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를 제일로 챙기는 게 한은 책무
- 환율 감안 금리 동결한 한은, 대기업 편향적
- 한은총재, '경제수석 노릇'한다는 말 들을만
- 한은, 예고 뒤집어 통화관리능력 불신 자초
- 공석 금통위원 임명해, 한은 독립성 지켜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기재위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
어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한국은행에 대해 국정감사를 폈습니다. 한나라당의 이혜훈 의원을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변상욱> 어제 국정감사를 하면서 물가폭등에 대한 한국은행의 책임에 대해서 여야 의원들이 질타를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물가관리가 한국은행 책임인가, 이 문제 설명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혜훈> 물가를 책임지는 것이 한국은행이라는 것도 한국은행법 1조에 못박혀있고요. 물가라는 게 관리를 하다보면 물가만을 신경을 써서 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금리를 올리려고 그러면 또 주택담보대출이나 이런 걸 많이 받은 서민들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최근에 있었던 것처럼 환율이 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이런 경우가 많아서 물가를 안정시켜야 될 결정적인 시기를 놓칠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한은은 물가관리만, 물가안정에만 최우선을 둬서 다른 여러 가지 정책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말라, 라는 것이 한은법의 정신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보면 다른 정책에 대해서 협조를 할 때에도 물가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하라고 분명히 명시를 하고 국한을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될 때 모든 여건이 그 조치를 취하는데 다 찬성하는, 그런 상황이 온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항상 보면 물가를 안정시키려고 하면 다른 게 희생이 되거나 다른 게 좀 걱정이 되거나 늘 그렇거든요. 경제라는 게. 그럴 때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물가만 챙겨라, 이게 한은법의 정신이죠.
◇ 변상욱> 한국은행 측의 입장은 수출도 있고, 대외사정도 살펴야 되고, 역시 급박한 것들이 있으니까 다 고려하다보니까 전체적인 국가경제를 위해서 그런 것 아니겠나, 이런 이야기 같습니다만.
◆ 이혜훈> 그런 걸 하지 말라고 한국은행법을 만들어놓은 거죠. 왜냐하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그렇게 재경부 장관처럼 환율도 신경 쓰고, 수출도 신경 쓰고, 이렇게 하다보면 물가를 제때 관리해야 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거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 전혀 다른 정책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을 꺼라, 하는 것이 전 세계 중앙은행들에 대해서 주어진 임무죠. 한국은행도 마찬가지고요.
◇ 변상욱> 그것은 기획재정부나 이쪽에 맡기고 한국은행은 한국은행이 할 일을 제대로 해라, 이런 뜻이 되는 거군요?
◆ 이혜훈> 네. 그래서 한은의 독립성은 중요하다고 하는 건데요. 많은 분들이 한은의 독립성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한은의 독립성이라고 하는 것은 물가안정을 시키는 데 이런 다른 여러 가지 정치적인 압력이 올 수가 있거든요. 물가안정을 위해서 금리를 올린다고 하면 당장 서민들, 주택담보대출 받은 사람들이 어려워지니까 정치권이든 정부든 예를 들면 선거를 앞두고 있다든지 그러면 금리를 못 올리게 많은 압력을 넣을 수밖에 없어요. 넣는 경우가 많죠. 그러면 그런 압력을 아예 딱 끊고 한은이 물가만 할 수 있도록 한은의 독립을 보장해준다, 이런 의미에서 한은의 독립이라는 게 중요한 거거든요. 그래서 한은은 물가만 제대로 챙기면 되는 기관이고 다른 것을 신경 쓰는 것은 안 된다, 그것도 물가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하라, 이게 명시적으로 한은법에 명시가 되어있습니다.
◇ 변상욱> 그러고 보니까 지난번 건은 환율 때문에 아마 금리동결을 한 것 같고, 그 전 것은 부동산 정책 때문에 한 것 같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기준금리동결이 이게 한은이 결국 정부에 너무 종속돼있는 게 아니냐, 하는 비판이 야당의원들한테서 나왔는데 역시 이 의원님도 그 말씀을 하시군요. 그래서 어제 나왔던 이야기가 “기획재정부의 금리국이냐, 남대문 출장소냐” 이 이야기가 나왔던 거군요. 그런데 지금 금융통화위원 장을 맡고 있는 한국은행장이 청와대 출신이 아닌가요?
◆ 이혜훈> 그렇죠.
◇ 변상욱> 그래서 그런 것 아닙니까?
◆ 이혜훈> 그래서 어제 그런 부분을 원색적으로 언급하시는 야당의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은총재로서의 임무보다는 경제수석으로서의 임무를 하는 것 아니냐, 그렇게 말씀드리지는 않았는데, 야당 의원님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죠. 그런데 그런 말씀을 하실 만큼 일이 됐다, 이렇게는 생각합니다.
