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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수) 조명철 소장 "28살 지도자, 北 거부감 있겠으나 논쟁은 불가"
2010.09.29
조회 283
- 北 주민, 정책 평가나 논쟁 배제
- 1년 반 동안 후계자 체제 구축
- 경제위기와 김정일 건강...후계 급조
- 후계체제기 과잉충성 돌출 행동 위험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명철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던 3남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 받더니 또 당 대표자 회의에서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까지 올랐습니다. 그 의미, 그리고 향후변화들 한번 짚어보죠. 김일성대 교수 출신이시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명철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입니다.

[IMG0]◇ 이종훈> 급속하게 일들이 진행되는 그런 분위기인데요. 본격적으로 권력승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봐도 되겠죠?

◆ 조명철>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단계는 이미 과거에 시작이 됐고요. 한 1년 반 사이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졌고요. 이제 전 국민과 전 세계에 첫 알리는 것, 당 대표자 회의라고 하는 어떤 이벤트를 통해서 알리는 것뿐이죠. 그래서 첫 대면은 한 거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후계자 체제의 구축은 이미 상당기간 시간이 지나면서 구축이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종훈> 1년 반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요?

◆ 조명철> 대단히 급조된 구축이죠.

◇ 이종훈> 그렇긴 해도 사실은 1년 반 동안 일이 진행되는 거 우리는 잘 모르고 있었거든요.

◆ 조명철> 그건 내부적으로 극비에 부쳐가면서 하고 있었으니까 외부세계에서는 알 수가 없는 거죠.

◇ 이종훈> 한 1년 반은 준비를 해온 거군요?

◆ 조명철> 그렇습니다.

◇ 이종훈> 인민군 대장이라든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사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잘 모르거든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조명철> 북한의 권력승계라고 하는 것은 두 가지 권력을 이양 받아야합니다. 하나는 당입니다. 북한의 모든 인사 있지 않습니까? 인사권을 쥐고 있단 말이죠. 그것이 정부든 국가든 군이든 사회단체든 모든 인사권을 당이 쥐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당을 통해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고요. 그 당이라는 것은 또 정책개발과 생활지도라는 게 있습니다. 결국은 국가의 정책과 국민 개개인의 생활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지도하는 이런 기능을 당이 가지고 있습니다. 정책개발권하고 생활지도권을 당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결국 국가를 장악하는 일이나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하나가 더 쥐어야 될 과제가 생겼단 말이죠. 그것은 뭐냐면 내외부의 경제상황이나 정치상황이 대단히 안 좋은 상황에서 물리력을 거머쥐지 않으면 대단히 불안하다, 그래서 군권을 쥐어야 됩니다. 이 군권은 두 가지 방법으로 쥘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지금 현재 국방위원회를 통한 국가의 군권을 쥐는 것이고, 하나는 그 이면에서 정책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당에 군사권을 쥠으로 해서 또 국가의 군사권을 지도하는 군을 동시에 쥐는, 이 두 가지 권력승계를 동시에 가져야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당 대표자 회의에서는 이 두 가지를 다 가졌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이종훈> 김정은 나이가 28살로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까? 권력승계 받기엔 좀 이른 나이인데 그래도 서두르는 이유가 상당히 궁금하거든요?

◆ 조명철>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로의 후계체제 시기하고 지금하고 두 가지 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는 뭐냐면 김정일이 후계자로 나설 때는 국내외 정세가 지금과 같지 않았습니다. 사회주의진영 소련, 중국을 비롯해서 사회주의 국가들이 건제해 있었고, 소련이나 중국을 백그라운드로 해가지고 안보적인 보상을 받았고 핵우산 속에 들어가 있었고, 그리고 또 사회주의 나라들 사이에 우호적인 무역을 통해서 대외경제가 양호했고, 내부경제도 그 정도로 양호했다, 이런 상황입니다. 이 하나가 다른 면인데 지금은 그게 완전히 반대란 말이죠. 경제도 파괴돼있고, 대외경제는 완전히 전무하다시피 중국과의 관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시피 되어있고, 내부의 국민생활은 영락돼 단 말이죠. 사회주의 국가들은 붕괴됐고 경제주의가 가해지고 이렇단 말이죠. 이게 하나가 다른 면입니다. 그러니까 상황이 대단히 어렵다는 겁니다. 어려운 속에서 후계구축이 이루어진다는 뜻이고요. 다른 하나는 김정일이 후계자로 나왔을 때는 김정일이 그 나이에 후계자로 나왔을 때는 김일성이 대단히 건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가의 위기상황인데다가 김정일이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의 건강상황이 대단히 안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곁들여져서 후계체제를 빨리 하지 않으면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압박감이 작용한 것이죠. 그래서 이 두 가지 상황 때문에 이렇게 후계구도를 급조하는, 그런 코너에 몰리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종훈> 김 위원장의 건강상황이 도대체 어느 정도로 심각한 건지요?

◆ 조명철> 저도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 세계 언론이 떠들고 있죠. 대단히 오래 못 갈 것이다, 라고 전망부터 시작해서. 2∼3년 후에는 다 할 거다, 이런 추측을 비롯해서 다양한 병들이 제시되고 있고, 실질적으로 우리 눈에 보이는 김정일 모습도 초췌하기 이를 데 없고, 걸음걸이도 절음발이 걸음을 하고 있고 이렇단 말이죠. 그래서 그런 느낌들과 구체적인 어떤 병명이 나도는 것으로 봐서는 대단히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이종훈> 김일성 전 주석하고 달리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를 일찍 키우지 않은 이유가 뭔지도 상당히 궁금하거든요?

