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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목)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SSM법 처리 위해 김종훈 본부장 책임 물어야"
201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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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佛 등 EU는 심사해서 유통업체 진입 규제하고 있어
- 허점 있는 한-EU FTA 규정도 바꿔야
- 한나라당, 감세철회 상생법 통과시켜야 진짜 '친서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노원 SSM 입점반대 이성노 대책위원장 +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기업형 슈퍼마켓, SSM규제를 위한 관련법 국회 처리가 결국은 무산됐습니다. 법이 유통법, 상생법 두 가지인데 유통법은 SSM이 재래시장 반경 500미터 안에 기업형 슈퍼마켓이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인데 그래도 500미터 밖에 좋은 길목에 자리 잡고 쓸어 담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규제상으로 좀 불완전하다는 그런 이야기고, 그래서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게 그나마도 상생법인데 SSM 가맹점 중에서 대기업 지분이 절반 이상 되는 거라면 이 자리를 차지할 때 미리 주변의 상가들과 조정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해 달라, 이 두 가지법이 동시에 빨리 통과가 되어야 중소영세상점들이 그나마도 보호받을 길이 열린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무튼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됐습니다. 서울 노원구 한 슈퍼마켓 사장님이시기도 한데 노원 지역의 SSM입점반대 대책위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이성노 사장님을 잠깐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지금 노원구 주변에 SSM이 들어오려고 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까?

◆ 이성노> 지금은 전에 롯데슈퍼가 한 번 들어왔고요, 지금은 홈플러스가 들어오려고 하는 시점입니다.

◇ 변상욱> 그러면 공사를 하고 있습니까?

◆ 이성노> 공사는 다 해놓고 물건도 한 3분의 1 정도는 들어와 있는 상태입니다.

◇ 변상욱> 물건들은 들어오고 있는데 상인들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 이성노> 저희들은 1월 달부터 매일매일 집회를 하고 있었고요. 지금은 밤에 보초를 서고 있습니다. 불침번을 서고 있습니다. 돌아가면서.

◇ 변상욱> 가게로 물건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하시는 거죠?

◆ 이성노>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상인들하고 그러면 또 같이 도와주시는 동네주민들도 계십니까? 시민단체회원이나...

◆ 이성노> 시민단체분들 계시고, 민주당이나 진보신당, 노원촛불 같은 데에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 변상욱> 밤에는 불침번 서시고, 낮에는 모여서 대책회의도 하셔야 될 거고 그럼 가게일도 하셔야 될 것 아닙니까?

◆ 이성노> 낮에는 대책회의도 하고요, 지금은 집회도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사장님 가게도 빨리 돌보셔야 가게가 되어야 될 것 아닙니까?

◆ 이성노> 일단 그것을 막는 게 우선이고, 만약 들어오면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매출에 타격을 크게 입으니까요. 한 매출 50%이상 감소하고 저희들 입장에서는 가게를 접어야 되는 실정까지 나오니까, 가게보다도 지금 그쪽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 변상욱> 매출이 절반으로 줄고, 그러면 어차피 문 닫는 거니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다, 그 말씀이군요?

◆ 이성노>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만약에 다들 문을 닫으시면 혹시 ‘난 뭘 해야 되나’, 이런 생각도 해보셨습니까?

◆ 이성노> 네, 생각도 많이 해봤습니다. 저도 여기서 한 8년 정도 슈퍼를 했는데, 지금 아는 게 이쪽 계통이고, 밖에 나가서 또 이것을 한다고 그래도 또 이런 게 또 들어오면 또 망하는데 한마디로 할 게 없습니다. 여태까지 했던 것은 이 슈퍼 쪽인데 앞으로 다른 쪽에 아는 게 없으니까 한다는 자체가 좀 힘들고 자신도 없고...

◇ 변상욱> 그렇죠. 이것저것 준비하고 연구해보려면 시간도 걸릴 것이고... ‘우리는 SSM입니다.’라고 그 가게에 아예 써 붙이고 작업을 합니까?