◇ 변상욱> 정부와의 공조를 너무 염두에 둔 것 아니냐, 아마 그런 뜻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님이 보시기에도 어떻습니까? 이번에는 정말 금리를 약간 올려서라도 물가인상을 막고 인플레이션 쪽을 어떻게든 잡았어야 됩니까?
◆ 이혜훈> 네. 왜냐하면 8월 달에도 금리를 동결했거든요. 8월 달에는 총재 자신이 금리를 동결하기 직전까지 계속 전 세계 언론에 이번에는 금리를 올리겠다, 는 신호를 계속 줬습니다. 그렇게 신호를 주니까 다들 그렇게 알고 있고, 그 다음에 경제상황 자체가 8월에는 금리를 올리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어요. 다른 경제 여건이. 그런데 갑자기 동결을 했기 때문에 시장에 엄청난 혼란이 왔었고요. 그리고 그 이후에 9월 한 달 내내 많은 청취자들이 기억하시겠지만 물가가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였습니다. 9월 한 달 동안에 소비자 물가가 3.6%가 올랐는데요.
이것은 최근 9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겁니다. 아마 배추든 뭐든 다들 물가폭등 때문에 고민들 많이 하시고 힘드셨을 텐데, 지금 물가상승압력이라는 게 굉장하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또 남아있는, 지금 배추 값은 안정이 된다하더라도 남아있는 연말동안에 곡물 값, 그 다음에 원유가격, 굉장히 여러 가지 물가를 올리는 상승압력들이 지금 굉장히 큰 상황입니다. 그러면 사실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서민들 생활고로 바로 직결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것을 안정시키려면 한은이 거기에만 신경을 써야 되는데, 환율을 좀 떠받치겠다, 라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물가안정을 포기했다는 거죠.
그런데 환율을 떠받치는 것이 좋다, 하더라도 한은은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건데, 저는 환율을 떠받친다는 사고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1970년 대 시기에 어떤 대기업 편향적인 사고라고 보이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환율이 높으면 득을 보는 사람들은 수출하는 대기업 몇 개입니다. 그런데 중소기업과 일반 소비자들은 굉장히 환율이 높은 것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죠. 왜냐하면 환율이 높으면 원자재를 수입해 와서 가공해서 대기업에 납품을 해야 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 값이 올라버리면 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져요.
물론 원자재 값이 올랐다고 해서 물건값을 올릴 수 있으면 채산성이 안 떨어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원자재 좀 비싸게 샀다고 해서 납품단가를 올려주는 그런 대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환율이 올라서 수출 많이 해서 생기는 득은 수출 대기업은 다 가져가지만 그 과실이 중소기업으로는 오지를 않는 게 일반적이고, 그 다음에 70년대와 달리 지금은 소비자들이 쓰는 대부분의 많은 물건들이 수입해서 오는 것, 아니면 수입한 원자재를 쓰는 것, 그래서 수입물가에 굉장히 의존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그래서 환율이 높아지게 되면 당장 일반 소비자들이 쓰는 생활비가 굉장히 올라가게 되거든요. 그래서 일부 수출하는 대기업 몇 사람들만 득을 보고 나머지 중소기업과 소비자들이 다 피해를 보는, 이런 환율 떠받치기 정책은 지금은 맞지 않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상황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조금 전에 지적하신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 같은 시그널, 신호를 계속 보냈다가 안 그러는 바람에 혼란이 왔다, 라는 문제가 있고, 또 한국은행의 컨트롤 능력 자체가 발휘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기준금리를 올려서 시중금리가 오히려 내려가고 통화량은 늘어버리고, 이런 것도 어제 지적이 나온 것 같아요.
◆ 이혜훈> 네, 어제 박근혜 대표가 그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렇게 한국은행이 통화 관리하는 능력이 시장에서 점점 줄어드는 이것도 한국은행이 예고를 해놓고 뒤집고 하는, 이런 일들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부의 정책이라는 것이 시장에서 먹히려면 그 정책에 대해서 시장이 믿어주고 신뢰하고 따라 가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양치기 소년 같은 효과가 한 번, 두 번 계속 있다 보면 이제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시장은 믿지 않고, 시장은 정부정책의 시그널대로 안 움직이게 되는, 이런 상황이 오기 때문에 저는 최근에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보여준 여러 가지 행태가 당장은 물가상승압력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문제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는 이런 정부의 정책이 이제 뭘 해도 먹히지 않게 되는 정부와 한은의 정책에 어떻게 보면 효용성을 떨어뜨리는,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하나 애매한 문제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중의 한 명이 지금 공석입니다. 반 년째 공석인데. 그래서 일부에서는 선거 치른 다음에 낙선자용으로 남겨놓은 거 아니냐, 이랬다가 선거가 끝나고 별일 없이 계속 비워있으니까 G20 준비위원회 나갔던 사람, 거기서 공로를 세운 사람을 위해서 또 남겨놓는 것 아닌가, 또 이렇게 나오는데 이 의원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이혜훈> 이해할 수 없죠. 이게 한국은행이 생긴지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공석으로 둔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거든요. 이게 공식적으로는 한은총재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지금 비워있는 이 한 자리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추천을 하면 대통령이 임명을 하도록 되어있는 자리예요. 어떻게 보면 대통령이 왜 임명을 안 하시는지...
