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軍 대응 미흡했다는 여론에 국방장관 경질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초기 대응방식이 계속해서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포격한 직후에 대통령이 “단호하지만 확전이 되지 않도록 하라.” 지시한 것이 과연 적절했느냐, 라고 했는데, “지시한 적이 없다, 그런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 라는 말이 나왔고, “지시했는지 안 했는지의 여부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보다는 그 지시가 군에 내려가서 군이 혼선을 빚었느냐 안 빚었느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니겠느냐.” 라는 청와대 해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이야기를 했다는 것인지 안 했다는 것인지 계속해서 복잡해집니다만, 먼저 한나라당의 안형환 대변인을 연결해서 정치권에 현안이 되어있는 이런 문제들 들어보죠.
[IMG0]◇ 변상욱> 연평도 다녀오셨죠?
◆ 안형환> 네, 다녀왔습니다.
◇ 변상욱> 가보신 이야기 좀 듣고 싶습니다. 어땠습니까?
◆ 안형환> 어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만, 저는 그저께에 다녀왔습니다. 연평도 주민이 아닌 일반인 가운데 처음으로 들어간 사람 가운데 하나였습니다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민간인 지역에 십여 채 가구가 잇따라 불타있는 것을 보고 이게 전쟁터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만난 그 지역의 어느 할머니는 “6. 25때도 전쟁 겪어봤지만 이처럼 처참하지 않았다.” 라는 말씀하셨고, 또 50대 한 남성분이 “내가 TV에서 이라크전을 보면서 그게 전쟁이구나, 했는데 내 눈앞에 그 모습을 보고 참담했다. 지금도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가 없다.” 하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봤습니다.
정말 동족의 이런 반민족적인 무차별 포격을 가한 북한에 대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특히 어린 해병용사들이 그 당시 K-9 자주포가 남쪽을 향하여 포격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포를 그대로 북쪽으로 돌려서 쐈습니다. K-9 자주포에서 전투를 했던 그 어린 해병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갈 때까지, 벌써 24시간이 지난 상태까지 거기에서 나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24시간 동안 거기서 계속 먹고, 잠도 못자고, 그러면서 전투했다는 것을 보고 참 안타깝고, 또 자랑스러움도 느꼈고요. 정치인으로서 상당히 부끄러움도 느꼈습니다.
그 지역에서 특히 제가 참을 수 없었던 분노를 느꼈던 게 보건소입니다. 민간인 시설은 전시에도 폭격을 안 하는 겁니다. 특히 의료시설은 폭격할 수가 없는 것이죠. 그런데 보건소에 바로 직격탄을 날린 겁니다. 그래서 보건소 벽이 떨어졌고 보건소 벽이 파괴가 됐습니다. 다행히 그 당시 보건소 벽 쪽에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없었습니다만 있었다면 큰 피해가 날 뻔 했습니다. 의료시설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지, 반문명적인 행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변상욱> 다녀오셨으니까 이제 어깨의 짐이 더 무겁다는 것을 느끼시기도 하셨을 것 같습니다.
◆ 안형환> 네, 그렇습니다. 사실 연평도 주민들 만나보고 연평도 주민들이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제발 나가서 살게 해 달라.” 그런 하소연을 듣고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 변상욱> 그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좀 여쭤보고 싶은데, 이주를 원하는 분들이 상당수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 당에서 대책논의가 되고 있습니까?
◆ 안형환> 사실상 딜레마입니다. 저희들이 거기 가서 한 30여 분의 이주대책위원들을 만나봤습니다. 이구동성 했습니다. “이주하게 해 달라, 나가서 살게 해 달라.” 그래서 사실 옹진군에서는 세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이주대책, 생계대책, 대피호, 이 세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주민들은 “두 번째, 세 번째는 그건 중요하지 않다, 첫 번째 이주하게 해 달라.” 고 주장을 하는데, 많은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1천 7백여 분의 주민들이 다 육지로 나왔을 때 이분들 과연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다목적으로 검토를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그 문제는 장기적으로 검토를 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생계대책은 저희들이 가능한 한 모든 수단동원하고, 정신적으로 안보문제 때문에 고민을 하고, 불안하더라도 생계문제만 우리가 해결해줘야 되지 않겠나, 하는 차원에서 강구를 하고 있습니다. 대피 문제는 당장 이번 예산에 반영해서 내년부터는 철저한 대피시설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 변상욱> 일단 단계별로 나눠서 장기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건 좀 뒤로 미루어 놓더라도 꾸준히 논의를 해 주셔야 되겠군요.
◆ 안형환> 네.
◇ 변상욱> 김태영 국방장관은 전격 경질되게 됐습니다. 이 정도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될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여기에 대한 의견은 어떠십니까?
