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6(수) 대학교육연구소 "대학교는 지금, '호화판' 공사중"
2011.01.26
조회 44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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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력 위해 등록금 인상? 교육자로서 못할 말
- 대학 적립금, 2009년에 10조원을 넘어서
- 적립금 2001년 이후 8년 만에 두 배로 뛰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절도범 兄 윤모씨 +대학교육연구소 황희란 연구원

한 대학생이 물건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는데 사연이 짠합니다. 가족이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만큼 삶이 어렵고 너무 힘들고 버거운 나머지 공부를 하려고 영어공부를 위해서 영어책 훔친 게 있고, 그 다음에 너무 추워서 마트에서 점퍼를 훔쳐 입어서 이 겨울추위를 버텨냈다고 합니다. 어머니도 계신데 어머니는 병을 앓고 계신 것 같고요. 또 형도 대학생이라고 합니다. 그 형을 한번 연결해보려고 합니다.

◇ 변상욱> 지금 동생은 어디에 있습니까?

◆ 윤모씨> 동생은 공장에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동생이 어떤 공장에 다닙니까?

◆ 윤모씨> 베어링 공장에서 베어링 나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동생은 대학 1학년이라고 알고 있는데, 형은 지금 몇 학년입니까?

◆ 윤모씨> 저는 군대를 갔다 와서 2학년으로 복학을 할 예정입니다.

◇ 변상욱> 어머니가 계신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어머니가 어떤 병을 앓고 계신가요?

◆ 윤모씨> 어머니가 지금 병이 여러 가지신데요. 당뇨도 좀 있으시고요, 혈압도... 고혈압 위험수치로 나왔고, 황달기도 좀 있으시고, 우울증도 있으시고, 고지혈증 같은 것도 있으세요. 헤아릴 수가 없어가지고 병이 다...

◇ 변상욱> 두 형제를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시느라고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하셨군요?

◆ 윤모씨> 네, 저희가 덕을 너무 많이 봤죠. 어머니 덕을.

◇ 변상욱> 형도 학비마련하기 위해서 늘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랬겠습니까?

◆ 윤모씨> 학교 다니면서도 새벽에 아르바이트 하고, 아침에 부랴부랴 학교 나가는 편이었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형제가 그렇게 해서 어머니 약값도 대고 병원비도 대야 됐겠군요. 가장이네요. 아버님은 저희는 듣기로는 일찍 이혼을 하셨다고 들었고.

◆ 윤모씨> 10살 때 이혼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 변상욱> 동생이 잠깐 생각을 잘못해서 실수를 저질렀고 불구속입건상태로 다시 집에 돌아오긴 했습니다만, 어머니가 많이 놀라셨겠어요?

◆ 윤모씨> 네, 처음에 소식을 들었을 때 어머니가 울면서 전화를 하셨어요. 저도 거기에 대해서 충격을 많이 받았고, 어떻게든 동생이랑 얘기해보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 변상욱> 동생을 만나서 경찰서에서 뭐라고 했어요?

◆ 윤모씨> 동생을 만났는데... 동생도 울고 저도 울었어요.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저는 어떻게든 동생을 전과자로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요.

◇ 변상욱> 차라리 저를 처벌해달라고 빌었다면서요, 탄원서도 넣고요.

◆ 윤모씨> 네,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 탄원서라는 게 있더라고요. 어떻게든 전과자로 만들지 않게 하려고 새벽에 퇴근해 가지고 탄원서를 써서 제출했어요.

◇ 변상욱> 형은 지금 무슨 아르바이트 하십니까?

◆ 윤모씨> 저는 술집에서 서빙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 변상욱> 호프집 아르바이트는 몇 시부터 해서 몇 시까지 입니까?

◆ 윤모씨> 오후 6시, 7시부터 새벽4시까지 일을 하고 있어요.

◇ 변상욱> 학기가 시작돼도 학교 다니면서 다 해야 되는가요?

◆ 윤모씨> 학교문제 때문에 일을 조정해가지고 금요일, 토요일만 아르바이트를 하고. 평일에는 저녁에 편의점을 뛰기로 지금 다 약속이 돼있는 상태입니다.

◇ 변상욱> 그렇군요. 학자금 대출 같은 것도 받아봤습니까?

◆ 윤모씨> 어떻게든 학자금 대출을 안 받으려고 동생이랑 일을 해서 충당을 하는 편이었어요. 어머니가 대출을 원하시지 않아서.

◇ 변상욱> 이자도 어차피 갚아야 되는 것이고.

◆ 윤모씨> 네, 이자도 갚아야 되고, 나중에 쌓이면 또 그게 크니까. 일을 해서 충당을 했어요.

◇ 변상욱> 기초생활수급권자면 지금 국가에서 나오는 보조비가 한 달에 얼마정도 됩니까?

◆ 윤모씨> 보조비는 한 달에 30-40만 원 정도 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것가지고 생활비가 좀 부족해서 따로 일을 해서 충당을 하고 있어요.

◇ 변상욱> 난방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고, 동생이 얼마나 추웠으면 점퍼를 들고 나올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걸로 버텼다고 하니...

◆ 윤모씨> 집에서 동상 걸린 적도 있어가지고 요새 난방을 좀 하는 편이에요. 무리를 좀 해서라도.

◇ 변상욱> 동생의 꿈, 장차 크면 뭐가 되겠다, 하는 게 있었을 텐데, 뭐였습니까?

