 저희들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