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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수) 신문선 축구해설가 "여민지 '한가위 세리머니' 감동적"
2010.09.22
조회 279
- 한국 축구 새 역사 썼다
- 여민지 8골, 득점왕 MVP 기대
- 女 축구 기량 감탄 수준
- 행정적 지원 뒤따라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축구평론가 신문선 명지대 교수

오늘 아침에 끝난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경기. 밤잠 설치면서 보신 분들 많으시죠? 한국 여자 축구 대표 선수들 난적 스페인을 2대 1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습니다. 한가위 아침에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축구평론가 신문선 명지대 교수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IMG0]◇ 이종훈> 새벽 5시에 시작한 경기가 얼마 전에 끝이 났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 신문선> 새벽잠을 뒤로 한 채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아마 기분이 대단히 상쾌하셨을 텐데요. 내용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가슴 졸이는 경기였지만 아주 기분 좋게 역전승을 일궈냈죠. 오늘 경기 전반 23분 삼페드로 선수에게 선취골을 내주면서 어렵게 출발했거든요. 한국 대표팀은 삼페드로 선수에게 골을 내주기 전에 볼 점유율에서 약 7대 3 정도로 일방적으로 몰렸어요. 기술, 그리고 체력적, 전술적으로 안정된 전력을 보여준 게 스페인이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전반 초반에 일방적으로 몰렸고 첫 골을 허용할 때만해도 자칫 대패를 당하는 건 아닌가, 이런 우려가 있었는데요.

불과 2분 뒤에 한국 대표팀 왼쪽을 보는 김나리 선수가 상대의 오른쪽에서 공격되는 것을 끊어서 여민지 선수, 이번 대회에서 아주 스타로 발돋움 한 선수 아닙니까? 정확하게 크로스를 해줬는데요. 여민지 선수가 몸을 날리면서 다이빙 헤딩슛을 해서 동점골을 뽑았어요. 그러면서 경기 흐름이 팽팽한 쪽으로 갔고요. 이 골을 터트리고 아주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민지 선수를 포함해서 한국 대표팀 모든 선수가 카메라 쪽으로 와서 한가위 세리머니, 다시 이야기해서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절을 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여 지는데요. 한가위 세리머니를 했고요. 그리고 후반전에 접어들어서 한국 대표팀은 경기의 흐름에서 체력적으로 상당히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했어요.

한국 대표팀은 1대 1이 된 이후에 전반 39분, 중반 이후죠. 주수진 선수가 미드필드에서 볼을 끄는 것을 받아서 상대 골키퍼까지 완전히 제압하는 아주 시원스러운 드리블 돌파로 골을 터트리면서 2대 1로 앞섰어요. 이 골을 기점으로 한국 대표팀은 상대 기술을 제압하는 수비 조직력, 체력적 우위,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2대 1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반 중반 이후에 상대가 추격을 했거든요. 한국 대표팀이 결국 2대 1로 이기긴 했지만 경기 중반에 상대에게 서너 차례 실점 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에 3분 동안의 추가 시간을 줬는데 이 3분 동안 가슴을 졸이는 위기의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추석 날 아침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축구의 재미를 만끽하는 그런 경기를 보셨다는 생각입니다.

◇ 이종훈> 오늘 두 선수가 골을 넣었고 특히 여민지 선수가 골을 넣었는데 득점왕, MVP가능성도 높다고 봐야 되겠죠?

