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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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가수 김장훈 씨 "김현식 헌정앨범, 심정적으로 20년전부터 준비"
2010.11.02
조회 297
- 헌정앨범, 본인 음반 가운데 최고의 명반
- 기부하면, 정신적 물질적으로 100% 되돌아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가수 김장훈

어제 가수 김장훈 씨가 새 앨범을 내놓았습니다. 이번 앨범은 좀 특별합니다. 가수생활 20년째라고 하는데 20년을 기념한 앨범이 2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우리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가수, 고 김현식 씨에게 헌정하는 앨범입니다. ‘내 사랑 내 곁에’ ‘비처럼 음악처럼’ 김현식 씨의 노래, 다들 기억하시겠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헌정앨범을 준비한 가수 김장훈 씨를 연결합니다.

[IMG0]◇ 변상욱> ‘독도’ 해도 김장훈 씨가 생각이 나고, ‘가난한 사람을 위한 기부’ 해도 김장훈 씨가 생각이 나고요. 그런 열정들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제일 궁금한 것은 사실 그겁니다.

◆ 김장훈> 제가 볼 때에는 누구나 그런 열정을 갖고 있는데, 아무래도 직업이 가수이고 사랑을 받다보니까 그게 안에서 다시 만들어져서 나가지 않나, 그 에너지들을 항상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 변상욱> 금전적인 기부뿐만 아니라 재능 기부도 활성화돼 있고, 사회에 자기 어떤 에너지를 남들한테 나눌 수 있는 길은 많은데 잘 안 된다 말이죠. 이번 기회에 그런 것들이 얼마나 나한테도 좋게 돌아오는가, 이런 것 좀 사람들한테 이야기해 주십시오.

◆ 김장훈> 놀라운 것은, 항상 보면 할 수 있는 액수가 늘어나더라고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나이가 들수록 가수로서 현실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분은 줄어들거든요. 줄어드는데 계산은 안 해봤지만 그런 것들이 늘어나는 것 보면 제가 볼 때에는 분명히 뭔가를 사람들에게 다시 돌려줬을 때 분명히 그 이상, 그게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마음의 평화든 돌아온다는 것은 제가 100% 이제는 확신할 수 있어서요.

어떤 일 할 때 1%의 두려움도 없이 그냥 행복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해보면 ‘이걸 내가 어떻게 이런 걸 했을까’ 할 정도로 연말에 그렇게 되곤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한테 “한번 믿어보라고... 확신을 내서 시작을 하면 정말 생각지 못한 삶이 열릴 것 같다.” 이렇게 후배들한테도 이야기를 하죠.

◇ 변상욱> 알겠습니다. 가수 김현식 씨에 대한 헌정앨범 이야기를 해보죠. 앨범이름이 ‘레터 투(Letter to) 김현식’, 현식이 형에게 보내는 편지,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노래들이 실려 있습니까?

◆ 김장훈> 일단 김현식 씨의 최고 히트곡들이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추억 만들기’, ‘사랑했어요’ 같은 곡들도 있고요. 혹은 안 알려진 곡들 중에서 ‘여름밤의 꿈’이나 ‘한국사람’ 같은 경우는 완전히 풀 오케스트라로 연주곡을 했고요. ‘사랑사랑사랑’, ‘변덕쟁이’ 이런 히트곡들과 비 히트곡들로 해서 11곡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 변상욱> 11곡이 모두 김현식 씨의 곡으로 구성되어있는 겁니까?

◆ 김장훈> 네. 김현식 씨의 곡들이고요. 그동안 추모앨범들이 몇 번 나왔었기 때문에 특별한 앨범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해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같이 협연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기에는 개인적으로는 제 삶의 10번째 앨범인데 가장 명반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음악성이나 음반의 수준에 대해서 많이 신경을 쓰신 것 같은데, 필하모닉까지 동원했다면 준비기간이 얼마나 된 겁니까?

◆ 김장훈> 사실 심정적으로 준비한 것은 20년이 됐고요. 김현식 씨가 떠날 때부터 제가 생각을 했었고, 기술적으로 이번에 이거 준비한 것은 3개월 동안 꼬박 편곡하고, 체코에 가서 녹음하고, 미국에 가서 수작업들, 믹싱이나 마스터링 하고, 돌아와서 자켓 작업 하고 해서 석 달 걸렸습니다.

◇ 변상욱> 타이틀곡을 고르신다면 어떤 겁니까?