◆ 이성노> 아니, 써 붙이고 작업은 하지 않고요. 지금 신문지 같은 걸로 유리창을 다 막아놨습니다. 안을 보지 못하게 다 막아놨습니다. 원래 전에는 거기에 천막으로 ‘골프, 스키용품 판매장’이라고 써놨거든요. 처음에는 골프, 스키용품이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저희들이 발견해서 슈퍼가 들어온 것을 알게 됐습니다.

◇ 변상욱> 같은 업종동료들 중에서 이미 문 닫고 그만 두시거나 포기하신 분들도 계신가요?

◆ 이성노> 저쪽에서는 한두 군데 폐점한 데가 있습니다. 겁을 미리 먹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 변상욱> 지치고 힘드실 텐데 어떻게든 계속 막으실 생각입니까?

◆ 이성노> 네, 계속 막아야죠. 못 들어오는 그날까지 저희들은 끝까지 막을 겁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어떻게든 나름대로 적절하게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이 빨리 마련되기를 저희도 바라고 있는데, 고생 계속 해 주시고요. 고맙습니다.

다음은 이 법안에 대해서 강력하게 추진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를 연결해보겠습니다.

이 두 법안, 국회법처리가 이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이정희> 지금 일단 동시통과는 저희 지식경제위원회까지 합의돼서 처리가 됐던 것이고요. 법사위에서 갑자기 한나라당이 정부 입장을 따라서 입장을 바꾸면서 통과가 어려워졌던 것인데, 지금도 저희는 계속 동시통과를 꼭해야 된다, 이렇게 요구하고 있고요. 아직은 월요일에 법사위가 연기된 이후로는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 변상욱> 애당초 이 법안을 준비할 때에도 동시통과를 전제로 한 거였죠?

◆ 이정희> 원래 유통법과 상생법의 내용이 지금 지식경제위를 통과한 안보다 훨씬 더 강한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소한이라도 통과시키자, 이런 생각으로 상인들이 최소한만 남겨놓고 양보를 많이 하셨고요. 이 상생법과 유통법이 각각 다른 상인들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유통법은 전통시장 중심의 상인들을 보호하게 되고요, 한 30% 정도가 됩니다. 다른 70%는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법이 바로 이 상생법이고요. 두 가지가 동시 처리되는 것을 전제로 해서 합의가 됐던 것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일단 제일 걸려있는 문제는 WTO라든가 또 한국과 유럽의 FTA때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것에 명분을 갖고 있는데, ‘사업조정 정도에서가 아니라 아예 입점을 허가제로 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저촉되는 게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있고, 아니면 ‘크게 이것은 양국 간의 문제가 되거나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이야기도 있고요. 어떤 게 맞습니까?

◆ 이정희> 지금 유통법 대안으로 합의된 것도 전통상가의 500미터 이내에서 3년 동안 입점을 규제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서비스 무역협정을 제로 주로 삼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국가의 정책목표를 충족하기 위해서 영토 내의 신규규제를 도입할 수 있는 회원국의 권리가 있다’ 이렇게 명시되어있습니다. 그래서 WTO협정을 체결하고 난 이후에도 협정 6조에서 합리성, 공평성, 객관성, 이런 요건을 충족하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은 열려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이것을 계속 소극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머물러있는 것입니다.

◇ 변상욱> 어떻게 보면 외교통상위에서 문제가 생기면 국내산업을 보호하고 그것을 해결하러 통상관료들이 가서 문제를 풀고 와야 되는데 말썽 생기는 것을 일단 자기네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고, 국내에서 어떻게든 처리가 됐으면 좋겠다, 관료들의 발상이 맘에 안 들긴 하네요.