◆ 신문선> 그럼요. 지금 8골이 됐거든요. 독일 선수와 7골로 공동 득점 1위였었는데 독일 대표팀이 탈락하지 않았습니까? 여민지 선수가 득점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고요. 지금 여민지 선수를 추격하는 선수로는 일본 선수가 있는데요. 5골을 터트렸습니다. 3골 차이가 됐는데요. 별 이변이 없으면 여민지 선수가 득점왕에 오를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여민지 선수는 득점왕뿐만 아니라 만약 한국 대표팀이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MVP에 득점왕까지 차지하는 겹경사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 여자 축구에 대해서 최근 들어서 지난 번 20세 이하 청소년 대회, 오늘 있었던 17세 이하 여자 대회를 보시면서 한국 여자 축구가 이렇게 발군의 기량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감탄들을 할 텐데요. 오늘 제가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한국 여자 축구 선수들이 갖고 있는 축구에 대한 재능, 그리고 기술적으로 세계 축구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기능적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는 것에서 높게 평가하고요. 오늘 사실 스페인 축구는 지난 월드컵에서 세계 축구를 재패한 국가 아닙니까? 전반 초반 한국 대표팀이 동점골을 뽑기 전까지 볼 점유율에서 약 7대 3으로 뒤졌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선취골까지 내줬는데요.

선취골을 내주고도 한국 대표팀은 동점, 역전골까지 엮어내는 강한 정신력, 그리고 주눅들지 않는 자신감, 그런 것들을 보면서 한국 여성들이 갖고 있는 위대한 힘, 도전 의식, 끈질김, 이런 것을 모두 느꼈습니다. 이건 비단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지난 20세 이하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도 느낀 건데요. 골을 먹더라도 또 추격하고 역전을 시키는 강인한 정신력을 칭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이제 결승전이 남았습니다. 우승 가능성 어떻게 보시는지요?

◆ 신문선> 지금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먼저 골을 먹고 동점, 역전을 시키면 기분이 상승되는 것이 틀림없거든요. 나이지리아 경기 때도 2골을 먼저 잃고 역전을 시켰다 말입니다. 그것도 무려 6골을 터트려서 6대 5로 이겼는데요. 사실 오늘 제가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 축구가 기술적으로 보면 가장 뛰어난 팀 중 하나로 봐요. 이런 팀을 만나서 한국팀이 역전승을 일궈냈기 때문에 결승전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 속에서 경기를 할 것으로 보여 지고요.

가장 큰 적은 상대팀이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고 결승전까지 올라오는 과정의 성실함, 팀웍이 발휘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이 되고요. 또 한 가지는 여민지 선수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거든요. 지난 20세 이하 월드컵 대회는 지소연 선수가 8골을 터트리지 않았습니까? 여민지 선수가 지금까지 8골, 아마 결승전에서는 여민지 선수의 활약 여부와 우승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릴 텐데요. 상대팀은 여민지 선수에 집중적인 마크맨을 붙일 겁니다.

이럴 때 한국은 오늘 결승골을 터트렸던 주수진 선수, 그리고 후반전에 결정적인 단독 찬스가 두 번이나 있었는데 골을 넣지 못해서 아쉬움을 줬던 이금민 선수, 뛰어난 선수거든요. 이런 선수들이 여민지 선수에 집중된 수비의 허점을 잘만 활용하면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고요. 그리고 오늘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한국 대표팀의 수비의 조직력, 그리고 맨 마킹 능력, 이런 것을 놓고 보면 일본 팀이랑 붙든, 어느 팀이랑 붙든 한국 대표팀이 우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 이종훈> 오늘 승리, 한국 축구에 새 역사를 쓴 것 아닌가요?

◆ 신문선> 그럼요. 한국 축구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데요. 지금 국제 축구 연맹이 개최하는 대회에서 남녀 통틀어서 결승에 진출한 것은 최초입니다. 남자 축구에서는 83년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 때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올라서 온 국민을 기쁘게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지난 7월에 있었던 19세 미만 여자 월드컵 대회에서 지소연을 앞세워서 한국 대표팀은 3위를 차지했었는데요. 이제 한국 대표팀은 결승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금자탑을 쌓는 쾌거를 이룬 겁니다.

이왕 결승에 올라갔으니까 우승을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한 가지 제가 청취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한국 여자 축구가 결승전에 올라갔는데 뒤를 돌아보면 또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를 내다보면 지금 선전하고 있는 한국 대표 선수들에게 더 큰, 더 빠른 속도로 뛸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적인 지원, 그리고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분명한 것은 여자 축구가 남자 축구보다 더 빨리 세계 축구에 도전하고 재패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 이종훈>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