◇ 변상욱> 대통령 눈치 보는 건가요, 결국?
◆ 이혜훈> (웃음) 그것을 알 수가 없는데, 지금 말씀하신 그런 소문들이 상당히 중론인 것처럼 나돌아 다니는 것은 사실이고요. 그 중에 뭐가 진실인지는 대통령만 아실 것 같으니까 전 잘 모르겠고요. 그런데 이렇게 비워있으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깁니다. 첫째, 민간위원 자리이기 때문에 사실은 잘만 임명을 하고 정말 제대로 된 민간 인사를 임명한다면 최근에 보인 금리동결에서 보이는 정부의 외압이든 뭐든, 이런 부분으로부터 어느 정도 한은의 독립성을 지켜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거든요. 민간위원이 들어옴으로써.
물론 청와대에서 인사를 할 때 친 정부 인사를 임명해버리면 민간위원이라는 이름 하에 효과가 없는 거지만 그래도 저희가 바라기로는 정말 진정한 민간인사가 들어와서 이런 정부의 여러 가지 외압을 견제를 해 주기를 바라니까 이 한 자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왜냐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친 정부 인사들이거든요. 그 외에도 7명으로 되어있고 5명이 되어야지 정족수가 돼서 회의가 열립니다. 그런데 총재는 사실 여러 가지 많은 출장일정이 있고 대외적인 활동이 많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나머지 금통위원 중에 한 사람만 어디 출장을 가거나 결원이 생겨도 회의가 열리기가 어려운, 그런 실질적인 어려움도 있습니다.
◇ 변상욱> 정치적으로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친박진영에 속해계시니까 이 질문을 안 드릴 수가 없는데, 지금 개헌에 대해서는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어떻습니까?
◆ 이혜훈> 개헌 자체는 논의를 해야 되고 개헌은 해야 되죠. 그런데 그것은 정권초기에 했었어야 되는 일이고, 이 정권이 정권초기에 전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임기의 반환점을 돌고 나서 개헌논의에 불을 붙이겠다, 이렇게 한다면 그 진정성을 아마 믿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개헌 이야기를 꺼내도 성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성사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를 그리고 또 정치적으로 많은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를 지금 꺼내는 것은 굉장히 소모적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있는 잠정적인 대권주자들은 논의에서 다 빠지는 게 좋겠다, 지금 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이혜훈> 그것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런데 대권주자들만 빠진다고 해서 그 소용돌이가 없을 수는 없거든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개헌의 논의라는 게 정말 힘을 받아서 매듭이 지어지려면 관련 없는, 나쁘게 이야기하면 힘없는 사람들만 이야기한다고 될 일도 아니에요. (웃음)
◇ 변상욱> (웃음)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요새 여성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란 타이틀을 달고 나간 드라마가 있습니다. ‘대물’이라고. 보십니까?
◆ 이혜훈> 한 번 봤습니다.
◇ 변상욱> 혹시 박근혜 대표 진영에서 이 드라마 가지고 이야기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 이혜훈> 걱정도 있고, 기대도 있고 그렇죠. 왜냐하면 여성 대통령이라는 화두를 꺼내고 국민들에게 여성 대통령이라는 어떤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인 기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매사가 그렇듯이 그 드라마의 실질적인 내용이 어떻게 보면 도움이 될 만 한 내용으로 마무리가 된다면 저희가 기대하는 것에 부합하겠지만 만약에 그게 아니라 정 반대 방향으로 가면 굉장히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걱정하면서 기대 반, 걱정 반인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드라마가 자꾸 로맨스 쪽으로 흘러갈 듯 한 분위기여서 그 부분이 걱정이 되겠습니다.
◆ 이혜훈> 네. (웃음)
◇ 변상욱> 그런데 홍준표 최고위원은 지난번 인터뷰를 하는데 “1등이 늘 1등도 아니고 1등이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지 않냐” 하면서 은근히 박근혜 대표를 견제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이혜훈> 세상일이라는 게 과거에 이랬다고 해서 항상 그렇게 되는 법은 없잖아요. 그리고 1등이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고 그러셨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1등 하시다가 1등 되신 거 아닌가 싶네요.
◇ 변상욱> 엎치락뒤치락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알겠습니다. 오늘 경제부터 정치까지 이런 저런 좋은 이야기들 많이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9(화)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개헌? 진정성 NO, 성사가능성 NO"
201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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