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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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월) 여민지 선수母 "남자축구 50%만이라도 관심을..."
2010.09.27
조회 329

임수영(여민지 선수 어머니)
- 女축구 지도자도 男축구로 빠져나가
- "승부차기 민지 안아주고 싶었다"


배성길 감독 (여민지 등 태극소녀 발굴)
- 여민지 일기, 책으로 나와도 될 정도
- 女축구단 10년 지도 "앞으로도 계속"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여민지 선수 어머니 임수영 씨, 창원 명서초등학교 배성길 축구감독

어제 아침 태극소녀들의 우승 소식에 기분 좋게 휴일 시작하신 분들 많으시죠. 여자축구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월드컵 우승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을까요? 그 활약의 중심에 있는 여민지 선수의 어머니, 그리고 훌륭한 제자들을 길러낸 명서초등학교 여자축구부 배성길 감독을 차례로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어머니 연결하죠.

◇ 이종훈> 이번에 여민지 선수 활약, 예상하셨습니까?

◆ 임수영> 아뇨, 민지가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서 민지 개인적인 것에 대한 기대는 많이 안 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아시아에서도 우승한, 득점상 받고 이런 게 있었기 때문에 내심 기대는 조금 하기는 했어요.

◇ 이종훈> 이번에 대단한 활약상을 보이긴 했지만, 사실 여자축구선수 들어보니까 여러 가지 면에서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옆에서 지켜보시면서 많이 안타까우셨죠?

◆ 임수영> 네, 그런 부분이 좀 많았죠. 사실 힘들게 초중고를 나오면 실업팀이나 대학 문이 좀 좁기 때문에 특별하게 잘하는 친구들이 아닌 다음에는 조금 현실적으로 힘든 게 사실인 것 같아요.

◇ 이종훈> 여민지 선수가 축구하면서 힘들다는 얘기 안 하던가요?

◆ 임수영> 무릎 부상 때문에 힘들었던 부분은 좀 있었고요. 대개 민지가 축구에 대한 열정이 다른 아이들 보다 강했던 것 같아요. 축구가 하기 싫다, 힘들어서 못하겠다, 이런 경우는 별로 없었고요. 아픈 것 외에는 힘들다는 소리는 별로 못 들어본 것 같아요.

◇ 이종훈> 지금 딸 만나면 가장 먼저 해 주고 싶은 말은 뭔가요?

◆ 임수영> 너무너무 고생했고, 정말... 볼을 못 넣었잖아요. 그런데 승부차기 할 때 민지 모습 등번호가 보이는데 안아주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요. (웃음)

◇ 이종훈> 축구선수들을 뒷받침하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청취자들에게도 한 말 해주시죠.

◆ 임수영> 남자축구에 비해서 대개 환경도 열악하고요, 또 지원 부분도 그렇고. 남자선수의 한 50%라도 여자선수에게 관심을 좀 가져주시면 우리 여자축구에 대한 발전이 많이 나아지지 않을까. 그리고 좋은 지도자들은 자꾸만 남자축구선수 쪽으로 빠져나가시더라고요. 안익수 감독님도 그렇고. 정말 너무너무 존경하는 분이었는데 결국은 보수 때문에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 이런 아쉬움이 많이 남거든요. 지도자들에 대한 보수 부분에서도 많이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은 자질을 갖추신 감독님들이 여자축구에 좀 많이 남아있지 않을까,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쉬워요.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어서 이번 17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중에서 여민지, 김나리, 이정은 선수의 초등학교 은사이십니다. 명서초등학교 여자축구부 배성길 감독 연결돼있습니다.

제자들 이번 활약, 아주 기쁘시겠어요?

◆ 배성길> 네, 아주 기쁘고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 이종훈> 이 선수들을 어떻게 처음에 재능을 알아보고 발탁하고 발굴해서 축구를 하게 만드셨습니까?

◆ 배성길> 여민지 선수 같은 경우에는 제가 지인을 통해서 남자들 하고 축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번호를 알아서 아버지하고 통화를 하게 됐고요. 이정은 선수 같은 경우에는 어머님이 직접 축구를 시키겠다고 데리고 왔었어요. 그리고 김나리 선수 같은 경우에는 마산에서 육상을 하고 있었는데 축구의 메리트에 빠져서 제가 찾아가서 좀 설득을 했고요. 김수빈 선수 같은 경우도 제가 직접 찾아가서 부모님께 “재능이 있으니까 축구를 시켜보라” 했더니 흔쾌히 승낙을 하셨습니다.

◇ 이종훈> 여민지 선수, 워낙 이렇게 처음부터 뛰어나게 잘했습니까?

◆ 배성길> 처음에 제가 여민지 선수를 만났을 때 체격이 왜소하고, 키도 작고. 그런데 제가 직접 테스트를 해보고 또 이 선수의 외적인 모습을... 보기하고는 다른 점이 많았었어요. 스피드가 뛰어나고, 바디 밸런스도 잘 되어있는 것 같고, 그 다음에 지능적으로 상당히 우수한 선수였었어요. 연습을 시켜보니까요.

◇ 이종훈> 여민지 선수 일기가 이번에 굉장히 유명해졌는데, 일기를 꼬박꼬박 쓴 것으로. 그걸 감독님이 쓰라고 시켰다고요?

◆ 배성길> 초등학교 애들이다 보니까 그날그날 훈련한 프로그램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그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기 위해서 축구일지를 쓰게 하고, 축구일지를 쓰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서 복습이 될 수 있게끔 축구일지를 쓰는 방법을 가르쳐 줬더니 하루도 빠짐없이 아주 성실하게 그것을 써나갔어요. 나중에 그것이 책으로 한 권 나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정말 그러겠네요. (웃음) 요즘 초등학교 여자축구선수들 상황이 어떻습니까?

◆ 배성길> 선수수급도 어렵고, 또 아직까지도 시대에 좀 못 미치는 사항으로 “여자가 무슨 축구를 하느냐” 이런 게 인식이 팽배하고. 그래서 저희들은 힘들더라도 여자축구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설명을 드려서 스카우트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참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 이종훈> 해외의 경우 어떻습니까?

◆ 배성길> 미국이나 일본 쪽은 선수층도 두텁고요. 많은 클럽활동을 통해서 상당히 발달되어있는 상황인데. 저희들은 선수층도 얇고, 지금 우리 17세 선수들만 보더라도 한 300명 선수 중에서 21명이 발탁이 됐는데, 그런 상황을 본다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너무 환경이 안 되어있고, 선수층도 얇은 것 같아요.

◇ 이종훈> 어떤 쪽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보세요?

◆ 배성길> 뭐니 뭐니 해도 저변확대가 되고 인프라가 구축돼서 많은 선수가 축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우리 언론에서도 여자축구의 인지도를, 이번에 많이 부각이 되겠습니다만, 그런 쪽으로 많이 좀 신경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이종훈> 여민지 선수 어머니께서 “좋은 감독님들이 다 남자팀으로 간다”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요. 배 감독님은 계속 여자팀 감독님으로 활약을 하실 예정이세요?

◆ 배성길> 저는 개인적으로 여자축구밖에 몰랐고요. 제가 2001년도 창단을 했는데요. 지금까지 10년 동안 한 학교에서 어린 새싹들을 위해서 지금 지도를 하고 있는데, 저는 그런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웃음)

◇ 이종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