◆ 조명철> 사실 두 가지로 한번 평가해보고 싶어요. 하나는 김정일 개인의 성향입니다. 김정일이 권력욕이 대단히 강하고 집착력이 강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김일성 때 김정일로 권력이 이양할 때 그 권력을 하나하나 쟁취하는 과정을 자기 스스로가 봤고, 그 과정 속에서 김일성의 어떤 투지도 자기가 직접 목격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지만 실제 80년대의 김일성 주석이 있고, 국방위원장이고 최고사령관이지만 실질적인 권력행사는 김정일이 하고, 김일성도 김정일에게 물어봐도 결정하는, 이런 상황까지 번졌단 말이죠. 그러니까 결국은 김일성 정권인데 내부적으로는 김정일 정권이 되고 실질적인 권력은 김정일이 행사하고 김일성의 이름으로 나가고 말이죠.

◇ 이종훈> 그런 상황을 원치 않았던 거군요?

◆ 조명철> 꼭두각시 노릇을 했단 말이죠. 그래서 그런 것을 자기가 직접 봤고, 자기가 직접 행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다고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지 않았나, 거기다가 권력욕도 집착이 김일성 보다 훨씬 강했고 말이죠. 그래서 이런 것 하나가 있을 수 있겠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들들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피가 다른 아들이 너무 많아서 이게 누구 줄지, 또 아들 하나하나가 다 문제가 있는 애들이다 말이죠. 순조롭게 권력을 이양 받을만한 자질과 능력과 품성, 이런 것들이 구비되어있지 않다고 보는 그런 상황, 상당히 늦게 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종훈> 김정은의 경우에 이번에 갑자기 여러 가지 직함을 받긴 했지만 군 경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군을 장악하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 조명철> 북한체제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 정확히 알 필요가 있는데요. 독재체제고 유일지배체제고 김정일이 한마디 말 하면 전 국가체제가 일렬종대로 순식간에 정렬해버리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거기에서 젊고 늙고는 고려대상 아닌 거죠. 결국 가장 큰 변수는 김정일이 누구를 점지하느냐가 가장 큰 변수다, 이런 거죠. 그리고 젊은 나이지만 그 젊은 나이가 모든 것을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들이, 독재시스템들이 곳곳에 박혀있는 독재의 시스템들이 국가를 관리하고 감독하고 통제하고 이런 것이죠. 그러니까 기본적인 큰 그림만 그리는 데 있어서 하자가 없으면 그 독재시스템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기득권들을 의지하면서 나간다. 그런데 위험스러운 상황까지 갈 수도 있죠. 정책이 사람에 의해서 비현실적인 정책, 고전적인 정책, 그리고 비국민의 생활을 보지 않은, 그런 정책 이런 쪽으로 가면 대단히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 이종훈> 권력기강이 그래도 취약하다보면 역시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 김정은이 군사적 도발을 강행한다든지, 그런 모험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것 아닌가요?

◆ 조명철> 네, 그런 가능성도 있고요. 더 위험한 것은 뭐냐면요, 후계체제 시기에는 이 후계자에게 줄을 대고 충성을 보이려고 하는 세력들이 과잉충성을 하는 행동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 새로운 지도자에게 자기의 행동을 두각을 나타냄으로 해서 눈에 들어야 된단 말이죠. 그런 눈에 드는 행동들은 튀는 행동을 해야만 눈에 들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튀는 행동들이 충성스러움을 보이려고 하는 행동으로 일관돼야 된단 말이죠. 그런 것들이 과잉충성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천안함 사건이나 대남강경도발이나 여러 가지 대외정책, 이런 것들이 결국 지도자의 성향과 이념과 정책에 맞추려고 하는, 또 그것으로써 자기의 충성심을 보이려고 하는 기득권자들의 과잉충성, 이런 것들이 곁들여져 일어난 것들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종훈> 세습체제에 상당히 북한 주민들이 익숙하긴 하지만 요새 경제도 굉장히 어렵고 말이죠.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없지 않는데, 28살의 나이 어린 지도자 받아들이는 거부감이 없을까요?

◆ 조명철> 거부감이 왜 없겠습니까? 마음속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이미 정치의 주인이 아닙니다. 사회의 관리의 주인이 아니죠. 노예화되지 않았습니까? 명령만 있고 국민은 집행만 하면 된다, 북한에 가면 제일 큰 구호들 가르쳤던 분들 보셨을 거예요.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뭡니까? 결심하는 사람은 지도자고 나머지는 다 듣기만 하고 행동만 한다는 거 아닙니까? 노예화됐다는 뜻이죠. 그런 구호들이 버젓이 사회에 걸려있는 사회가 북한사회입니다. 그런데 결국은 정치주인, 선거의 주인, 관리의 주인이 아닌 북한주민들이 어떠한 정책에 대해서 평가를 하거나 거기에 대해서 논쟁을 하거나 할 가능성은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다, 이렇게 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의식을 가지고 있고, 눈을 가지고 있고, 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느낌은 받는다, 그 느낌은 뭐냐, 결코 좋은 느낌이 아니다, 이런 거죠.

◇ 이종훈> 마지막으로 짧게 말이죠. 김정은 후견인 장성택 섭정 가능성도 이야기 나오고 있는데요. 이것만 짧게 가능성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해 주시죠.

◆ 조명철> 제 경험에 의하면 섭정을 한다, 뭐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권력은 나누지 않고 나눌 수도 없다고 봐요. 독재체제에서는, 일인체제에서는 그런 가능성이 없는 거죠.

◇ 이종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