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
한나라당의 현안 중의 하나인 감세철회논란에 대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득세 감세는 철회하고, 법인세는 예정대로 감세를 해야 하겠다, 이런 해석이 될 것 같은데요. 친박 진영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면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이혜훈 의원을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박근혜 전 대표가 어제 밝힌 입장을 정리를 해주신다면 어떨까요?
◆ 이혜훈> 조금 전에 사회자께서 정리를 해주셨는데요. 그런데 소득세는 감세철회라는 표현보다는 박 대표께서는 “최고소득구간에 대해서는 현행세율을 유지하자, 더 늘리지 말자, 법인세는 예정대로 내리자.”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굳이 법인세 같은 경우에는 감세철회라고 할 수가 없고요, 예정대로 내리자는 것이기 때문에. 소득세도 이미 세 개 구간에 대해서는 감세가 종료가 됐고, 남아있는 한 구간에 대한 감세를 더 이상 하지 말자는 것이기 때문에 소득세 전체로 보면 감세를 철회한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이런 생각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그렇다면 2007년도 대선 경선 때 내놓으셨던 공약인 ‘줄푸세’, 그러니까 세금은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이것과 비교하면 기존의 감세주장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 이혜훈> 저는 달라진 게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줄푸세’ 라는 게 타이밍 잘 맞춰서 세금 내리면 기업은 투자여력이 늘어나는 것이고, 또 가계는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경제는 성장하고 세수는 늘어난다, 이런 요지였거든요. 당시 세목별로 구체적인 세액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취지는 중소기업에 좀 더 혜택이 가고 서민 위주의 감세를 하자는 얘기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서민감세, 중소기업감세, 이렇게 부를 수가 있는 감세였는데, 지금 그 얘기하고 이 얘기하고는 상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 변상욱> 그러면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전 대표가 내놓았던 줄푸세 공약을 그대로 가져다쓰고 있다고 흔히 얘기합니다만, 현 정부의 정책하고는 차이가 있는 겁니까?
◆ 이혜훈> 내용은 좀 다릅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서민이나 중소기업 위주의 감세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소위 줄푸세라는 것이었는데요. 이름은 같은 감세를 가져왔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오히려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이 금액 면으로 보면 좀 더 많은 감세를 받는, 내용이 상당히 차이가 나는 그런 감세였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실제로 감세를 해주면 투자와 소비가 확대돼서 경제 성장이 일어나고, 거기에서 세원도 더 늘어나서 결국은 세수가 증대된다는 게 너무 유아적 발상 아니냐, 그렇게 쉽게 되겠느냐, 이런 회의론이 많습니다만?
◆ 이혜훈> (웃음) 그건 얼마 전에 어떤 분이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그런 얘기는 동화책에나 나오는 얘기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정말 사실과 다른 얘기입니다. 이미 아일랜드가 그렇고. 그 다음에 아들 부시, 조지 부시가 집권했던 2000~2002년 당시. 또 영국의 대처가 집권했던 10년, 이런 것들이 전부 다 소위 말하면 세액을 내리고 세원을 넓게 잡아서 오히려 세수가 늘어난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고요. 무슨 동화책이나 나오는 얘기가 아니라 교과서에 나오는 아주 대표적인 경제이론들이죠.
◇ 변상욱> 지금 그 논리대로 한다면 박근혜 전 대표께서 얘기하시는, 그렇게 해서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거군요?
◆ 이혜훈> 네, 감세에 대해서 한 가지 전제조건은 있습니다. 언제나 어떤 경제상황에서도 감세를 하면 다 그렇게 된다는 얘기가 아니라 때를 잘 맞춰서 내용을 잘 짜서 하는 감세가 그런 효과가 있다는 얘기거든요. 물론 감세도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일본은 어떻게 보면 타이밍을 잘못 맞춰서 감세를 잘못해서 효과가 전혀 거꾸로 난 그런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모든 감세가 다 그렇다고 얘기할 수는 없고, 그것도 타이밍 잘 맞춰서 내용을 잘 짜서 하면 그런 효과가 있다는 것이 경제학적으로 입증이 된 것이에요.
