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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금) 故 문일병 부친 "이념 사상 총구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길..."
201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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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 있는 형, 굉장히 생각해
- 여행 한 번 제대로 못가 아쉬워
- 해병지원 반대했지만, '해병' 고집한 아들
- 정부, 항상 일 터지고 뒷북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故 문광욱 일병 부친, 문영조 씨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우리 군인과 민간인 4명이 희생됐습니다. 목숨을 잃은 고 문광욱 일병과 서정우 하사, 두 순국장병의 장례는 내일 해병장으로 치러집니다. 고 문광욱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 씨가 지금 전화로 연결돼있습니다.
◇ 변상욱> 먼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겠습니다. 청취자 분들도 방송 중에 슬픔과 위로의 뜻을 많이들 보내오고 계신데요. 이제 아드님은 국민 모두의 아들, 형제가 됐습니다. 아들 문 일병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으신 게 언제십니까?
◆ 문영조> 지난 일요일 오후 4시에 마지막 통화를 했습니다.
◇ 변상욱> 무슨 얘기 나누셨습니까?
◆ 문영조> 평상시에도 “엄마, 아빠, 저 걱정하지 말고 건강히 잘 있어요” 항상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날은 요즘 날씨가 건조하니까 피부가 그렇다고 화장품을 사서 보내달라고 해서 그날 화장품을 사서 보냈습니다. 받지도 못 했을 텐데...
◇ 변상욱> 아들 생각해서 얼른 사서 꾸려 보내주셨는데, 못 받았겠군요... 아드님의 평소 성품은 어땠습니까?
◆ 문영조> 성격이 쾌활하고, 항상... 형이 장애가 있기 때문에 형, 동생을 굉장히 생각하고. 다른 부모들도 자기 자식에 대해 다 마찬가지로 생각하지만... 제가 건설에 종사하기 때문에 군대 가기 이틀 전까지도 제 현장에 와서 스스로 아르바이트해서 돈 벌고, 애들 용돈도 주고 가고, 정말로 고마웠었죠. 자기는 쉬지도 못하고 그냥 갔거든요.
◇ 변상욱> 입대 직전까지 아버님 일하시는 현장에 나와서 거들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랬군요?
◆ 문영조> 쉬었다 좀 가라고 해도 제 동생, 제 형을 위해서라도 더 한다고...
◇ 변상욱> 아버님 일하시는 걸 이어받으려고 자기 대학에서 전공을 그쪽으로 가려 했다고요?
◆ 문영조> 네, 원래 고등학교 때는 문과를 다녔는데, 건설 쪽은 이과 쪽이라 제 말을 거역을 안 했어요. 그래서 제가 가라는 데까지 갔고. 마지막 해병 지원할 때도 그러더라고요. 제가 반대를 했었어요. 반대를 했었는데, 아빠 말을 거역한 적 없고 이번만은 제 뜻대로 해 달라고. 해병이 좋으니까 해병을 가겠다고.
◇ 변상욱> 물론 아버님이 걱정해서 그렇게 얘기하시는 것을 알고는 있겠지만, 한 번 꼭 가고 싶었다, 해병에 자원하고 싶었다는 얘기군요?
◆ 문영조> 애가 의지력이 강했어요. 무엇이든지 적극적이었고.
◇ 변상욱> 맞습니다. 해병에 자원할 정도면 적극적이고 진취적이고 했던 것은 짐작이 가는군요. 천안함 침몰사건이나 이런 것을 겪으면서 많이들 걱정이 있으셨죠?
◆ 문영조> 그렇죠. 그게 문제점이 있죠. 천안함에서 그게 끝났어야 되는데... 이번 일이 또 발생되고, 또 다음에 발생되지 말라는 법이 없고. 그 아까운 청춘들 펴보지도 못하고 이 세상 살았다는 게 부모로서 안타깝기만 하고. 군대 보내려고 데리고 있는 부모님들은 가슴이 또... 안타깝기만 하고.
◇ 변상욱> 졸업 후 아드님의 꿈은?
◆ 문영조>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자기 학과까지 변경을 하면서 “아빠를 도와서 아빠랑 같이 아빠 일을 이어받고 싶다.” 그런 얘기를 많이 했었고...
◇ 변상욱> 아마도 아버님과 함께 가업을 크게 일으켜서 가족들을 편안하게 모시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겠죠. 아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것, 꼭 해 주고 싶은 말도 있으셨을 텐데, 제일 아쉬운 것은 어떤 겁니까?
◆ 문영조> 제가 건설현장에 종사를 했기 때문에 가족들한테 크게 잘해 준 것도 없고, 여행 한번 제대로 못 갔었어요. 그런 것이 제일 그 애한테 아쉬움이 남고, 정말로 잘해 주고 싶었는데... 곁을 떠나고 나니까 이제 그런 것이 생각이 나는 거예요. 정말 아쉽습니다.
◇ 변상욱> 사망 소식 이후 지금까지 이런 저런 사후처리를 하면서 우리 정부나 군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 기회에 해 주시죠.
◆ 문영조> 항상 일이 터지고 나면 뒷북을 치는데, 앞으로는 앞을 보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를 해서 아까운 청년들 이슬로 사라지지 않게 위의 관계자분들이 좀 노력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변상욱> 내일 장례식 엄수되면 아드님은 현충원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이나 이웃, 그리고 국민들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아드님한테 떠나보내시면서 인사말 한마디만 해주시죠.
◆ 문영조> 이념과 사상이 없고, 총구가 없고, 싸움이 없는 좋은 곳에 가서 발 뻗고 잤으면 좋겠습니다. 제일 그게 바람입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이런 큰 슬픔 앞에서 어떻게 말씀을 드려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만, 국민 모두가 지켜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고요.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말씀하신 대로 평화로운 나라 만들어가도록 애써야겠습니다. 아드님은 국민 모두 기억 속에서 영원히 아주 훌륭한 해병으로 기억될 겁니다.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