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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목) 엄종식 통일부차관 "이산가족상봉과 식량지원 연계 부적절"
2010.11.04
조회 244
- 상봉 정례화되면, 대북지원 우호여론 조성돼
- 대규모 식량지원, 인도적 지원을 넘어서는 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엄종식 통일부차관

내일이면 1차, 2차로 나누어 진행됐던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모두 마무리가 됩니다. 그 의미와 과제를 엄종식 통일부차관과 함께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IMG0]◇ 변상욱> 이산가족상봉을 마무리하면서 이번 행사의 의미와 평가를 한 번 내려 주신다면요?

◆ 엄종식> 내일 오전까지 해서 이번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마무리 되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60년 만에 이렇게 만나시는데 헤어질 때 보면 다시 만날 기약이 없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 ‘짧은 만남, 긴 이별’이라는 표현도 썼습니다만 그 상봉이 마감되면서 눈물바다도 된 것을 저희가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상봉행사를 보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분단의 아픔을 많이 느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고령 이산가족 분들이 세상 떠나시기 전에 더 많은 분들이 상봉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정부가 더 많이 노력을 해야 되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이러이런 것들이 더 준비가 되어야 되겠다.’ 느끼신 게 있으신지요?

◆ 엄종식> 네. 이분들이 해마다 수천 명씩 유명을 달리하고 계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일회성보다는 정례화가 상시적으로 이루어져야 되겠다, 그런 것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 변상욱> 남측에서 신청해 간 94명 중에 90대가 19명, 그러니까 20%가 넘는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정말 상봉 정례화가 시급한 숙제인데, 이것을 언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좀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 엄종식> 지금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라고 보면, 이산가족이 12만 명 정도 돼있는데 그 중에 3분의 1 정도 되신 분들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8만 4천 명 정도만이 생존해계시는데요. 해마다 수천 명의 고령 이산가족 분들이 세상을 떠나고 계십니다. 이러한 이산가족 고령화를 볼 때 일회성 행사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고요. 그래서 저희가 지난 10월에 적십자 회담을 했을 때, 최소한 매월 한 번씩 백 가족 규모로 새로운 상봉을 실시하자, 그리고 매월 한 번씩 각각 50가족 규모로 재상봉, 한 번 만나신 가족 분들 재상봉을 하자, 이뿐만 아니라 전면적인 생사확인, 서신교환, 상시상봉, 더 나아가서 고향도 방문할 수 있도록 이런 근본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된다, 이런 방향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 변상욱> 터놓고 이야기해서 이산가족상봉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착착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쌀하고 비료주고 좀 달래가지고 불러내야 되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도 아마 정례화의 전제조건으로 우리의 지원을 많이 요청을 할 것입니다만, 쌀 50만 톤에 대해서는 통일부가 거부의사를 밝혔었죠.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엄종식> 지난번에 적십자 회담에서 북한이 쌀 50만 톤, 비료 30만 톤을 지원요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잘 아시는 것처럼 이산가족 문제하고 식량지원 문제는 별개사안이다, 그리고 이를 연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라는 것이 저희 생각이고요. 앞으로 상봉이 정례화 되고 상시상봉이 실현되면 대북지원을 위한 우리 국내 여론조성에도 도움이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1985년 이후에 남북한 이산가족상봉이 19번입니다. 현 정부 들어서는 두 번인데, 그러면 언제 다 만납니까? 이제 두 번밖에 못했으니 말이죠.

◆ 엄종식>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한 달에 한 번씩 상봉을 하고 그 다음에 재상봉도 하자, 라는 것에 대해서 이번에 적십자 회담에서 강력하게 이야기해왔고, 또 계속해서 이것을 성사시키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 변상욱> 우리 정부도 ‘이산가족의 상봉은 인도주의 차원에서의 사업이다.’라고 늘 이야기 하시지 않습니까? 그러면 굶주리는 쪽에다 쌀 보내는 것도 인도주의고,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인도주의인데, 너무 적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쌀 남는다고 하는데 좀 보내자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까?

◆ 엄종식> 네. 대북지원에 대해서는 좀 구분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번에 대한적십자사하고 신의주 지역이라든지 북한 일부지역에서 수해가 난 것에 대해서 긴급구호차원의 지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들이 있고요. 그 다음에는 또 지금 남북관계에서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서 저희가 방북중단이라든지 교육중단이라는 의사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저희가 북한 취약계층, 순수 인도적 지원에, 예를 들어서 영유아라든지 임산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 하고 있고요. 다만 당국차원의 대규모 식량지원은 이러한 순수 인도적 지원 부분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라든지, 남북관계상황, 이런 부분들이 고려되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래서 지난 두 정권에서는 정권기간 동안에 8, 9번씩 했는데 이제 두 번밖에 못했고, 거기다가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만, 항상 뭔가 선결된 조건을 내걸고 하고 하니까 우리 정부의 통일정책이나 남북이산가족정책에 대해서 북한이 굶주리다 못해 손을 내밀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말이죠.

◆ 엄종식> 그동안 북한이 잘 아시는 것처럼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도 있었고요. 개성공단에 우리 근로자가 억류되는 일이 있었고, 여러 가지 핵실험이라든지 장거리 로켓, 미사일 발사라든지 여러 가지 강경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여러 가지로 경색이 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이러한 부분들이 좀 정상적이고, 건전한 남북관계로 가려면 북한이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또 이번에 금강산 지구를 우리 당국과 기업에 자산일부 일반적으로 동결몰살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부분들은 적절하지 않은 거다,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북한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이런 문제하고 이산가족상봉만큼은 좀 분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그건 잘 안 될까요?

◆ 엄종식> 저희는 이산가족상봉 부분에 대해서는 그러한 어떤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인 차원으로 해서 이 부분은 적극 해나간다는 입장입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그러려면 아예 남북의 정상이 시원하게 만나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는데, 이건 여야 다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필요성이나 아니면 진행되는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해 줄 수 있는지요?

◆ 엄종식> 정상회담이라는 것은 남북간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지만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여건이 조성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그리고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해서 북한이 좀 전진적인 자세를,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세를 언급하셨다가 요새는 그 이야기가 들어갔습니다만, 이건 계속 추진되고 있는 상황입니까?

◆ 엄종식> 네, 통일세라는 것은 당장 세금 걷는다는 차원보다도 우리 젊은 세대라든지 우리 사회에서 통일이라는 것이 희미해지고 또 무관심한 부분들이 그동안 많이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 사이에 통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통일 논의를 공론화 하자는 입장에서 공론화 화두, 제기된 것으로 저희는 생각을 하고요. 이를 위해서 저희가 두 갈래로 지금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하나는 전문적인 연구를 강화하고, 두 번째는 공론화, 대학이라든지 연구소라든지 단체, 언론, 이렇게 해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공론화 쪽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업을 ‘남북공동체기반조성사업’이다, 이렇게 명칭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와는 저희가 이러한 연구공론화과정을 거쳐서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내년 상반기 중에 마련해서 공표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언제부터 통일세를 시작해서 어느 정도로 모아놓는다, 라고 하는 건 아직 정해진 게 아니군요?

◆ 엄종식> 네, 지금 저희가 여러 가지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