그래서 박 전 대표가 당시 감세를 얘기하던 시절하고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진 게 많다는 거죠. 박 전 대표도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소득불균형이나 그 다음에 여러 가지 상황이 악화가 되지 않았느냐”라고 얘기하신 부분도 있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이 감세라는 것, 세율을 올리고 내린다는 것은 모든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이게 옳다, 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면 금리도 우리가 시장상황에 따라서 어떤 때는 올려야 되고 어떤 때는 내려야 되고, 그게 다 다르잖아요? 환율도 그렇습니다. 높은 게 좋을 때가 있고 낮은 게 좋을 때가 있죠. 그런 것처럼 세율도 낮춰야 될 때가 있고 올려야 될 때가 있고, 이게 다 다른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꼭 이게 항상 옳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 변상욱> 예를 들면 정두언 최고위원 등이 감세철회를 얘기하는 부분에서 “아직 부자들에 대한 감세는 시작도 안 한 것 아니냐? 2013년 얘기 아니냐?” 그 얘기를 하는데. 그러나 사실은 과세라고 하는 것이 소득구간별로 분리돼서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감세는 이미 지난해에 시작이 된 거죠?
◆ 이혜훈> 감세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이 됐습니다.
◇ 변상욱> 그래서 국세청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현 정부 들어서 감세가 늘긴 늘었는데, 그 혜택이 대기업하고 고소득층한테 많이 갔다’ 이게 자료로 나와 있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습니까?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 얘기하시는 것은 살짝 피해가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중간으로?
◆ 이혜훈> 타이밍 얘기를 한 겁니다. 2007년에는 금융위기가 오기 전이에요. 그런데 지금 금융위기가 굉장히 심각해서 추경을 하는 상황 속에서 감세를 했단 말이죠. 그러면 당연히 국가재정건전성이 악화가 되고, 그러면 얘기했던 대로 감세효과라고 우리가 볼 수 있는 투자가 늘어서 경제성장을 견인한다, 그런 선순환의 고리가 작동하기가 어려운 시점이죠. 감세효과라는 것이 당시 줄푸세를 얘기했던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말씀을... 그건 자동적으로 나오는 겁니다.
◇ 변상욱> 이명박 대통령은 감세하면서 세원이 3조원 이상 늘어났다고 강조를 하셨단 말이죠. 이렇게 되면 얘기가 좀 다른 것 아닙니까?
◆ 이혜훈> 이명박 대통령의 얘기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시 줄푸세 공약을 했던 당시에 타이밍과 내용에 대해서 지금도 감세의 내용과 타이밍하고는 상당히 다르다는 얘긴 드릴 수 있죠.
◇ 변상욱> 그런데 가만히 듣다보면, 안상수 대표도 어제 그 얘기했습니다. 최고세율구간의 신설얘기, 이건 본래 이혜훈 의원께서 늘 절충안을 얘기하실 때 나왔던 얘기 같습니다. 힌트를 주셨습니까?
◆ 이혜훈> 방송을 통해서 여러 번 얘기를 했으니까 보도를 보셨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오히려 제가 제안했던 기준을 받아들여주셔서, 제 제안을 받아들여주신 것 같아서 저는 좋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지금 감세철회를 주장하는 사람들 하고 감세를 그대로 고수하겠다고 하는 청와대 강경론자들 하고는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접점이 있어야 진전이 있는 것인데요. 지금 이 평행선만 갖고는 도저히 접점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제 나름 양쪽이 어느 정도 한발씩 양보하면서 그래도 양쪽 모두 명분을 찾을 수 있는 절충안이라고 생각해서 제시를 해본 것인데, 그걸 안 대표가 받아들여주신다면 환영합니다.
◇ 변상욱> 정두언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에서 감세철회를 얘기하시는 분들은 법인세가 감세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법인세 문제도 감세철회를 해야 된다는 입장인데, 이것은 어떻게 조정하실 수 있는 방안이 없겠습니까?