◆ 윤모씨> 동생은 지금 사회복지학과를 다니고 있고요. 나중에 복지사가 돼서 사회의 공헌 쪽으로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 변상욱> 그럼 윤군은?

◆ 윤모씨> 저는 경제학과 쪽을 다녀가지고 연봉이 높은 펀드매니저나 아니면 금융계 쪽으로 진출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동생이 울면서 반성 많이 하죠? 잠깐 생각을 잘못했다고.

◆ 윤모씨> 네, 많이 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일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그래도 형한테도 책임이 있는 건 아시죠. 가장으로서 책임을 확실하게 느껴야 됩니다.

◆ 윤모씨> 네, 그걸 지금 어떻게 갚아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 변상욱> 전화위복이 돼서 가족들이 새로운 힘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얘기 이렇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어서 이번엔 대학등록금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전문가를 한분 연결해보죠.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황희란 연구원를 연결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서 대학등록금이 세계2위라는 통계가 맞습니까?

◆ 황희란> 네, OECD에서 매년 교육지표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사립대를 막론하고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 대학교의 등록금이 세계 2위라고 나와 있습니다.

◇ 변상욱> 등록금은 이렇게 비싸고, 최저임금은 낮고 하니까 대학생들이, 지금 형제들 얘기를 들어보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죽어라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그래도 졸업을 할까 말까, 이렇습니다. 그런데 시민단체와 공동기획으로 대학교육연구소에서 ‘미친 등록금의 나라’ 라고 책을 펴내셨더라고요. 등록금이 높은 이유가 사립대들이 자산을 불리니까 그렇습니까? 아니면 정말 그렇게 등록금을 받아야 됩니까?

◆ 황희란> 저희가 볼 때는요, 등록금이 그렇게 오를만한 이유는 없다고 보고 있고요. 실제로 사립대학들 같은 경우에는 자산이 많이 불어나고 있어요. 학부모님들이나 아니면 학생들 같은 경우, 아니면 졸업생들 같은 경우 오랜만에 학교를 한번 가보시면 대부분 깜짝 놀라실 건데요. 공사판이 아닌 대학이 없습니다. 매년 공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고요. 몇 백 억씩 하는 호화공사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사를 위한 건설비 같은 것이 실제 등록금 인상의 주요 원인이 되어왔고요. 또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적립금, 이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 변상욱> 안 쓰고 쌓아놓은 것을 말씀하시는군요.

◆ 황희란> 통장에 적금을 넣어놓는 것처럼 대학이 돈을 축적해놓고 있다, 이런 건데요. 2009년에 이미 그 규모가 10조를 넘었어요. 그리고 2009년까지도 대학들이 매년 적립금을 쌓아왔었거든요. 2010년 결산이 아직 안 나왔는데, 아마 2010년도 결산이 되면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립금이 늘어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 등록금이 대부분 2000년대 들어 급속도로 증가했거든요. 그런데 2001년에 쌓아놨던 적립금이 4조 6천 억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한 마디로 2009년까지 두 배가 넘게 뛴 거죠.

◇ 변상욱> 열심히 쌓아놓았군요. 뭐에다 쓸려고 그럴까요?

◆ 황희란> 글쎄요. (웃음) 대부분은 건축에 쓰겠다, 하는 거겠죠.

◇ 변상욱> 땅 사고, 집 짓고 그런 거군요.

◆ 황희란> 네, 그 목적으로 가장 많은 적립금을 쌓아놨고요. 그리고 나머지는 기타적립금이라고 해서 명목이 불분명한 적립금이 그 다음으로 가장 많다는 거죠. 적립금 중에서 연구나 장학적립금은 사실 얼마 되지 않습니다.

◇ 변상욱> 사실 연구비나 장학금을 주려고 그렇게 쌓아놓지는 않았을 거 아니에요. 그랬으면 다 줬겠죠, 벌써.

◆ 황희란> 네, 그러다보니까 등록금을 인상해서 도대체 뭐하려는 거냐, 건물 짓고, 적립금 축적하는 데 쓰는 것 아니냐, 이런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고요. 실제로 현실적인 통계도 그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꼭 야단을 치고 적립금을 내놓으라고 하면 대학경쟁력을 높이려고 그러는데 왜 자꾸 가로 막느냐, 그러거든요. 경쟁력하고 관계가 있을까요?

◆ 황희란>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생각할 때에는 캠퍼스를 확장하고 적립금을 쌓는 게 과연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인지, 좀 의문이 들고요. 그리고 사실 대학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잖아요. 그렇지만 이 투자를 등록금만으로 해결하겠다는 인식은 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84%가 대학교에 진학을 하거든요. 워낙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을 하다보니까 대학 등록금 문제가 우리나라 국민의 문제가 됐고요.

그리고 좀 전에 학생 사연도 있었지만 등록금으로 인해서 절도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심지어 자살을 하거나 그리고 아르바이트 등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일하다 사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등록금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가는 일도 벌어지고 있거든요. 이런 문제를 두고 경쟁력을 위해서 등록금을 인상해야 된다는 것은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기도 하고, 이런 문제를 국가가 외면한다면 그게 국가의 역할을 방기한 게 아닌가, 저는 오히려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 변상욱> 알겠습니다. 이제 겨우 반값등록금 얘기가 정당에서 나오는 것을 보니까 이런 데 연구 자료를 좀 보내주시고 논의를 많이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