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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월)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전 통일장관) "中 6자회담 제안 거부는 惡手"
2010.11.29
조회 315
- 12월 6자회담, 시기상 적절하고 필요
- 대화 거부한 정부, 스스로 퇴로 막은 셈
- 김태영 국방장관 경질 아닌 사법처리 됐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前 통일부장관)
연평도 폭격 도발 이후에 남북 간 긴장감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전직 통일부 장관들의 긴급회동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전 통일부 장관인 국민참여당의 이재정 대표를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북한이 우리의 분노와 고통을 키우는 행동을 계속해왔고, 그런가 하면 서해에서는 미국 항공모함을 파견한 대규모의 합동군사훈련이 열려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남쪽에서도 군사력을 동원한 강경대응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이 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재정> 우선 6. 25전쟁 이후 남북 간에 이렇게 나빠진 적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국민들은 모두 참 불안하죠. 중국의 다이빙궈 특사가 오고, 조지워싱턴호 미국의 항공모함이 들어와서 모레까지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다고 그러고, 우리는 또 지금 진돗개 1호가 발동되어있는 그런 상황이고, 북에서도 불바다를 만든다고 그러고... 정말로 국민들은 불안하고, 아주 안타까운 상황이죠. 그리고 준전시상황이 아니겠습니까? 이럴 때 국민들에게 정부가 어떻게 하면 안심하고 좀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줘야 될 텐데, 지금 상황이 아주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이런 가운데 어제 중국의 중대발표가 있었습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미국이 참여해서 지금 항공모함을 동원한 채로 진행이 되고 있고, 북한은 여기에 대해서 보복 얘기를 하면서 긴장이 다시 높아지니까 급히 양쪽으로 다 특사를 보낸 것 같습니다. 얘기하신 대로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왔고, 북측에는 아마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이 간 것 같은데. 좀 만나서 얘기하자는 중국의 의견은 나름대로 괜찮다, 라는 평가를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이재정> 중국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개입해 들어오는 것은 아마 제가 알기로는 처음이거든요. 더구나 6자회담 주관국으로서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라도 우선 열자, 이것은 결국 긴박한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중국의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우선 치열하게 군사적 대결로 가고 있는 서해바다를 어떻게 진정시키느냐 하는 것이 중국의 관심인 것 같고요.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라 이젠 주변국가 간의 상황으로 확대돼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저는 판단합니다.
◇ 변상욱> 우리 측에서는 일단 거부 의사를 밝힌 것 같습니다만?
◆ 이재정> 우리 정부는 보니까, 다이닝궈 특사와 이명박 대통령 회담 가운데 우리 정부가 아주 강경하게 대화거부를 한 것 같고요.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정부는 ‘선 여건조성 후 회담’ 이런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 같은데. 현재 북한의 경수로를 위한 핵연료 우라늄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문제들, 연평도 사건, 천안함 사건, 이런 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회담을 못하겠다는 건데. 문제는 그동안 이래가지고 얻은 게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상황만 더욱 격화돼왔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이, 먼저 회담을 열어서 이런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입니다.
◇ 변상욱> 적어도 우리는 북한이 재발방지에 대해서 뭔가 내놓는 게 있어야 될 거 아니냐, 약속 정도는 하는 건데. 이것도 회담을 열어서 그 자리에서 받아내는 방법도 있다는 말씀이겠군요?
◆ 이재정>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휴전협정 이후에 처음으로 양쪽 영토에 대고 포탄을 쏜 거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결국 상황을 돌파해나가려면 역시 양쪽이 만나서 얘기해야 될 텐데, 이번 이 상황은 남북 간 상황에서부터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국제적인 미국과 중국 간의 상황으로 지금 번져가고 있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6자회담이 모인다는 것은 참 시기적으로 적절하고. 더구나 중국이 요구한 것처럼 긴급회담으로 필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변상욱> 사실상 거부라고 봐야겠습니까? 아니면 지금은 여론이 나쁜데, 지금 하자고 우리가 선뜻 나오기는 그런데, 하면서 눈치를 좀 보는 것이겠습니까? 우리 정부가 어떤 걸까요?
◆ 이재정> 글쎄, 중국의 요청은 12월 초순에 모이자는 것인데, 우리 정부는 현재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대규모로 벌이고 있고, 한미군사훈련이라는 것이 서해해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북 경수도 개발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아마 회담을 수용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길게 바라본다면 또 국민의 현재 불안한 입장을 해소하기 위한다면 제의에 대해서는 어떻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될 텐데, 검토한다는 얘기는 했습니다만 긍정적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 변상욱> 북한이 더 이상 엉뚱한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중국이 나름대로 견제는 어느 정도 하면서도 대화의 채널을 열어놓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중국과 미국 간의 어떤 교감이 있었을까요?
◆ 이재정> 현재 상황에서 저는 미국과의 교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이미 6자회담 제의를 위해서 러시아 쪽과도 논의한 것 같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바와 같이 남북에 모두 특사를 파견해서 의사타진을 지금 하고 있고. 이런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모든 것을 다 논의하고 있는 과정이고, 이 길만이 중국은 해결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6자회담의 수석대표들이 긴급히 한번 만나자고 한 것을 일단은 거부해놓은 것 자체가 사태를 좀 악화시킬 수 있겠습니까?