◆ 이혜훈>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양쪽이 팽팽하긴 한데요. “이 부분도 최고구간 하나 더 만들면 안 되냐” 어떤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사실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박 대표님 하고는 생각이 좀 다르고, 개인적으로는 소장파와 의견이 같습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저희가 법인세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고, 경쟁국이라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시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보다는 물론 높습니다만, 이런 도시국가들 하고 G20에 속하는 우리나라 하고는 산업구조도 다르고, 경제규모도 다르고, 많은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꼭 그 나라들만 하고 비교할 수는 없다, 저는 오히려 그런 생각이고.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법인세 인하로 기대하는 것은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더 늘려서 국민경제에 그만큼 더 기여해 달라, 그런 기대를 깔고 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법인세를 인하해주면 그만큼 3.5조나 3.7조 정도로 엄청난 세수가 비기 때문에 그 부분은 국민들이 다른 세금으로 메우든 아니면 재정지출이 줄어들어서 국민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줄어들든 어쨌든 직간접적으로 국민들이 부담을 지는 것인데요. 국민들이 그 부담을 지는 것인 만큼 기업을 통해서 법인세 인하효과를 기대하는 부분을 기업이 확실히 보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안전장치가 좀 마련이 된 다음에 인하를 하는 것은 어떤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박근혜 전 대표께서도 입장을 분명히 얘기를 하셨고, 그 다음에 안상수 대표도 그동안 입장하고는 조금 다르게 어느 정도의 절충안을 받아들이시고. 이렇게 되면 감세 여론은 감세 부분 철회 쪽으로 일단은 기울어져 있는 것은 확실하군요?
◆ 이혜훈>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많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이 문제는 아직은 당내에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서 의견이 합의를 본 부분은 아니지 않습니까?
◆ 이혜훈> 그렇습니다. 그래서 의총을 열어봐야 알죠. 사실은 당내 의총이라는 것은 많은 경우에 당 지도부의 의중이 중요하고, 무엇보다도 그 뒤에 있는 청와대의 의중이 결정적입니다. 그런데 아직 청와대 의중이 어느 쪽인지 알기가 좀 어렵다는 부분이 있는데요. 저는 한 가지 안상수 대표가 언론에 그런 말씀을 하실 때는 혼자 그런 말씀을 하셨겠느냐, 청와대하고 일정 부분 교감이 있지 않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 변상욱> 그럼 이제 의원총회도 하셔야 되고, 정책토론회도 하셔야 되고, 감세에 대한 얘기는 당내에서는 활발히 진행이 될 것 같군요?
◆ 이혜훈> 그럴 것 같습니다.
◇ 변상욱> 화제를 정치 쪽으로 조금 옮기면, 이명박 대통령 쪽에서 갑자기 개헌드라이브가 나왔습니다. 이것은 나름대로 다음 세력을 견제하는 카드라고 봐야할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 이혜훈> 의도에 대해서는 제가 방송에서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고요. 점화하려고 애쓰는 분들이 있긴 한 것 같은데 쉽지는 않은, 그런 형국 아닙니까? 민심이 개헌에 시큰둥하다면 몇 사람이 아등바등 한다고 될 일이 아니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은 들고요. 그 다음에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아무래도 민심으로 결정을 하고 행동을 하신다고 보는데, 민심 자체가 지금 개헌논의에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역에 나가보면 많은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 지금 시급한데 지금 얘기 꺼내도 할 수 없는, 그런 개헌얘기를 꺼내는 정치인에 대한 비난이 많은 것 같거든요. 어떤 분들은 “진짜 개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왜 힘 있는 전반기에 안 하고, 힘 빠지는 후반기에 와서 그러느냐”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왜 이 어려운 시기에 감세논의 같은 이런 게 할 게 많고, 나름대로 정국운영의 현안들이 많은데 갑자기 개헌 드라이브가 나왔을까, 라고 생각을 한다면 박근혜 전 대표를 슬그머니 견제하는 거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 이혜훈> (웃음) 많은 분들이 일단 판단하신 부분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상식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대충 판단하고 있는 그 부분까지 제가 공개적으로 굳이 얘기 안 하겠습니다.
◇ 변상욱> 네,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6(화)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감세철회? 안상수-청와대 교감한듯"
20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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