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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목)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레임덕 막으려면, 사찰 철저히 규명해야"
2010.11.25
조회 321

- 사찰? "어이없고 기막혀"
- 여당, 재수사 찬성 늘어나
- 검찰이 재수사 안 하면, 결국 대통령 부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

북한의 연평도 도발사태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만, 원충연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무관의 수첩공개로 불거진 불법사찰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사실 연평도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인터뷰를 하려고 준비가 돼 있었는데, 사태 때문에 연기됐습니다. 한나라당의 이혜훈 의원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변상욱> 이 의원님이 경제통이시고, 국가재정이라든가 각종 사회복지정책과 경제정책들을 궁리하고 계신데, 왜 불법사찰 수첩에 들어가 있었을까요?

◆ 이혜훈> (웃음) 수첩을 보면 이렇게 적혀있었다고 보도가 됐습니다. ‘이혜훈 의원 징수공단통합안 발의, 전 정부 시절에도 찬성, 국감 때 전재희, 박근혜 논쟁’ 이렇게 적혀있었다고 그래요. 제가 이 정부 처음 시작할 때, 4대 사회보험이 통합이 되는 것은 통합이 되는데, 그 통합업무를 누구에게 맡기느냐를 가지고 이번 정부와 생각이 달랐습니다. 사실 사회보험 통합은 DJ정부부터 추진해 왔던 거고, 제가 그 사회보험통합추진기획단의 한사람으로 지금까지 참여해왔거든요.

그런데 10년에 걸친 논쟁 끝에 결국 그것은 국세청으로 가야 한다는 결론이 났고, 그래서 지난 정부가 국세청으로 가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국회 재정위도 다 통과를 했어요. 그리고 국세청은 이 새로운 업무를 하는 인력으로 한 2천 명 정도를 새로 뽑아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몇 달 후에 새 정부가 들어와서 이것을 전재희 장관 산하인 건강보험공단으로 넘긴다고 결정을 했어요. 그래서 이게 이미 준비가 국세청에 되어있고, 인력도 새로 뽑았기 때문에 국세청으로 가는 게 맞다라는 법안을 냈더니, 그 부분이 장관 입맛에 맞지 않은 법안을 냈다고 해서 사찰대상이 된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손해 보는 사람들 쪽에서 문제를 삼았다, 라고 생각을 하실 수밖에 없는 거군요?

◆ 이혜훈> 그런데 뭐, 손해 보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요, 이 부분은. (웃음)

◇ 변상욱> 국민은 그게 오히려 더 이득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관리가 효율적으로 되고 한다는 것은.

◆ 이혜훈> 그럼요. 징수를 통합하자는 것은 여러 군데서 같은 업무를 하니까 비효율이 있으니까 이걸 좀 줄이자는 것도 있지만. 제일 큰 것은 그 보험료를 낼 때 자기가 소득을 신고하고, 거기에 비례해서 보험료를 내는데, 많은 분들이 보험료를 적게 내려고 소득을 줄여서 신고를 한단 말이죠. 그런데 이것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관이 어디냐 하는 것이 가장 관건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세청은 소득파악에는 전문성이 있고, 수년간 해왔고, 수십 년을 해왔고, 또 거짓말로 신고했을 때 제재할 수 있는 각종수단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까 국세청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일단 의견에 동의를 한 상태였죠. 그런데 아무래도 이렇게 돼야 보험료를 제대로 걷어서, 돈은 많이 벌면서 보험료를 적게 내는 고소득자 영업자들이나 이런 분들이 많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국민 전체로 보면 국세청으로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했죠.

◇ 변상욱> 제가 기자생활 처음 시작할 때는 ‘통합’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 자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이랑 비슷했습니다. 다 귀향가고, 목이 잘리고, 교수들조차도 겁이 나서 말을 못하고, 그러던 시절인데. 30년 동안 겨우 여기까지 왔군요. 그런데 혹시 사찰당하고 있다는 기분, 이상한 기분 느끼신 건 전혀 없습니까?

◆ 이혜훈> 사실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은 보도를 보고 알았지만, 그 전부터 저랑 가까운 지인들이 전화하실 때 마다 “당신이랑 이제 전화 못하겠다.” 이런 말씀을 하세요. 그래서 “왜 그러시냐?” 이렇게 물어보면, “저랑 전화를 하면 갑자기 통화음이 뚝 떨어지면서 아득하게 소리가 나오다가 한 1-2초 지난 다음에 다시 정상으로 된다.”라는 거예요.