◆ 이재정>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해결의 하나의 방법인데, 해결의 하나의 길을 막아버리면 다른 대안은 또 무엇이 있을까? 사실상 다른 대안은 없거든요. 현재 미국이 직접 대화를 하자고 나서기도 입장이 그렇고, 우리 정부로서는 또 남북 간의 대화를 하자고 선뜻 제의하기도 어려운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상당히 중국의 제의를 거부한 것은 어떻게 보면 퇴로를 막아버린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 변상욱> 중국이 미국과 교감을 하고 일단 한국에 어떤 의사타진을 했다면, 특사가 온다고 할 때 우리 정부도 미국하고 어떤 교감을 가졌을 것 같은데, 어떤 교감이 있지 않았을까 싶고요?
◆ 이재정> 저는 그동안 상황을 보면요, 미국이 지난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에 정말 변화가 없거든요. 정말 미국의 대북정책이 무엇인지 의심할 만큼 아무런 조치가 없고 변화가 없는 상황을 보면 미국은 우방국가인 우리 정부의 입장을 거의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 같고, 우리 정부의 입장이 이렇게 강경한 상황에 있는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제쳐두고 미국이 또 일방적으로 중국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미국도 퇴로가 없는 셈이죠.
◇ 변상욱> 일단 우리 정부가 6자회담 대표 간의 긴급회의는 일단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면, 이제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 이재정> 어제 중국의 다이빙궈 특사에게 “공정한 중재를 해 달라.” 이렇게 요구를 했다고 하는데요. 이것도 저는 외교적으로 상당히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하면 중국의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것인데, 남북관계가 이렇게 단절된 상태에서 중국이 어떤 중재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저는 중국의 이번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방법이라는 게, 도대체 정부가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 여전히 북한이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것인지, 혹은 북한이 무너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군사적 압박과 제재를 가하면 결국 북한이 손을 들고 혹은 무릎을 꿇고 나올 것이다, 이런 기대를 지금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이런 상황에서 연평도 도발사태는 국방부의 소관입니다만, 통일부의 역할은 어떤 것이 되어야 되겠습니까?
◆ 이재정> 오늘 아침에 통일부 장관과 모이고 있는 중입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통일부가 그동안 제대로 역할을 해왔는가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왜냐하면 남북관계의 일은 정말 통일부가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 되는데 오히려 지금 상황은 남북관계를 외교부와 국방부가 오히려 끌고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히 더욱 불안한 것이죠. 통일부는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리라고 생각하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 왜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켜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죠. 수혜물자를 지금 민간단체가 모아서 보내는 것도 정부가 수용을 해서 상당량을 민간이 모아서 지금 중국 단둥 쪽에 북한으로 들어갈 차비를 하고 있는데, 이것도 결국 중지시키고 회수하겠다, 이런 입장까지 가지고 있는 통일부에 대해서 저는 정말 사태를 악화시켜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우려를 합니다.
지금 이런 상황이 천안함 이후 계속돼 왔을 뿐만 아니라 결국 지난 2년 10개월간 이명박 정부가 해온 것이 결국 무력에 의한 긴장고조, 또 무력에 의한 문제해결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 결국 대화를 도외시한 것은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켜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여기에서 결국은 돌파구라고 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될 것이다, 이런 생각입니다.
◇ 변상욱>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전에 있었던 두 정권이 결국 햇볕정책에 의해서 퍼주기를 하다보니까 북한의 간만 키우는 게 아니냐, 돌아온 게 없지 않느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 이재정> 구 정권을 지금 와서 비판한다는 것은 정말 저는 언어도단 일뿐만 아니라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부가 들어선 지 벌써 2년 10개월이 되지 않았습니까? 2년 10개월 동안 아무 역할도 못하고, 언제나 모든 것은 다 조건을 내걸어서 대화는 막고, 이렇게 해오다가 결국 이런 상황에서 과거 정부에게 책임을 미룬다는 것은 정말 이 정부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고요. 이것은 국민들에게 이런 식으로 답변을 한다고 그러면 국민들이 누가 믿습니까? 저는 이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변상욱> 국방부 장관이 이 시점에서 경질될 수밖에 없다고 보시는지요?
◆ 이재정> 저는 김태영 국방장관은요. 지난 번 천안함 사태 때 정말로 책임을 지고 사법처리까지 되어야 될 사람 아니었습니까? 지금에 와가지고 경질논의 한다는 것은 그건 의미도 없는 얘기고요. 저는 이 사태를 결국 이렇게까지 몰고 온 것은 정말 천안함 사태가 일어난 이후에 서해의 안보문제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그런 어떤 체계를 제대로 세웠다면 이런 사태가 또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결국 군과 국방부라는 것은 아주 엄격한 원칙과 안보정신에 의해서 관리되어야 될 텐데, 이것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이 아니냐 해서 지금 경질이라는 게 의미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