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0 의장국이 환율전쟁 종식 미리 선언한 건 성급
- G20이 세계경제 갈등을 수습할 기구가 될지 불확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민주당 강봉균 의원
경제부총리를 역임하셨죠. 민주당의 강봉균 의원을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변상욱>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의 의미나 경제효과, 홍보하는 대로가 맞습니까? 어떻습니까?
◆ 강봉균> 글쎄요. 우리가 신흥국을 대표해서 선진국과 신흥국들을 같이 모은 이런 정상회의의 의장역할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죠. 그런데 회의 결과를 미리 예단하고, 과장 홍보하는 것은 좀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대표적인 사례가 환율문제인데, 환율문제 같은 것은 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고 대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장국은 굉장히 신중해야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뒤에 윤증현 장관은 “이제 환율전쟁은 종식됐다.” 이렇게 단언을 했어요.
그리고 며칠이 안 돼서 미국이 6천 억 달러나 되는 대규모 달러를 푸는, 이른바 ‘양적완화’라는 걸 발표를 하니까 바로 공격을 하고 비난을 했습니다. 중국 같은 나라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너무 무책임하지 않느냐” 이렇게 비난을 했고, 독일이나 일본도 비난을 하고, 일본은 “우리도 이제 엔화환율을 지키기 위해서 정부가 개입하겠다.” 이런 일련의 행동과 반응은 이른바 우리가 이야기하는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 이게 합의됐다고 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란 말이에요.
그런데 상황이 이런데도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11월 3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시면서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환율에 대한 국제공조의 기본 틀을 만들겠다.” 호언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미국에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경상수지목표관리제도, 그거 되겠느냐, 필요하겠느냐, 무역불균형 조기경보제를 만들자.” 이렇게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이런 문제를 우리가 의장국으로서는 상당히 성숙한 자세로 미리 결과를 예단을 해서 자화자찬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나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받기가 어려운 문제가 생기죠.
◇ 변상욱> 우리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것 중에 또 다른 하나가 코리아 이니셔티브입니다. 글로벌 금융안정망이라든가 개발이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봉균> 이게 사실은 G20이라는 게 금융위기 예방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거든요. 그런데 금융위기를 만드는 장치에 대해서는 이번에 환율논쟁에 좀 묻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우리가 10년 전에 IMF 구제금융을 받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어요? 이제는 IMF한테서 돈 좀 더 쉽게 빌리자, 혹은 사전예방적으로도 우리가 IMF 돈을 쓸 수 있게 하자, 그런데 이게 IMF 돈을 쓰겠다고 하면 ‘저거 좀 위험한 나라다’ 이렇게 낙인이 찍힌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것을 냉큼 쓰려고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뭐냐면, IMF 돈을 끌어다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인 대 금융 자본들이 신흥국 같은 데 가서 마음대로 교란시키는 것을 막아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것과 관련돼서는 아직도 각국의 이해가 일치되지 않아서 국제자본의 투기행위를 어떻게 서로 공조해서 막을 것이냐, 하는 것은 큰 성과가 보이질 않아요.
◇ 변상욱> 그리고 뭔가 개발도상국들을 위해서 개발액션플랜을 제대로 만들어서 여러 가지 투자도 하고, 사회간접자본이나 인력도 좀 갖다 주고, 이런 이야기들도 충분히 나와야 될 건데, 이것도 역시 환율에 묻힌 것 같습니다.
◆ 강봉균> 네. 그것도 참 중요하고 맞는 이야기인데, G20만 하더라도 여기에 참여 못하는 나라가 170개국이 넘는단 말이에요. 이런 나라들한테 메시지를 줘야 되지 않겠어요?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신흥국가가 됐으니까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갖고 이런 선진국들이 협력하도록 뭔가 합의하자고 하는데 선진국들은 말로는 합의를 잘해요. 문제는 실천이고 돈을 줘야 되거든요. 그동안 UN같은 데에서도 이런 문제가 수없이 논의가 됐지만 실제로 돈을 낼 때에는 선진국들이 인색하다고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것은 선언보다는 행동이 굉장히 중요한데, 어떤 변화가 있을지, 하는 것은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
◇ 변상욱> 이런 저런 걱정이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G20 정상회의, 평가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 강봉균> 이게 앞으로 저는 G20이 그야말로 종래 G7이 하지 못하던 세계경제의 갈등을 수습하는 기구로 정착할지 안 할지 아직은 확실치가 않아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아서 앞으로 서로 공조해나가자, 하는 원칙이라도 설정을 해서 계속 됐으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굉장히 모든 세계적인 갈등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할 수 있는 것처럼, 이렇게 과장할 필요는 없고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IMF가 됐든지 IBRD가 됐든지 미국과 유럽에 있는 주요 강대국들이 세계 경제를 주물러왔다고요. 이런 체제의 변화가 있으려면 우리나라 같이, 예를 들면 중국이라든지 일본, 브라질, 러시아 같은 브릭스, 이런 나라들이 실질적으로 세계 경제문제 결정에서 그야말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 이게 관건이에요. 그런데 아직은 다 미지수입니다.
◇ 변상욱>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1(목) 강봉균 민주당 의원 "투기자본 횡포막을 금융안전망 확립은 미지수"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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