◆ 이정희> 외국과의 관계에서는 협상은 어려울 것이고, 우리는 참아야 된다는 논리로 왔는데, 그 결과가 이번 한·EU FTA에서도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유럽 나라들에서는 경제적 수요심사를 도입해서 백화점 같은 것의 진입을 규제할 수 있다, 이렇게 오히려 규정을 둔 셈이 됐고요. 그것이 용인되고 우리는 아무런 규제도 두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더군다나 EU차원에서 EU이외에서 한·EU FTA와 상충되는 긴급수입제한조치 이행법안이 지금 상임위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이것으로 보면 재협상을 해야 될 상황인거고요. 오히려 정부가 지난 25일에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냈는데 EU이외에서 한·EU FTA하고 다른 법안을 지금 상임위 통과를 시켰기 때문에 오히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비준동의안을 철회해서 ‘이 정도면 우리 재협상해야 되겠다.’ 이런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필요할 때인데도 계속해서 우리 상인들에게만 한·EU FTA 때문에 우리는 규제할 수 없다, 이런 입장을 지금 되풀이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 변상욱> 이런 문제라면 결국은 야권에서 제대로 공조를 해서 강력하게 밀어붙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데, 민주당은 분리처리, 다시 합의처리, 오락가락 하면서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민주당과의 공조는 지금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정희> 저희가 SSM문제를 다룬 이후에 민주당과 상당히 오랫동안 논의를 해오면서 사실은 아주 원활한 협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갑자기 지난 주 금요일에 민주당이 분리통과에 합의하면서 깨져서 저희도 매우 놀랐습니다. 이 상생법 개정 전에 정부가 ‘사업조정지침으로 내용을 담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서 그것이 그러면 효력이 있겠다고 받아들여졌던 것 같은데요. 저희가 이미 중소기업청이 마련하고 있는 사업조정지침이 상생법 개정안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극히 일부분, 즉 직영점 SSM이 이미 사업조정단계에 들어와서 중간에 가맹점으로 바꾼 경우만 포함한다는 것을 밝혔기 때문에 조금만 자세히 보셨으면 아마 이것으로 내용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조정 지침이라는 것이 행정부의 내부지침에 불과한데요. 국민에게 권리의무를 부여해서 꼭 강제적으로 지키도록 하는, 이런 효력이 내부지침에는 없습니다. 법률로 되지 않으면. 당연히 원칙인 것인데, 이런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셨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요.

◇ 변상욱> 이제라도 야권에서 이런 것들을 모두 모아서 제대로 된 추진방안을 협의해서 마련을 하셔야겠습니다.

◆ 이정희> 네, 원래 합의된 대로 상생법과 유통법의 동시처리로 돌아가면 입장이 다 정확하게 정리되는 것이고,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결국 이렇게 된 데에도 김종훈 본부장이 “상생법도 12월 9일까지 입법 못 하겠다.” 이렇게 의사를 정확하게 밝히면서 민주당이 현실을 인식하시게 된 것인데요. 정부관료 한 사람의 말 때문에 국회의 합의, 그리고 상인들과의 합의, 이것이 완전히 무너져서 벌써 6개월 동안 표류하고 있는데, 한·EU FTA도 통상교섭본부장이 말한 것과 달리 지금 구멍이 생겨나고 있고요. 이런 점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부관료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한나라당이 뭔가 친 서민 쪽으로 전환한다고 계속해서 이런 저런 언질들을 내놓으면서 입장을 또는 자신들의 색깔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정희> 논평할 가치가 있는 정도까지 온 문제인지 좀 의문이 있습니다. 정책적 변화와 실천의지가 지금 전혀 보여진 것이 없고요. 심지어 감세철회를 검토한, 감세를 철회한다고 했다가 한나절 만에 내부에서 검토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면서 사실상 번복된 상태이고, 지금 좀 전에 말씀드린 상생법에 대한 입장도 이것은 지금 할 수 없다, 완강한 입장으로 계속 가고 있어서 적어도 감세철회, 상생법 통과,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점진적으로 전진된 입장을 보여주시는 것, 조금이라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보여드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변화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 변상욱>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