◆ 안형환> 일단은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해서 군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사실관계 여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겠습니다만, 더 강경한, 강한 대응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 북한에 대한 응징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국민여론이 굉장히 높은 것 같습니다. 그런 국민여론의 부합차원에서 경질된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야당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국방장관뿐만 아니라 청와대의 보좌역을 맡은 사람들이든 안보라인이든 뭔가 일대수술이 필요한 거 아니냐, 그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 안형환> 일단 청와대 국방비서관도 지금 책임을 물을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 국방라인을 모두 교체한다면 순간적인 공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책임을 묻더라도 단계적으로 책임을 묻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변상욱> 그리고 정치적으로 현안이 되고 쟁점이 되고 있는 게 대통령의 확전방지 지시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있던 없던 간에 그게 군까지 내려갔느냐 안 갔느냐, 지금 이것가지고도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습니다만?
◆ 안형환> 네, 그런 논란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또 대통령의 말씀이 어떻게 전달됐는가, 하는 또 대통령의 참모들의 역할문제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님이 어떤 말씀을 했는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응징을 하고, 어떻게 대응을 해나가는가, 이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지금 일단 국방부 장관도 경질됐습니다.
그런데 지금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보다, 사실 이틀 반밖에 지나지가 않았습니다. 북한의 공격이 시작된 후에. 지금은 일단은 국방부장관이 경질됐기 때문에 좀 대응을 어떻게 북한에 대응할 것인가를 좀 더 밀도 있게 논의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변상욱> 국회에서 대북결의안을 그래도 어렵게 통과를 시키셨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서 민주당이 요구한 내용이 빠져있다, 좀 더 평화를 이야기해야 되는 게 아니냐, 한쪽에서는 좀 더 강경한 대응을 박아야 되는 거 아니냐, 지금 논의의 여지가 있는데,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안형환> 아무튼 이 결의안은 국회국방위에서 여야의 일치된 의견으로 통과된 안입니다. 당시 민주당을 비롯한 이른바 좌파라고 할까요. 진보 세 정당, 민주당, 진보신당, 민노당, 세 정당은 이 안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그 당시 당 차원에서는 제출했습니다. 소속정당 의원들은, 국방위소속 의원들은 찬성을 했습니다만, 그 세 정당은 거기 안에 평화체제를 이야기하자, 이런 주장을 해가지고 그 안이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민주당이 어제 당론을 바꿔서 반대하지 않기로 해서 거의 한 명 반대, 해서 거의 만장일치수준으로 통과됐습니다.
사실 당시에 “평화체제를 논하자, 평화구축을 논하자.” 라는 이야기가 들어왔습니다만, 저희 입장에서는... 물론 중요합니다.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명백히 북한의 반문명적인 반인류적인, 반민족적인 그러한 만행에 대해서 지금 규탄을 일단 해야 됩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 단계로 평화체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죠. 처음부터 규탄 없이 평화체제 이야기를 한다면 마치 지나가다가 한 대 뺨을 맞은 다음에 반응도 보이지 못하고 자, 우리 화해하자고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일단 그건 지금 이 단계에서는 바람직하지 않고요. 더 강경한 목소리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야당입장을 고려하고, 또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어제 대북결의안 내용 수준은 적절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 변상욱> “당장이라도 정상회담을 요구하고 뭔가 풀어나가야 되는 거 아니냐.” 어제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그런 이야기를 꺼낸 것 같습니다만?
◆ 안형환> 여러 가지 의견은 있을 수가 있습니다. 또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서 노력은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서 평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직은 좀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을 하고, 어떻게 북한이 다시는 이런 일을 할 수 없도록 뭔가 우리의 합치된, 일치된, 그런 마음, 그런 힘을 보여줄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앞으로 논의를 해나가야 되겠죠.
◇ 변상욱> 뭔가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기 위해서 이번에 연평도 포격도발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뒤에는 새로운 국방장관이 안보라인이나 이쪽도 그렇고, 대대적인 쇄신을 해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 안형환>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 군도 열심히는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비상상황에 대해서 대응이 조금 미흡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은 많은 국민들의 생각 같습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갑자기 돌발된 상황에 대해서 대응한다는 게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군이 좀 더 국민들이 믿을만한 대응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대통령께서도 장비 문제도 말씀하시고, 여러 가지 말씀하셨습니다만, 이번을 계기로 특히 서해 5도에서의 전력을 대폭 증가하고, 군에서의 대북안보태세, 방어태세에 대해서 큰 점검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변상욱>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6(금)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 "국방라인, 단계적으로 책임 물어야"
201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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