◇ 변상욱> 예전에 많이 겪던 일들이니까... (웃음)

◆ 이혜훈> 그래서 혹시 그런가, 하는 생각은 했지만 물증도 없고, 그냥 그러려니 했던 겁니다.

◇ 변상욱> 기분은 썩 좋지 않으셨나요? 아니면 나도 상당히 중요한 인물인가 보다, 라고 생각을 하셨습니까?

◆ 이혜훈> 기분 좋은 사람이 누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죠. 아니 민주주의가 권력분산에서 출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입법, 사법, 행정, 이 3권분립이 바로 그 요체라고. 우리가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 시절, 아주 귀가 닳도록 배워왔는데. 과거 절대왕권이 전횡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 의회가 태동하는 거고, 의회라는 것은 입법부인데, 그 입법부를 행정부가, 그리고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마구 휘두르고 마음대로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어둔 것이 3권분립이고,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입법부가 자기 본연의 존재 목적인 입법활동을 했다고 그것이 장관, 그것도 행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고 사찰을 한다면 어떻게 3권분립이 이루어지며, 민주주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저는 굉장히 그런 부분이 난감했습니다.

◇ 변상욱> 지금은 일단 국무총리실에서 나온 증거자료들을 가지고 일이 벌어졌습니다만, 거슬러 올라가면 대포폰에 청와대까지 가니까, 문제는 최고권력자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다, 거기가 몸통인 건가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이혜훈> 사실 이 부분이, 많은 분들이 이 정권의 깊은 부분하고 관련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계시는데. 사실 물증이 없기 때문에 총리실로 끝나는 문제인지, 청와대 연결이 돼 있는지 말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가 공개적으로 방송에 나와서 얘기하기는.

하지만 이런 부분들에 대한 의혹이 있는 상태에서는 어쨌든 청와대든 대통령이든 여러 가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특히 임기 반환점을 돌아서 많은 분들이 레임덕 얘기도 하시는데, 저는 이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철저하게 밝히고 명명백백히 공개해서 털고 가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말씀드린 대로 이런 일이 있다는 그 오해, 이 오해 자체가 이 정부나 이 정권이 국정의 신뢰를 얻기가 어려운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신뢰를 얻기 어려운데 불신이 있고, 의혹이 있는 상태에서 오히려 이것을 계속 덮고, 계속 재수사 못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국민들이 “아, 그랬나보다” 이렇게 생각하시지 않을까요? 공개해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우리가 결백하다”라는 것을 입증해야 저는 레임덕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도 자꾸 숨기고 억지로 덮고 해서 국민들이 “아, 그랬나 보다”라고 생각하시지 않도록 사실을 밝히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 변상욱> 야당은 확실하게 입장을 내놓았는데, 여당은 여당 의원들이 피해자로 들어가 있는데도 아직 확실한 의견을 안 내놓은 것 같고. 박근혜 전 대표도 뭔가 확실한 얘기를 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아직 얘기를 안 하시고 있어요?

◆ 이혜훈> 여당 안에서는 이제 아무래도 생각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을 위해서 이것을 덮어야 된다고 잘못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고, 저는 이것은 분명히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을 위한다면 정말 이것을 빨리 진실을 규명하고, 철저하게 공개하고, 그래야 된다고 보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생각이 다른 부분이 일부 있는데.

한 가지 또 희망적인 것은, 처음에는 그래서 이 부분을 덮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굉장히 다수였습니다. 그런데 대포폰이 밝혀지고, 또 증거파일을 삭제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이번에는 이렇게 사찰의 정황들을 자세하게 108쪽에 이르도록 아주 방대한 분량으로 자세히 기록한 수첩이 나오고, 이러다보니까 추가증거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이것을 덮지 않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이 모든 것을 밝히고 진실을 규명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 국조까지 가야겠습니까? 재수사 갖고 되겠습니까?

◆ 이혜훈> 일단 저는 검찰이 어떻게 하는지를 먼저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찰 스스로가 국민들 앞에 신뢰를 받고 당당하려면 이 부분을 재수사를 하시는 것이 맞다, 이렇게 보고요. 그런데 이제 검찰 스스로가 먼저 그런 일을 하면 제일 좋은 거죠. 특검 가고 국조 가고 하는 것보다 검찰이 재수사하면 검찰에게서는 제일 좋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권에도 부담이 덜하고. 그런데 검찰이 계속 재수사 안 하겠다고 버티면 저는 모든 부담을 대통령께 떠넘기는 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검찰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그 다음 단계를 판단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