◆ 김장훈> 타이틀곡이 ‘비처럼 음악처럼’인데요. 이번 앨범은 요즈음에 전자음악이 너무 성행하다보니까 최대한 아날로그적으로 하고, 노래를 완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한 번에 제가 끝까지 다 부른 노래가 ‘비처럼 음악처럼’이고요. 살아생전에 김현식 씨가 불렀던 라이브를 마지막으로 들었던 곡이 ‘비처럼 음악처럼’이어서 그 생각이 나서 그 곡을 타이틀로 정했습니다.

◇ 변상욱> 가수가 된 김장훈 씨의 노래를 김현식 씨는 제대로 들어보질 못하신 거죠?

◆ 김장훈> 한번도 제 노래를, 제대로 부른 노래를 못 듣고 가서요. 이번에 이번 편지에 담아서 한번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 변상욱> 만약에 이번 리메이크해서 헌정앨범 만든 이 곡을 김현식 씨가 하늘나라에서 들으면 뭐라고 하실 것 같습니까?

◆ 김장훈> 원래 성격대로 앞에서는 약간 퉁명스럽게 “잘했다.” 그냥 그러고 돌아서면서 굉장히 좋아했을 것 같아요. 사실 이번에 앨범을 20년 만에 내면서 아프기 보다는 그냥 행복하고 웃음이 나고 그랬어요. 의외로. 울 줄 알았는데... 계속 이렇게 웃음이 나더라고요.

◇ 변상욱> 그 노래를 좋아했던 팬으로서 또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김현식 씨를 생각할 때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나, 노래 녹음하러 갑니다.”라고 잠깐 나왔다가 영영 돌아가지 못한... 그때 그런 가수로서의 열정, 참, 가슴 뭉클하기도 하지만... 제일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가 기억나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 김장훈> 아주 짧게 이야기하면 김현식 씨가 세상에 대해서 너무 마음이 여려서 세상을 잘 못 받아들이고 항상 김현식 씨는 겉돌았던 것 같아요. 너무 순수하고 여려서. 보면 점퍼 같은 것을 입고 가다가 길거리에 고구마 팔고 그러는 할아버지 있으면 그냥 벗어주고요. 나이 먹었을 때에도 소년 같은 면이 있어서 한번은 강아지가 죽었는데 “둔치에 묻어줘야 된다. 십자가 꽂아줘야 된다.”고 그래서 “그걸 어디다 묻어 주냐, 물에 떠내려간다.”고 그랬더니 계속 “묻어줘야 된다.”고... 나가는데 경비아저씨가 “뭐냐?” 그래서 “개가 죽었다.”고 그랬더니 “달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가지고 “왜 그러냐”고 했더니... (웃음)

◇ 변상욱> 무슨 말씀인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 김장훈> 그래가지고 김현식 씨가 굉장히 광분했던... 제가 굉장히 말렸던...(웃음) 김현식 씨가 이렇게 나이 들어도 소년 같은 면이 있고 굉장히 여렸었어요. 사람이.

◇ 변상욱> 그런데 고인은 그렇게 세상을 아파하고 사랑한 건데 우리는 이제 떠나간 가수에 대해서 참, 외국에서 흔히 존경을 표하는 것처럼 그렇게 못한다 말이죠. 그런 건 참 아쉽네요.

◆ 김장훈> 네, 이번에 사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좀 생각보다는 많이 20주기인데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중이나 사람들한테 뭔가 좋은 상황으로 흘러가면 감사할 수는 있겠지만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섭섭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수입장에서. 한편으로 생각하니까 어찌 보면 20년이나 지났는데 이런 현실에서 이렇게 노래로 많이 회자되고...

요즘 취미가 어린 친구들한테 “너희 김현식 아니?” 이렇게 물어보는 거거든요. 김현식은 거의 다 알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결론은 현식이 형이 참 복 받은 사람이구나, 대한민국 가수로서는 정말 드물게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회자되고... 그래서 요즘의 마음은 훈훈하게 그냥 좀 더 올 가을에 김현식 씨가 하늘나라에서 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활동을 짧게 하려고 하다가 좀 많이 하기로 했죠.

◇ 변상욱> 알겠습니다. 아무튼 헌정앨범을 만들어서 편지를 보내는 좋은 동생이 있으면 세상 행복하게 살다간 걸로 우리가 생각해도 되겠죠. (웃음)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